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이카와 PD "'데몬즈 나이트 피버'는 기존의 공식을 뒤엎은, 악(惡)의 SRPG"
니이카와 소헤이 PD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특별한' 게임을 만들기로 유명한 게임 개발자였다.
PS2 용 '라퓌셀: 빛의 성녀전설'이나 '디스가이아' 등 독특한 매력을 가진 SRPG들을 개발해온 그는 마이너하면서도 독창적인 감성으로 팬덤을 쌓아온 사파(邪派)형 개발자로 인식된다.
그의 게임업계 행보도 특이하다. 2대 니폰이치 소프트웨어 대표를 역임했던 그는 퇴직 후 1년간 소설 집필에 집중했다. 또 슈퍼니치라는 회사를 설립한 후 '이세계의 마녀군주' 라는 독창적인 스시 레인 뮤지컬 액션 어드벤처 게임을 출시해 시선을 모았다.

이후 그는 또 한 번 기행에 가까운 컨셉의 SRPG를 발표했는데, 그 게임이 바로 '데몬즈 나이트 피버'다. 발표와 동시에 수많은 전세계 SRPG 매니아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이 게임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서울 청량리 인근의 아크시스템웍스아시아 회의실에서 니이카와 쇼헤이 PD를 직접 만났다.

'데몬즈 나이트 피버'는 어떤 게임?
'데몬즈 나이트 피버'는 악의 세계 원흉인 주인공이 자신의 부하들을 킬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색다른 전략성을 가진 게임으로, ‘악행을 즐기자’라는 콘셉트로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 버린다.

플레이어가 아기가 되어 버린 사신 '기가스고이데스'의 힘을 되찾고, 정의의 가면을 쓴 거짓된 신을 물리치는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전투 중에 아군 '부하'들을 희생시키는 '부하 혹사 시스템'과 악한 일을 할수록 강력해지는 '악덕 포인트'를 쌓아야 원활한 게임이 가능하다.
지금껏 없던 다크하고 통쾌한 전략 배틀을 즐길 수 있는 이 게임은 오는 10월 22일 정식 출시가 확정됐다.
니이카와에게 묻다, '데몬즈 나이트 피버'의 부하 혹사 시스템
Q: 게임동아: ‘디스가이아’ 시리즈부터 ‘악’과 ‘마계’는 니이카와 PD의 작품을 상징하는 키워드였다. 독립 후 첫 오리지널 게임 타이틀에서도 정의가 아닌 악을 정면에 내세운 SRPG를 택했는데, 이 테마를 다시 고른 이유가 궁금하다.
A: 니이카와 PD: 내 '라이프 워크'라고 칭할 수 있는 3가지를 뽑으면 판타지, 다크 코메디, 호러를 들 수 있다. 이전에 개발한 '디스가이아'도 다크 코메디에 해당된다. 데몬즈 나이트 피버도 그렇다.
다크 코메디를 하게 된 경유는, 당시 니폰이치가 그렇게 큰 회사가 아니었기에 왕도가 아니라 사도를 추구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정파가 아니라 사파의 길이 어필하기 쉽다는 계산이었다.
독립을 하고 나서, 슈퍼니치라고 새로운 회사 이름을 정한 것도 왕도가 아닌 사도의 길로 추구하기 위해서다. 사도를 표방하는 이상 악의 이야기를 고르는 것은 필연적이었다.

Q: 게임동아: ‘악을 즐긴다’라는 콘셉트가 흥미롭다. 실제 게임은 잔혹함보다 코미디에 가까운 방향으로 보이고, 어느 수준의 악인지가 궁금하다. 개발하면서 ‘여기까지 가면 웃기지만, 이 선을 넘으면 불쾌하다’고 판단한 구체적인 기준이 있었나.
A: 니이카와 PD: 플레이어들에게 '악'을 즐기도록 하는 것, 그리고 개발자에게도 악을 주지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사람들마다 애교로 볼 수 있는 장난부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잔혹한 악행 등 악에 대한 시각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까지는 OK. 여기까지는 아웃 등 문장으로 명쾌하게 전달하는 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악의 수준은, 기준점으로 도키야마 아키라 선생의 '닥터 슬럼프'라는 작품 정도다. 악의 캐릭터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구석이 있는 캐릭터 정도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Q: 게임동아: 악행이 반복되다 보면 웃음보다 불편함이 앞설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사람이 죽고 악행이 중심인 게임인데도 CERO B(12세 이상) 등급을 받았는데, 표현 수위를 어떻게 조절했는지 궁금하다.
A: 니이카와 PD: 개발때부터 이용자들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까? 우려하는 부분이 당연히 있었다. 그래서 몇 가지 장치를 해두었다. 우선 킬하게 되는 부하들을 악당으로 설정했다.(죄책감을 줄이는 용도)
또 부하들이 어떤 악당이냐면, 담배꽁초를 노상에 버린다거나, 음식을 훔친다거나 그런 정도의 악당들이다. 또 실제로 그들에게 물리적 피해를 주는 게 아니고, '데몬즈 나이트 피버' 내에 의식만으로 경험하기 때문에 물리적인 피해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설정이다.
등급과 관련해서는 퍼블리셔인 아크시스템웍스아시아에서 훌륭히 현지화해주셔서 좋은 결과가 난 것 같다. 일례로 일본어로 '유괴'가 한국에서는 '보쌈'이라고 표현되는 등 한국에 맞게 현지화가 되었다.

