[기업스토리] 엔씨소프트 연대기 12화 : 길드워2의 성공..엔씨의 북미 진출은 이제 시작이다

[게임동아에서는 2015년을 맞이하여 게임 기업의 탄생부터 성숙기까지 더한 연대기형 특집 '기업스토리'를 진행합니다. 첫 번째로 선정된 회사는 엔씨소프트로, 엔씨소프트의 과거와 현재를 비롯하여 정치, 인사, 경제 등 가능한 폭넓은 분야를 토대로 다루어볼 계획입니다. - 기사 내 대화는 당시의 상황을 유추해 각색한 것으로 현실과 다소 다른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

2007년, 엔씨소프트는 1분기 실적을 매출 847억 원, 영업이익 171억 원, 당기순이익 141억 원이라 발표했다. 이중 북미 매출은 129억 원, 유럽의 매출은 78억 원이었는데, '길드워'가 차지한 매출이 115억 원으로 글로벌 지역으로는 타 게임에 비해 압도적이었다.

'시티오브히어로' 역시 2004년 4월 북미 상용화를 시작으로 2006년말까지 30만 카피를 판매하는 등 북미 시장의 인지도를 올리는데 기여하며 스테디셀러로써 꾸준함을 보였고, 자주 엔씨소프트를 북미 시장에서 언급하게 하는데 일조했다.

길드워
길드워

'길드워'는 2007년 들어서도 여전히 승승장구 했는데, 북미와 유럽에서 350만 장의 판매고를 넘어서는 한편 '아이오브더노스' 확장팩으로 붐을 이어갔다.

또 2007년은 북미 지역에 있어서 '길드워' 뿐만 아니라 엔씨소프트에게 새로운 시도를 이어나가는 해라 할만했는데, 2007년 5월에 엔씨소프트는 북미 최초의 무료 다운로드 게임 '던전러너'의 서비스를 시작했고 E3 게임쇼에서는 비즈니스 서밋을 통해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I)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PS3용 온라인 게임과 PSP용 게임을 낼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콘솔 게임으로의 도전은 북미에서나 국내에서나 큰 이슈였고 온라인 게임을 선도하는 엔씨소프트가 콘솔 게임이 강세였던 북미 지역에서 큰 폭발력을 낼 수 있을 거라는 전문가들의 진단도 쏟아졌다. 그만큼 분위기는 무르익는 듯 했다.

다만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흑역사도 있었는데 바로 리차드 게리엇의 타뷸라라사였다. 당시 송재경 부사장이 리차드 게리엇을 영입했으나 '타뷸라라사'는 출시 후 좀처럼 상위권에서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거액을 투자한 '울티마의 아버지' 리차드 게리엇의 이름값을 감안하면 크게 당황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 가운데 엔씨소프트는 2008년 9월 10일 정동순 신임 대표의 기지 아래 북미와 유럽의 온라인게임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통합 조직 '엔씨 웨스트'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엔씨 웨스트는 서울 본사의 100% 자회사로 엔씨 인터랙티브, 엔씨 유럽, 엔씨 오스틴, 아레나넷 등을 하나의 조직으로 아우르는 서양권 전진기지로 새로운 의지의 표방이라 할 수 있었다.

아이온151109
아이온151109

이후 주춤했던 엔씨소프트는 '아이온'의 대성공으로 인해 한숨 돌리게 되는데, 이는 북미의 전략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엔씨소프트에게는 북미 지역 최종 비밀병기, '길드워2'라는 카드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아이온'의 성공으로 엔씨소프트가 '길드워2'의 개발에 더욱 매진할 수 있게 된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여담이지만, 2009년 초만해도 북미 시장은 엔씨소프트 외에는 국내 게임사에게 희망이 없던 시장이었다. 넥슨이 97년에 북미 지사를 설립했다가 철수한 경험이 있고, 2005년에 또 다시 넥슨 아메리카를 설립했다가 고전을 거듭했다. NHN 또한 2007년 5월에 이지닷컴을 설립해 국산 게임 7종을 서비스하기 시작했지만 최고 인기 게임이 동시접속자 5천명에 그치는 등 처참한 실적을 낸 바 있다. 이런 상황을 비교해보면 엔씨소프트가 얼마나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잘해나간 것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북미의 기대작 '길드워2'의 출시시기는 처음과 많이 달라졌다. 초창기 '길드워2'는 2008년 하반기에 베타테스트 계획이 잡혀있었지만, '길드워'의 선전으로 시기를 늦추자는 판단이 있었고, 정통 MMORPG로 변환한다는 방침 아래 3년 이상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길드워2
길드워2

