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감탄시킨 엘든링, 오픈월드 액션의 새로운 기준점이 되나

게이머들을 감탄하게 만드는 혁신을 담은 게임은 그 자체로 새로운 장르가 되기도 한다.

1980년에 나온 ‘로그’에 감명을 받은 개발자들이 만든 게임들이 쌓이면서 로그라이크라는 장르가 시작됐고, ‘메트로이드’와 ‘캐슬배니아’가 메트로배니아 장르가 되고, ‘다크소울’ 이후 소울라이크 장르가 자리를 잡은 것처럼 말이다.

소울라이크 장르를 만들어낸 프롬소프트웨어가 이번에도 또 하나의 기준점을 만들 분위기다. 대표작 ‘다크소울’에 오픈월드를 더한 ‘엘든링’이 그 주인공이다.

엘든링
엘든링

지난 2월 25일 출시된 ‘엘든링’은 ‘데몬즈소울’, ‘다크소울’, ‘블러드본’, ‘세키로’ 등 난이도 높은 액션 게임을 주로 개발한 프롬소프트웨어가 차세대 게임기 출시에 맞춰 개발한 신작이다. 출시 되기 전에는, 신규 IP라고는 하지만 ‘다크소울’ 시리즈와 비슷한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지만, 실제로 출시되니 ‘다크소울’에 오픈월드를 더한 것이 기존과 전혀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들은 한 장소에서 적을 처치하고, 정해진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선형식 맵 구조가 일반적이었으나, 오픈월드가 더해진 ‘엘든링’은 모험 요소가 강해지면서, 드넓은 세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필요한 장비와 흥미로운 이야기를 찾아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소울라이크를 오픈월드로 확장시켰다
소울라이크를 오픈월드로 확장시켰다

‘다크소울’ 등 소울라이크 게임들은 초보자들에게 너무 가혹한 플레이를 요구하기 때문에 ‘You died’라는 문구를 너무 자주보게 돼, ‘유다희’양을 만나는 게임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장르다. 그로 인해 대중적인 인기보다는 소수의 마니아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가장 자주보게 되는 장면
가장 자주보게 되는 장면

하지만 유통사인 반다이남코의 발표에 따르면 ‘엘든링’은 벌써 전 세계에 12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보이고 있다. ‘갓오브워 라그나로크’ 등 몇몇 변수가 있기는 하나, 올해 GOTY에서 가장 유력한 1위 후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인기 때문에 현재 개발 중인 오픈월드 액션 게임들이 비상이다. ‘엘든링’이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다보니 이용자들이 새로운 오픈월드 액션 게임을 보면 자연스럽게 ‘엘든링’과의 비교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개발자들도 게임을 가장 열성적으로 즐기는 팬이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개발 중인 게임에 반영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원신’이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의 영향을 짙게 받은 것처럼 말이다.

붉은사막
붉은사막

현재 국내 게임사들 중에서도 오픈월드 액션 게임을 개발 중인 게임사들이 많기 때문에 ‘엘든링’의 여파가 크게 다가올 분위기다. 펄어비스에서는 ‘검은사막’의 뒤를 잇는 새로운 신작 ‘붉은사막’을 오픈월드 액션RPG로 개발 중이며, 네오플에서는 ‘던전앤파이터’ IP를 기반으로 한 액션 게임으로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BBQ’를 ‘프로젝트AK’로 바꾸고, 소울라이크 게임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네오위즈에서도 한국판 다크소울로 불리는 ‘P의 거짓’을 개발 중이다.

프로젝트AK
프로젝트AK

‘엘든링’ 출시 이후 갑작스럽게 장르를 바꾸겠다고 선언한 네오플의 '프로젝트AK'는 두말 할 필요없고, ‘엘든링’ 출시 이전부터 개발 중이었던 ‘붉은사막’과 ‘P의 거짓’도 개발 기간이 늘어나고 있어, 오픈월드와 소울라이크 장르에서 일종의 모범 답안이 되고 있는 ‘엘든링’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기존에는 경험이 없었던 콘솔 시장에 새롭게 도전하는 입장이다보니,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확실하게 재미를 검증받은 게임의 장점을 분석하고, 그것을 자사 게임에 녹여넣어 조금이라도 더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P의 거짓
P의 거짓

물론 무작정 따라했다가는 단순한 표절작으로 매도당하게 될 뿐이다. 하지만 현존 모든 FPS 게임들이 ‘둠’의 아류작이라고 불리지 않는 것처럼, 자신만의 색깔을 똑바로 유지한 상태에서 다른 게임의 장점을 참고하는 것은 또 다른 성공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엘든링’의 경험이 국내 개발사들의 콘솔 도전에 독이 될지 아니면, 틀에 박힌 K-MMORPG의 한계를 벗어나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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