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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굵고 길게 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탭소닉 볼드

김남규

리듬게임은 시대가 지나며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하지만 ‘음악’ 자체를 즐기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단지 ‘어떻게’ 음악을 다루는 법, 도구의 진화가 있었을 뿐이다. 건반과 턴테이블에서 기타, 드럼, 터치스크린, 발판 등으로 말이다. 그 사이 다양한 리듬게임들이 등장하고 사라졌다. 당연히 게이머들에게 지지를 얻고 명맥을 이어가는 리듬게임도 있다.

탭소닉 볼드

일본에서는 비마니(BEMANI) 브랜드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네오위즈의 '뮤카(NEOWIZ MUCA)'가 있다. 생소하겠지만 뮤카는 '뮤직카페'의 줄임말이다. 여기에 디제이맥스와 탭소닉 등이 포함되어 있다.

네오위즈의 리듬게임은 약 15여년 전, 그들에게 인수되기 전인 펜타비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온라인에 기반을 둔 디제이맥스(DJMAX)를 통해 국내 리듬게임 장르의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 하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당시 경쟁작들이 많았던 것도 한 몫했지만 개발(음원+노트+배경)에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터라 업데이트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그 사이에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을 통해 선보인 디제이맥스 포터블은 큰 반향을 불러왔다. 이후, 버튼식 입력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입력 인터페이스에 관심을 갖고 접근해 왔다. 터치스크린 기반의 디제이맥스 테크니카(아케이드), 플레이스테이션 비타의 터치스크린과 후면 터치 패널을 활용한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튠이 그것. 여기에 스마트폰이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하면서 모바일 플랫폼에도 적극 진출, 영역을 넓혀나갔다. 탭소닉(2010년)도 이 때 등장했다.

탭소닉 볼드

이 때부터 대표적인 모바일 리듬 게임으로 자리잡은 탭소닉이 최근 PC 플랫폼, 더 정확히는 스팀으로 진출했다. '탭소닉 볼드(Tapsonic Bold)'가 그것인데, 디제이맥스 트릴로지(DJMAX Trilogy) 이후 끊어질 것 같았던 타건형 리듬게임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을 만하다.

사실 탭소닉 볼드가 PC 플랫폼으로 진출한 첫 작품은 아니다. 이미 탭소닉 월드챔피언 VR(가상현실)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출시된 것이 가상현실 대응이라면 이번에는 일반 평면 디스플레이 환경에 대응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다만, VR 기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니, 사실상 PC 플랫폼으로 처음 접하는 탭소닉이 탭소닉 볼드라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일반 PC 기반 리듬게임은 찾기 쉬워도 음원이나 정서 측면에서 대중의 호응을 얻는 작품 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탭소닉 볼드는 구원투수나 다름 없다. 네오위즈 뮤직카페(NEOWIZ MUCA) 유니버스 안에 있는 작품들, 대표적으로 디제이맥스와 탭소닉의 명곡들을 다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제이맥스 트릴로지의 정신적 후속작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탭소닉 볼드

실제로 게임 내에서 디제이맥스 및 기존 탭소닉 음원을 다수 확인할 수 있다. 퍼스트 키스(First Kiss), 오블리비언(Oblivion), 신(SIN), 화이트블루(White Blue) 같은 곡들이 그것. 여기에 기존 네오위즈 리듬게임 작품들에 수록된 곡들이 다수 섞여 있다. 신곡도 있다. 아이엠 얼라이브(I’m Alive), 레츠번(Let’s Burn), 화이트 캔버스(White Canvas) 등 3곡이다.

게임 인터페이스는 한 번 업데이트가 이뤄지면서 개편됐다. 기존에는 곡을 선택한 다음, 화면이 전환되면 난이도와 노트 속도를 조정해 게임을 즐기는 식이었다. 직관적이지도 않고 불편하기만 했으나, 업데이트가 되고 난 다음에는 곡 선택화면 자체에서 난이도와 배속을 선택하는 방식이 되었다. 난이도는 상하 방향키, 배속은 F1 F2키를 눌러 변경할 수 있다.

탭소닉 볼드

플레이 화면에도 변화가 있었다. 업데이트 전에는 기존 탭소닉 인터페이스를 따랐지만 이후에는 과거 디제이맥스 형식이 되었다. 원형으로 나오던 노트는 기존 리듬게임의 노트(사각) 형태로 바뀌었다. 하지만 조금 나아졌을 뿐, 시인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느낌은 적다. 노트 식별은 가능해졌지만 정해진 선 만큼 키를 누르는 롱노트는 여전히 식별하기 어렵다. 그나마 업데이트 전, 모바일 그대로 가져온 롱노트를 보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문제는 조작. 스마트폰의 조작 방식을 그대로 가져오다 보니 키보드로는 복잡한 입력 구조를 가지게 됐다. 특히 롱노트 조작이 어려운 편이다. 가뜩이나 라인 식별이 어려운 상황에서 롱노트까지 이리저리 라인을 바꾸다 보니 손가락이 꼬인다. 세월이 야속하다고 탓하기에는 인터페이스가 불편하다.

탭소닉 볼드

플레이하는 내내 집중이 어려웠는데, 이유는 간단했다. 배경이 너무 요란하게 움직인다. 디제이맥스는 그래도 영상이 흘러 나오기 때문에 산만해도 특성이라고 넘어갈 수 있었다. 플레이스테이션 4용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는 이런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배경영상 밝기를 조절하는 기능을 넣기도 했다. 탭소닉 볼드에서는 그런 편의성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배경화면이 보기 좋은 것도 아닌데다, 용량에 구애 받지 않는 PC 플랫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탭소닉 볼드가 향후 잠재력을 품고 있는 것은 기존 디제이맥스와 탭소닉 시리즈들이 품고 있는 음원에 대한 가치 때문이다.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콘텐츠와 기능을 채워 나간다면 꾸준히 사랑 받는 리듬게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작성 : IT동아 강형석 기자(redbk@itdonga.com)

: 네오위즈 탭소닉 리듬게임 탭소닉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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