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되는 블록체인-NFT 게임 시장, 결국 엔씨와 넥슨인가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2022년 새로운 먹거리로 P2E(플레이 투 언) 게임 시장을 지목하고 있다.
P2E는 게임을 즐기면서 돈이나 재화 등을 벌어갈 수 있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블록체인에 기반한 코인이나 토큰을 게임과 결합해 게이머들이 수익화할 수 있는 형태로 준비하는 방식이다. 또 NFT(대체 불가능 토큰) 기술을 도입해 캐릭터나 아이템 등 게임 내 희귀 재화를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는 형태로 준비한 게임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국내 게임업계, 블록체인과 NFT 열풍.. 전문가들 '지켜봐야'
지난해 블록체인을 결합한 P2E 게임 '미르4'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열풍을 불러일으키자, 위메이드를 필두로 내로라하는 국내 게임사들이 올해의 주요 모멘텀으로 블록체인과 NFT 연계를 제시하고 있다.
이미 '미르4'로 한차례 성공을 맛본 위메이드 외에도 후발 주자인 컴투스 그룹과 네오위즈가 자체 토큰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고 밝힌 상황이고, 넷마블도 관련 업체 인수를 가시화하며 P2E 게임 시장을 주목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조이시티, 엔젤게임즈, 슈퍼캣 등 출사표를 던지거나 자체 검토 중인 회사는 20개가 넘는다.
이들은 저마다 다양한 전략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 시장이 녹록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국내는 강력한 게임법의 규제에 묶여 서비스가 불가능하고, 해외 시장을 타겟으로 하더라도 블록체인 특유의 가스비, TR(트렌잭션 수수료) 등이 발목을 잡는다. 아예 코인과 관련되어 돈을 벌더라도 현금을 한국에 들여오는 것부터가 과제다.
아직 세금 부분이 정립되지 않아,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놓인 사업이라는 점도 국내 상장사들에겐 찜찜한 요소다. 게임을 서비스하기 전에 NFT로 아이템이나 가치 있는 지역 등을 판매할 경우, '유사 수신' 행위인지를 놓고 법조계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게다가 1세대 P2E 게임이라고 주목받던 '액시 인피니티' 등의 게임들이 과도한 코인 인플레이션으로 '돈 벌지 못하는 게임'으로 전락하는 등 P2E 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게임 아이템, NFT의 가치 높여야.. 엔씨와 넥슨에 몰리는 시선
게임과 연계된 코인은 불안하다. 최근 P2E 게임 '무한 돌파 삼국지 리버스'가 시험적으로 서비스를 강행했다가 게임위로부터 퇴출 통보를 받았다. 실제로 게임위의 게임 등급 분류 반려 통보와 함께 '무한 돌파 삼국지 리버스'에서 벌 수 있는 '무돌 코인'은 거래가 불가능해질 정도로 급락했다.
또 하나의 예는 '미르4'다. 승승장구하던 '미르4'는 위메이드에서 서버 불안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이와 연계된 위믹스 토큰의 가격이 요동쳤다.
전문가들은 '무돌 코인'의 경우 계속 생성만 되는 방식이어서, 언젠가 인플레이션을 겪고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으며, '미르4' 또한 흑철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서서히 '돈 벌 수 없는 게임'이 되고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즉, P2E 게임이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적어도 ▲ 게임 아이템이나 재화 유통량이 적절하게 조절될 것 ▲ 게임 서비스가 안정적일 것 ▲ 글로벌 지역에서 현금화가 용이할 것 ▲ NFT의 경우 활용성이 높아질 것 등이 전제 조건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때문에 게임사들 중에 이 같은 요소를 잘 할 수 있는 회사로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NC))와 넥슨(대표 이정헌)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엔씨(NC)는 '게임 아이템의 가치를 유지'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년 넘게 이 부분만 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압도적인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당장 글로벌로 서비스 중인 '리니지W'와 신규 PC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인 '프로젝트 TL'로의 적용이 거론된다.
만약 이 두 게임에 블록체인과 NFT 기술이 안정적으로 정착한다면 엔씨(NC)는 순풍에 돛 단 듯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다. 이미 엔씨(NC) 내부적으로 심도 있는 적용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IP 파워가 워낙 강력하다.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바람의나라', '카트라이더' 등 전통의 인기 게임에 서로 연동될 수 있는 NFT를 도입한다면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넥슨이 코빗과 업비트와 연동되기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블록체인 주자들 각축전.. 과연 승자는?
블록체인과 결합한 P2E 게임인 ‘미르4’는 글로벌 시장에서 동시 접속자 수 130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우며 글로벌 흥행 게임으로 등극했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위메이드는 지난해부터 조이시티, NHN, 웹젠, 액션스퀘어, 슈퍼캣 등 다수의 파트너와 위믹스 플랫폼 관련 업무 협약을 체결해왔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조이시티의 ‘건쉽배틀: 토탈워페어’와 같은 작품을 위믹스 플랫폼에 온보딩하는 계약을 진행한 상황이다.
컴투스 홀딩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블록체인 인프라를 갖춘 테라폼랩스와의 기술 제휴로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해 P2E 시장에 진출한다. 컴투스 홀딩스는 올해 1월에 거버넌스 상위 토큰인 C2X를 발행할 예정이며,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드',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월드 오브 제노니아'를 C2X 블록체인 플랫폼에 붙인다.
또 이외에도 '프로젝트 MR(가칭)', 인기 야구 게임 '게임빌 프로야구', '거상M 징비록', '크리티카 온라인' 등의 블록체인 게임 라인업을 확정했다. 이외에도 글로벌 이용자 플랫폼인 하이브가 NFT 거래소 등으로 변모한다면 그 파급력은 상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네오위즈는 블록체인 전문 계열사 네오플라이와 함께 네오핀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네오플라이는 네오위즈홀딩스가 2007년 설립한 투자 전문사로, 지난 2017년부터 블록체인 관련 기술을 연구해왔다. 네오위즈는 네오핀 기반의 NFT가 결합된 P2E 게임의 서비스 출시 및 운영을 맡는다.
‘네오핀’은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한 토큰이다. 네오위즈는 네오핀을 통해 '아바(A.V.A)', '브라운더스트', '골프 임팩트' 등 자사 대표작들을 P2E 게임으로 재구성해 출시한다. 네오위즈는 투자사, 개발사 등과 적극적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게임에 네오핀 경제 시스템 적용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넷마블과 카카오 게임즈의 움직임도 지켜봐야 한다. 넷마블은 북미 자회사인 잼시티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P2E 게임인 ‘챔피언스: 어센션’을 선보인다. 또한, 개발 자회사인 넷마블에프앤씨가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블록체인 기술을 R&D 하고 있다.
카카오 게임즈는 클레이튼 기반의 기술을 이미 '무한 돌파 삼국지 리버스'로 실험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또 최근까지 매출 1위를 독식했던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에 블록체인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해 P2E 게임 시장에 또 하나의 큰 축을 담당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