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에서 만드는 AA급 소울라이크 게임 ‘P의 거짓’ 어떻게 만들고 있을까?
최근 국내 게임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게임이 있다. 바로 네오위즈(공동대표 문지수, 김승철)에서 출시 예정인 ‘P의 거짓’이 그 주인공이다.
이름부터 독특한 ‘P의 거짓’은 네오위즈의 산하 개발 스튜디오인 ‘라운드8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소울라이크 장르의 액션 게임이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동화 ‘피노키오’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주인공 피노키오의 팔을 개조하여 사용하는 강력한 스킬, 카운터 공격 등 수준급의 액션을 선보였으며, 지난 11월 9일 공개된 게임 영상이 조회 수 100만 회를 넘기며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처럼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기대작으로 꼽히는 ‘P의 거짓’은 과연 어떻게 개발되고 있을까? ‘라운드8 스튜디오’의 최지원 PD와 노창규 AD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P의 거짓’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에 대한 소감은?
최지원 PD- 첫 번째 트레일러 공개 이후 반응이 뜨거워서 놀랐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아서 이 기대에 걸맞은 게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노창규 AD- 사실 영상 제작을 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그만큼 반응이 좋고, 게임의 분위기가 흥미롭게 전달된 것 같아 좋았다.
Q: 동화 ‘피노키오’를 소재로 게임을 개발한 이유는 무엇인가?
최지원 PD- 기획자 출신이다 보니 게임에 있어서 가장 공을 들이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이야기와 설정이다. 잘 알려진 이야기는 그 이야기만으로 쉽게 기억되는데, 피노키오의 모험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 흥미와 관심이 생길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선택하게 됐다.
Q: 게임의 분위기가 프롬소프트의 ‘블러드본’과 비슷하다는 반응이 많은데?
최지원 PD- 정말 많이 받는 질문이다. (웃음) 우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개발진도 블러드본을 감명 깊게 즐겼는데, 그 작품과 비교된다는 것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근대 시대 배경을 차용하다 보니 비슷한 의견이 나오는 것 같은데, 일단 P의 거짓의 배경은 중세보다 앞선 기계가 존재하는 근대 ‘벨에포크’ 시대를 다루고 있고, 이 시기에 있을 법한 프랑스 도시의 이미지들을 그려내고 있는 점이 크게 다르다.
여기에 전투 부분에서도 ‘P의 거짓’은 태생적으로 적을 공격하는 무기가 아닌 일상 도구를 무기화시키는 것에 중점을 둔 무기가 중심으로 등장한다. 예를 들어 ‘톱’은 자재를 자르는 것이 주요 활용법이지만, 이 톱날을 조합하여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게임 내에 정말 다양한 무기를 조합하여 제작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선보인 자료들은 정말 극히 일부이고 다양한 공간과 이야기가 많다. 지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신다면 ‘P의 거짓’만의 차별점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
Q: 소울라이크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최지원 PD- 처음 다크소울 시리즈가 나왔을 때 “어렵다, 못하겠다”라는 반응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올해의 게임’(GOTY)을 수상할 만큼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하나의 장르가 됐다. 소울라이크는 스테이지 간 연속성이나 흐름, 그리고 변곡점과 같은 순환 관계의 밸런스가 중요한 장르이고, 개발진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특히, 이용자가 다음 챕터로 이동할 때 호기심과 모험심을 자극할 수 있도록 밸런싱을 하면서 제작하는 중이다.
Q: 별도의 난도 옵션이 제공되는지?
최지원 PD- 소울라이크는 매운 난도가 특징이다. 만약 난도 옵션이 있다면. “매운맛 뺀 청양고추 주세요”라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 때문에 별도로 난도를 낮추는 옵션은 없다. 진득하게 게임 내 시스템을 활용하다 보면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는데, 이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시길 바란다.
Q: 게임의 키워드는 ‘거짓말’이다. ‘피노키오’의 거짓말이 게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최지원 PD- ‘거짓말’은 게임의 엔딩을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인간성’ 포인트가 누적되는데, 인간에 가까운 정도에 따라 엔딩이 갈리게 된다. 한마디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핵심 소제라 할 수 있는데, ‘거짓말’을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같은 캐릭터라도 적이 될 수도, 아군이 될 수도 있고, 아이템 획득 루트도 달라진다. 여기에 잠긴 장소가 열리게 되거나 한번 간 경로를 가지 못하는 등 게임 플레이 요소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Q: 피노키오의 기계 팔은 어떻게 게임 속에서 활용되나?
최지원 PD- ‘P의 거짓’은 피노키오의 왼쪽 팔에 다양한 무기를 장착하는 ‘슬레이브 암’ 시스템이 도입되어 있다. 8종 이상의 무기가 등장하는데, 이를 활용해서 다이나믹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강화를 하면 대미지 뿐 아니라 스킬 패턴도 달라지는 특성도 존재한다.
