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차 대전의 항공전을 충실하게 재현한 게임

#PC

새로운 명작의 등장
한국에서 유명한 비행시뮬레이션 게임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전투기 시뮬레이션으로는 팰콘4.0이 유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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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항공기 시뮬레이션으로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시리즈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이번에 리뷰 할, 앞의 두 게임보다는 조금 덜 알려졌지만 비행시뮬레이션 게임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IL2 : Forgatten Battle 이 있다. 위의 세 게임 모두 각각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낫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비행시뮬레이션 팬들 사이에서는 프로펠러 비행기의 특성을 잘 표현한 게임으로는 IL2 : Forgatten Battle을 넘어서는 게임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야기되곤 한다.
IL2 : Forgotten Battle (이하 IL2:FB)는 제2차 세계대전 때의 항공기를 소재로 한 게임으로서, IL2 : Sturmovik 의 확장판이다.(혹시 착각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IL2 라는 것은 IL이라는 게임의 두 번째 시리즈가 아니라 러시아의 비행기 IL-2를 일컫는 말이다)IL2 : Sturmovik 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단독으로 실행되는, 확장팩이 아닌 확장판인 IL2:FB는, 전편에 이어 그동안 게임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았던 2차 세계대전에서의 러시아와 독일간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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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총이 불을 뿜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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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투카의 각도계 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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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에서 불을 뿜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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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온 새로운 게임
러시아 사람들은 확실히 특이한 걸 잘 만들어낸다. 아니, 그들이 특이하다기 보다는 한국에서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만든 것을 더 많이 접할 수 있고 또 선호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른다. 이 말을 꺼낸 것은 IL2 : Forgotten Battle이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이유 때문이기도 하고, 이 게임이 다른 게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배경부터 조금 색다른데, 그동안 거의 다루어지지 않은 러시아와 독일간의 전쟁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내용상으로도 이제까지 잘 다루어지지 않았던 프로펠러 비행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물론 2차대 전 말기에 개발된 최초의 제트기도 나오긴 하지만)그리고 아케이드 성이 아닌 사실성을 택했기 때문에 이제까지의 그 어떤 게임보다 사실성이 넘치는 프로펠러 비행기를 조종해 볼 수 있다. 그런 것보다도 가장 특이한 것은 오프닝과 메뉴다. 이건 정말 특이하다. 좋은 쪽이 아닌 쪽으로 특이하다. 왠지 모를 엉성한 분위기에, 글씨체를 비롯한 전반적인 모습이 그다지 세련되지 못한 모습으로 만들어져 있고, 특히 오프닝화면이 실제게임화면을 이용한 화면이라서 꽤 긴'로딩'(!)과정을 거치게 되며, 오프닝화면을 그냥 넘기고 싶으면 '세계적인 유행' 인 ESC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Alt+C를 눌러야 넘어가게 되어 있는 것 등 확실히 특이하다. 그 과정을 지나 메뉴로 들어오면, 상당히 무뚝뚝하고 딱딱하고 세련되지 못하게 생긴 메뉴를 볼 수 있다. 이런 좀 딱딱하고 친절하지 않아 보이는 부분은 국내 유통사에서 제작한 친절하고 상세한 메뉴얼이 어느 정도 만회하고 있기는 하지만 세련되지 못하다는 인상을 지우기에는 충분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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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가 딱딱하게 생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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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화면은 최상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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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위를 날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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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이거 잘 만들었는데?
