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비디오 가게가 주는 따뜻한 위로. '8번가 비디오' 만든 퍼즈앤플레이
'8번가 비디오''는 1990년대 뉴욕의 작은 비디오 가게를 배경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를 통해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복고풍 힐링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하루를 정리하며 손님에게 영화를 추천하고, 가게 불빛 아래에서 스쳐가는 짧은 대화 속 작은 감정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복잡한 경쟁 대신,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감성으로 그려낸 '8번가 비디오'. 그 속에서 ‘잠시 멈춰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팀 퍼즈앤플레이(Pause & Play)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Pause & Play의 시작과 철학
Q. 팀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퍼즈앤플레이: 저희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산하 교육기관인 ‘게임인재원’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이곳에서는 학기마다 미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그 과정 속에서 “기획자끼리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된 제 기획안을 보고 마음에 든 두 명이 합류해 함께 팀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모두 기획자이지만, 두 팀원은 프로그래밍을, 저는 아트를 할 수 있어서 어느 정도 퀄리티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 가능해 보였고 그렇게 저희 퍼즈앤플레이 팀이 시작되었습니다.
Q.팀 구성원 모두가 기획자라고 하셨는데, 역할은 어떻게 나뉘어 작업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퍼즈앤플레이: 저는 팀장이자 전반적인 기획과 콘셉트, 그리고 아트를 맡고 있으며, 다른 두 분이 프로그래밍과 시스템 기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체 3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팀이다 보니 의사소통 과정이 복잡하지 않고, 의견을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디어가 나오면 즉시 의논해 구현하고, ‘별로인 것 같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바로바로 수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개발 초기에는 배경이 뉴욕이다 보니 게임 언어를 전부 영어로 하자는 제안을 드렸는데, 다른 두 팀원분들이 “그건 아닌 것 같다”라는 의견을 주셔서 다행히 지금은 많은 한국 플레이어분들이 한국어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 팀명 의미
Q: 퍼즈앤플레이라는 이름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궁금합니다.
퍼즈앤플레이: 저희 팀명은 ‘잠시 멈췄다가(Pause) 혹은 잠시 쉬었다가 다시 플레이(Play)해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뜻입니다. 처음 기획 의도 자체가 방치형(Idle) 게임으로 접근했었고, 게임을 켜둔 채로 인터넷을 하거나 SNS를 하다가 다시 돌아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서 즐길 수 있는, 그런 가벼운 힐링 게임을 만들고 싶어 팀명도 퍼즈앤플레이로 지었습니다.

■ 팀워크가 빛난 순간
Q.개발하며 ‘팀워크가 좋다’고 느꼈던 순간들은 어떤 순간들인지 궁금합니다.
퍼즈앤플레이: 너무 팀장인 제 위주일 수도 있지만, 아트 콘셉트를 결정할 때 굉장히 단합이 잘 되었습니다. 처음에 기획할 때는 ‘좋은 피자, 위대한 피자’ 같은 벡터 그래픽으로 할지 고민했지만, ‘90년대 레트로 비디오 가게’라는 콘셉트와 맞지 않아 픽셀 스타일로 변경했습니다. 다양한 시안과 레퍼런스를 함께 검토하며 논의한 끝에, 간단한 컬러 조합의 2-bit 픽셀이 우리 게임의 분위기에 가장 잘 어울린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금의 아트 스타일은 그 당시 팀원들과의 협업을 통해 완성된 결과물입니다.
■ 다른 프로젝트에서의 경험과 교훈
Q. 8번가 비디오 외에도 제작한 게임이나 경험했던 프로젝트들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퍼즈앤플레이: 다른 팀원들은 공식적으로 프로젝트 경험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 제 경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현재 모바일 러닝 액션 게임 ‘프리즈’를 개발 중이며, '8번가 비디오'와 함께 두 개의 게임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도 시나리오와 사운드, 그리고 콘셉트를 담당하며 기획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프리즈’도 '8번가 비디오'와 함께 BIC 2025 전시회에 참가하여 두 부스를 오가며 운영했습니다.
■ '8번가 비디오' 한눈에 보기
Q: 현재 개발 중인 게임의 제목과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퍼즈앤플레이: '8번가 비디오'는 1990년대 뉴욕의 비디오 대여점을 배경으로 한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낮에는 손님과 대화하며 취향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영화를 추천한 뒤 하루를 정산하고 가게를 재정비합니다. 간단한 마우스 클릭만으로도 즐길 수 있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게임의 핵심 재미는 손님과의 짧은 대화 속에서 정보를 유추하고, 그에 맞는 영화를 찾아 추천하는 상호작용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 매출과 성장에 집중한다면, '8번가 비디오'는 고객과의 대화와 그 안의 작은 순간들을 즐기며 소소한 힐링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Q. 게임속에 등장하는 영화들은 실제 영화인지 궁금합니다.
