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예전 오락실 느낌 그대로. 던전 탐험 게임 ‘블라이트바운드’
최근 화제가 된 데스도어 등 다수의 인디 게임을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는 디볼버 디지털이 또 하나의 인디 게임 ‘블라이트바운드’를 출시했다.
블라이트바운드는 2D 플랫포머 게임 어썸너츠로 주목을 받은 로니모 게임즈가 개발한 게임으로, 3인의 영웅이 힘을 합쳐 던전을 탐험하는 던전 크롤러 장르다.
게이머는 전사, 암살자, 마법사 클래스 중 하나를 고른 후 다른 이들과 파티를 구성해 던전을 탐험할 수 있으며, 모험 중에 획득하는 경험치로 영웅의 레벨을 올리고, 획득한 재료들로 더 강력한 아이템을 제작해 영웅을 성장시킬 수 있다.
왕년에 오락실 좀 다녀봤던 사람이라면 바로 던전앤드래곤을 떠올릴 것이고, 비교적 최근작이라고 할 수 있는 드래곤즈크라운과도 비슷한 느낌이다.
던전 탐험이 핵심 콘텐츠이기 때문에, 게임의 구조는 매우 간단하다. 로비에서 영웅을 선택한 후 다른 이들과 파티를 구성하고, 도전할 던전을 골라서 퀘스트 해결 및 보스 몬스터를 처치하면 끝! 나름 세계관도 있고, 영웅마다 스토리도 있긴 하지만, 아이템 파밍이 핵심인 게임이다보니 그리 비중이 높지는 않다.
이것만으로는 예전 오락실 게임과 다를게 없으니, 나름 차별화 요소도 갖추고 있다. 이 게임에서는 모험 중 던전에서 위험에 처한 여러 영웅을 구출할 수 있으며, 이들이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로 합류하게 된다. 처음에 주어지는 캐릭터로 주구장창 반복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를 하면 할수록 다양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아무래도 분류가 같은 영웅들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할 수 밖에 없으나, 스킬과 필살기 구성에서 약간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스킬 구성을 가진 영웅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
던전에서 단순히 몬스터만 때려잡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퍼즐 요소도 갖추고 있다. 다양한 각도에서 날아오는 빔 공격이나, 바닥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가시를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여러 동료들이 장치를 밟아서, 잠긴 문을 풀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퍼즐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으나, 나름 협동심을 발휘해야 하는 부분들이 꽤 있다. 또한, 적의 공격을 받고 죽을 경우에는, 다른 이들이 부활시켜 계속 모험을 이어갈 수도 있다.
게임 자체는 매우 단순하지만, 과거 오락실에서 즐겼던 던전앤드래곤처럼 친한 친구들과 함께 왁자지껄 떠들면서 즐기면 시간이 순식간에 삭제될 수 있는 그런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현재 블라이트바운드의 평가는 복합적이다. 과거 오락실의 추억을 되살려준다는 목적은 충분히 달성하고 있으나, 정작 멀티플레이에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본으로 잡히는 아시아 싱가폴 지역에서는 거의 포기 수준이고, 그나마 사람이 많다는 북미쪽을 선택해도 파티를 모집하는데 한참 걸린다.
봇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혼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기는 하나, 생각보다 난이도가 있는 편이기 때문에 멍청한 봇들과 쾌적한 플레이를 즐기는 것이 쉽지 않다. 장비가 갖춰지지 않은 초반에는 몇 대만 맞아도 바로 빈사 상태가 되기 때문에, 봇들과 몇판 하다보면 왜 이걸 하고 있는지 현자 타임이 오게 된다.
물론, 같이 즐길 친구들이 확보되어 있다면야 문제가 되지 않을 부분이긴 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자신이 사서 친구들에게 선물하지 않는 이상에야 쉽지 않아 보인다. 던전앤파이터라는 상위 호환 게임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같은 성격의 드래곤즈크라운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매력을 앞세워 나름의 팬층을 확보했다지만, 이 게임은 캐릭터마저 서구 취향으로 만들어져 있어, 국내 이용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것이 쉽지 않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