'길드워2'는 '길드워'와 휴먼과 아수라(asura), 차르(charr), 노른(norn), 실바리(sylvari) 등 다양한 종족과 함께 다이나믹 시스템 등이 이슈로 떠올랐다. 실제로 '길드워2'의 분위기는 상당히 좋았는데, 이유는 전작인 '길드워'가 최종적으로 700만 장의 판매고를 넘긴 상황이었고, 2010년 8월에 독일 게임스컴 게임쇼에서도 최고의 온라인 게임으로 선정되는 등 게이머들의 기대치가 높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북미와 유럽지역에 서비스를 시작한 '아이온'이 30만 장 이상 예약이 되고, 2009년 3분기에만 '아이온'이 북미지역에서 157억원, 유럽지역에서 134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과가 나면서 다시 북미 지역에서의 호신호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2010년 5월에 북미의 온라인 게임 정보 사이트 '매시브온라인게이머'에서, MMORPG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톱 20을 발표한 가운데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와 지용찬 팀장을 7위에 올려놓은 것은 '길드워'와 '시티오브히어로즈', '아이온' 뿐만 아니라 '길드워2'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길드워2
길드워2

'길드워2'에 대한 기대는 점점 무르익어서, 2011년 1월, MMORPG 닷컴에서는 2010년 가장 많은 기대를 모은 게임 투표에서 1위를 '길드워2'로 선정한 바 있다. 이는 특별한 의미라고 할 수도 있는데 이유는 당시 바이오웨어가 제작하는 최고의 IP인 '스타워즈:구공화국'보다 1.5배 많은 표를 얻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역시도 '길드워2'에 대한 기대 심리를 높이기 위해 아이패드와의 연동 서비스, 그리고 UCC를 활용한 콘테스트 이벤트 등을 통해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드디어 '길드워2'가 모습을 드러낸 2012년 8월28일, 역시나 기대만큼 출발은 좋았다. 출시 4일전부터 세계 최대의 인터넷 종합쇼핑몰 '아마존닷컴'의 PC게임 베스트셀러 부분을 석권했고 많이 팔린 게임 상위 5개 중 4개가 '길드워2' 관련 제품일 정도로 현지 게이머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무엇보다 게이머와 환경 간의 유기적인 상호 작용, 그리고 폭 넓어진 플레이 선택 방식 등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길드워2
길드워2

사전예약은 100만 장 이상, 그리고 3일간 진행된 사전 공개 서비스(Headstart)에서 최대 동시접속자 수가 40만 명을 기록하는 성과도 얻었다. 콘솔게임 시장이 비중이 큰 영국에서 PC게임이 1위에 올랐는데, 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순조로운 판매 덕분에 '길드워2'는 사전예약 100만, 그리고 10일 만에 100만 장을 추가로 판매했으며 2012년 12월에는 타임지에서 선정한 올해의 게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8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장을 돌파했고, 2년에 걸쳐 500만 장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엔씨소프트는 최근인 2015년 10월23일에 '길드워2(Guild Wars 2)'의 첫 번째 확장팩 '가시의 심장(Heart of Thorns)'의 북미/유럽 정식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또 한번의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길드워2
이미지
길드워2 이미지

'길드워2'의 개발사인 아레나넷 역시 확장팩 출시에 맞춰 북미/유럽 e스포츠 리그인 ESL(Electronic Sports League)과 파트너십을 맺고 총 상금 40만 달러의 '길드워2 프로리그 토너먼트' 개최를 발표하는 등 인상적인 활동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북미 시장의 활동에 대해서 엔씨소프트 내부는 '이제 시작'이라는 분위기다. '길드워2' 출시 전에 김택진 대표의 부인인 윤송이 부사장이 전격적으로 진두지휘한 성과이며 '와일드 스타' 등도 꾸준하다는 것. 북미 시장에서 더욱 매진하며 글로벌 성과를 극대화 시킨다는 것이 엔씨소프트 내부 중진들의 반응이다.

블레이드앤소울
블레이드앤소울

실제로 신작 '블레이드앤소울'이 내년 1월19일부터 북미·유럽 지역에서 정식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며, 현지 서비스는 엔씨소프트의 북미 법인인 엔씨웨스트가 맡을 예정이다. 팀 그래니치 엔씨웨스트 마케팅 디렉터는 "최근 진행한 '블레이드앤소울'의 두 번째 비공개 테스트에 수만 명의 북미·유럽 게이머들이 참여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내용을 밝힌 바 있다.

- 13화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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