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서머너즈 워'를 꿈꾸는 블록버스터급 턴제 게임들, 연말 시장 '정조준'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수 1억 5천만 건 돌파, 글로벌 90개국에서 게임 매출 1위, 140개국 에서 톱 10.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가 남긴 기록이다. 국내에서는 '리니지'나 '오딘' 등 K-RPG 군단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해외 시장까지 포함한다면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를 빼놓고 논할 수 없을 만큼 한국 모바일 게임계에서 '서머너즈 워'의 활약은 절대적이다.
이러한 '서머너즈 워'의 강점은 감칠맛 나는 턴제 전투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매력적인 소환수들과 다채로운 스킬들, 그리고 그 조합으로 즐길 수 있는 전략적 전투가 글로벌 게이머들을 매료시킨 것.
재미난 점은 최근 국내에서도 K-RPG에 지친 게이머들이 늘어나고 있고, 또 이에 맞추어 '포스트 서머너즈 워'를 꿈꾸며 다양한 턴제 RPG나 SRPG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신작 턴제 RPG들이 '제2의 서머너즈 워'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마스터 오브 나이츠, 11월 전격 '출격'
오는 11월 내 출시를 앞둔 네오위즈의 신작 '마스터 오브 나이츠: 일곱 개의 시련(이하 마스터 오브 나이츠)'은 '포스트 서머너즈 워'를 꿈꾸는 대표적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게임은 일본식 RPG의 근간이라 불리는 SRPG(턴 기반 전략 시뮬레이션 역할 수행 게임) 장르의 게임으로, 이용자가 직접 '신'이 되어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은 5가지 직업군과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 50종의 캐릭터들을 체스의 말처럼 정해진 공격 방향 내에서 공격시키고, 75종의 스펠카드를 통해 각기 다른 영향력을 행사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체스 방식의 전장에서 전투가 진행되는 만큼 캐릭터의 조합과 배치 등의 전략적인 요소가 크게 돋보이게 설계되어 있다.
여기에 맵 중간에 등장하는 버프 블록을 활용하여 전투를 유리하게 끌어갈 수도 있으며, 이용자가 직접 캐릭터를 컨트롤하여 상대를 공략하는 재미도 제공하는 등 '서머너즈 워'처럼 매력적인 캐릭터와 특화된 전략 시스템을 갖춘 게임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특히 세련미와 매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킹덤 오브 히어로즈'의 캐릭터들이 등장해 다양한 스킬을 쏟아내고, 게임과 애니메이션 등에서 활약한 가빈, 강호철 곽규미, 김명준, 김연우, 김예림, 김채아, 김하루, 남도형, 방연지, 서다혜(가나다 순) 등의 성우가 목소리 연기에 참여한 점, 그리고 '최애캐' 육성 기능 등을 통해 서브컬처 마니아들의 니즈도 충족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랑그릿사'로 부터 4년.. '아르케랜드'도 연말 달군다
이어 지난 4년간 '랑그릿사 모바일'을 통해 국내 이용자들에게도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즈룽게임즈의 신작 '아르케랜드'도 '서머너즈 워'의 뒤를 따라 올해 연말을 뜨겁게 달굴 가능성이 있는 게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게임은 가상의 세계인 천계 대륙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성역의 공주 ‘아비아’에 의해 깨어난 ‘이방인’(주인공)이 겪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악마와 결탁한 거대 제국에 맞서 싸우는 4개의 국가의 스토리는 여느 SRPG 못지않은 모습으로 그려지며, 모바일로 출시된 게임임에도 스토리를 별도로 찾아볼 정도로 상당히 치밀하게 구성됐다.
캐릭터의 외형과 움직임, 전투 연출 등은 오히려 어지간한 일본의 개발사보다 나은 모습이며, 대화에 따라 상승하는 인연 시스템이나, 캐릭터별 특수 대사들이 상당히 방대해 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국내 유명 성우진들이 대거 참여하여 캐릭터 대사를 풀 더빙한 만큼, 이에 관심이 많은 서브컬처 마니아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레벨과 캐릭터 등급이 몇 단계 차이가 나지 않는 이상 게임의 진행을 위해서는 여러 속성의 캐릭터를 골고루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자연스레 다양한 캐릭터를 사용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 등은 '서머너즈 워'와 괘를 같이하는 전략적 전투라고 할 수 있다.
스위치 등 콘솔 게임기에도 턴제 RPG 열풍 거세
이러한 턴제 RPG 열풍은 모바일 게임을 넘어 스위치 등 콘솔 쪽에서도 강하게 불어오고 있다.
먼저 턴제 게임의 강자 '택틱스 오우거'가 '택틱스 오우거 리본'이라는 이름으로 화려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 지난 1995년 16비트 콘솔 게임기 슈퍼 패미컴으로 출시된 후 PS2 등의 게임기로 리메이크되며 꾸준히 인기를 누려온 이 작품은 사실상 일본식 SRPG의 완성품이라고 불릴 만큼 높은 완성도와 폭넓은 마니아 층을 바탕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특히 고저차와 타격 방향에 따라 전투 상황이 바뀌고, 캐릭터가 착용한 장비의 무게에 따라 전투 기회가 달라진다거나 기후가 변화하는 등은 여전히 각광받고 있으며, 오는 11월 11일 PS4, PS5, 닌텐도 스위치 등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닌텐도를 대표하는 전략 게임 '파이어 엠블렘'도 내년 1월에 차기작이 발표될 예정이며, 라인게임즈 또한 한국 SRPG의 대표 성공작인 '창세기전 2'를 기반으로 하는 리메이크작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닌텐도 스위치로 개발해 2023년 내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들썩이게 했던 '소녀전선'의 후속작도 개발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올해 연말부터 내년까지 턴제 RPG의 강세는 계속될 예정이다.
윤장원 동명대 디지털공학부 교수는 "플랫폼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PC-모바일-콘솔이 묶이고 있고, 시장이 크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게임사들도 더 이상 K-RPG에만 열중할 수 없게 되어가고 있다."라며 "특히 전세계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는 턴제RPG나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들이 향후 국내 개발사들에게도 꼭 고려해야 할 장르로 굳어지게 될 수 있다. 지금이 그 시작 단계다"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