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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대체 왜?" 겉만 화려하고 속은 텅빈 '철권7'

조영준

게임명: 철권7
개발사: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유통사: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코리아(BNEK)
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4(PS4), PC, Xbox ONE
현지화: 자막 한글
필자명: 구석지기

캡콤의 '스트리트 파이터5'는 정말 여러 가지 의미로 큰 족적을 남겼다. 그 중에서도 부실한 수준을 넘어 최악의 수준이었던 콘텐츠는 전 세계적인 분노를 자아냈고 승승장구 하던 시리즈의 발목을 잡은 건 물론 "아! 맞아! 캡콤이었지!"라며 잊고 있던 그들의 정체성을 떠올리게 했다.

철권7 이미지

당시 분노의 원천은 기본 조차 되어 있지 않은 콘텐츠 때문이었다. 전작보다 한참 부족했던 캐릭터와 그 흔한 아케이드 모드 조차 없는 구성, 1~2판 플레이로 엔딩이 나오는 수준 낮은 스토리 모드까지 그야말로 부분 유료, 무료 게임 조차 하지 않는 짓을 펼쳤다.

이후에 패치나 DLC 등으로 보강했다고는 하지만 스트리트 파이터5는 여전히 수준 미달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비슷한 사례가 나올 때마다 이렇게 호출되고 있다. 아무리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인기 게임이라고 해도 마니아, 팬을 무시하는 처사는 용서 받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철권7'은 스트리트 파이터5와 함께 대전격투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긋는 게임이 될 것 같다. 바로 패키지 뒷면에 거창하게 있는 문구들이 민망해질 정도로 부실한 콘텐츠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

철권7 스크린샷

문제는 이 게임이 시리즈 20주년을 기념한 게임이자 폐륜이 난무했던 미시마 가문 이야기의 마지막을 담은 작품이라는 점이다. 전작이 2007년 작품인 걸 고려하면 가정용 버전 출시까지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만큼 팬들도 기다렸고 아케이드 이상의 게임이 되길 희망했다.

결과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최악이다. 이미 2년 넘게 밸런스를 다듬어온 아케이드 버전을 이식한 이 게임은 시리즈 중 최초로 PC 버전을 선보이는 등 초반 다채로운 화제를 만들어냈다. PS4 프로 버전은 그래픽 향상과 로딩 축소 등의 장점도 있는 등 이식에 신경 쓴 느낌이었다.

그러나 유일한 장점은 철권7 PC 버전의 최적화 뿐, 시리즈 최악이라는 오명을 쓰게 생겼다. 격투 게임인데 대전만 잘 되면 된다는 속칭 '방패'들이 있지만 그건 아케이드 버전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콘솔 버전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수준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면 문제이지 않을까.

철권7 스크린샷

첫 번째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부족한 콘텐츠 볼륨이다. 게임은 15개의 에피소드와 각 캐릭터 별로 한 개의 대전과 엔딩 영상이 있는 스토리 모드와 가상의 적과 싸우며 보상을 받는 트레저 모드, 5개의 스테이지로 된 아케이드 모드, 그리고 트레이닝 모드, 온라인 등으로 구성됐다.

스토리 모드는 진행 과정에서 대전을 거치고 삽화와 실시간 영상 등으로 구성된 장면을 보는 것으로 끝난다. 도중에 QTE(퀵 타임 이벤트)가 있지만 거의 왜 넣었는지 모를 수준이며 별 볼일 없는 구성으로 끝이 난다.

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히 언급하기 어렵지만 설마 이런 결과를 내기 위해 20주년이라는 시간을 써서 시리즈를 이어왔다면 꽤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거창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싸움에 대한 이유, 그리고 확실한 결과는 모든 팬들이 바라던 수준 아니었을까?

그리고 앞으로의 철권 시리즈를 이어나갈 남은 캐릭터들과 새롭게 참전한 신규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성의 없는 구성과 유치한 만남 수준의 결과물로 인해 어이를 '안드로메다'로 보내 버린다. 특히 에디의 엔딩은 오랜 시간 동안 시리즈에 몸담아 왔던 귀중한 캐릭터를 순식간에 바보로 만들 정도로 한심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킹은 이해 못할 대전 한 번 후 어이 없는 결말로 종지부를 찍는다. 신규 캐릭터들은 설명도 상황도 부족해 도대체 왜 킹 오브 아이언 토너먼트에 참여했는지 모를 정도다. 누가 봐도 캐릭터의 깊이를 더하기 보다는 단지 게임에 등장시키기 위해 설정을 때웠다는 수준으로 밖에는 안 보인다.