일단 별로 세련되지 않게 생긴 메뉴를 지나 실제 게임화면으로 들어오면, 이제야 비로소 그 진정한 모습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실제 게임화면은 메뉴화면의 그래픽과는 영 딴판인 의외로 좋은 그래픽이다. 지표면의 모습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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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의 모습이나, 그 외의 자잘한 물체들까지 흠잡을 데 없는 깔끔한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다. 하늘의 표현이나 지표면의 표현은 기체의 표현만큼은 상세하지 않지만 부드러운 색감을 바탕으로 게임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가고 있다. 또 기체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프라모델을 보는 것 같은 매끈한 모양을 하고 있으며, 실제 비행기에서 움직이는 부분은 모두 움직이는 세밀함을 보여준다. 기체뿐만 아니라 차량, 함선 등 등장하는 모든 물체가 고증을 바탕으로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다. 전작에 비해 조종해 볼 수 있는 기체가 많이 추가되어 IL-2, BF-109, FW-190을 비롯한 약 80여종의 기체를 조종해 볼 수 있고, 조종할 수 없는 기체도 몇 가지 등장하니까 모두 합해 100여가지 이상의 역사적인 항공기, 함선, 차량이 프라모델 수준의 높은 세밀함을 가지고 등장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모두 고증을 거쳐서 만들어 졌기 때문에 '정말 정성이 많이 들어갔구나'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조작성은 그래픽의 세밀함만큼이나 세밀하다. 2차 대전 때의 프로펠러기를 좀더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치밀한 세부설정을 거쳤기 때문에, 프로펠러의 회전력 때문에 기체가 한쪽으로 쏠리는 모습이나, 착륙기어가 잘 나오지 않으면 기체를 좌우로 흔들어야 하는 것 등의 다른 게임에서는 신경도 쓰지 않는 부분까지 체험해 볼 수 있다. 또 전작에 비해 향상된 물리엔진이 적용되었기 때문에 이륙을 잘못하다가 바퀴를 부숴 먹을 수도 있고, 착륙을 잘못하다가 비행기로 옆구르기나 덤블링을 해서 날개나 프로펠러나 꺾여버리게 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필자가 느끼기에는 비행기가 멋지게 날아다니는 모습보다 오히려 착륙에 실패해서 굉장한 속도로 옆구르기를 하다가 날개가 꺾여져 나간 뒤 땅바닥에 먼지를 일으키면서 배를 끌며 한참을 썰매 타듯 미끄러진 후에 폭발해 버리는 모습이 훨씬 더 멋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비행하는 모습이 멋지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 비행하는 모습은 겉모습을 떠나 그 완성도 자체가 멋진 수준이다. 엔진의 성능이나 선회력 같은 기체의 성능을 잘 파악해서 거기에 맞는 비행을 하면 비행기는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마치 기체가 둔하고, 느리고, 가속력도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지나치게 고속으로 비행하면 비행기가 폭발해 버릴수도(플러터 현상)있기 때문에 각 비행기에 따라 적절한 속도나 비행전략을 써야 한다. 이러한 비행에 있어서의 사실성 때문에 이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비행기술을 익혀서 게임에 적용시키기도 한다. 또 게임에 포함된 메뉴얼에서도 '운동에너지 전략' 같은 실제 2차대전 때 쓰였던 비행기술을 소개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한 전략이 실제로 통한다는 것은, 이 게임이 얼마나 사실성이 있는지를 대변해주고 있다. 물론 이런, 뛰어난 사실성 덕분에 난이도가 조금 높다는 점은 비행시뮬레이션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약간의 난관이 되겠지만, 난이도 자체는 조그만 난관만 넘으면 누구나 익숙해 질 수 있는 정도다. 물론 트레이닝 모드가 있는데다가 그것도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들을 위해서 아예 전투기를 무적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는 옵션이 제공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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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하게 날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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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펼쳐놓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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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 메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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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2:FB의 사실성은 교전을 할 때 비로소 완전히 발휘된다. 기체의 세밀한 그래픽은 교전상황에서는 기체의 피해정도를 표현하는데 이용되는데, 한마디로 날개에 기관총을 맞으면 날개가 뚫리고, 동체에 기관총을 맞으면 동체에 구멍이 나게 된다. 그 모습은 단지 그래픽만은 아니어서 예를 들어 꼬리날개에 공격을 당하게 되면 방향조정이 안되고, 날개에 설치된 기관총에 공격을 받으면 기관총 사격이 안 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등, 눈에 보이는 피해정도와 성능상의 피해 정도가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엔진에 공격을 받으면 엔진에 불이 나거나 폭발해 버리게 되는데, 기종에 따라 소화기가 장착되어있는 항공기도 있어 마치 실제 2차 대전에서 그랬듯이 불이 났을 때 소화기를 쓸 수도 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조종사에 대한 묘사인데, 조종석에 직접공격을 받거나, 급선회 등으로 조종사가 견딜 수 없는 무리한 압력이 계속 기체에 가해지면 조종사가 죽어버려서 더 이상 비행을 할 수 없게 된다.
