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비상을 꿈꾼다.
국산 게임의 기대작 드디어 등장하다.
게임 잡지를 즐겨 보는 게이머라면 몇 년전부터 기대작 코너에서 항상 다뤄지던 에이스사가라는 게임을 기억할 것이다. '처음 시도되는 국산 3D
전략시뮬레이션', '공중유닛이 주가 되는 전략시뮬레이션', '홈월드와 스타의 장점을 하나로...' 등의 거창한 홍보문구와 하나씩 하나씩
공개되었던 멋진 스크린 샷 때문에 필자를 비롯한 많은 게이머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했던 에이스사가. 하지만 제작기간이 길기로 유명한 블리자드
게임보다 더 긴 개발기간 때문에 게임 개발을 포기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었었으니 게임의 완성도는 둘째로 하고 우선 나와준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이다.
종족의 차이가 뚜렸하다.
에이스사가에는 바르웨이와 데슬릿이라는 두 개의 국가 즉, 두 개의 종족이 등장한다. 스타크래프트 이후에 등장한 대부분의
전략시뮬레이션들은 모두 종족수를 늘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에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종족의 차이가 뚜렸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편이다.(스타크래프트처럼 종족의 차이가 뚜렸하다면 모를까 서로 비슷한 녀석들이 등장한다면 차라리 두 개인 것이 더
좋지 않은가..)종족간의 차이점을 비교해 보면 바르웨이 측은 우리가 다른 게임에서도 많이 볼 수 있었던 전투기와 탱크 중심의 유닛 즉,
스타크래프트의 테란과 비슷한 유닛 구조를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테란 유닛과 똑같겠구나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비슷하다라는 느낌을
주는 유닛이 몇가지 존재하긴 하지만 스펜더라는 유닛의 특수능력. 아마겟돈 웹이나 템페스트의 에너지 드레인같은 기술은 다른 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에이스사가만의 독특한 요소이다. 그 다음으로 데슬릿 쪽을 살펴보면 지금까지 전략시뮬레이션에서 표현된 적이 없는 정말 독창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데슬릿의 유닛들은 기본적으로 생체병기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흉폭한 생명체들을 트러스터의 마인드 링크 기술을 통해 길들여서
전투유닛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흔히 말하는 밥집의 유닛 체크가 생산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인드 링크를 할 때 체크가 되고, 마인드
링크가 풀어져 광포화 상태로 변하면 일단 컨트롤이 불가능해지며, 적과 아군을 불문하고 주위의 모든 것을 공격하기 때문에 기존에 본적이 없는
시스템이라는 필자의 말에 딴지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독창적인 유닛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종족디자인에 아쉬움을 느끼게 되는 것은
종족간의 밸런스가 아직까지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점이다.(처음 플레이 하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유닛들이 나오는 바르웨이 쪽에 손이 가겠지만
게임을 많이 해보면 데슬릿 쪽이 좀더 강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처음부터 밸런스가 완벽한 전략시뮬레이션은 없으니 앞으로 패치를 통해 보다
완벽한 밸런스를 찾아가기를 바란다.
멋진 공중전
에이스사가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모든 전투가 공중유닛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지상 유닛이 존재하긴 하지만 공중유닛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지상유닛이 쏜 미사일도 피해 버리니 거의 모든 전투가 공중유닛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물론 다른 게임에도 공중유닛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긴 한다. 하지만 지상유닛에 비해 유닛 수도 적을뿐더러 모든 전투의 끝을 맺는 것은 지상유닛이 아닌가. 반면
에이스사가에서는 유닛의 대부분이 공중유닛이며 전투의 끝을 맺는 것도 공중유닛이다. 비록 유닛 제한 수가 120 밖에 되질 않아 그리 많은
수의 병력이 부딪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십대의 전투기가 공중에서 벌이는 전투신과 공중기뢰의 폭발장면은 정말 압권이다.(거기다 모선까지
첨가되면....)
멋진 공중전투신
|
공중기뢰 폭발장면
|
박력있는 모선 모습
---|---|---
모선이 정말 멋지다.
에이스사가의 공중전을 빛내주는 또 한가지의 요소는 바로 모선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모선에 대해 잠깐 설명하자면 홈월드처럼 베이스의
역할을 하는 모선이 아니라 워크래프트 3의 영웅과 같은 역할을 하는 유닛으로 전투의 승패를 좌우할만큼 비중이 큰 유닛이다.(적의 모선만
격추시켜도 거의 이긴 것과 다름없다.)일반 공격력과 HP도 보통 유닛에 비해 월등하지만(가격도 ^^)모선에 따라 다르게 주어지는 특수기술은
전세를 한번에 뒤집을 만큼 엄청난 위력을 보여준다.(예를 들자면 타일론의 그랜드 스피어는 모선 밑에 있는 지상유닛과 건물에 엄청난 데미지를
주고, 도리안의 플라즈마 베리어는 일정시간동안 주위 유닛을 무적상태로 만들어준다.)요새 등장하는 전략시뮬레이션은 거의 다 영웅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니 에이스사가만의 독창적인 시스템이라고 보기에는 힘들지만 엄청난 크기의 모선이 벌이는 공중전은 다른 게임의 영웅들이 보여주지 못하는 멋진
장면임이 틀림없다.
