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엑스포 in 인디] 최용찬 대표 "'피그로맨스'는 한 편의 잔혹동화 같은 게임"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2022 플레이엑스포 게임쇼. 이번 행사에는 35개의 유망 인디 게임사가 출전해 자사의 게임을 소개하고 참관객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본지에서도 독창적이고 눈에 띄는 인디 게임사를 만나 소식을 전해 본다>>
2022 플레이엑스포 B2C 부스. '외계인 납치작전'이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흥미가 생겨 부스에 들어가봤더니, 게임 이름이 아니라 회사 이름이었다. 이때부터 뭔가 심상치않은 느낌을 받으며 얘기를 진행해본 결과, 제목 만큼이나 독특한 게임을 소개 받을 수 있었다. 바로 '피그로맨스' 였다.
"원래 '피그로맨스'는 잔혹동화 시나리오를 가진 책이었습니다. 주인공인 돼지가 이미 여자친구 돼지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이죠. 그런데 스토리를 다듬다보니 게임으로 제작하는 것이 더 재미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부스에서 필자를 반갑게 맞이해준 최용환 외계인 납치작전 대표는 게임에 대해 차분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마냥 귀여운 돼지 캐릭터가 등장하는 귀여운 게임인줄 알았는데, 최 대표의 얘기를 듣고보니 '피그로맨스'의 본질은 잔혹 그 자체였다.
주인공인 돼지는 말 그대로 소세지가 될 운명을 가진 돼지였다. 커다란 식칼을 들고 정육점 주인이 뛰어왔고, 칼에 찔리면 바로 소세지가 되어버렸다. 여자친구 돼지는 이미 해체된 상태로, 주인공이 여친의 조각을 모아서 되살리기 위한 여행이라는 컨셉도 독특했다.
한참 설명을 듣고 '피그로맨스'라는 로고를 보니 소세지처럼 구성되어 있었다. '와.. 컨셉 대박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 게임은 분명히 전달해주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울타리 안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자유를 모르고 살다가, 어느날 용기를 내어 울타리를 뛰어넘는다는 것이죠. '나도 무언가 할 수 있잖아' 라는 생각이 들게 되고, 모험을 떠나면서 드디어 사랑도 얻게되는 거죠."
최용찬 대표는 이용자들이 이렇게 깨닫기까지 5시간 정도의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봤다. 게임을 즐기다 숱하게 소세지가 되어버리다 보면 "나도 소세지가 될 운명이지만, 소세지 공장에 가서 한 눈에 반한 암퇘지를 살려내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될 거라는 얘길 전했다.
스토리나 연출에 호불호가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이 게임을 좋아해줄 멤버들 타겟에 집중해도 충분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최 대표는 해당 타겟만 해도 우리나라 인구수를 넘을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잘만 만들면 시장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투였다.
"저희는 '피그로맨스' 게임 하나로 끝내지 않을 겁니다. 일단 PC 버전을 출시하고, 스위치나 PS5로도 출시할 예정입니다. 향후 그림책도 내는 등 이 세계관을 계속 확장시켜 '피그로맨스' 유니버스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모쪼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끝까지 밝게 웃으며 '피그로맨스'의 잔혹성에 대해 설명해준 최용환 대표. 그의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이 게임이 향후 어떤 식으로 확장되어갈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