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어머니의 흔적 쫓아 ‘사진’을 찍어라, 감성 퍼즐게임 ‘더 스타 네임드 에오스’
“와 이거 그래픽이 지브리 느낌 나는데?”
이는 실버 라이닝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인디 게임 퍼블리싱 브랜드 플레이즘이 유통하는 ‘더 스타 네임드 에오스: 별을 향한 여정(The Star Named EOS, 이하 에오스)’를 보고 든 감상이다.
에오스는 손 그림 느낌이 풍부한 감성 있는 그래픽에, 360도 파노라마 기술이 결합된 것이 특징인 퍼즐 게임이다. 2D 느낌이 나는 아트 스타일이지만, 화면을 이리저리 돌려 360도로 공간을 입체감 있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큰 이질감이 없어서,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에 그대로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필자의 경우 이 화면의 깊이감이 너무 신기해서, 게임을 시작하고 몇 분 동안은 계속 시점을 돌려보면서 놀았던 기억이 있다.
퀄리티 높은 그래픽을 잘 살려주는 연출도 괜찮았다. 이 게임은 주인공 ‘데이’가 행방불명이 된 어머니의 발자취를 쫓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용자는 ‘데이’가 되어 어머니가 남긴 ‘사진’과 유사한 풍경을 ‘촬영’해서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야 한다.
이용자는 이를 위해 인 게임 내 ‘카메라’를 통해 각종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한 연출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 잘 안 보이는 숨겨진 공간을 촬영해서 빛을 반사하는 물체를 찾고, ‘번개’가 치는 순간 발생하는 빛으로 어두운 곳을 촬영하는 등 ‘카메라’라는 인 게임 요소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어머니가 남긴 ‘사진’과 같은 풍경을 찍는 순간, 사진에 빨려 들어가듯 자연스럽게 화면이 전환되는 연출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본질은 퍼즐 게임인 만큼 퍼즐에도 공을 많이 들인 것이 느껴졌다. 같은 퍼즐 요소가 반복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모스부호를 해석해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보드게임 ‘비지아워’와 비슷하게 갇힌 물품을 빼내는 기믹 등 매 순간 새로운 퍼즐을 만나볼 수 있었다.
조작도 대부분 포인트 앤 클릭으로 이루어져 있어 큰 어려움 없었다. (대신 스위치나 별도의 컨트롤러보다는 마우스가 편한 감이 있었다.)
퍼즐의 난도는 어린 이용자에게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는 있으나, 성인 이용자 기준으로는 조금 헤매더라도 무난하게 넘길 수 있을 정도였다. 난도가 적절해서 별도의 힌트 시스템이 없어도 크게 답답한 느낌은 받지 못했다.
다만, 퍼즐을 푸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건 조금 아쉬웠다.
게임 내에서 이용자는 첫 스테이지 기준 ‘집’에서 퍼즐을 찾아내고 풀어나가게 된다. 설정상 주인공의 집임에도 불구하고 왜 퍼즐 요소가 이렇게 많이 숨어 있는지, 왜 이런 사물이 숨어 있는지에 대한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물론 게임적 허용으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 부분까지 신경 써줬다면 더 완성도와 몰입도 높은 게임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게임의 분량도 아쉬움이 남는다. 에오스는 조금 헤매면 3시간, 퍼즐을 빠르게 풀면 2시간 내외의 짧은 분량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다. 이 때문에 스토리도 두루뭉술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감이 있어서 감동에 앞서 “갑자기 이런 내용과 전개가?”하는 당혹감이 밀려왔다.
이야기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더욱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다.
요약하자면 ‘더 스타 네임드 에오스: 별을 향한 여정’은 퀄리티 높은 그래픽과 매 순간 새로운 기믹의 퍼즐로 즐거움을 주는 게임이다.
플레이 타임이 짧고, 스토리 전개가 급한 감은 있지만, 가볍게 단편 게임을 즐기고 싶은 이용자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게임은 PC, PS5, 엑스박스 시리즈 X/S, 닌텐도 스위치 등 다양한 버전으로 플레이할 수 있어서 원하는 기기로 골라서 플레이하기도 적합하다.
에오스가 인디 퍼즐게임의 성공사례로 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