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가 아닌 최첨단 미래 산업. AI에 투자하는 게임사들
새로운 미래를 열어줄 최첨단 미래 산업으로 각광 받는 AI(인공지능) 분야에서 게임업계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펄어비스, 스마일게이트 등 대형 게임사들이 연이어 AI 연구를 위한 연구소를 설립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관련 기술들을 게임에 실제로 도입하면서 실질적인 성과를 보이는 중이다.
최첨단 미래 산업인 AI와 대중적인 놀이 문화인 게임의 만남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몬스터가 더욱 실감 나게 싸우게 만드는 것부터, 효율적인 길 찾기, 음성 인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이 적용되고 있으며, 게임사들의 앞선 AI 기술력 덕분에 다른 업계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는 중이다.
AI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게임사 중에 대표적인 곳은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1년부터 AI 센터를 설립하고 200여 명의 국내 최고 전문가를 투입해서 언어 처리 기술, 지식 기술, 컴퓨터 비전, 음성 인식 및 합성 기술, 게임 AI 등을 연구 중이다.
특히, 2021년 인터스피치 국제 학회에서 4편의 논문 게재를 승인받았으며, 매년 GDF(게임 개발자 포럼)에 참석하는 등 국내 타 기관과 폭넓게 AI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앞선 AI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물도 곧 등장한다. 엔씨소프트의 야심작 리니지W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무기로 AI 자동 번역과 이용자의 음성을 자동으로 텍스트로 바꿔주는 ‘보이스 투 텍스트’ 기능을 내세웠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다른 국가의 이용자들과도 언어의 장벽 없이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블레이드&소울'의 무한의 탑에서 딥러닝 기반의 AI가 적용된 몬스터들을 통해, 실제 사람과 대결하는 듯한 박진감 넘치는 대결의 재미를 선보인 바 있어, ‘리니지W’ 역시 기존보다 진화된 전투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넥슨은 지난 2017년 인텔리전스랩스를 설립한 뒤, 현재 연구 인력을 500여 명까지 늘릴 정도로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넥슨은 그동안 쌓은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바일 MMORPG(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에서 자동으로 이용자들의 상황에 맞는 생태계를 구축해주는 것을 선보인 바 있으며, V4에서도 이용자들이 막혀서 이탈하는 구간을 탐지해 이를 보완하는 등 게임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한, 게임 결제 도용 방지, 욕설 탐지기, 비매너 이용자 매칭 분리, 연관 콘텐츠 추천, 상품 추천 등 게임 서비스 영역까지 확대 적용해서,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다.
넷마블 역시 지난 2015년 AI를 기반으로 게임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준비한 콜롬버스 엔진과 마젤란 엔진을 발표한 이후 자사 게임 서비스에 AI를 적극 활용 중이다. 콜럼버스 엔진은 이용자가 막히는 구간에 도달하면 이용자의 플레이 패턴을 분석해서 그에 맞는 성장 가이드를 제공하거나, 어뷰징(게임 시스템을 악용해 불법적인 이익을 취하는 행위)으로 의심되는 플레이를 검증하는 등 이용자들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됐다.
마젤란 엔진은 AI로 게임 내 몬스터의 난이도를 자동으로 측정해서 밸런싱 작업을 하는 등 게임 개발의 효율을 높여주기 위해 개발된 엔진으로, 지난해 출시한 ‘A3:스틸얼라이브’가 마젤란 엔진으로 밸런스 조절 및 테스트 자동화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스마일게이트, 펄어비스, 위메이드 등 여러 게임사들이 자사 게임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AI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렇듯 많은 게임사들이 AI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다수의 이용자들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용자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플레이 방식을 분석해서,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모든 이용자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최고의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게임사들이 다수의 이용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AI 기술 연구에 힘쓰고 있다보니, 다른 업계에서도 게임사들의 AI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과 'AI 간편투자 증권사' 출범을 위한 합작법인(JV)을 설립했으며, 넥슨 역시 신한은행과 손잡고, 게임, 금융 혁신사업을 공동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주력 타겟층이 MZ 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친 세대)로 같고, 다수의 이용자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AI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게임사들이 게임업계를 넘어서 최첨단 미래 산업의 주역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