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푸트니카 게임, 수박게임에 우주를 섞다?
‘수박게임인데, 우주를 섞었습니다.’
최근 캐주얼 머지 게임 하나가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그 주인공은 ‘스푸트니카 게임(이하 스푸트니카)’으로, ‘우주 수박게임’이라고도 불린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전체적인 플레이 방식은 한때 크게 유행한 수박게임과 유사하다. ‘과일’ 대신 각종 ‘행성’을 머지시켜 크기를 키운 뒤, 최종적으로 거대한 ‘태양’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다만 이 게임은 일반적으로 아이템을 위에서 아래로 떨어뜨리는 드롭 형식 대신, ‘중력장’ 시스템을 이용해 신선한 맛을 냈다.
PC 버전 기준 화면 좌측에는 행성 발사대가 있고, 우측에는 게임의 맵이 되는 동그란 중력장이 있다. 이용자는 마우스로 행성을 죽 드래그한 뒤 발사해 맵에 행성을 안착시킬 수 있다. 드래그하는 정도에 따라 발사되는 각도와 힘도 조절 가능하다.
다만 맵의 ‘중심’이 행성을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어서, 둥글게 휘어지듯 행성이 발사되기 때문에, 예상과 다른 위치에 행성이 안착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니, 신중하게 게임을 플레이해야 한다.
이후 같은 종류의 행성끼리 닿으면 머지되어 더 큰 종류의 행성이 되는데, 행성이 맵의 ‘기준선’을 넘으면 그대로 게임이 오버된다. ‘기준선’은 처음에 하얀색을 띠지만, 행성이 선에 가까워지면 붉은색으로 변하면서 위험한 상황임을 경고한다. ‘태양’ 바로 전 단계인 ‘목성’부터는 크기가 너무 커져 위에 쌓인 것이 없어도 ‘기준선’이 붉은색이 된다.
판정도 엄격한 편이라, 행성이 데굴데굴 굴러가 자리를 잡는 와중에 ‘기준선’에 닿거나, 다른 행성에 스쳤다가 ‘기준선’에 도달하기만 해도 게임이 끝나기 때문에, 행성을 위로, 강하게 던져서 거대한 행성을 피해 빈 공간에 안착하도록 하는 스킬이 중요했다. 어렵고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원하는 곳에 행성을 완벽하게 발사했을 때 쾌감이 상당하다.
핵심 시스템은 다르지만, 동종 장르에서 느낄 수 있는 ‘전략’과 ‘변수’가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도 재밌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수박게임에는 ‘딸기암’, ‘포도암’ 등의 별명을 가진 ‘과일’이 있다. 크기가 작은 아이템을 잘못 배치하거나, 잘못 판단해서 더 큰 아이템으로 만들지 못할 시, 후에 거대한 아이템 사이에 쏙 들어가 진로를 방해한다는 의미에서 생기는 별명인데, ‘스푸트니카’도 똑같다.
‘달’을 비롯한 크기가 작은 행성이 진로 방해를 하지 않도록 맵에 개별적인 분리 공간을 만들어서 격리시켜야 하고, 행성이 순서대로 합쳐질 수 있도록 배치 위치를 조정해야 한다. ‘달암’에 당하는 순간 한숨이 절로 나오긴 하지만, 이게 머지 퍼즐 게임 장르에서 느끼는 배치의 재미를 잘 살리는 시스템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난도가 좀 있는 편이지만, 비교적 쉽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 버전을 통해 격차를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감상을 받았다.
모바일 버전은 PC와 달리 한 손으로 플레이하기 좋은 세로 화면으로 진행되고, 화면 하단에 ‘행성 발사대’, 화면 상단에 맵이 위치해 있다. 전반적인 플레이 방식은 PC 버전과 동일하지만 모바일 버전은 게임 오버 시 광고를 하나 보는 대가로 직전 행동을 되돌릴 수 있다. 만약 ‘지구’를 발사해 ‘기준선’에 닿게 만들었다면, 다시 ‘지구’를 발사하는 그 시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식이다.
행동 하나로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필자도 모바일 버전에서 처음으로 ‘태양’을 만들 수 있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아직까지는 본 게임 외에는 크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없어, ‘태양 2개 만들기’, ‘특정 점수 내기’ 등 이용자가 임의로 플레이 목적을 설정하지 않으면 게임이 빠르게 지루해졌다. 중간중간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업적’을 깰 수는 있지만, 이마저도 스팀 기준 26개 밖에 존재하지 않아 업적을 깨는 재미도 후반부면 사라졌다.
다른 이용자나 친구와 경쟁할 수 있는 ‘대결 모드’나 특정 시간 안에 많은 점수를 내는 ‘타임어택’ 모드 등 조금 더 다채로운 즐길거리를 마련해 뒀으면 어땠을까 싶다.
요약하자면, ‘스푸트니카’는 ‘중력장’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인상적인 머지 퍼즐게임이다. 아직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PC와 모바일 버전을 지원하고, 플레이 방식이 간단해 킬링타임용 게임을 찾는 이용자에게 적합하다고 본다.
‘스푸트니카’가 제2의 수박게임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