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중국발 충격! SF 버전 ‘원신’ 평가 받는 ‘타워 오브 판타지’
지난 2020년 9월에 전 세계에 출시된 호요버스의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원신’은 국내 개발사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
엄청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는 있지만 기술력으로는 한 수 아래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중국 게임사가 국내 대형 게임사도 선보이기 힘든 대형 게임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단순히 그래픽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모바일과 PC, 그리고 콘솔 버전까지 선보이면서 발전된 기술력을 과시했으며,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쓴 맛을 봤던 북미 시장에서 매출 1위에 오르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모바일 앱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의 발표에 따르면 ‘원신’ 모바일 버전이 출시 후 약 6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빨리 누적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한 모바일 게임으로 등극했다.
이렇게 기술력은 물론 흥행까지도 많은 충격을 안겨줬던 ‘원신’에 이어 또 다른 중국의 공습이 예고되고 있어 국내 게임 시장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CBT를 시작해 주목을 받고 있는 퍼펙트월드의 신작 ‘타워 오브 판타지’다.
‘원신’으로 이미 많은 충격을 받을 만큼 받은 상태인데, ‘타워 오브 판타지’를 또 다른 중국발 충격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원신’의 흥행이 특정 개발사만의 우연이 아니고 중국 게임사 전체의 기술력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것을 ‘타워 오브 판타지’가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출시 초반에는 ‘원신’ 출시 이후 이를 따라서 우후죽순 쏟아졌던 아류작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업데이트를 통해 그래픽을 대폭 업그레이드시키면서, 현재는 ‘SF 버전 원신’, ‘원신의 대항마’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원신’과 비슷한 카툰풍의 그래픽이 이용자들을 반긴다. 판타지 계열인 ‘원신’과 달리 미래 기술과 자연이 공존하는 SF 아포칼립스 세계관이긴 하지만, 미소녀 마니아들을 노린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깔끔한 배경은 ‘원신’을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을 다시 떠올리게 만들기 충분하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세밀한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좋은 첫인상을 준다. 원신 때도 그랬지만 언뜻 보면 중국이 아닌 일본 콘솔 게임사의 신작이라는 착각을 하게 될 정도다.
국내 이용자들이 ‘원신’을 이미 경험한 상태이고, 오픈월드 액션RPG는 국내 게임 중에서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니 기존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게임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긴 하다. 다만 국내 게임사들이 잘 시도하지 않는 SF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멋지게 구현하고, 그 곳을 자유롭게 탐험하는 오픈월드 탐험의 재미를 제대로 살렸다는 것에서 감탄이 나온다.
이야기의 시작이 되는 아스트라 대피소는 자연과 이전 시대의 유물들이 공존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고, 좀 더 이야기가 진행되면 갈 수 있게 되는 하늘 위 도시 헬가드는 완전 SF 영화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미래 오토바이를 타고 자연을 질주하거나, 제트팩을 타고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면 “이게 SF 아포칼립스의 매력이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퍼펙트월드의 오픈월드의 기술력에 한번 더 감탄하게 되는 부분은 눈에 보이는 어느 곳이든 다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오픈월드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잡고 올라갈 수 있는 부분이 정해져 있는 등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지만, 이 게임은 보이는 벽은 거의 다 기어올라갈 수 있으며, 여기에 수직 상승을 할 수 있는 제트팩까지 더해지면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이동이 자유롭다. 모험을 강조하고 있는 게임의 특성상 찾기 힘든 곳에 아이템 상자가 배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곳 저곳 눈에 보이는 곳들을 직접 탐험해보는 재미를 충분히 살려주고 있다. 엄청 넓기만 하고, 이동 속도가 느리면 짜증이 날 수도 있지만, 미래 시대답게 제트보드 등 굉장히 빠른 이동수단이 많기 때문에 짜증나는 이동 시간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액션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모바일 RPG의 경우 그래픽이 뛰어난 경우라도 액션은 제자리에서 순서대로 스킬 버튼만 누르는 경우가 많으나, 이 게임은 실시간 무기 교체 시스템을 통해 액션 게임 못지 않은 박진감을 주고 있다. 적의 공격 범위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피하면서 공격을 퍼부어야 하며, 공중 액션은 기본이고, 와이어 액션까지 존재한다. 또한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회피 기동을 성공시키면 타임 일루전이 발동하면서 적의 빈틈이 생기는데 그때 다른 무기로 변경해서 화려한 연계기를 구사할 수도 있다.
활, 창, 검, 쌍검 등 무기마다 공격 패턴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어떤 무기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무기에는 속성이 존재하고, 적들에게도 속성 개념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무기를 획득해서 적의 약점을 공략하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캐릭터는 이미 정해져 있고, 무기를 교체하면서 싸우는 게임인 만큼 무기 뽑기는 당연히 예상했겠지만, 레플리카라는 시스템이 다소 생소할 수도 있다. 레플리카는 특정 인물의 인격과 공격 패턴을 AI 데이터로 변환해 유닛으로 표현한 것으로, 레플리카를 적용하면 그 인물로 변신해서 해당 무기를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특이한 점은 레플리카를 적용하면 해당 인물로 외형까지 변화한다는 것인데, 평소에는 변화한 상태가 계속 유지되지만, 스토리 컷신이 발생할 경우에는 원래 이용자가 커스터마이징한 캐릭터의 외모로 다시 변신하는 부분에서, 퍼펙트월드의 세심함을 느낄 수 있다.
퍼펙트월드의 발표에 따르면 ‘타워 오브 판타지’는 이번 CBT 이후 8월 11일에 모바일과 PC 버전으로 국내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원신이 국내에서도 인상적인 성적을 거둔 바 있는 만큼, 이미 출시된 중국에서 ‘원신 대항마’ 소리를 듣고 있는 ‘타워 오브 판타지’ 역시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국내 유명 성우진을 기용한 음성 더빙까지 준비하는 등 한국 시장에 진심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이번 여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긴장시킬 또 하나의 다크호스가 등장한 느낌이다.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서머너즈워 크로니클’ 등 대형 게임들의 출시가 예고된 상황에서 야심차게 도전장을 던진 ‘타워 오브 판타지’가 어떤 성과를 내게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