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에 이어 로지텍도 휴대용 게임기 발표, 스위치와 '한판 승부'

닌텐도 스위치가 독점하다시피 한 휴대용 게임기 시장이 기라성 같은 도전자들의 연이은 신작 게임기 발표로 요동치고 있다.

지난 7월 중순에 밸브에서 신형 휴대용 게임기 '스팀덱'을 깜짝 발표하여 시장에 폭풍이 몰아친 가운데, 지난 9월 22일에 글로벌 게임 주변기기 업체 로지텍에서 텐센트와 손잡고 클라우드 전용 휴대용 게임기 '로지텍 G 클라우드'를 전격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멀티 플랫폼 게임 시대를 맞아 거실과 휴대용 시장을 두루 장악할 수 있는 통합형 게임기들이 연이어 충돌하면서 본격적인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스팀덱, 언제 어디서나 '스팀 게임을'

지난 7월 밸브가 깜짝 발표한 신형 기기 '스팀덱'은 자신의 스팀 라이브러리 게임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휴대용 기기다.

스팀덱
스팀덱

1280*800 해상도를 지원하는 7인치 터치스크린과 아날로그 스틱 2개, 정사각형 트랙패드 등으로 구성됐으며, 크기는 298㎜×117㎜×49㎜, 무게는 약 669g, 배터리 용량은 40Wh다.

CPU는 ZEN2 4코어/8쓰레드 2.4~3.5GHz, GPU는 8 RDNA 2Cus, 1.0~1.6Ghz, 램 16GB로 최근 AAA급 게임도 충분히 돌릴 수 있으며, HD 햅틱, 블루투스 5.0도 지원한다.

닌텐도 스위치 OLED 버전과 비교하면 스크린 크기는 같고, 무게는 좀 더 무겁다. 배터리 용량은 비슷한 수준이나, 기기 성능이 높기 때문에 닌텐도 스위치보다는 좀 더 사용시간이 짧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사전 예약은 지난 8월 4일부터 시작됐으며, 가격은 64GB 모델(589,000원), 256GB NVMe SSD 모델(789,000원), 512GB NVMe SSD 모델(989,000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최근 반도체 수급 영향으로 국내 배송이 언제부터 시작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로지텍, 클라우드를 테마로 한 신형 게임기 발표

로지텍이 발표한 클라우드 휴대용 게임기 '로지텍 G 클라우드'(Logitech G CLOUD)는 최근 확장되고 있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을 노리고 발표된 게임기다.

로지텍 G 클라우드
로지텍 G 클라우드

텐센트와 협업하여 제작한 이 게임기는 흰색 바탕에 1080P 해상도의 7인치 LCD 멀티 터치 스크린과 6축 센서, 리니어 햅틱 기능이 있으며, 주변 조도 센서 및 리매핑 가능한 컨트롤러(ABXY 버튼, D패드, L/R 아날로그 스틱, L/R 범퍼, L/R 아날로그 트리거, L/R 옵션 버튼, G버튼, 홈버튼)를 갖추고 있다.

OS는 안드로이드 11이며, CPU는 2.3GHz의 옥타코어 프로세서인 퀄컴 스냅드래곤 720G(SD720G), RAM은 LPDDR4X 4GB, 저장 장치는 64GB UFS 스토리지가 장착됐다.

가로 256.84에 세로 117.21, 두께 32.95mm의 외형으로 무게는 463g으로 부담감이 없다. 클라우드 전용 게임기인 만큼 듀얼밴드 와이파이(IEEE 802.11a/b/g/n/ac)로 무선 통신에 강점이 있으며, 2셀 리튬 폴리머 배터리로 12시간 이상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발매일은 미국의 경우 10월 18일에 출시되며, 가격은 350 달러(한화 약 49만 원) 선이지만 예약 구매 시 50 달러 할인이 된다. 국내 출시 및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닌텐도 스위치와 본격 전쟁이 시작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닌텐도다. '슈퍼 마리오', '포켓몬스터', '젤다의 전설' 등 닌텐도가 확보하고 있는 게임 IP(지식 재산)는 여전히 넘사벽 수준이지만, 스팀덱이나 로지텍 G 클라우드는 기존의 도전자들과 상황이 다르다.

닌텐도 스위치
닌텐도 스위치

그동안 닌텐도에게 도전했던 개별 휴대용 게임기와 달리 이번 닌텐도의 상대는 모든 PC 게임이다. '닌텐도 게임 VS PC 전체 게임'의 구도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특히 스팀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가 각종 모드나 언어 패치가 자유롭기 때문인 점을 고려해보면, 게임의 다양성이나 취향 측면에서는 얼마든지 닌텐도 스위치보다 PC 스팀 게임을 선택할 이용자가 있을 수 있다.

후속 주자인 로지텍 G 클라우드는 한술 더 떠서 스팀 게임은 물론, Xbox 클라우드 게이밍과 지포스 나우라는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동시에 지원한다.

쾌적한 온라인 환경이 전제가 되긴 하지만, 클라우드로 PC나 XBOX로 출시된 거의 대부분의 게임을 고퀄리티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은 마니아층의 형성을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두 기기에 대해 닌텐도 측은 별다른 움직임이나 발표는 진행하고 있지 않다. 다만 지난 9월 20일경에 T239(테그라 239)의 존재가 엔비디아 직원을 통해 확인되면서 '차세대 스위치'에 대한 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멀티 플랫폼 시대, 거치형과 휴대용 통합 '주도권 경쟁'

이번 휴대용 게임기 전쟁은 PC와 모바일 게임, 그리고 콘솔 게임이 통합되어 가면서 일찌감치 예견되어 왔다.

당장 국내만 하더라도 웬만한 신작 게임은 PC 클라이언트와 모바일 게임이 동시에 출시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넥슨의 '히트2' 등은 PC와 모바일 게임이 통합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나아가 모바일 게임들은 콘솔 게임, 특히 스위치로 포팅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네오위즈의 '스컬'이나 CFK의 인디 게임 포팅 사례처럼 이제 웬만한 인디 게임은 스위치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또 국내의 엔씨소프트, 넥슨 등도 콘솔 진출을 천명하며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즉, 시간문제일 뿐 PC와 모바일, 콘솔 게임의 통합은 기정 사실화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아가 이들 휴대용 게임기 플랫폼 사업자들은 또 하나의 거센 도전과 맞붙어야 한다. 바로 삼성같은 가전 업체들이다. 삼성은 지난 6월 9일에 자사의 스마트 TV 게이밍 허브를 통해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임을 제공키로 하는 등 게임 시장에 참전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이렇게 최신 게임들이 플랫폼을 넘나들며 서로 융합되고 있는 만큼, 통합된 게임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주도권 싸움은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게임기 시장은 기존과 전혀 다른 형태의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닌텐도처럼 자사의 우수한 게임을 독점화하는 전략도 있는 반면에, PC 게임처럼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이 강점인 전략도 있다. 또 아예 가정에 있는 TV를 플랫폼화 하는 경우도 생긴다."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여러 회사가 합종연횡하기도 하고 대립각도 세우면서 시장을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라며 "결국 더 많이 기기를 팔고 더 많은 결제를 일으키는 플랫폼이 승리하게 될 것이며, 본격적인 플랫폼 통합의 시대이자 규모의 경제가 시작된 셈이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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