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에 꿈을 펼쳐라

#PC

신세계를 향해서
'바다는 남자의 로망'이라는 말이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바다 건너 저편에 대한 많은 호기심과 신세계를 향한 동경은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을 통해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소재이다. 최근에는 청소년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인 '원피스'가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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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가보지 못한 '위대한 향로'를 지나 'One Piece'를 찾으러 가는 모습을 그렸고, 게임으로는 코에이의 '대항해시대'가 신세계를 향한 염원을 강하게 그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스토리에 중점을 두어 RPG와 시뮬레이션의 중간 선상에 놓여있는 대항해시대 시리즈와 스토리를 중점으로 두지 않고 경제와 퀘스트에 중점을 둔 포트로얄, 그리고 RPG적인 요소와 스토리를 혼합했지만 경제의 개념이 적고 SIM 시리즈의 성격을 지닌 컬쳐스, 이 3가지를 잘 버무려놓은 게임 하나가 등장했으니 이 게임의 이름은 바로 아노1503이다. 그럼 오늘은 EA에서 한글화까지 해서 출시했지만 너무나 쉽게 지나쳐버린 이 게임을 자세히 파헤쳐보자.

한눈에 들어오는 그래픽
어설픈 저해상도 그림을 몇 장 붙여놓은 듯한 성의 없는 메뉴를 처음 봤을 때 아노1503에 대한 무지막지한 불안감이 밀려왔는데 다행히 그것은 너무 이른 판단이고 착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아노1503은 최근 추세에 맞지 않게 2D로 제작된 그래픽이지만 3D 버금가는 화려하면서도 세밀한 그래픽을 보여준다. 게임 플레이 중 총 3가지 단계로 해상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한쪽만을 볼 수 있는 쿼터뷰 시점의 불편함을 2D임에도 불구하고 4가지의 시점을 변경시킬 수 있게 해 게임의 편리함을 높였다. 또한, 모든 오브젝트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움직이게 되어 있어 게임을 하면서 바다에 떠다니는 각종 고래와 물고기들을 구경할 수 있으며, 북쪽의 얼음지방에서는 한가로이 놀고 있는 펭귄과 바다사자를 구경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마을에서는 물건을 사러 나온 혹은 술을 마신다거나 교회에 예배를 드리러 가는 이주민들을 확인할 수 있으며 생산된 물건을 창고로 옮기는 짐꾼의 움직임도 확인할 수 있다. 거기에 전체 맵의 남쪽, 중부, 북부지역에 따라서 각 섬의 자연환경이 다른 모습까지도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오브젝트의 움직임들은 직관적으로 게임의 흐름을 알 수 있게 해주는데 큰 역할을 하며, 템포가 느린 아노의 특성을 고려해 보았을 때 보는 즐거움을 만족시켜주는 중요한 부분이기에 높은 평가를 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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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한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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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개인가 바다사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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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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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자연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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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분위기를 살리는 것은
게임을 즐기면서도 막상 그 게임에서 나오는 음악에 집중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FPS게임을 할 때는 음악보다는 그 음악에 대한 분위기가 귀에 들어오는 편이라서 쉽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노 1503의 음악은 곡 자체가 좋고 템포도 느린 편이라 귀에 잘 들어온다.
아노1503의 음악은 다양한 민족이 등장하는 것에 맞춰 그 지역의 민속 멜로디를 주로 사용했으며, 플레이어가 각각의 지역으로 화면을 이동할 때 그 지역에 맞는 BGM으로 변경을 시켜주기 때문에 플레이어에게 섬에 대한 분위기와 감정을 잘 전달해준다.( 아노1503의 음악은 주로 격정적인 분위기를 표현하기보다는 편안하며 안정적인 선율을 들려주어서 게임을 하는 유저가 편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물론 게임 중에 플레이어가 원하는 음악을 선곡할 수 있으며 음악이 너무 좋아서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음악을 듣고 싶은 유저라면 CD에서 직접 WAV파일을 불러와서 들을 수도 있다. 최근에는 게임들이 비주얼에 많은 비중을 두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용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SF, MP3, OGG같은 압축방식의 음원을 사용하는데 아노1503은 WAV를 사용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그런데 파일의 용량을 봤을때는 왠지 파일명만 WAV고 압축방식을 사용한 것 같기도하다.......)
게임을 하면서는 아름다운 BGM과 함께 여러 가지 효과음도 들을 수 있는데 플레이어가 건설을 할 때라던가, 정착지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 여러 동물들의 소리 등 여러 가지 효과음을 들을 수 있는 점은 좋다. 그러나 너무나 강력한 BGM의 임팩트 때문에 상대적으로 효과음이 죽는다는 느낌이 들기는 한다.