철권7 스크린샷

이 과정은 아케이드 모드에서도 마찬가지가 된다. 다섯 번 정도의 대전 이후 캐릭터마다 정해진 3명의 보스 중 한 명과 싸운 후 결말로 가는 과정인데 위에서 언급한 스토리 모드와 흡사하게 별 의미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원래 있던 모드니깐 넣어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럼 이 수준에서 보면 트레저 배틀 모드가 사실상 콘솔, PC 버전의 핵심인 것이다. 단발성 스토리 모드와 존재 의미가 적은 아케이드 모드를 반복적으로 하지 않을 테니깐 말이다. 그러나 부실한 수준은 트레저 배틀 역시 마찬가지다.

트레저 배틀은 승과 연승에 따라 다양한 보상을 받는 형태다. 하지만 전개 과정은 지극히 단순하고 특수 사항 5가지 정도가 무작위로 등장할 뿐 거의 변화가 없다. 전개 과정에서 대전 상대를 선택하거나 승급을 위한 과정을 단축, 또는 피하는 것 등의 과정도 나오지 않는다.

철권7 스크린샷

말 그대로 그냥 보상을 받기 위해 주구장창 대전만 한다. 오히려 도중에 나오는 특수 상황 스페셜 배틀로 인해 연승이 깨지는 일이 빈번히 발생, 짜증만 유발한다. 문제는 해당 모드가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플레이 하면 더 이상 해야 할 목적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매번 보상이 주어지고 승급 수준에 맞춰 난이도가 상승하지만 결국 하다 보면 획득 가능한 아이템이 한계를 드러낸다. 리스트에 잠김 상태로 돼 있는 아이템이 전부이기 때문. 결국 열심히 생긴 파이트 머니는 어느 정도 자신의 주력 캐릭터를 꾸민 후에는 그냥 쌓이게 된다.

향후 DLC 및 추가 아이템 등이 더해질 예정이기 때문에 또 사면 되겠지만 이런 과정이 쉽게 생길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트레저 배틀을 이 정도 수준으로 밖에 제작하지 않은 건 이해하기 어렵다. 도전 욕구보다 보상을 주는 트레이닝 모드와 같은 생각이 든다.

철권7 스크린샷

황당한 점은 트레저 배틀의 인공지능 수준이다. 게임 내에서 300승 이상을 거두면 거의 대 부분 '엠페레' 등급을 획득할 수 있다. 아케이드에선 꿈의 등급이지만 여기선 적당한 중단 공격 하나면 된다. 사이에 난이도가 오르긴 하지만 일단 저 수준까지는 전혀 무리가 없다.

굳이 등급이 아니더라도 낮은 등급 내에서도 스페셜 배틀이나 특수 상황 매치를 이길 경우 레어 아이템 등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3~5명의 캐릭터를 돌려 가며 플레이 하면 금방 원하는 만큼의 커스텀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철권7 스크린샷

그 외에 시리즈 정식 작품의 영상과 일러스트 등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 모드와 PS4 버전의 경우 PS VR를 활용한 모드가 있지만 이건 말 그대로 도감 수준과 관람 수준이다. 존재 정도의 의미만 있다. 참고로 갤러리의 모든 영상과 일러스트는 파이트 머니로 구매해야 한다.

VR 부분은 배틀과 관람 2가지로 나눠진다. 실제 아케이드 모드나 그 외 모드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왠지 기능 자체를 사용해봤다 정도로 기능 자체는 미약하다. 관람 시에 슬로우나 약간의 효과는 있지만 말 그대로 VR 기능 정도로 보는 수준일 뿐 그 이상은 없다.

그럼 결국 철권7의 존재 가치는 온라인 모드로 귀결 된다. 예전 그 찬란했던 '초월 이식'을 자랑하던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도 세월이 지나니 장인 정신은 과거에 두고 왔나 보다.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싱글 콘텐츠의 부족함을 온라인이 해결해줘야 하는 상황으로 온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은 예전 아케이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느낌이 든다. 물론 일반적인 대전 외에도 '토너먼트 모드'라는 거창한 요소도 있지만 상금 정도를 제외하면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고 '싱크' 문제로 인해 오히려 대회 도중 깨지거나 정상적으로 실행이 안되기도 한다.

철권7 스크린샷

문제는 이 모드 자체가 공식 대회에서 사용하는 룰 대신 '단판승' 방식만 지원하고 있고 인원 자체를 재배치 하거나 옵션 등을 다양하게 마련해 진행하는 방식 등은 불가능하다. 한 마디로 기능은 있지만 현재의 대회용으로는 사용이 어렵다는 것. 이것도 현재까지는 그냥 곁 다리 식 콘텐츠다.

