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2022] 매출 1조 기업으로 도약한 카카오게임즈, 새로운 변화를 말하다.
지난 2021년 카카오게임즈는 코스닥에 입성했던 2020년보다 더 드라마틱한 한 해를 보냈다.
2020년 9월에 따따상으로 코스닥에 입성하면서 화려한 출발을 보인 카카오게임즈는 성장성에 대한 의문부호로 인해 계속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야심차게 준비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리면서 꿈 같은 하반기를 보냈기 때문이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리니지M’를 꺾고 양대 마켓 1위에 오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리니지W’가 나온 11월까지 5개월간 1위 자리를 수성하면서 카카오게임즈를 단숨에 매출 1조 원 회사, 그리고 2021년 게임대상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줬다.
카카오게임즈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매출 4955억원, 영업이익 666억원, 당기순이익 673억 원을 기록했던 실적은 2021년 매출 약 1조 125억 원, 영업이익 약 1,143억 원, 당기순이익 5,203억 원으로 두배 이상 성장했다.
‘리니지W’ 출시 이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순위가 3위권으로 밀리면서 4분기에는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으나, 최근 ‘리니지W’를 밀어내고 다시 1위에 오르기도 하는 등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업데이트에 따라 언제든 다시 정상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상장 전 카카오 게임하기 채널링 사업 의존도가 높은 수익 구조로 인한 낮은 영업이익률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 게임 강화에 나섰던 카카오게임즈의 전략 변화가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고 볼 수 있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성공에 힘입어 강력한 수익원을 확보한 카카오게임즈는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미 2020년에 엑스엘게임즈에 이어 넵튠, 웨이투빗(현 메타보라)를 인수하면서 M&A 시장에서 큰 손으로 자리잡은 카카오게임즈는 2021년에도 약 21.6% 지분을 확보하고 있었던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지분의 30.37%를 추가 인수해 총 51.95%로 최대 주주로 올라섰고, 신사업 강화를 위해 레저, 스포츠 전문기업 세나테크놀로지도 인수했다.
최근에는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시리즈 등의 게임 시리즈의 개발 리더급 경력을 지닌 베테랑 개발자들이 모인 신생 개발 업체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에도 지분 투자를 진행하면서, 투자 영역을 해외까지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략의 방향이 맞았다는 것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통해 충분히 확인했으니, 더더욱 과감하게 속도를 내는 느낌이다.
다만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성공과 함께 한계를 모르고 비상할 것 같았던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리니지M’을 꺾고 양대 마켓 1위에 올랐을 때 반짝하고, 그 기세를 계속 이어가지는 못하고 있다. 물론 ‘오딘 발할라 라이징’ 출시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오르면서 최고 10만 원대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엔씨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계속 발목을 잡으면서 더 치고 올라가지 못했고, 결국 ‘리니지W’의 출시와 함께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 출시 전 가격과 비슷한 6~7만 원대를 오가는 중이다. ‘리니지’와의 정면 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업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은 여전히 성장성에 대한 의문부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PC방 사업이 축소되면서 PC온라인 부분 매출이 크게 감소했으며,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제외하면 모바일 게임 신작들도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 덕분에 매출 1조 기업으로 도약하긴 했지만, 반대로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의존도가 너무 높아진 것이다.
이 때문인지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말 주주서한을 통해 향후 ‘글로벌’과 ‘비욘드 게임’을 목표로 시즌 2로의 변화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Beyond game’은 게임의 본질인 PLAY 영역으로 진출을 의미하며, PLAY를 통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되는 '스포츠' , '메타버스' , 'NFT'의 세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내부적인 변수도 생겼다. 맨 바닥에서 카카오게임즈를 상장까지 이끈 수장 남궁훈 대표가 미래 이니셔티브 센터장에 이어 카카오 대표 내정자로 결정되면서, 카카오게임즈를 떠나게 된 것이다. 이제 혼자 남은 조계현 대표 체제에서 새로운 미래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남궁훈 대표가 떠나기는 했지만, 각자 대표 시절부터 꾸준히 미래 전략을 준비해왔기 때문에, 시즌2 변화를 위한 준비는 상당 부분 진행되어 있다.
보라코인을 발행한 웨이투빗을 인수하면서 이미 NFT(대체 불가 코인), P2E(Play to Earn) 대응을 준비하고 있었고, 자회사가 된 넵튠 역시 오래 전부터 메타버스, NFT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인수한 레저, 스포츠 전문기업 세나테크놀로지도 카카오게임즈가 오래 전부터 준비하고 있는 일상과 게임의 결합을 말하는 ‘라이프엠엠오’ 전략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보라코인은 카카오게임즈만이 아니라 카카오의 블록체인 사업에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와 메타보라(구 프렌즈게임즈)는 최근 보라2.0 간담회를 개최하고, 게임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까지 활용처를 넓힌 보라코인의 새로운 미래 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
발표에 따르면 게임에서 NFT 아이템을 획득한 후, 이것으로 유명 가수의 콘서트 티켓을 구하거나, 유명 프로게이머를 후원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할 수 있는 거대한 콘텐츠 생태계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엑스엘게임즈 등 여러 게임사 뿐만 아니라 카카오 엔테터인먼트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까지 확보하고 있는 카카오 그룹사의 위엄이다.
가장 빨리 나오는 NFT, P2E 게임은 2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골프 게임이며, 7월에는 엑스엘게임즈의 대표작 아키에이지에 NFT, P2E를 더한 아키월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남궁훈 전 대표가 카카오 본사 대표로 취임하게 됐으며, 카카오의 미래 사업으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카카오 그룹 전체에서 카카오게임즈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개발 일정이 지연되면서 출시 시기가 밀렸던 게임들도 올해 카카오게임즈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 시장을 강타한 사이게임즈의 미소녀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를 올해 출시할 예정이며,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2천 5백만을 기록한 ‘크루세이더 퀘스트’ 개발진의 신작 ‘가디스오더’, 리얼리티 매직이 개발 중인 또 다른 생존 게임 ‘디스테라’, 10년 이상 경력의 개발진들이 모인 나인아크에서 개발 중인 수집형RPG ‘에버소울’, 카카오페이지 IP를 활용한 스토리 게임 ‘카카오페이지 플레이’, 엑스엘게임즈 신작, 프렌즈게임즈 신작 등 다양한 게임을 준비 중이다.
또한, 올해 게임업계의 화두가 NFT, P2E인 만큼, 메타보라를 통해 출시를 준비 중인 게임들이 어떤 성과를 거두는가에 따라 카카오게임즈의 주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P2E, NFT 도입은 아직은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굳이 카카오게임즈가 아닌 카카오게임즈 유럽 법인이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보아, 블록체인 사업이 자유로운 유럽 법인을 중심으로 ‘오딘 발할라 라이징’ 해외 서비스에 도입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이번 간담회에서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P2E, NFT 도입 여부를 확정 발표하지 않았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참가사로 발표되기는 했으니,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신작이 될 수도 있다.
카카오게임즈와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이미 확률형 아이템 방식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현재의 방식에서 눈에 띄게 매출 하락이 일어나거나, P2E, NFT가 확률형 아이템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겨야만 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눈 앞으로 다가온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대만 진출 성과와 7월에 준비 중인 ‘아키월드’의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