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댄스빌, '춤과 노래'를 플랫폼화 하려는 전략적 시도

"댄스빌이요? 음.. 이 걸 어떤 게임이라고 해야 하나.. 설명드리기도 좀 애매하네요."

1년쯤 전쯤일까, 컴투스 담당자를 만나서 얘길 나누다가 '댄스빌'에 대해 들은 답변이다. 신작 '댄스빌'에 대해 정의하기가 어렵다는 얘기에 ‘어떤 게임이지?’ 하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이번에 비공개 시범 서비스(CBT)가 시작된다고 해서 서둘러 다운을 받았다.

'댄스빌'. 컴투스가 새롭게 내놓은 샌드박스 형 댄스 게임이자 '게임빌'이라는 관계사와 이름이 흡사한 게임. 컴투스 특유의 귀여운 캐릭터성과 독특함이 돋보인 이 게임에 대해 간략한 정리를 해보게 됐다.

댄스빌
댄스빌

이번 CBT 버전의 ‘댄스빌’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댄스 만드는 법, 음악 만드는 법, 악기 다루는 법을 배우는 등 궁극적으로 미려한 뮤직 비디오를 만드는 법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은 처음 시작부터 끝까지 퀘스트형 튜토리얼로 구성된다. 처음 춤을 만드는 법을 배운 이후 마을(아카데미)을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캐릭터를 꾸미기도 하고 악기도 조율하는 등 조금씩 뮤직 비디오 제작을 위한 노하우를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 자체가 꽤 자연스럽고 번거롭지 않아서 진입장벽 적인 측면으로는 큰 이슈는 없을 것 같다.

댄스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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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게임의 첫인상은 호불호가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졸라맨 같은 뼈다귀 인간을 컴투스 특유의 귀여운 그래픽으로 탈바꿈시킨 것인데, 아기자기한 그래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호감을 표시하겠지만 실사풍 그래픽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라는 반응이 있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놀랐던 부분은 게임 초기에 댄스를 만드는 모듈 부분이다. 캐릭터의 관절을 직접 조절해서 춤을 출 수 있도록 했는데, 이 조작 툴이 직관적이고 또 어떻게 춤추는지 바로 알 수 있게 되어 있어서 굉장히 편리했다.

댄스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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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약간 억지 동작으로 꾸며본다고 해도 웬만큼 자연스럽게 춤 동작처럼 보이도록 해놓은 건 놀라웠다. 한쪽 팔이나 다리를 극단적으로 늘려볼 때 물리법칙에 의해서 몸이 조절되면서 유연하게 따라온다. 즉, 어떤 동작을 꾸미든 웬만하면 춤으로 보이게 할 수 있는 것.

말은 쉽지만 기술적으로는 쉽지 않은 부분이었을텐데 컴투스가 꽤 신경을 썼구나..하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물론 고개가 180도로 돌아가는 것처럼 춤을 만들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은 좀 에러..)

댄스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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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춤을 만든 이후에는 여러가지 형태의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도록 만든 부분은 이미 만들어져있는 ‘뮤직 비디오’를 구경하는 부분이었다.

댄스빌
댄스빌

뮤직비디오에 들어가보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의 멋진 연출을 볼 수가 있었다. 캐릭터가 형형색색으로 꾸며져 있고 또 화면 전환, 확대 축소, 별도의 리듬, 탭 등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자체가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개발 쪽 지식이 있는 상황에서는 꾸미는 과정을 볼 때 ‘포토샵’이나 ‘플래시’ 등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었다.

즉, 그 동영상을 보고나면 이 게임의 엔드 콘텐츠가 이러한 ‘화려한 뮤직 비디오를 만드는 것이며, 그 과정은 플래시를 공부하는 것처럼 많은 것들을 배우고 공부해야하는 것이로구나’ 라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실제로 게임을 더 이어가다보니 그런 예감은 그대로 이어졌다. 게임은 갑작스럽게 ‘뮤직비디오 쯔꾸르’가 되었다. 캐릭터의 모습을 꾸미고 음악을 만드는 과정은 그 자체로도 흥미롭고 신기한 부분이 있었지만, 반대로 ‘이것들이 게임 개발 툴이로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번거롭고 ‘왜 이런 작업을 해야하나’ 라는 약간의 회의감이 동시에 밀려들어왔다.