전체적인 게임 진행
전체적인 게임 진행은 우리가 이제까지 보아왔던 이런 류의 게임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단 가장 최근에 접할 수 있었던 컬쳐스2와 포트로얄을 절묘하게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다.
아노1503의 게임진행은 크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이주민들이 정착할 수 있는 신세계를 구축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해상을 누비고 무역을 하면서 정착하는 섬을 늘리는 것이다. 아노1503에서 경제활동은 길을 잘 닦아두고 각 건물들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조건을 맞춰주면 자동으로 생산, 경제 활동이 진행되는 방식인데, 이런 모습은 컬쳐스2에서 건물들을 세우고 자원 캐는 곳을 알려주는 방식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전투 역시 컬쳐스2와 비슷한데 약간의 조합과 업그레이드로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 있으며 그게 아니라면 과감하게 물량으로 승부하는 단순한 전투이다.(아노1503에서 전투의 비중은 꽤나 높은 편으로 이를 이용 외교시에 적국을 압박해서 공물을 뜯어낸다거나 해적을 고용해 적국을 공격할 수 있다.)아노1503에서 이런 점들이 컬쳐스2와 비슷하다면 해상에서 무역을 하고 해상을 돌아다니고 여러 섬을 돌아다니는 모습은 왠지 모르게 포트로얄과 닮아있다.
아노1503의 게임진행은 큰 굴곡 없이 완만한 언덕을 올라가는 느낌이다. 게임이 조금 느린 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게임에 재미를 느끼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해서 이런류의 게임을 싫어하는 유저라면 금방 지루함을 느낄 수 있게 되겠지만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게임에 조금씩 재미를 붙이게 된다면 어떤 게임보다 대단한 집중력과 중독성을 보여준다. 처음 식량을 구하기 위해서 열심히 움직이고 조금씩 이주민정착지를 발전시키게 되면 이후에는 자금의 압박을 받게 되고 각 나라에 압력을 받게 되며 정착민들의 여러 가지 요구를 들어줘야 하고 계속해서 다양한 변수들이 플레이어를 계속해서 궁지로 몰아넣으면서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는 아노1503의 재미는 아는 사람만이, 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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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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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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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을 해서 돈 벌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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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아프게 만드는 것들
아노1503 게임 자체만 두고 본다면 특이할만한 새로운 부분은 없지만 이런 류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푹 빠져들만한 요소들을 잔뜩 가지고 있다. 먼저 수학적이면서 퍼즐적으로 경제활동을 풀어가야 하는데 예를 들어 나무를 생산하는 '산지기 오두막' 근처에는 나무라는 자원이 있어야 하며 이 자원을 옮길 수 있게 창고까지 길이 방향에 맞게 건설되어야 한다. 또한 식량을 파는 식료품점은 물건을 조달할 수 있는 창고가 주변에 있어야 물건을 팔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각 건물과 자원은 서로 어떤 특정한 조건을 가지고 있어서 그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생산을 하거나, 유통을 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은 분명 플레이어를 생각하게 만들고 고심하게 만든다. 게다가 이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하얀 백지에 자신만의 이주민 정착지를 그려야 하기 때문에 잘 계산된 작도를 하지 않으면 필자가 지은 것처럼 형편없는 이주민 정착지가 만들어지게 된다.(헉헉...한 템포 쉬고...)더군다나 이러한 점의 변수는 이주민들이 원하는 요구를 계속 충족시켜 줘야 한다는 것인데 이주민의 집을 클릭하면 나오는 여러 가지 만족 게이지를 충족시키지 않으면 이주민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심해지면 결국 이주민이 폭동을 일으켜 집을 파괴하는 사태까지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이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건설하고, 필요한 건물들을 건설하다보면 섬이 순식간에 복잡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머리 아프게 생각하면서 게임을 해야 한다. 근데 이런 머리아픔은 왠지 모르게 재미있다.(가학성으로 재미를 느끼는 게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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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마다 작물생산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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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블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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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쑥대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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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를 위한 배려
이렇게 아노1503은 머리 아프게 만드는 대신 초보자를 위한 배려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등장하는 메뉴들에 대한 다양한 도움말을 확인할 수 있고 경제활동에 문제가 생긴다거나 하면 도움말이 바로 표시되며 플레이어가 원하면 언제든지 도움말을 불러 검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튜토리얼을 통해서 게임을 처음 접하는 유저들도 쉽게 배워나갈 수 있다.
시스템에서도 편리함을 볼 수가 있는데 무역을 할 때 선박을 움직이고 물건을 내리거나 실어서 진행 시켜야 하는 부분의 반복 동작을 자동무역경로 설정으로 편리하게 진행할 수 있다. 또한 길을 내고 건물을 세울 때 입구를 자동으로 길 쪽으로 맞춰주는 편리함도 존재한다.

그래도 아쉬움은 남고
아노1503은 분명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들이 눈에 보인다. 먼저 건물을 세울 때 건물의 입구 방향을 길 쪽으로 자동 조절하는 키가 있는데 이왕이면 자동으로 입구 방향을 조절해주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두 번째로는 게임 진행 템포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삽입해 기다림의 시간을 줄일 수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스토리에 대한 비중이 너무 적은데 스토리에 대한 비중이 없다면 게임을 할 때 감정이입이 적어지며 게임에 쉽게 흥미를 붙이기 어렵다.(그만큼 필자도 게임을 하면서 집중하기 어려웠다.)
한글화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고 넘어가야 하는데 텍스트의 경우는 완전 한글화가 되었지만 게임 중 발생하는 이벤트는 텍스트가 제공되지 않고 음성이 나오기 때문에 영어를 모르는 유저라면 게임을 하면서 어려움을 느껴야 한다. 이점은 완벽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이런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는 매우 아쉬운 점이다. 마지막으로는 게임에 강한 특징이 없다는 점인데, 여러 게임의 장점을 골고루 갖춰놓았지만 막상 아노1503만의 큰 특징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게임을 하면서 무언가 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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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 같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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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on't speak E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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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새로운 것을 향한 욕망을 그린 게임이지만 아이러니하게 정작 게임에는 새로운 것을 찾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처음 시작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조금만 적응한다면 누구나 재미있게, 또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말하고 싶다. 덧붙여, 이런류의 게임을 정말 좋아하고 컬쳐스2와 포트로얄 이후에 정말 할 게임을 찾지 못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이 게임은 편안한 안식처 같은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메인요리는 아니지만 에피타이져 그 이상을 할 수 있는 요리. 그것이 바로 아노150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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