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 끝에 낙이 온다”, 대기만성형 무기들!

신승원 sw@gamedonga.co.kr

“아이, 이거 대미지도 안 나오고 쓸모가 없네.”

게임 속에는 수많은 ‘망템’이 있다. 휘두를 때마다 주인에게도 대미지를 입히는 검이 있는가 하면, 기본 공격력 자체가 아예 없는 무기도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는 미처 알려지지 못한 숨은 능력을 지닌 채로, 경험과 전투를 거듭하며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알고 있는가? 지금부터 한동안의 고생을 싹 날려주는, 오랜 노력만큼의 달콤한 결실을 제공하는 대기만성형 무기들을 소개한다.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 파이널 판타지 5 - 치킨 나이프(겁쟁이의 단검)

파이널 판타지 5
파이널 판타지 5

대표적인 대기만성형 무기는 1992년 출시된 RPG ‘파이널 판타지 5’의 ‘치킨 나이프’가 있다. 이 무기는 기본 공격력이 아예 없는, 대미지 ‘0’ 짜리 무기다. 그럼에도 이용자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데, 이 무기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 것일까?

사실 ‘치킨 나이프’는 전투에서 두 번 도망칠 때마다 공격력이 1씩 높아지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총공격력은 127까지 올릴 수 있으며, 게임 내에서 중요한 능력치인 ‘민첩’을 5나 추가로 올려준다

이런 특성은 ‘파이널 판타지 5’의 시스템과도 잘 맞물려 시너지를 내는데, 게임 플레이상 ‘도망’을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면 난도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고, 불필요한 적은 피해 가며 진행하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또, 도망친 횟수를 ‘무기 획득 이후’가 아닌 ‘게임 시작 시점’부터 계산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빠르게 공격력을 채울 수 있고, 비교적 많은 직업군이 장착할 수 있는 ‘단검’ 계열이라 활용하기도 쉽다.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저주를 풀어주세요, 용사님!” / 던전 앤 드래곤 섀도 오버 미스타라 - 저주받은 검

던전 앤 드래곤 섀도 오버 미스타라
던전 앤 드래곤 섀도 오버 미스타라

1996년 출시된 고전명작 RPG, ‘던전 앤 드래곤 섀도 오버 미스타라’의 ‘저주받은 검(저주받은 검1)’ 이야기도 빠질 순 없다. 이 무기도 이름값을 하는지, 사용할 경우 일정 확률로 플레이어 캐릭터에게 상당한 대미지를 입힌다.

적을 죽이기도 전에 내 캐릭터가 죽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저주를 풀었을 때의 본모습을 생각하면 사소한 문제다. ‘저주받은 검’의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검을 대략 54~56번 정도 휘두르는, 간단하지만 어려운 작업을 진행하면 된다.

저주받은 검
저주받은 검

저주가 풀린 검은 ‘전설의 검’으로 변하며, 자타공인 최강의 무기가 된다. 기본 공격 콤보만으로 대부분의 적을 쓸어버릴 수 있고, 한 손에 쥐는 무기다 보니 방패까지 장착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심지어, 마법만 통하는 ‘가고일’ 몬스터에게도 무식하게 대미지를 욱여넣을 수 있는, 말 그대로 ‘전설’이다.

“처음 받은 무기가, 최강의 무기가 된다.” / 동굴 이야기 – 폴라스타

동굴 이야기
동굴 이야기

2004년 출시된 2D 횡스크롤 런앤건 ‘동굴 이야기’에는 ‘폴라스타’라는 무기가 있다. 이 무기는 게임을 시작하고 첫 번째로 얻게 되는 총으로, 이후 획득할 수 있는 무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본 공격력이 낮다. 때문에 ‘폴라스타’의 공격력 만으로는 엔딩을 보기 힘든 편이다.

하지만 계속 ‘폴라스타’를 가지고 있으면 빛을 볼 기회가 있다. 이용자는 후반 선택에 따라 ‘폴라스타’를 강력한 무기인 ‘머신건’, ‘스네이크’, ‘슈푸르’ 중 하나로 교환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장비를 교환하는 모습
장비를 교환하는 모습

‘머신건’은 사막 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컬리’와 대결을 한 뒤 이기면 교환할 수 있고, ‘스네이크’는 미궁의 상점 주인인 챠바에게 ‘파이어볼’과 ‘폴라스타’를 건네주면 조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슈푸르’는 ‘부스터’를 얻어 미미가 마을 상단으로 가 첫 번째 동굴의 총 장인에게 돌아가면 완성할 수 있다.

3개의 무기 모두 준수한 대미지는 물론 강력한 특수 효과로 ‘동굴 이야기’ 속 최고의 무기들로 평가받는다. 처음 받은 무기가 최강의 무기가 되는, 낭만이 가득한 사례다.

“‘미완성 총’이 완성되면 생기는 일” / 엔터 더 건전 - 미완성 총

엔터 더 건전
엔터 더 건전

2016년 등장한 슈팅 로그라이트 ‘엔터 더 건전’에도 ‘미완성 총’이라는 후반에 빛을 발하는 무기가 있다. ‘미완성 총’은 게임 내 가장 낮은 등급인 D등급 무기로, 흔하게 볼 수 있는 ‘D등급 상자’에서 드롭되는 만큼 대미지와 명중률이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 ‘미완성 총’이 ‘완성된 총’으로 변하는 순간 말은 달라진다. ‘미완성 총’을 ‘완성된 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적과 보스를 ‘도감(총탄 부활술서)’에 등록하고 모든 무기와 아이템을 해금하는 고단한 길을 걸어야 하지만, 그만큼 결과물이 달다.

완성된 총
완성된 총

‘완성된 총’의 탄창당 마지막 총알은 모든 적을 관통하고, 탄환을 이동 방향으로 밀어내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총알이 쉴 새 없이 날아오는 게임에서 이 특수 효과는 그야말로 ‘최강’이라고 불리며, “게임이 너무 쉬워지기 때문에 안 쓴다”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참고로, ‘완성된 총’은 ‘미완성 총’을 대체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흔하게 볼 수 있는 ‘D등급 상자’에서 드롭되기 때문에, 한 번 해금만 시키면 게임을 아주 쉽게 플레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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