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코스피 입성 앞둔 크래프톤의 강점과 약점은?

올해 게임업계 최고 관심사인 크래프톤의 상장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크래프톤은 지난 6월 25일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으로 인해, 예정보다 다소 늦어진 7월 14일~7월 27일까지 기관 수요 예측을 진행하고, 8월 2일 청약 공고, 8월 2일~8월 3일에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크래프톤의 코스피 입성이 눈 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의 관심은 과연 크래프톤이 그들의 원하는 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크래프톤
크래프톤

크래프톤은 지난 2018년 이후 연평균 매출 성장률 22.1%, 영업이익 성장률 60.5%를 달성했다. 특히, 2020년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1조6,704억 원, 영업이익 7,739억 원, 당기순이익 5,563억 원을 기록하면서,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올린 바 있다.

다만, 배틀그라운드 단일 IP의 의존도가 매우 높고, 중국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이 불확실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크래프톤 실적
크래프톤 실적

실제로 이런 우려를 의식했기 때문인지 금융감독원의 증권보고서 정정 요구를 받은 뒤, 디즈니 등 해외 유명 기업들을 비교군에서 제외했으며, 공모희망가액도 45만8,000원~55만7,000원에서 40만원~49만8000원으로 소폭 감소, 총 공모주식 수도 10,060,230주에서 8,654,230주로 줄었다.

현재 크래프톤은 장외시장에서 주당 약 55만원 정도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장외 주식 가격보다는 공모가를 낮추기는 했다. 다만, 공모가 예상대로 진행될 경우 시가총액이 19조6000억~24조4000억원이 되기 때문에 크래프톤보다 매출이 높은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 18조2218억원, 넷마블의 시가총액 11조9046억원과 비교될 수 밖에 없다. 참고로 넥슨 재팬의 시가 총액은 21조3000억원 정도다.

현재 크래프톤의 최고 강점은 두말할 필요없이, 전세계 인기 게임으로 떠오른 배틀그라운드 IP의 강력함이다. PC, 콘솔 시장에서는 플레이어언노운스배틀그라운드가, 모바일에서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전세계 배틀로얄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매년 꾸준한 대회 개최로 e스포츠의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앱애니 집계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지난 2020년에 다운로드 랭킹 4위, 소비자 지출 랭킹 7위, MAU 랭킹 1위를 차지하며 3가지 분야 상위 10위안에 모두 이름을 올린 유일한 게임으로 나타났다. 심한 과금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해 매출을 끌어 올리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인 맥라렌, 테슬라 등과 손을 잡고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인기 게임 다운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콘텐츠 추가에 다소 보수적인 PC 배틀그라운드와 달리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새로운 모드를 추가하면서 끊임없이 게임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생명력을 늘려주고 있다.

테슬라와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테슬라와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인기는 크래프톤의 최고 강점이자 약점이기도 하다. 2020년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1조6,704억 원이지만, 이 중에서 약 80%인 1조3413억원이 모바일에서 나온 수익이다. 또한, 이 수치에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자체 매출 뿐만 아니라 텐센트의 화평정영 기술 지원 서비스 수익배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은 이전까지 텐센트의 화평정영과의 관계를 부정하고 있었으나, 최근 발표에 따르면 화평정영에 Technology Service를 제공하고 수익배분 구조에 따라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A사가 크래프톤 전체 매출액 68.1%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것이 텐센트로 추측된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 집중된 매출 구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 집중된 매출 구조

이는 중국내 게임 규제, 정치적 불확실성 등 변수에 따라 매출액이 급감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인도에서 국민 게임 칭호를 얻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나, 중국과 인도의 불화로 인해 인도 시장에서 퇴출돼 충격을 안겨줬다. 크래프톤은 인도 시장 재공략을 위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버전을 직접 개발해 최근 출시했으며, 인도 게임시장에 적극적인 투자도 진행하는 등 인도 게이머들 달래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결국 배틀그라운드 IP, 특히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만 집중되어 있는 크래프톤의 매출은 급격한 성장만큼이나 급격한 하락 위기를 내포하고 있는 만큼, 매출 안정성을 위한 라인업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블루홀 스튜디오, 라이징윙스 등 다른 스튜디오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또한, 국내 게임사들의 주가는 판호로 막혀 있는 중국 진출 기대치에 대한 상승 여력이 있는 편이지만, 이미 중국을 포함 전세계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크래프톤은 중국 관련 기대치가 선반영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다행인 것은 최근 출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가 출시 1주일만에 이용자 3400만명을 넘고, 구글 매출도 2위까지 올라섰으며, 배틀그라운드 IP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역시 중국, 인도, 베트남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전예약에서 2000만명을 돌파해 기대감을 키우는 중이다.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는 텐센트가 개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달리 크래프톤이 직접 개발했기 때문에, 이 게임이 성공한다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인한 크래프톤의 불확실성 문제를 완벽히 해결해줄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이 외에도 스트라이징 디스턴스 스튜디오의 더 칼리스토 프로토콜, 크래프톤 내부 개발팀 작품인 썬더티어원, 배틀그라운드 카우보이 모드를 독립시킨 프로젝트 카우보이, 라이징윙스의 캐슬 크래프트, 이영도 작가의 눈물을 마시는 새 IP를 활용한 프로젝트 윈드리스, 엘리온의 북미, 유럽 진출 등도 준비 중이다. 인기 배우 마동석과 함께한 단편영화 ‘그라운드 제로’ 등 배틀그라운드 IP 자체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배틀그라운드 IP로 급성장한 회사인 만큼 아직까지는 배틀그라운드 IP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지만, 그 수익을 바탕으로 라인업을 더욱 확대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칼리스토 프로토콜
칼리스토 프로토콜

이런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크래프톤의 가치는 주식시장에서 중국에서 나오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관련 매출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판단하는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전세계에서 통하는 강력한 IP, 다른 게임사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 전세계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텐센트와의 밀접한 관계 등 긍정적인 요인이 많지만, 크래프톤이 증권보고서에서 인정한 것처럼 혹여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관련으로 변수가 생긴다면, 급격한 매출하락이 있을 수도 있다.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의 성공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일반적인 신규 상장사들의 공모가에 비해 높게 측정된 가격 때문에, 이른바 따따상 같은 일은 쉽지 않아보이지만, 최근 코인, 부동산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식시장에 많은 자금이 몰리고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누구도 쉽게 예상을 못하고 있다. 과연 투자자들은 크래프톤의 성장성에 배팅을 걸지, 위험성을 더 크게 보고 있을지 결과가 기대된다.

크래프톤은 7월 27일까지 기관 수요 예측을 진행하며, 8월 2일 청약 공고, 8월 2일~8월 3일에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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