Q: 게임동아: SRPG 이용자 대부분은 유닛을 아끼고 한 명도 잃지 않으려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을텐데, 망설임 없이 아군을 희생시키게 만들려면 시스템 이상의 설득이 필요했을 것 같다. 어떻게 동기를 부여했는가.
A: 니이카와 PD: 부하 혹사 시스템 자체가 '악을 즐긴다는 컨셉'에서 태어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시작부터 '디스가이아'와는 완전히 다르게 구상해보자 라고 했고, SRPG의 기본적인 상식을 완전히 깨부수자는 생각이었다.
'악이기 때문에 동료는 없고, 악이기 때문에 부하들을 장기말로 쓸 뿐이다' 같은 식이다. "그래서 악이기 때문에 적이든 아군이든 모두 다 죽여버리고, 마지막에 서있는 사람이 나면 되는 거잖아?! " 그런 발상에서 이 게임이 태어났다고 볼 수 있다.
Q: 게임동아: 부하를 계속 킬해나가면, 어떻게 능력치를 강화시키게 되는지 궁금하다.
A: 니이카와 PD: 질문하신 것처럼 부하들을 일반적인 SRPG에서 보이는 패턴처럼 육성할 수 없기 때문에, 부하들을 킬하면 전생해서 더 강하게 돌아온다는 설정이다. 그런 전생 시스템을 마련했다.
아끼는 부하일 수록 더 죽게 시켜야 더 강해지는 구조로, 정말 괜찮아? 하고 걱정해주시는 분도 계시지만 킬하면 할 수록 감각이 마비되실 거라서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한가지 주의해야할 점은, 부하들을 킬하면 전생에 강력해서 돌아온다고 했지만 플레이어가 부하를 킬했을 때의 얘기고, 적이 부하를 쓰러뜨려버리면 그 부하는 영영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 그점을 기억해두자.
부하를 통제할 수 없지만, 색다르고 재미있는 시스템

Q: 게임동아: 이 게임은 부하를 직접 조작할 수 없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전략 게임인데 의도적으로 부하의 통제권을 빼앗은 이유와, 그 과정에서 어디까지를 ‘운’으로 허용했는지 궁금하다.
A: 니이카와 PD: 부하를 직접 조작할 수 없는 건 일반적인 SRPG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통제를 할 수 없는 캐릭터를 간접적으로 제어해서, 어떻게 원하는 결과를 달성할 것인가가 포인트다.
부하가 플레이어가 원하는 쪽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 갔다고 하면, 일부러 주인공을 적진 한가운데로 보낸 후 텔레포트로 두 유닛의 위치를 바꿔버릴 수도 있다. 행동 포인트제니까 행동 포인트가 남아있는 한에는 어떤 짓을 해도 상관없다.
이렇게 텔레포트로 서로의 위치를 교환한 후, 이 부하를 폭발시키면 그 폭발에 휘말려서 적들도 죽게 된다. 이것이 기본적인 싸움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Q: 게임동아: 이전에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초회 플레이에서 '데몬즈 나이트 피버'의 1회차는 시간 제한 때문에 클리어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고, 반복 플레이를 통해 점점 효율적인 루트를 찾는 구조라고 설명한 바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A: 니이카와 PD: 우선 이 게임은 플레이어분들이 자기만의 공략법을 찾아서 공략해나갔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여러 번 반복 플레이를 즐기는 것을 전제로 했다. 우선 육성 요소가 많다. 던전에 들어간다거나 아이템을 훔친다거나 부하들을 끌고 온다거나 스킬 보드 등을 강화한다거나.
만약 1회차에 게임오버가 됐다고 치면, '재미없어'하고 가버리면 곤란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장치를 준비해두었다. 여러가지 업적을 준비했고, 다음에 좀 더 강한 형태로 시작할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할 것이다.
또 1회차를 플레이하면서 내가 한 가지에만 치우쳐져 있었나. 내 공략법이 잘못됐나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아 다시 한 번 도전해볼까' 라고 느끼도록 여러가지 설계를 해두었다.

