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E와 NFT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최근 게임 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는 게임을 하면서 돈까지 버는 형태의 P2E(Play to Earn) 게임입니다. 그리고 P2E를 이야기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의 일종인 NFT(Non Fungible Tokens, 대체 불가능한 토큰)의 이야기도 매번 함께 나옵니다.
P2E와 NFT가 세트처럼 함께 다니며, 다양한 미디어에서 들려오다 보니 P2E 게임은 곧 NFT 게임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심지어 다양한 기사들이나 업계 관계자들도 두 단어를 혼용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많은 P2E 게임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암호화폐(코인, 토큰, 가상 자산 등)를 지급 수단으로 활용하고 NFT에도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으니 충분히 그런 오해를 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P2E와 NFT는 정말 같은 개념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하나의 재미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지난 12월 1일 룽투코리아는 국내 다수의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고 한 가지 요청을 했습니다.
바로 자사에서 출시 예정인 '열혈강호 글로벌(가칭)'에 대한 기사를 작성할 때 NFT가 아닌 P2E 게임으로 작성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이야기입니다.
룽투코리아는 '열혈강호 글로벌'이 위믹스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 예정인 블록체인 게임이라며, 게임 내 아이템을 획득(채굴)해 암호화폐로 교환할 수 있는 P2E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게임 내에는 NFT 아이템이 존재하지 않고, 이용자가 게임 내에서 직접 게임 내 아이템을 NFT화 할 수 없다고 설명을 붙였습니다. '열혈강호 글로벌'은 P2E 게임은 맞지만 NFT 게임은 아니라고 명확하게 선을 그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P2E와 NFT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를 잘 이해하려면 FT와 NFT를 구분하면 됩니다.
FT(Fungible Tokens)는 대체가 가능한 토큰으로 그냥 일종의 '돈'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1 비트코인은 1 비트코인으로 대체되는 것처럼 FT는 완전히 대체되는 것을 말합니다. 특정 아이템보다는 숫자와 잘 어울립니다.
최근 유행 중인 P2E 게임을 예로 들면 '미르4' 글로벌 버전의 드레이코와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의 무돌코인이 가장 대표적인 FT입니다. 흑철을 10만 개 획득해 1 드레이코로 바꾸든지, 게임 플레이를 통해 무돌코인을 회득하든지 해당 코인들은 1 드레이코가 1 드레이코이고 1 무돌코인이 1 무돌코인입니다.
P2E 게임을 서비스 중인 게임사들은 이러한 FT(유틸리티 코인 등 여러 이름을 가집니다.)를 발행해 게이머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이용자들은 이것을 몇 단계 과정을 거쳐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교환해 돈을 벌고 있습니다.
때문에 P2E 게임 시장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로 게임이 서비스 중인 국가에서 해당 코인을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거래소가 얼마나 되느냐를 꼽히기도 합니다. 내년 3월 25일 시행 예정인 '트래블룰'이 구축되면 더욱 중요하겠지요.
아울러 FT를 중심으로 하는 P2E 게임의 경우 해킹이나 FT에 활용하는 아이템의 복사, 운영자의 일탈 등 기존 게임이 가지는 잠재적인 위협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FT 기반 P2E 게임들은 게임을 운영하는 운영사의 신뢰가 더 중요합니다. 물론 게임사들은 시스템적으로도 하루에 생성할 수 있는 FT를 제한하는 등으로 위협을 최소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NFT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디지털 아이템의 소유권을 기록한 가상자산입니다. NFT는 보통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사용합니다. 다만 최근에는 이더리움의 어마어마한 가스비 등의 이슈가 있어, NFT 관련 서비스 업체마다 다른 레이어를 사용하든지 자신의 메인넷을 만들어 활용하든지 여러 해결책을 마련해둔 상황입니다.
NFT는 이름 그대로 대체할 수 없는 토큰입니다. 기존 토큰과 달리 하나하나가 고유한 값을 가지고 있습니다. FT의 경우 1 비트코인은 1 비트코인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NFT는 그런 공식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게임 타이틀을 10개 가지고 있을 때 그 타이틀은 앞서 이야기한 FT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임 타이틀의 가치는 같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10개의 게임 타이틀 중 한 개의 타이틀에 개발자 서명을 받으면 그 타이틀이 중고 시장에서 가치가 올라갑니다. 개발자 서명이된 서명이 된 게임 타이틀을 NFT라고 볼 수 있는 셈입니다. 다른 게임으로는 대체할 수가 없죠.
게임 시장에서는 NFT를 주로 캐릭터나 아이템에 활용합니다. 특히, 이용자는 자신의 아이템이나 키운 캐릭터 등을 직접 NFT화(민팅)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NFT화 아이템은 보통 게임사가 마련해둔 거래소를 통해 거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미르4'로 예를 들면 '미르4' 글로벌 버전은 오는 21일 게임에 캐릭터 NFT를 적용할 계획입니다. 전투력이 10만을 넘는 60레벨 이상의 캐릭터를 NFT화 할 수 있고, 봉인(실링) 작업을 거쳐 이를 거래소해서 거래하는 방식입니다. 플레이 댑이 서비스 중인 수집형 RPG '신과함께' P2E 서버에서는 상위 등급의 캐릭터를 NFT화 해서 거래가 가능합니다.
때문에 NFT 기술이 더해진 P2E 게임은 기존의 게임과 달리 아이템과 캐릭터나 아이템 등 NFT 가능한 아이템의 소유권을 이용자가 가질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부분이 기존 게임들과 가장 큰 차이입니다.
기존의 게임은 아무리 얻기 힘든 아이템이라고 해도 게임사로부터 임대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소유권도 게임 이용자가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NFT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되기 때문에 게임은 사라져도, 이론적으로 NFT는 남게 됩니다.
이처럼 같은 P2E 게임이라고 해도 NFT가 더해진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에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P2E 게임 시장은 이제 막 열리는 시장인 만큼 발전 가능성이 어마어마합니다. 앞으로 어떤 형태의 게임이나 NFT 콘텐츠가 등장할지 쉽게 예측할 수 없습니다. 다가오는 P2E 시대가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