여기에 ‘P의 기간’ 시스템도 존재한다. 이는 원하는 효과를 선택해 빌드업을 할 수 있는 일종의 스킬 시스템 역할을 하며, 다양한 형태로 전략을 짤 수 있다. 실제로 여러 부위 개조도 고려했으나, 전투 기믹이 늘어날수록 변수가 배로 늘어나서 소울라이크 특유의 난이도를 유지하기 어려워 과감히 포기했다.
Q: 무기 조합 종류가 궁금하다?
최지원 PD- 순정 무기는 30여 종 이상이다. 이 무기를 분해해서 다른 무기와 조합을 하면 백여 가지 이상의 조합이 등장한다. 특히, 조합에 따라 공격 모션이나 액션 패턴도 달라지는데, 무기를 조합하다 보면 우스운 외형도 나오기도 하고, 오히려 더 멋있는 외형도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 조합을 통해 ‘P의 거짓’만의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Q: 게임의 볼륨은 어느 정도인가? ‘다 회차 플레이’도 등장하는지?
최지원 PD- 기본적으로 3가지 이상의 엔딩 분기가 등장한다. 인간의 배신과 음모 등 ‘P의 거짓’이 담고 있는 이야기가 방대해서 다 회차를 많이 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 회차를 플레이 기준 약 30시간 이상 플레이를 기준으로 했지만, 저번에 진행한 비공개 테스트에서 이용자들이 최소 6시간 이상 다양한 무기 빌드업을 테스트하는 것을 보았을 때 실제 플레이는 좀 더 길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멀티플레이 요소는 존재하는지?
최지원 PD- 직접적인 멀티플레이 요소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멀티플레이는 변수 요소가 발생하는데, 싱글 플레이에서 재미가 전달되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간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할 것이다.
Q: 게임 내 맵 볼륨은 어느 정도인가?
최지원 PD- 약 15종의 챕터가 등장한다. 각 챕터는 로딩 없는 ‘심리스 방식’으로 등장하는데, 오픈 월드는 아니지만 비슷한 느낌을 주기 위해 날씨 변화 등이 도입된다. 그리고 지나가는 루트도 선택 형 루트가 존재하며, 보상이나 다양한 아이템을 얻기 위해 이용자의 호기심이나 탐구심을 다양하게 자극하는 구성도 다수 존재한다.
Q: 국내에서는 콘솔 기반의 싱글 게임이 드물다. 개발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나?
최지원 PD- 어려운 것은 없었고, 그 어느 때보다 재미있게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장르 게임은 네트워크 요소나 최신 트렌드 등의 외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데, ‘P의 거짓’은 순수하게 게임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 개발팀도 ‘블레스 콘솔’ 버전 등 콘솔 위주의 프로젝트를 개발한 인력들이라 콘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Q: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게임의 목표가 있다면?
최지원 PD- 이 시리즈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성과를 거뒀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소울라이크라는 장르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제작사가 있다는 평을 듣고 싶다. 물론 대박이 나면 좋기는 하다.(웃음)
Q: 출시 일정이 궁금하다.
최지원 PD- 개발을 진행한 지 2년 정도 지난 것 같다. 개발팀 세팅이나 중간 과정을 빼면 정식 제작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올해가 지나면 50% 정도 콘텐츠가 구현될 정도로 개발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다만 라운드8의 슬로건인 ‘quality is King’(품질이 최고)에 따라 퀄리티를 높이는 담금질에 시간이 걸릴 수 있어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다. 내년 제작 상황을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최대한 많은 이용자가 즐길 수 있도록 플레이스테이션 외에도 엑스박스 버전도 나올 것이다.
Q: 디제이 맥스와의 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아는데?
최지원 PD- 네오위즈가 내부 팀 간의 협업이 굉장히 잘된다. 디제이 맥스 개발 팀장님에게 OST 제작을 부탁했는데, 흔쾌히 받아주어 협업을 통한 OST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Q: 권장 사양은 어느 정도인가?
최지원 PD- 권장 사양은 10XX ~ 20XX 중반 그래픽 카드로 플레이되도록 최적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Q: 최근 NFT가 이슈인데, 이에 대응하는 시스템은 존재하나?
최지원 PD- 한가지 말씀을 드리면 본인이 게임 개발자가 된 계기는 재미있는 작품을 즐기면서 느낀 쾌감을 다른 이용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때문에 ‘P의 거짓’에 순수한 재미 요소 이외에는 다른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어디까지나 최고의 재미를 드리기 위해 노력 중이고, NFT 같은 과금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