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라이덴 IV 미카도 리믹스', 강렬한 BGM과 함께 세계 최고수들과 겨루자
소싯적에 오락실에 출입하던 30~50대 분들이라면 빨간색 비행기가 등장하는 '라이덴'이라는 게임을 기억할 것이다.
지난 1990년도에 오락실 용으로 출시된 슈팅 게임 '라이덴'은 전체 슈팅 게임의 역사를 통틀어 설명할 때에도 빠질 수 없는 명작 슈팅 게임 시리즈로, 이후 많은 슈팅 게임들에게 '바이블'이 되며 엄청난 영향을 끼친 작품이기도 하다.
빨간색과 파란색의 공격 옵션과 폭탄을 쓰는 간단한 조작 방법과 절묘한 난이도, 격추된 적 파편이 튀는 세세하게 묘사된 도트 그래픽 연출 등으로 호평받았던 이 시리즈는 오락실 전성기에 이어 가정용 콘솔 게임으로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오늘 소개할 '라이덴 IV 미카도 리믹스'(이후 '라이덴 4'로 표기)도 그런 정신을 이어받은 정통성 있는 후속작으로, 만약 비행기 슈팅 게임을 좋아한다면 구입을 추천하는 게임이다.
'라이덴 4 x 미카도 리믹스'는 기존의 '라이덴 4'를 보다 업그레이드시킨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슈팅 게임의 특성상 슈팅 게임에 관심 있는 소수의 매니아들에게 어필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한 매니아들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하여 리믹스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우선 모든 스테이지 음악과 보스 음악, 엔딩곡이 새롭게 어레인지 됐다. 미카도 게임센터의 감수를 받은 이런 음악들은 그 자체만 감상하는데도 충분히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
아, 미카도가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도 계실 텐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미카도'란 일본의 전통 있는 네임드 오락실이다. 현재 일본에서도 오락실은 사양산업으로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추세인데, 이 미카도 게임센터는 전국의 매니아들이 모여들고 매번 방송을 하는 전통 있는 게임센터다. 어떻게 보면 일본 오락실의 마지막 등불 같은 곳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당연하게도 이 미카도 게임센터에는 대단한 골수 레트로 게임 매니아들이 집결해 있고, 그런 사람들이 직접 BGM을 감수했다는 것은 굉장히 높은 퀄리티를 보장한다는 뜻과 다름 아니다. 그래서 '라이덴 4 x 미카도 리믹스' 안에 들어가서 BGM을 들으며 '게임멍' 때리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픽은 이전과 큰 차이 없다. 필자는 PS4로 플레이했지만, PS5나 스위치도 큰 차이 없는 환경에서 게임이 진행되며 세로 화면 지원은 물론 아케이드 모드, 보스 러시, 오버킬 모드 등 여러 플레이 모드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라이덴 3'에서 사라졌던 '플라즈마 레이저'가 다시 부활한 것이 좋았고, 또 난이도도 세분화되어 있어서 '프랙틱스'(연습) 모드로 들어가면 적이 총알을 전혀 쏘지 않으니 끝판까지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다.
다만 기존의 '라이덴' 시리즈와 달리, '라이덴 4' 자체가 스테이지가 조금 더 길다. '3' 보다 템포가 더 길기 때문에 오히려 조금 중간중간 느슨해질 때가 있다.
게임은 전체가 7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존 시리즈가 그랬듯이 4 스테이지부터 우주로 날아간다. '아주 쉬움' 모드로 하면 5 스테이지에서 끝판왕을 만날 수 있고, 한 단계씩 난이도를 높여가면서 최종 7스테이지까지 즐기면 초보자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끝판왕이 둥근 구체로 등장하는데, 이 둥근 구체를 벗겨낸 후 마지막 붉은 큐브와 격돌하는 그 모습이 썩 카리스마가 있지 않다. 차라리 이전에 회전식 날개를 구성하고 있는 6 스테이지 보스가 더 끝판왕 같은 느낌. 하지만 전통적으로 '라이덴' 시리즈는 네모난 큐빅이 최종 보스였으니 7 스테이지가 최종 보스가 되는 게 맞긴 하다.
이외에도 이 게임은 매니아를 타겟으로 한 리믹스 버전인 만큼 세밀하게 게임을 살펴볼 수 있는 요소도 마련되어 있다. 새로 어레인지 된 BGM 외에도 각 기체들을 상하좌우로 돌려볼 수 있으며, 보스들만 골라서 싸우는 보스 러시 모드도 매니아들에겐 필수 요소다.
또 전 세계 고수들과 점수를 겨루는 월드 랭킹 모드와 오버킬 모드, 애디셔널 모드, 스코어 어택 모드 등도 따로 준비되어 있으니 슈팅 게임 매니아들은 또 한 번 과거의 투혼을 불태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