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당신의 반려자는 과연 누구?" 유니콘 오버로드
'오딘스피어', '드래곤즈 크라운' 등 독특한 그래픽과 서정적인 스토리를 담은 작품을 다수 선보인 바닐라웨어의 시뮬레이션 RPG '유니콘 오버로드'가 꾸준한 인기 우상향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발매된 '13기병방위권'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바닐라웨어의 신작인 '유니콘 오버로드'는 출시 직전까지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출시 이후 게임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실물 패키지를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여기에 최근 50만 장에 달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역대 바닐라웨어 작품 중 가장 빠른 시간에 50만 장 판매를 달성한 게임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렇듯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유니콘 오버로드'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는 서정적인 그래픽과 전략 시뮬레이션과 RPG의 요소를 버무린 게임 시스템이다.
먼저 그래픽의 경우 파스텔톤의 색감과 2D와 3D가 결합한 듯한 역동적인 액션이 그대로 살아있는 모습이다.
‘오딘스피어’, ‘드래곤즈 크라운’과 같은 액션 게임도 출시한 전력이 있는 바닐라웨어의 신작인 만큼 특유의 서정적인 그래픽과 액션 요소가 그대로 살아있어 시뮬레이션 RPG 장르를 표방한 작품임에도 전투를 보는 재미가 상당히 쏠쏠하다.
특히, 캐릭터들의 스킬과 피격 연출. 그리고 직업별 특성이 별도로 구현되어 있으며, 캐릭터가 전직한 이후의 액션 연출과 스킬 연출이 크게 달라져 “액션 게임으로 나왔어도 볼만 했겠는데?”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캐릭터 육성은 기존 시뮬레이션 RPG의 문법이 그대로 적용된 모습이었다. 그래픽이 워낙 수려하여 크게 티가 나지 않지만, 사실 이 게임은 90년대 시뮬레이션 RPG의 장단점을 그대로 지닌 작품이다.
직업이나 특성에 맞추어 팀을 정하고, 이를 통해 전투의 우위를 가져가는 전략적인 요소가 상당히 부각되어 있지만, 최근 등장하는 RPG에 흔히 등장하는 ‘자동 배치’가 없어 전투마다 캐릭터를 직접 바꿔야 한다.
여기에 맵에 등장하는 적들의 특성에 따라 팀의 리더를 정해줘야 하거나, 캐릭터를 이동해 배치할 때 위치를 하나씩 지정해줘야 하는 것은 물론, 무려 60종에 가까운 캐릭터가 등장함에도 장비를 별도로 교체해야 하는 등 불편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
재밌는 것은 이러한 예전 시스템을 가졌음에도 막상 게임을 하다 보면 이 요소가 크게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로 전투가 ‘이동’과 ‘스킬’ 투 스탭으로 상당히 간편하게 진행되기 때문.
이 게임은 이용자가 스킬 사용이나 공격 타이밍을 정할 수 없고, 오롯이 캐릭터 배치에 따라 자동으로 스킬과 공격 순서가 정해진다. 여기에 게임을 진행할수록 여러 속성과 특성을 지닌 캐릭터가 영입되어 이들을 어떻게 배치하고, 육성하느냐에 따라 전투의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이처럼 최적의 캐릭터 조합을 찾고, 캐릭터의 배치를 조정하는 것이 전투의 승패를 가르기 때문에 ‘모의 전투’ 등을 통해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고, 아군의 약점을 보호하는 등 팀 편성에 자연스럽게 시간을 투자하도록 유도했다.
이렇듯 팀을 편성한 이후 진행되는 전투는 ‘타이밍’이 핵심으로 작용한다. 대부분 전투는 상대 거점을 점령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브레이브’ 포인트를 모아 편성한 팀을 소환하고, 휴식이 필요한 팀을 다시 불러들이는 등 캐릭터를 이동시키는 타이밍이 상당히 중요하다.
이중 ‘브레이브’ 포인트의 경우 일정 지역 캐릭터의 HP를 회복하거나, 공격력을 상승시키는 등의 전체 스킬이나 팀원들의 특성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곳에 사용되어 이 스킬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훨씬 강력한 적들도 격파할 수 있다.
특히, 전투를 반복할수록 팀의 사기가 깎이게 되는데, 사기가 낮아질수록 전투력 역시 하락하고, 사기가 0이 되면, 이동조차 불가능하여 전투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 이에 자연스럽게 여러 캐릭터를 이용하게 되어 캐릭터 육성을 고민하도록 유도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
이러한 전략적인 요소와 함께 이와 함께 전투 장면을 스킵할 수 있는 ‘스킵 기능’이나 미리 전투 결과가 표시되는 등 편의성을 높인 시스템도 함께 도입되어 이용자에 따라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시스템에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만든 모습이다.
이처럼 전략적인 전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유니콘 오버로드’이지만, 이용자들이 가장 고뇌하는 시스템은 따로 있다. ‘반려자’ 선택이 그 주인공. 이 게임은 주인공 ‘어레인’이 가문의 유물인 ‘일각수의 반지’를 각성하기 위해 단 한 명의 캐릭터를 골라야 하는 이벤트가 등장한다.
문제는 이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인간과 수인, 엘프, 천사 등 종족도 다양하며, 무려 60종에 이르기 때문에 선택이 쉽지 않다는 것. 더욱이 이 선택에는 남녀 구분 없이 모두 진행할 수 있는 실로 진보된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전투보다 이 선택에 엄청난 고민을 하게 만든다.
실제로 본 기자 역시 정실부인이라 할 수 있는 ‘스텔라’ 이외에 ‘오쿨리스’, ‘로잘린데’, ‘다이나’ 등 여러 캐릭터를 조율하며, “누굴 할까?”라는 행복한 고민 덕에 스토리를 이틀이나 진행하지 못했을 정도였다.(물론 1회차는 순애를 선호하는 본인의 성향에 따라 ‘스텔라’로 선택)
이처럼 ‘유니콘 오버로드’는 전략적이면서도 간편하게 구성된 전투 시스템, 캐릭터들의 호감도를 높일 수 있는 호감도 시스템과 재료를 모아 마을을 육성하는 경영 시스템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한 수작 이상의 작품이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하나 존재했다. 바로 게임 콘솔 기능의 한계로 인한 해당도 저하였다. 상당히 수려한 그래픽을 지닌 ‘유니콘 오버로드’이지만, 닌텐도 스위치의 기기 한계로 인해 그래픽 해상도가 낮아져 특유의 수려한 그래픽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 모습이다.
이러한 해상도 저하는 TV에 연결해도 크게 다르지 않아 게임 플레이 내내 아쉬운 마음이 절로 들었다.
비록 바닐라웨어 측에서 PC 출시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상황이지만, 추후 PS5 등의 높은 사양의 콘솔 버전으로 출시되거나 극적인 협상을 통해 PC 버전으로 출시되어 게임의 분위기를 온전히 즐겼으면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