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노예를 매매하고, 채찍질하고... 브라질 발칵 뒤집은 '이 게임'
지난 4월 20일 브라질에서 출시되어 논란을 일으킨 노예제도 시뮬레이터(Simulador de Escravidão) 게임이 결국 이달 24일 삭제되었다.
노예제도 시뮬레이터는 인종차별적 소재를 연령 제한없이 누구나 다운로드 가능했다는 점과 더불어 이용자들이 “시간을 보내기 좋은 게임이지만, 고문 옵션이 부족하다”, “더 많은 노예를 부릴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충격적인 후기 등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게임은 ‘폭군’과 ‘해방자’로 주인 성향을 고를 수 있다. ‘해방자’를 선택하면 노예 제도 폐지를 위해 나아가는 건전한 게임이 되지만, ‘폭군’을 고를 경우가 문제다. 이용자가 폭군을 선택하면 자신의 풍요를 위해 노예를 사용하고, 노예제 폐지를 방해하며 일정 금액의 돈을 모으라고 안내가 뜬다.
노예제도 시뮬레이터는 시장에서 가상의 노예를 거래하기, 경비원을 고용하여 노예가 반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보호하기, 일꾼, 검투사, 쾌락 세 가지 유형의 노예를 훈련시켜 소득을 높이기 등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채찍질과 같은 비인도적인 행위도 일어난다. 인 게임에서는 흑인 노예 캐릭터가 목, 손목, 발목이 쇠사슬로 감긴 채 이용자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게임의 제작사인 매그너스 게임스는 “노예를 사고팔 수 있습니다. 노예의 노동으로 이익을 추출하고 반란과 탈출을 방지하십시오.”라고 노예제도 시뮬레이터를 소개했다.
이용자들은 분노했다. 브라질의 하원의원인 올란도 시우바는 “여기서 노예가 된 흑인을 사고, 팔고, 채찍질하는 것은 비인간적이고 역겹고 끔찍하다. 이건 범죄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권 노동당(PT)의 데니스 페수아 의원도 “흑인에 대한 증오심과 잔인함을 표출할 수 있는 게임이 출시 가능하다는 점이 어처구니없다. 브라질은 흑인들의 죽음과 고문으로 흘린 피로 지어졌다. '노예 시뮬레이터'는 단순한 게임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다룬 만평도 등장했다. 브라질의 유명한 만화가인 ‘길마(Gilmar)’는 자신의 트위터에 ‘플레이 스토어’라고 적힌 쇠창살 케이지에 담긴 흑인 노예와 그 앞에서 “레벨이 높아질수록 이 노예는 더 많은 수입을 벌어올겁니다.”하고 낄낄거리는 ‘주인’이 그려져 있는 그림을 올렸다.
점점 커지는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매그너스 게임스는 “게임을 단순한 오락성으로 제작한 것이고, 어떠한 형태로든 노예 제도에 반대한다. 모든 게임 콘텐츠는 허구이고 역사적 사건과 관련 없다.”라고 주장하며 24일 논란의 게임을 삭제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브라질은 1530년경부터 1888년까지 무려 약 350년 동안 노예 제도가 존재했던 나라다. 그와 관련된 사안은 여전히 민감할 수밖에 없으며, 게임을 제작할 때는 사용하는 소재에 대한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게임동아 신승원 인턴 기자 sw@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