퍼즈앤플레이: 등장하는 영화들은 모두 실제 작품이 아닌 창작 영화입니다. 다만 실제 영화들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로맨스 영화 ‘라라러브’는 ‘라라랜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입니다. 이런 부분들은 영화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아, 이거 그 영화구나” 하고 알아보며 두 배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Q. 90년대 뉴욕의 비디오 가게라는 콘셉트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퍼즈앤플레이: 당시에는 지금처럼 스트리밍이 아니라 직접 가게에 가서 비디오를 빌리던 시기였고, 그런 비디오 가게는 단순한 대여점이 아니라 동네마다 하나쯤 있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추억의 공간이었습니다. 최근 레트로 열풍이 다시 불고 있어, 당시의 감각적인 분위기를 되살리면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함께 비디오 가게에 들러 영화를 빌리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어린 시절의 추억을 레트로 열풍에 기대어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그 경험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Q. 개발하면서 재밌었던 에피소드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으실지 궁금합니다.
퍼즈앤플레이: '8번가 비디오'는 2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개발해 이번 BIC 2025 루키 부문 전시작으로 참여한 게임입니다. 한정된 시간 안에 완성해야 했기 때문에 저는 하루 종일 도트를 찍었고, 다른 두 명은 프로그래밍을 맡아 개발했습니다. 보통 현직자나 전문가의 경우 리소스 목록을 작성해 단계별로 진행하지만, 저희는 세 명뿐이라 그런 과정 없이 2주 동안 밤새워 가며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아트 리소스가 생기면 다른 작업을 모두 멈추고 즉시 UI나 메뉴 버튼을 만들어 전달했으며, 서로 빠르게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수정과 반영을 반복했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다른 게임과 차별화된 재미 요소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퍼즈앤플레이: 다른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발할라’나 ‘커피 토크’ 같은 작품들이 떠오르지만, 저희는 그보다 단순한 구조로서 손님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영화 추천을 하는 것에 집중시켰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이나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하였고, 무엇보다 ‘90년대 비디오 가게’라는 콘셉트 자체가 가장 큰 매력으로서 많은 분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특별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퍼즈앤플레이: BIC 설문조사에서 “UI는 예쁘지만 플레이하기엔 편의성이 부족하다”는 의견과, 내러티브가 다소 아쉽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트적인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좋았지만, 기능적인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낀 분들이 많았기에 90년대 복고풍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사용자 친화적인 방향으로 개선할 계획입니다.
또한 손님 캐릭터마다 스토리와 개성을 더욱 강화해,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각자의 서사를 경험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확장해 나갈 예정입니다.

■ 반응과 앞으로의 계획
Q: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으신지, 그리고 팀의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퍼즈앤플레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앞으로는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확장해,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결말이 펼쳐질 수 있도록 스토리를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단순히 가게를 운영하는 재미를 넘어,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고 깊은 여운을 남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한국어만 지원하고 있지만, 향후 글로벌 이용자들도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영어 버전을 우선 개발하고, 이후 일본어와 중국어 등 추가 언어도 단계적으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Q. 마지막으로, 플레이어가 이 게임을 어떻게 기억하길 바라시나요?
퍼즈앤플레이: “귀엽고, 편하고, 부담 없이 그냥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심심할 때나 다른 게임을 하다가 잠시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손이 가는 게임, 오랫동안 켜둔 채로 다른 일을 하다가도 다시 돌아와 편히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 인터뷰를 마치며 : 한 편의 영화처럼, 다시 재생되는 추억
'8번가 비디오'는 단순한 시뮬레이션을 넘어 ‘일상 속 작은 위로’를 담은 힐링 게임입니다. 비디오 가게의 불빛처럼 따뜻하고, 짧은 대화 속에서도 감정이 스며들어 있는 이 작품은 플레이어의 바쁜 하루에서 잠시 멈춤(Pause)을 선물하고, 다시 웃으며 이어가게 하는 ‘Play’를 제안합니다. 퍼즈앤플레이가 전하는 90년대 복고풍 감성의 힐링 시뮬레이션 게임 '8번가 비디오', 그들의 비디오 가게 속 수많은 영화처럼 다음 편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기고 : 게임 테스트 플랫폼 플리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