그 외 온라인 대전은 현재의 아케이드 모드 수준 정도다. 그나마 아케이드 버전보다 나은 점을 꼽자면 리 차오랑과 바이올렛, 미겔 까바예로 로호, 쿠마, 팬더, 엘리자, 에디 골드 등 신규 참전 캐릭터를 선택해서 대전을 할 수 있다 정도다. 판 당 비용이 안 드는 점도 장점이 될 것 같다.

플랫폼 간 크로스 플레이가 무산 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비록 반다이남코의 잘못으로 보긴 어렵지만 여러 플랫폼으로 출시된 게임이기 때문에 그만큼 게이머가 플랫폼 별로 나눠지고, 트위치 같은 스트리밍 채널만 봐도 PS4와 PC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 사실.

이 때문에 Xbox ONE 사용자는 그만큼 불이익을 겪게 된다. 특히 PC 버전의 출시는 MS의 애니웨어 정책에 맞춰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할 수도 있었지만 플랫폼을 스팀을 선택하며 무산됐다. 판매량을 고려하면 윈도우 스토어보다 스팀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철권7 스크린샷

쉽게 정리하면 부족한 콘텐츠와 온라인 대전 밖에 남지 않은 게임이라는 점이다. 물론 "원래 철권은 대전을 하기 위한 게임이고 새로운 캐릭터와 진화한 그래픽에 만족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냥 열심히 철권을 즐기면 된다. 하지만 혼자서 아케이드에는 없는 여러 콘텐츠를 경험하고 싶던 사람에겐 이는 최악이라고 본다. 더욱이 현재 '철권7'은 '올드비'와 '뉴비'의 차이가 극심한 게임이고, 커뮤니티 내에서도 "모르면 맞아야지"로 대표되는 '뉴비'를 배척하는 풍조가 만연해 일반인들이 즐기기 힘든 게임이 되버렸다.

이 황당한 사례는 그 동안 격투 게임을 콘솔로 이식하며 다양한 측면을 강조해온 반다이남코의 행보와는 한참 멀어 보인다. 소울 칼리버 시리즈와 철권 시리즈는 하나하나 찾아내고 즐기는 재미가 넘쳐도 너무 넘쳤던 게임들이었다. 이만큼 수준은 아니어도 지금 수준은 너무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특히, 필자가 크게 실망한 점은 그 동안 궁금했던 신규 캐릭터들의 이야기였다.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그들이 어떤 일로 대립하게 됐고 앞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갈지 그 점이 너무 궁금했다. 그러나 부실한 수준의 이 결과물은 이런 환상을 가졌던 필자에게 실망만을 안겨줬다.

더욱 짜증나는 점은 이 모드들이 반다이남코의 오랜 경험으로 충분히 양질이 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스트리트 파이터5가 언론과 평론가, 그리고 대중으로부터 어떻게 평가됐는지를 본 그들 입장에서 이와 똑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는 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물론 보강될 수 있고 나아질 수 있다. 패치와 DLC, 확장팩 등의 출시로 스트리트 파이터5가 그만큼 개선됐기 때문이다.(필자 개인적인 입장에서 보면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그러나 당장 빠른 시기에 이 문제가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당장 고쳐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어서다.

철권7 스크린샷

당장 PC는 해커들에 의해 보안인 데누보가 4일 만에 뚫려 있으며, 특정 에러 메시지와 함께 다운 되는 현상도 나왔다. 더군다나 커스텀 마이즈 및 승패 기록을 서버가 아닌 PC에 저장하는 덕에 이를 악용하여 일부러 본인들의 랭크를 낮추어 '뉴비'들을 '관광' 보내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어 초보는 살아남기 힘든 정글이 되어 버린 것이 사실이다. PvP 콘텐츠를 메인으로 내세운 모바일, 온라인게임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매치 메이킹'인 점을 감안할 때 대전 격투 게임에서 이런 상황은 굉장히 치명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철권7은 미완성 수준의 스트리트 파이터5와 비슷한 전철을 가고 있는 좋지 못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인저스티스2'와 콘텐츠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얼마나 큰지 쉽게 알 수 있고, 멀리갈 필요도 없이 같은 일본 개발사에서 만든 '길티기어 이그젝스' 시리즈만 봐도 느껴진다.

철권7의 현재 수준을 납득해야 하는 것이 옳을까? 그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트리트 파이터5의 진짜 문제는 미완성된 게임을 비싼 비용을 주고 샀다는 것이다. 스팀의 '얼리억세스' 방식도 아닌 패키지로 출시된 진짜 게임을 말이다.

어쩌면 우린 또 하나의 스트리트 파이터5를 또 하나의 캡콤을 만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대로 철권7을 실행해 도전자, 챔피언이 가득한 온라인 세상으로 갈 것 같다. 아무리 그대로 철권7이 주는 대전의 재미는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 반다이 철권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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