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 지원금도 있는데 퍼블리셔 이동 지원금 없나?
이용자들이 사용 중인 통신사를 변경하면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좀 더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통신사로 이동이 가능하고, 최신 휴대폰을 더 저렴하게 얻는 등의 이득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게임 시장에서는 어떨까? 아쉽게도 게임 시장에는 퍼블리셔 이동 지원금 같은 제도는 만나보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독점 계약으로 묶여 있으므로 같은 게임을 다른 게임 퍼블리셔를 통해 만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간혹 같은 게임을 다른 퍼블리셔 게임 포털 ID로 즐길 수 있는 채널링 서비스가 있긴 하지만, 어디가 무엇을 더 주고 덜 주고 같은 경쟁보다는 채널링 서비스를 진행하는 쪽이 공식 이벤트 등에서 불리한 경우가 많았다.
또 통신사는 이용자의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것과 달리 게임 서비스는 이용자의 선택이 개입할 여지가 크게 없다. 현재 게임을 서비스하는 퍼블리셔가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그곳에서 게임을 즐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간혹 게임 시장에도 번호이동 지원금 못지않게 퍼블리셔 이동 지원 혜택이 몰아칠 때가 있다.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원만한 협의를 진행하지 못해 계약 연장이 되지 않았을 때다. 개발사는 새로운 계약 조건을 제시한 퍼블리셔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용자들도 다른 퍼블리셔에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 서비스 이관 등 번거로운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신규 퍼블리셔는 번거로운 작업을 마친 이용자를 위해 감사의 마음과 환영의 뜻을 담아 대규모 지원 혜택을 마련하는 모습이 나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1년 서든어택이다. 2011년 넥슨과 계약한 ‘서든어택’은 한동안 넷마블과 공동 서비스를 진행했고, 2013년 7월에 들어서 넥슨 단독 서비스가 진행됐다. 앞선 2011년 넥슨은 ‘신속히 이동하라’라는 이름의 이벤트를 진행하며 캐릭터 이관 작업에 돌입하는 동시에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이용자의 눈길을 끌었다.
당시 넥슨은 7만 원 상당의 서든어택 캐시 등 혜택을 마련했고, 추첨을 통해 ‘애플 아이맥’, ‘아이패드2’는 물론 당시의 최신 그래픽카드와 고가의 게이밍 마우스 등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이전 이벤트를 진행했다. ‘신속히 이동하라’ 이벤트는 단순 1회성에 그친 것이 아니라 2013년 넥슨 단독 서비스가 진행될 때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이벤트가 진행되며 이용자들에게 큰 혜택을 줬다.
넥슨은 2013년 7월 단독 서비스를 앞두고서도 대형 이벤트를 마련했다. 넥슨은 ‘전사 직전의 캐릭터를 구출하라!’라는 이름의 이벤트를 열고 넥슨 ‘서든어택’으로 이전하는 게이머에게 인기 배우 박보영 캐릭터 20일이용권은 물론 특수한 총기류 등을 지급했다. 2년에 걸쳐 서비스 이관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서든어택은 현재도 국내 PC방 인기 순위 톱 10을 놓치지 않고 인기리에 서비스 중이다.
퍼블리셔가 여러 번 바뀌는 경우도 존재한다. 대형 MMORPG(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테라’가 그 주인공이다. 블루홀스튜디오가 개발하고 NHN의 게임포털 한게임에서 만날 수 있었던 ‘테라’는 2011년 대한민국 게임 대상을 받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인기는 사그라들었고, 지난 2016년 넥슨을 통해 재론칭 됐다. 당시 넥슨은 서비스 이관을 신청한 이용자들에게 게임 속에서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탈것, 창고 확장, VIP 패키지 등 다양한 혜택을 마련해 제공했다. 이러한 다양한 혜택으로 인해 많은 이용자들이 다시 ‘테라’로 돌아오기도 했으며, PC방 순위가 상승하는 등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테라’의 서비스 이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고, 지난 2021년에는 ‘테라’의 서비스 10주년을 맞이해 크래프톤 산하 블루홀 스튜디오가 직접 서비스를 진행하겠다고 밝힌다. 10년 만에 개발사의 품으로 돌아오는 ‘테라’는 15강 전설 아이템과 70레벨 점핑권 등 파격적인 혜택을 마련했다.
다만 번호이동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통신사를 마구 오가면 할인 반환금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듯이 여러 번의 서비스 이관 혜택을 마련한 ‘테라’는 결국 2022년 서비스가 종료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서비스 이관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한 바 있다. 아프리카TV를 통해 서비스되다가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로 둥지를 옮긴 ‘테일즈 런너’는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으며, 전 퍼블리셔인 당시 와이디온라인으로부터 이용자 데이터베이스를 받지 못했던 ‘오디션’도 한빛소프트로 이관 이후 와이디온라인 시절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등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퍼블리셔의 변경으로 인한 서비스 이관은 통신사 변경처럼 이용자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그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나타날지 쉽게 예측하기가 힘들기도 하다. 혹시나 서비스 이관을 고민 중인 게임들이 있다면 이용자를 가장 우선에 두고 결정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