도리안의 플라즈마 베리어
|
타일론의 그랜드 스피어
|
모선끼리 1:1 전투
---|---|---
자원시스템
에이스사가에 나오는 자원은 모두 세가지로 하나는 돈의 역할을 하는 크로어이고 두 번째는 파일럿, 그리고 세 번째가 전력이다. 파일럿은
다른 게임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으니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크로어의 경우에는 스타크래프트처럼 계속 일꾼이 자원을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광물
추출기를 크로어 위에 설치하면 알아서 자원을 채취해주는 편리한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때문에 스타크래프트처럼 초반에 일꾼들 컨트롤에 머리
싸맬 일이 없다.)그리고 마지막으로 전력은 C&C에서 도입된 개념으로 발전소를 지어 얻을 수 있으며, 전력이 일정수준 이하가 되면 각종
페널티를 받게 되기 때문에(80% 이하이면 기지 내 건물이 정상작동 하지 않으며, 50% 이하일 때는 유닛 생산이 불가능해진다.)적의
광물추출기를 파괴하는 작전뿐만 아니라 적의 발전소를 노려 적기지를 정지시키는 다양한 작전을 구사할 수 있다.
괜찮은 그래픽, 수준낮은 동영상
게임이 발매되기 이전부터 공개되었던 홍보용 스크린 샷에서 이미 느끼고 있었지만 에이스 사가의 그래픽은 정말 놀라울 정도이다.(이제 국산
게임이 그래픽이 떨어진다는 말은 옛 얘기가 된 듯 하다.)3D로 표현된 지형표현도 멋지고,(이 행성은 모든 지형이 잔디와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조금 썰렁해보인다는 것이 문제긴 하지만...)모선의 박력있는 모습이나 수십대의 공중유닛이 한꺼번에 공중전을 펼치는 모습은 정말
압권이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것을, 화면을 확대해서 플레이했을 때만 볼 수 있다는 점인데(처음에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시점이 상당히
원거리이기 때문에 그래픽에 관한 첫인상이 안좋을 수도 있지만 카메라 시점을 잘 잡아서 플레이하면 외국 게임 못지 않은 멋진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넓은 지형, 모선과 일반 유닛의 사실적인 비례를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기로 한다. 그 다음으로 동영상에
대해 얘기하자면 정말 실망이다.(이런 동영상은 정말 오랜만이다. 어떻게 동영상이 게임 플레이 화면보다 못할 수가 있는지.)요즘 공개되고 있는
다른 국산 게임들의 동영상을 보면 외국게임에 비해 결코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데(피터 정이 관여한 악튜러스 동영상을 빼더라도 마그나카르타나
창세기전3, 나르실리온의 동영상까지..)이것들보다 나중에 출시된 에이스사가의 동영상이 이정도 밖에 안된다는 것은 정말 실망이다. 설마 필자의
예상대로 게임 처음 개발할 당시에 만들었던 동영상을 그대로 삽입한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이해가 되지만(이해하면 안되는 것인가..
^^;)이런 동영상을 넣기 보다는 그냥 게임 플레이 화면을 가지고 동영상을 만드는 것이 게임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력있는 전투장면
|
미션 동영상 1
|
미션 동영상 2
---|---|---
엔딩 동영상 1
|
엔딩 동영상 2
|
엔딩 동영상 3
---|---|---
음악은 멋지지만 효과음은...
에이스 사가의 음악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는 국내 게임음악의 선두주자 템프 팀이 맡아서 했다. 필자가 리뷰때마다 얘기하는 것이지만
정말 템프의 실력은 대단하다. 에이스사가의 음악도 이전에 템프가 작업했던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상당한 수준을 자랑하며, 왜 전문가를 써야
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해준다. 필자의 음악적 지식이 짧은 관계로 어떤 종류의 음악이 들어갔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할 수 없지만
한마디만 하겠다. 그냥 듣기에 좋다. 그리고 효과음은 그다지 나쁘진 않지만 BGM에 비한다면 조금 밀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게임 중에 게임
진행상황을 보좌관의 음성으로 알려주는 것은 대단히 훌륭하지만(데슬릿과 바르웨이의 보좌관 음성이 다르다는 점도 상당히 맘에 든다.)무기의
발사음과 폭파음, 그리고 모선이 파괴될 때의 효과음은 나쁘지는 않지만 뭔가 아쉽다...(필자에게 가장 인상 깊게 들린 효과음이 모선 폭발음이
아니라 데슬릿의 마인드 링크 할 때 나오는 소리이니...)필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전투시 나오는 효과음이 박력있는 전투화면 만큼이나
강렬했었다면 더 좋은 느낌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짜임새 있는 싱글 캠페인
이 게임의 시나리오는 행성 아곤에서 벌어지는 데슬릿과 바르웨이 간의 전투를 바탕으로 한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진부하고 개성없는
시나리오 같지만 싱글 캠페인 디자인을 잘했는지 캠페인을 진행해보면 상당히 괜찮다는 느낌을 준다. 캠페인 구성은 총 29개의 미션으로(트레이닝
미션 제외)바르웨이와 데슬릿을 번갈아 가면서 플레이 하게 되어 있는데, 같은 사건을 바르웨이와 데슬릿 입장에서 플레이하도록 구성되어 있어
같은 미션을 두 번씩 플레이하는 경우도 생긴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자면 1장과 2장에 등장하는 A3같은 미션이 되겠는데
양쪽다 미션 목표가 '15분간 적의 공격을 버틴다' 이지만 바르웨이 입장에서 플레이할 때는 왜 데슬릿이 그곳으로 병력을 집결시켰고 왜 15분
지나면 협상을 해서 전투를 그만두게 되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하지만 2장에서 데슬릿 입장에서 플레이를 하면 정확한 설명을 듣게 되니
처음 바르웨이 측만 플레이했을 경우 상당히 어색하다고 느껴졌던 시나리오 전개가 데슬릿 쪽을 플레이 함으로써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왜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야 했을까..