댄스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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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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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런 배우는 과정이 싫기만 한 건 아니었다. 게임 진행 자체는 굉장히 심플하고 또 진입장벽이 낮았다.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느낌표를 가진 인원을 클릭해서 하나씩 배웠는데, 미션은 ‘타 게이머들이 만든 뮤직비디오에 별 표시하기’, ‘댓글 달아주기’ 같은 것들도 있고 특정 악기 배우기, 자신의 목소리 녹음하기 등 음악과 관련된 부분도 있었다. 대부분의 미션이 쉬웠고 또 중간 중간 지루하지 않도록 컴투스가 배려한 장치가 눈에 띄었다.

결론적으로, CBT 기간 동안 플레이를 한 후 최종적으로 정리된 것은 이 게임의 장르가 '뮤직 비디오 쯔꾸르'에 더불어 ‘샌드박스’ 게임 귀결됐다는 것이었다. 게이머들이 직접 자신만의 콘텐츠를 올리고 그것을 뽐내며, 그것이 입소문을 타고 붐이 되어 계속 새로운 콘텐츠가 확대 재생산되는 것이 이 게임의 주요 목적이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왜 이런 게임을 만든 거지?’ 이런 질문을 떠올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사실 게임빌과 컴투스 처럼 ‘하이브’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가진 상황에서는 이러한 샌드박스 형태의 게임이 필요할 수 있다. 수많은 글로벌 회원을 거느린 상황에서는 게이머 공유와 커뮤니티성 강화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댄스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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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기조에서 보면 ‘댄스빌’은 전략적인 선택에 가깝다. 고도의 게임성을 가질 필요도 없고, 그저 사람들이 모여서 놀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주면 되며, 거기서 나오는 여러 파생물이나 콘텐츠가 하나의 축제거리가 되도록만 해주면 되기 때문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춤과 거리가 멀기 때문인지 ‘댄스빌’에 등장하는 어떤 화려한 뮤직비디오를 보더라도 ‘대단한데?’ ‘나도 해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마인크래프트’를 보면서 몇몇 사람들이 만든 거대한 건축물 등을 보면서 도전 욕구를 받고 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반면에 ‘댄스빌’의 고농도 결과물에 대해서는 별다른 경외감이나 도전의식이 생기지 않았던 것이다. 수많은 노가다를 진행해서 남들이 놀라워할만한 결과물을 만들 동기, 즉, 과실이 너무 부족한 느낌이었다. 아니 결과물 자체가 별로 대단치 않게 보였던 것일 수도 있다.

만약 필자처럼 춤에 대해 관심이 없는 입장에서만 그렇게 보였다면 상관없지만, 만약 이 게임의 메인 타겟층 들에게도 그런 경외감이나 도전의식이 보여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댄스빌’에 치명적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댄스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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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이 뮤직 비디오에 더욱 강한 목적성을 심어주는 게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주간 선호도 1등을 한 뮤직 비디오는 컴투스에서 실제 아이돌과 연계해서 해당 뮤직 비디오를 직접 만들어 준다거나 매주 1등에게 실제 아이돌 콘서트 티켓을 주는 식으로 목적성이 크게 강화되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춤 하면 떠오르는 것은 ‘오디션’같은 형태의 게임이다. 결국 춤을 테마로 게임을 만든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과시를 하게 해줄 필요가 있고, 이 게임에 최소 ‘오디션’ 식의 댄스 배틀 모드가 탑재된다면 이 게임에 대한 평가는 조금 더 긍정적으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본다.

ps) 회사 내의 다른 기자들에 대한 소감을 영상으로 올려보았으니 솔직한 기자들의 소감을 들어보면서 기자들에게 '댄스빌'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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