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변화 예고된 2023년 게임업계 주요 키워드는?
지난 2022년은 최근 몇 년간 전 세계를 괴롭힌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안정국면을 보이는가 했으나,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 여파와 금리 인상 여파로 인해 더 힘든 시기를 보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동안 역대급 실적 상승을 보이면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던 게임업계는 금리 인상과 블록체인 한파 등 여러 이유들로 인해 주가가 지난 2021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생존을 위한 변화가 절실해졌다. 게임동아에서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2023년 게임업계의 주요 키워드를 정리해봤다.
글로벌 콘솔 시장
모바일에 치중되어 있던 국내 게임업계가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새로운 먹거리로 해외 콘솔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은 ‘원신’으로 대표되는 중국 게임들의 공습과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확산으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만큼, 매출 확대를 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모바일 게임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서구권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콘솔 시장과 스팀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PC 게임 시장에 다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대형 게임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인 만큼 아직은 경쟁력이 부족한 상태이지만,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엔씨소프트의 ‘TL’, 네오위즈의 ‘P의 거짓’ 등 준비중인 기대작들이 많은 만큼, 올해는 본격적인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위기의 블록체인
2021년 말만 하더라도 게임업계의 새로운 미래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많았던 블록체인이 여러 가지 악재로 인해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여파, 그리고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가상 화폐 전체가 부진하기도 했지만, 테라/루나 사태에 이어 FTX 파산, 그리고 가장 최근인 위메이드의 위믹스 업비트 상장폐지까지 이어지면서 신뢰를 잃은 것이 더 큰 문제다.
현재 위메이드를 필두로, 컴투스,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많은 게임사들이 여전히 블록체인 도전을 이어가고 있기는 하나, 최악의 혹한기를 보내고 있는 가상 화폐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만한 확실한 카드를 꺼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모든 회사들이 메타버스와 연계되는 장밋빛 미래를 말하고 있기는 하나, 현실은 미르4 이후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준 게임이 아직 없다.
혼돈의 메타버스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미래가 될 것이라고 주목받았던 메타버스 역시 아직까지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메타버스의 모든 것을 걸었던 메타마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면서 큰 폭의 주가 하락을 보였으며, 나머지 메타버스 도전자들도 아직까지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메타버스의 궁극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의 ‘오아시스’ 같은 수준의 서비스가 바로 나오기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과거 3D 커뮤니티 게임들보다 확실히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있다.
또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메타버스의 심의 문제, 그리고 블록체인과의 연계 등 법적인 문제들도 잔뜩 쌓여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메타버스 세상이 열리기까지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다.
운영과 소통
지난 2021년에는 트럭이었지만, 2022년에는 소송이었다. 지난해 많은 관심을 모은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사태는 게임사들에게 운영과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알려주는 계기가 됐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는 최악의 상황 직전에 수습이 됐지만, 그동안 잃은 신뢰를 되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이 쏟아붓고 있다. 현재는 확 달라진 카카오게임즈의 모습에 만족감을 표하고 있는 이들이 많긴 하나, 조금이라도 허술한 모습을 보였다가는 다시 법정에서 만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넷마블 ‘페이트 그랜드 오더’에서 시작된 트럭 시위가 모든 게임으로 번진 것처럼, 잘못하면 소송이 유행이 될 수도 있다. 가장 최선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지만, 실수를 하더라도 이용자들과 진솔하게 소통하면 사태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지만, 법정에서 만나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재택근무 중단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재택근무를 도입했던 많은 게임사들이 코로나19 이전으로 정책을 되돌리고 있다. 재택근무의 장점도 있기는 하나, 게임 개발 특성상 개발 인력들의 긴밀한 협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재택근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재택근무 위주로 진행되던 코로나19 기간 동안 대다수의 게임사들이 신작 개발이 지연됐고, 그것이 실적 악화로 이어져 큰 폭의 주가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도 많은 만큼, 가장 효율적인 근무 형태를 찾아내는 것이 업계 최대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판호 장벽
한국 게임들의 중국 진출을 막고 있던 판호 장벽이 서서히 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가뭄에 콩 나듯 한 두 개만 판호가 발급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28일 무려 7종의 한국 게임 판호가 발급되면서 업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다만, 가장 최근에 중국에 진출한 게임인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이 보여준 것처럼 판호 발급이 중국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판호를 발급받은 게임들은 몇 년 전에 출시됐던 구작들이며, 현재 중국 게임 시장은 ‘원신’ 등 세계적인 수준의 중국 게임들로 인해 눈높이가 많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판호만 열리면 한국 게임들이 중국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한국 게임들이 확률형 아이템에 빠져 정체되어 있는 동안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한 중국 게임의 벽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많다.
확률형 아이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는 올해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에 확률형 아이템 규제 내용을 담은 게임 개정법안 관련으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렸지만, 김윤덕 의원의 반대로 무산됐다.
게임업계에서는 자율 규제로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이용자들은 여전히 보다 확실한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올해도 자율 규제와 강제 규제를 두고 치열한 의견 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