위에서 말했듯이 캠페인의 시나리오는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캠페인만 생각하면 이가 갈리는 이유는 바로
난이도 탓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공략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긴 했지만 이 캠페인을 모두 깨고 엔딩을 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 지 의문이다.(이거 만든 사람들도 못 깨는 거 아니야...)아무리 시나리오가 재밌다고 해도 같은 미션을 한 50번 정도
반복해서 플레이 해봐라. 짜증 때문에 당장 집어던지게 될 것이다. 난이도를 높여서 플레이 타임을 늘리려는 제작자의 술책은 이해가 가지만
쓸데없이 너무 높은 난이도는 게임을 바로 포기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좀 알아줬으면 한다.
간단한 맵 에디터
모든 전략시뮬레이션이 다 제공하는 기능이니 별로 특별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이것에 대해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한글이라는 점. 영어가
약한 관계로 다른 게임 맵 에디터는 손도 못대던 필자가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이니 정말 간단하다. 하지만 단점은 역시 맵에 집어넣을 수 있는
요소가 거의 없다는 점. 단순히 지형 높낮이와 색깔, 그리고 물만 삽입할 수 있고 다른 요소는 거의 없어서 아무리 참신하게 만들고 싶어도
만들고 나면 캠페인에 나오는 맵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서 가슴이 아프다.
몇가지 아쉬운 점들...
국산 최초 3D 전략시뮬레이션 치고는 상당한 수준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에 의해 평가를 하자면 약간 미숙한 점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위에서 잠깐 얘기 했었지만 멋진 그래픽을 보기 위해서는 근접화면으로 플레이 해야 하는데 실제 게임을 플레이하면 모선과 일반유닛을
같이 컨트롤하기 위해 최대한 원거리로 카메라 시점을 놓고 플레이 해야 하기 때문에 게임 중에는 멋진 그래픽을 감상하는게 쉽지 않다.(최대한
원거리에서 화면을 보면 모선과 유닛의 크기 비례 때문에 일반 유닛이 콩알 만하게 보이니 상당히 실망하게 될 수도 있다.)그리고 바르웨이쪽
공중유닛 컨트롤이 힘들다는 점도 커다란 단점이다. 데슬릿 쪽이야 공중 정지비행이 가능하지만 바르웨이 쪽은 정지비행이 불가능해서 유닛에게 내린
명령을 모두 수행하고 나면 자기 멋대로 아무곳이나 착륙해 버리니 부대 지정을 안한다면 자기 유닛이 어디로 갔는지도 파악하기 힘들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단점을 들자면 맵의 표현이 상당히 썰렁하다는 점이다. 지형의 굴곡표현이 상당히 멋지긴 하지만 맵의 크기에 비해 안의
구성물이 부실해서 맵들이 전체적으로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지형이 전략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점도 상당한 문제이다.(이 놈의 행성은
사람도 안사는지 도시가 표현된 맵도 달랑 하나고, 나무도 썰렁하게 몇그루씩만 있다. 그래도 문명이 발달한 행성인데 잔디하고 사막만 있지는
않을 것 아닌가...)
배틀 아레나에 사람이 많아졌으면...
에이스사가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3D 전략시뮬레이션이지만 결코 외국 게임에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종족 디자인도 괜찮은
편이고 국산 게임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만큼 멋진 그래픽, 멋진 BGM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칭찬받을 요소가 많은 게임이다. 비록 정말
수준낮은 동영상, 밸런스 문제, 그리고 싱글 캠페인의 지나치게 어려운 난이도 등의 약간 미숙한 면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명작중에 명작이라는
스타크래프트도 처음부터 완벽했던 것은 아니지 않은가. 스타크래프트가 완벽해 진 것은 배틀넷을 이용하는 수많은 베타테스터들 덕분이다.)배틀
아레나에 무료(^^)베타 테스터들이 많아진다면 보다 완벽해질 수 있는 기본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자면 '손노리나 소맥등의
대형회사도 포기하는 어려운 시기에 출시된 국산이니 사줘야 한다' 라든지 '국산게임이니까 이해하자' 등등의 동정표를 받지 않아도 될만큼 괜찮은
게임이니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에이스사가를 즐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