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른 놈, 이길뻔한 놈, 이긴 놈" KT, T1 그리고 젠지의 LCK 결승 3파전
8월 8일부터 숨이 가쁜 일정을 소화한 LCK 플레이오프(이하 PO)에서 마지막에 웃은 팀은 '젠지 e스포츠'(이하 '젠지')였다.
정규 시즌 1위인 KT가 T1을 지목하며, 한화생명 e스포츠를 상대한 젠지는 LCK 서머 첫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2세트 패배 일보 직전까지 가는 상황에서 '피넛' 한왕호의 바론 스틸로 전세를 역전하는 등 3;0 완승을 거두며, 승자전에 진출했다.
그렇게 승자조에 진출한 젠지는 숙적 T1을 만나 풀 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1세트를 가볍게 승리한 젠지는 정규시즌의 우위를 가져가는 듯했지만, 2,3세트를 내리 지며, 패배 일보 직전까지 몰렸다.
하지만 4세트 '딜라이트' 유환중의 알리스타가 신들린 이니시를 펼치며, 승리를 거뒀고, 마지막 5세트에서 치열한 수 싸움 끝에 드래곤, 바론 한타에서 승리. 오는 20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이번 승리로 젠지는 2022년 스프링부터 이번 서머 시즌까지 네 시즌 연속 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고, 챔피언십 포인트 최다 획득으로 한국에서 개최되는 '2023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진출을 가장 먼저 확정 지었다.
비록 승자조에서 젠지에게 패배했지만, T1의 상승세도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예상치 못한 부진으로 정규시즌을 5위로 마무리 지은 T1은 '페이커' 이상혁의 부상 복귀 이후로 급격히 기세가 상승해 팬들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9일 열린 PO 1차전에서 '디플러스 기아'를 만난 T1은 마치 상대의 수를 모두 읽는 듯한 빠른 템포의 플레이로 3:1로 승리를 거두며 순조로운 PO 출발을 알렸다. 그렇게 PO 2차전에서 만난 팀은 정규시즌 1위 KT였다.
정규 시즌 1위의 권한으로 팀 선택권이 있었던 KT는 T1을 지목했다. 정규시즌 2번의 경기 모두 승리한 자신감이 선택의 이유였고, 많은 전문가 역시 KT의 승리를 점칠 정도로 경기의 추는 일방적으로 기울어져 보였다.
하지만 LCK 최다 우승의 명문 T1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1세트 무난하게 승리를 챙긴 KT는 그대로 기세를 이어 나가는 듯했으나 2세트 '페이커' 이상혁의 니코가 결정적인 순간마다 맹활약하며, 2세트의 승자는 T1이었다. 이어서 T1은 3세트까지 승리를 했지만, KT 역시 4세트를 가져가 경기는 마지막 5세트까지 이어졌다.
두 팀은 탑, 정글, 미드 모든 지역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며, 팽팽한 경기를 펼쳤지만, 18분경 벌어진 용 지역 전투에서 T1이 우세를 점해 점차 경기는 T1의 흐름으로 흘러갔다.
KT 역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반격에 나섰지만, 37분경 블루 진영에서 2명의 챔피언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고, 기세를 탄 T1은 "우리를 왜 골랐어!"라는 '오너' 문현준의 외침과 함께 그대로 넥서스를 파괴해 결국 최종 승자로 등극했다. 1번 시드 팀이 자신이 지목한 팀에게 패배하는 모두의 예상을 깬 이변의 승리였다.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한 KT는 패배조 경기에서 만난 한화생명을 3:0 스코어로 격파하며, 젠지에게 패배한 T1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KT와 T1 두 팀은 오는 19일 최종 결승 진출전에서 맞붙으며, 이 경기의 승자는 20일(일)에 열리는 결승전에서 젠지를 만나 2023 LCK 서머 우승컵을 놓고 격돌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