Q: 게임동아: 타임어택이 장르의 핵심 카테고리로 들어가는 구조상 결국 최적 루트가 발견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특정 빌드나 플레이 방식이 정답처럼 굳어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
A: 니이카와 PD: 최단 시간에 클리어하는 공략 방법이 정형화될 수도 있지만, 상당하게 익숙하게 익히신 분들만이 그렇게 플레이하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솔직히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최단 루트를 찾아내신 분들에게 박수를 치면서 대단하다고 감탄을 하는 스타일이다.
약간 대책이 되어 있는 부분도 있긴 한데, 아이템이라든가, 부하 라든가 랜덤성을 부여했기 때문에 누군가가 최단 루트를 찾았더라도 다른 사람이 100% 재현해내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Q: 게임동아: 챕터 보스를 쓰러뜨릴 때마다 ‘괴인이 되어 전대 히어로를 쓰러뜨리는’, ‘마녀가 되어 마법소녀를 혼내 주는’ 식으로 상황이 통째로 바뀐다. 챕터마다 다른 게임처럼 느껴질 정도의 변화를 준 이유가 있는가.
A: 니이카와 PD: '데몬 나이트 피버'의 본질은 일종의 게임 내의 게임이라고 할까. '데몬 나이트 피버'라는 프로그램은 사신을 쓰러뜨리기 위해 사신을 부활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주인공인 고양이 캐릭터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때에, 그때를 대비하여 사도를 선택하여 자신을 부활시키도록 했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사도라는 친구와 최대한 즐기면서 그 의식을 즐기면서 실행할 수 있도록 게임화하면서 철야하면서 만든 프로그램이 이 '데본 나이트 피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사도가 되어서, 사신이 될때까지의 여정을 대신 체험을 해보는 경험을 하게 되는 그런 게임이다.

그래서 제1장은 사신 대 히어로라는 컨셉으로 되어 있고 그 다음 장에서는 마법소녀와 마녀라는 대립 구도로 되어 있다. 그래서 단순히 스토리 상의 대립구조, UI 변경을 가한 것에 대해서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정말 심플한 이유인데, 질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이 게임같은 경우는, 반복을 해서 강화를 해나가면서, 클리어하여 공략해나가는 게임이지만, 반복성을 상정하더라도 질리는 부분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이런 반복성이 있는 게임이 플레이어를 질리게 하는 것은 크리에이터로써 하면 안되는 부분이라 질리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한 거라고 봐주면 된다.

Q: 게임동아: 이번 캐릭터 디자인은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로 잘 알려진 히무카이 유지 씨가 다당했다. 히무카이 유지 씨를 고른 이유가 무엇인가.
A: 니이카와 PD: '디스가이아' 등에서 함께 일했던 하라다 씨를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는 니폰이치의 일원이기 때문에, 그분을 기용한다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한순간 생각하는 것으로 끝났다.
악을 즐긴다는 것. 그 부분에서 히무카이 유지 씨가 떠올랐고, 그에게 주요 인물들도 매우 적고 개발 기간도 넉넉하다고 말하고 허락을 받았다. 하지만 중간에 캐릭터들이 늘어나고 일이 많아지면서 히무카이 유지 씨에게 '속았다' 라는 얘기를 듣게 됐다.

Q: 게임동아: 출시 이후 이용자들이 어떤 식으로 게임을 깨는 모습을 가장 보고 싶은지 궁금하다. 최단 기록 경쟁인지, 엉뚱한 부하 조합인지, 혹은 개발진이 예상하지 못한 공략법인지.
A: 니이카와 PD: 가끔 개발자들이 전혀 생각치 못한 방식으로 플레이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전 그런 걸 매우 즐거워하는 타입이다. 그래서 RTA라는, 리얼타임어택을 넣은 만큼 유저들이 어떻게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공략을 해나갈지 기대가 되고 있다.
그래서, 실력에 자신있다는 분들이나 게임 방송 스트리머분들, 버튜버 분들은 게임을 꼭 한 번 도전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Q: 게임동아: 아크시스템웍스와 협력하게 되었는데 소감을 부탁드린다.
A: 니이카와 PD: 개인적으로 아크시스템웍스 대표님과 오랜 술친구인데, 이 게임을 들고 가보니 '괜찮네' 하고 가져가신 것이 이번 계약의 계기다. 그래서 아크시스템웍스는 제게 은인같은 존재다.
현재 아크시스템웍스는 대전격투게임을 개발하는 이미지가 강한데, 이 타이틀을 통해 아크시스템웍스가 SPRG에서도 잘하는 회사가 되길 바란다. 그것이 아크시스템웍스에 대한 은혜갚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또 '디스가이아'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현지화팀이 작업해주셔서 여러모로 감사드린다.

Q: 게임동아: 마지막으로, 한국의 팬과 게임을 기대하고 있는 플레이어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A: 니이카와 PD: 유쾌한 블랙 코메디 세계관과 정말 색다른 SRPG를 찾으시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드리고 싶다. 정말 열심히 준비한 만큼 한국의 팬분들이 많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