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인디 게임 육성에 나서는 게임사들
[게임동아가 창간 19주년을 기념해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을 벗어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게임업계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재 게임 시장부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콘솔 게임 시장, 디지털 휴먼, 메타버스와 NFT, 인공지능 등 여러 방면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게임사들의 모습을 조명합니다.]
최근 게임 시장에서 소규모 스튜디오가 개발한 인디 게임이 가진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비디오게임 전문 리서치 기업 VG인사이트(VG Insights)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PC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steam)으로 출시된 게임 중 96%를 인디 게임이 차지하고 있으며, 스팀 내 매출 규모도 약 30%에 달한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 게임을 손쉽게 선보일 수 있는 게임 시장의 특성상 소규모 스튜디오가 개발한 게임들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며 수십, 수백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인디 게임 전문 퍼블리셔의 등장, 대형 퍼블리셔들의 인디 게임 배급 합류 등으로 더 많은 이용자들이 매력적인 인디 게임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인디 게임에 투자하고 있는 게임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인디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규모 스튜디오를 마련해 직접 개발도 하고 있다. 여기에 인디 게임을 위한 판매 장터 마련, 건강한 게임 생태계를 위한 인디 게임 육성 등 여러 방면에서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먼저 인디 게임에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회사로 스마일게이트를 꼽을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다양한 인디 게임을 경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행사 '버닝피버'를 개최하는 등 인디 게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회사다. 특히, 인디 개발자 지원 및 인디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9년 8월부터 스토브 인디를 서비스하고 있다. 스토브 인디는 국내외 수백 종의 인디 게임을 만날 수 있는 게임 플랫폼이다.
스토브 인디는 스팀보다 낮은 15%의 수수료를 자랑하며, 게이머의 피드백을 전해주는 '슬기로운 데모생활', 론칭 마케팅 및 펀딩 매칭 자금을 최대 1000만 원 지원하는 '펀딩팩', 홍보와 이벤트 등 출시 시점에 필요한 지원이 이뤄지는 '스타터 팩' 등을 통해 창작자를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스마일 게이트 그룹사와 연계한 투자와 공간 지원 프로그램까지 마련했다.
스토브 인디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스토브 인디의 이용자는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 기준으로 33만 명을 넘어섰으며, 22년에는 21년 대비 매출은 3배 이상, 사용자는 무려 13배 넘게 늘었다. 실제로 지난해 연말 스토브 인디를 통해 선보인 비주얼 노벨 게임 '러브인 로그인'은 출시 하루 만에 1만 장을 넘는 판매량을 달성하기도 했다. 아울러 스토브 인디는 다운로드 중심의 패키지 타이틀 유통에서 인앱결제 방식의 부분유료화 게임의 유통까지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네오위즈도 인디게임에 대한 진심이 둘째가라면 서럽다. 네오위즈는 적극적인 인디 게임 퍼블리싱을 통해 다양한 게임들이 이용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 '산나비', '고양이와 스프' 등 PC와 모바일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인디 게임을 선보이며 이용자에게 좋은 평가를 끌어냈다.
특히, 네오위즈가 인디 게임 시장에서 쌓아온 기록이 눈에 띈다. 네오위즈가 선보이고 사우스포게임즈가 개발한 로그라이크 액션 게임 '스컬'은 국내 최초로 스팀에서 100만 장 이상 판매되는 기록을 세운 인디 게임이 됐다. 하이디어서 개발한 '고양이와 스프'는 '2021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서 3위를 기록했고, 전 세계에서 20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네오위즈는 하이디어를 자회사로 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네오위즈는 국내 인디 게임 개발사들이 참가하는 '방구석 인디 게임쇼 (BIGS: Banggusuk Indie Game Show)2023(이하 비익스 2023)'도 개최한다. 올해로 4회를 맞이한 비익스는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인디 게임사들을 지원하고자 2020년부터 진행된 온라인 게임쇼로, 이용자와 개발자 모두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웹젠도 인디 게임 퍼블리싱 대열에 가세했다. 웹젠은 올해 하반기 스팀 얼리액세스를 목표로 블랙앵커 스튜디오가 개발한 턴제 SRPG(전략 역할 수행 게임) 신작 '르모어: 인페스티드 킹덤(REMORE: INFESTED KINGDOM, 이하 르모어)'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웹젠은 게임의 독립성을 위해 개발이나 수익모델 구성에도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게임은 지난 2021년 'GIGDC(글로벌 인디게임 제작 경진대회)'에서 '비포 더 던(Before the Dawn)'라는 이름으로 제작 부문 금상을 수상하며 잠재력을 인정받은 게임이다. 게임은 가상의 유럽 왕국을 배경으로 재앙과 함께 나타난 변종들로부터 생존하는 과정을 그렸다. 특히 높은 난도가 게임의 특징이며, 암울한 세계관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2D 도트 그래픽을 바탕으로 턴제 SRPG 장르의 특징적인 재미를 전달할 예정이다.
직접 게임을 퍼블리싱하거나 선보이지는 않지만, 건강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인디 게임 지원에 발 벗고 나서는 회사도 있다. 엔씨소프트가 그 주인공이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인디 게임 활성화를 위해 국내 대표 인디 게임 행사인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과 '인디크래프트'에 꾸준히 후원사로 이름을 올려왔다. 인디크래프트는 행사가 출범한 2019년부터 BIC는 2020년부터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또 엔씨소프트는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 B2B관에 마련된 게임 스타트업 전시 부스도 후원해 오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후원이 이어져오고 있으며, 다수의 인디 게임 개발사와 스마트업이 도움을 받았다. 게임 산업 활성화와 스타트업 성장 지원에 후원을 아끼지 않은 엔씨소프트의 행보에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라비티도 다수의 인디 게임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으며, CFK는 다양한 인디 게임들이 콘솔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시장에 새로운 재미를 전하고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돕는 인디 게임의 성장이 앞으로 더 주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도 인디 게임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업계의 후원과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더 좋은 게임들이 등장할 수 있길 바라며, 인디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를 단순 마케팅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