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 산 카드에 유통기한이? 하스스톤 정규전 업데이트 논란

[게임동아 김남규 기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든든한 e스포츠 라인업의 하나로 자리잡은 TCG 하스스톤이 최근 새롭게 도입을 예고한 정규전 모드 업데이트로 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정규전 업데이트는 모든 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던 기존 모드를 야생전이라는 이름으로 변경하고, 정규전이라는 모드를 새롭게 도입하며, 앞으로 진행되는 공식 대회는 모두 정규전으로만 진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스스톤 정규전
하스스톤 정규전

새로운 모드가 도입되는 것은 어느 게임이나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정규전은 발매된지 2년 내 카드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야생전에서는 기존 카드들을 모두 사용할 수 있긴 하지만, 모든 대회가 정규전으로만 열리는 등 사실상 정규전 위주로 게임이 운영되는 상황인 만큼 돈 주고 구입한 카드에 유통기한이 생긴 것이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정규전을 도입한 표면적인 이유는 이전 확장팩까지 모두 구입해야 하는 신규 게이머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이미 정형화 되어 있는 카드 메타에 변화를 주기 위함이다. 또한, 한정된 카드를 대상으로 대회를 진행하기 때문에 더욱 균형잡인 밸런스를 잡을 수 있으며, 신규 카드 활용이 활발해지면 더욱 많은 신규 카드가 개발될 수 있고, 그 결과 게임의 생명력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스스톤 정규전
하스스톤 정규전

이번 업데이트 내용을 접한 게이머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카드가 많아지면서 밸런스 조절이 힘들자 아예 포기한 것이며, 모든 게이머에게 신규 카드를 강제적으로 구입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기존 카드들을 야생전 모드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정규전으로만 모든 대회가 진행되는 상황인 만큼 야생전은 사실상 방치될 가능성이 높으며, 게이머의 등급도 정규전 등급만 노출되기 때문에 야생전을 플레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한, 아무런 예고없이 이를 발표해 확장팩 구입자들에게 피해를 입혔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보상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블리자드는 정규전이 시작되면 사용할 수 없게 되는 낙스라마스의 망령, 고블린 대 노움 확장팩을 최근까지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최근에 구입한 사람은 구입하자마자 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다. 블리자드 측은 기존 카드는 야생전 모드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기존 카드를 가루로 만들어서 새로운 카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스스톤 정규전
하스스톤 정규전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TCG인 매직더게더링의 경우를 보면 오랜 역사로 인해 카드의 종류가 10만장을 훌쩍 넘겼기 때문에 하스스톤보다 훨씬 이전에 시즌제도를 도입했다. 매직더게더링 대회는 빈티지, 레가시, 모던, 스탠다드 등 다양한 모드가 있으며, 이중에서 타입2로 불리는 스탠다드 모드는 가장 많은 대회에서 채택하는 모드로, 하스스톤의 정규전처럼 기본 팩과 최근 발매 카드만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다만, 모든 대회를 정규전으로만 진행하겠다고 밝힌 하스스톤과 달리 매직더게더링은 다른 모드들도 활발히 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발매된 카드가 밸런스를 해칠 위험이 있다는 판단이 들 경우 금지 카드로 지정하고, 추후 다른 카드로 인해 밸런스가 조정되면 이전에 금지카드였던 카드의 제한을 풀어주기도 하는 등 이전에 발매된 카드들도 밸런스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TCG의 교과서라는 매직더게더링도 카드의 수가 많아지면서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시즌제를 도입한 만큼 정규전 도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하스스톤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기존 게이머들에 대한 아무런 배려가 없이 갑작스런 발표로 혼란을 주고 있다는 점과 향후 야생전 모드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아무런 계획을 제시하고 않고 있다는 점은 전혀 블리자드 답지 않은 아쉬운 모습이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 하스스톤의 미래를 위해 큰 원칙을 정한 것이지, 세세한 부분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서킷 포인트는 정규전에서만 지급되는 것은 사실이나 야생전으로도 대회를 자유롭게 열 수 있다. 게이머들의 의견을 개발팀에 계속 전달하고 있으니, 점점 게이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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