필자가 가장 감명 받은 부분은 엔진에서 연기가 날 때였다. 왠지 모를 불길한 기계 음이 계속 불규칙하게 엔진에서 흘러나와서 거기에만 신경을 쓰다가 문득 앞을 보니 어느새 엔진에서 나온 연기 때문에 조종석 앞 유리창에 그을음이 묻어 시야가 가려진 게 아닌가. 사실성의 극치를 표현한 것이 이런 것일까?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기체에 대한 사실성 이외에도 구름을 비롯한 환경 적인 요소도 표현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구름 속으로 숨어서 비행하는 전략을 쓸 수도 있고, 난기류 같은 위험한 환경을 만났을 때는 비행기가 갑자기 요동치면서 땅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소개한 것 이외에도 프로펠러의 각도를 변환할 수 있는 기체를 탔을 때는 프로펠러 각도를 변환시킬 수 있다던가, 엔진의 혼합비를 조절한다든가 하는 실제 2차대 전 비행기에서 겪을 수 있었던 거의 모든 일을 겪어볼 수 있게 되어있다. 이 정도면 2차 대전을 표현한 비행시뮬레이션 중에는 최고라는 소리를 들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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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눈앞이 더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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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탄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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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가 치는 악천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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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사실성의 표현에 있어 사운드가 빠질 수 없다. 앞서 잠시 언급했듯이, 기체에 이상이 생기면 이상한 기계 음이 불규칙적으로 흘러나오게 되는 것을 비롯해서, 엔진기종마다 조금씩 다른 소리를 내고, 기관포도 구경에 따라 다 각기 다른 소리를 내게 된다. 이런 음향효과 외에도 5.1채널 사운드를 지원하기 때문에 만약 5.1채널을 지원하는 컴퓨터를 스피커와 사운드카드를 가진 게이머라면 소리가 각기 다른 방향에서 나오는 것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기체에 따라서는 기관총이 양옆에 달린 것도 있고, 기관총이 기체의 한 가운데 달린 것도 있기 때문에 기관총의 소리가 나는 방향을 유심히 들어보는 것도 이 게임을 즐기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특히 외부조망을 이용할 때는 기체를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소리의 날카로운 정도나 소리의 크기가 변하기 때문에 좀 더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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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태양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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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배경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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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에 편히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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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적인 미션 구성
게임모드는 싱글플레이 모드와 파일럿 커리어 모드, 퀵 미션빌드, 풀 미션빌드, 그리고 이 게임의 백미 멀티플레이가 있다. 싱글플레이 모드는 정해진 임무를 수행하는 형식으로 되어있으며, 파일럿 커리어 모드는 IL2:FB에 추가된 모드로서 싱글플레이 모드의 변형인데, 플레이어가 올린 전과에 따라 전쟁의 양상이 조금씩 바뀌어 그것이 다음 임무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모드다. 하지만 결과적인 전쟁의 승패는 역사적인 기록에 따라 진행되는 건 조금 아쉬운 점이다. 퀵 미션빌드나 풀 미션 빌드는 말 그대로 플레이어가 원하는 형태의 임무를 생성해주는 모드로서 풀 미션 빌드에서는 임무 제작도구를 이용해 미션을 제작할 수 있고, 퀵 미션빌드에서는 제작한 맵을 플레이해 볼 수 있다. 멀티플레이는 인터넷이나 랜을 이용해 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Dogfight 모드와 Coop 모드가 마련되어 있다. Dogfight 모드에서는 플레이어끼리 전투를 하게 되며, Coop 모드에서는 협동플레이가 가능하다. 특히 기본적으로 음성전송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멀티플레이를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은 상당히 편리하다.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지만, 혼자서 플레이하는 모드인 싱글플레이나 파일럿 커리어 모드에서는 미션의 내용이 정말 현실적으로 구성되어있다. 적기의 AI는 전작에 비해 더욱 향상되어 한번 전투에 나서서 한대의 적기를 격추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 그리고 실제처럼 적을 만날 때까지 비교적 오래 탐색전을 벌여야 한다. 실제 2차 세계대전에서도, 최고수준의 에이스 조종사라고 해도 3번 출격해서 1대를 격추시키는 정도로 밖에는 기록을 세우지 못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건 참 현실적인 부분이다. 또 하나 현실적인 부분은 실제의 비행과 마찬가지로 항상 많은 동료들과 같이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 게임에서는 수많은 적을 홀로 격추시키는 외로운 영웅을 묘사할 때가 더 많지만, 이 게임에서는 오히려 수많은 아군이 몰려가서 소수의 적을 박살내고 도망치는 형태의 임무를 적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비겁하다고? 적이 더 많이 몰려올 때도 만만치 않게 많이 있으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비록 싱글플레이에서는 몇 가지 미션밖에는 해볼 수 없긴 하지만, 새로 추가된 기능인 파일럿 커리어 모드에 이 게임의 초점이 더 많이 맞춰져 있으므로 전작의 싱글플레이를 좋아했던 게이머라면 파일럿 커리어모드로 섭섭함을 달래야 할 것 같다.
그 외에도 비행내용을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 자신이 비행한 내용을 저장해 두었다가 나중에 다시 재생 해 볼 수 있는 등의 다양한 편의 기능이 있어서 조종실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기본적으로 포함되어있는 각종 항공기에 대한 비행내용 저장파일을 재생해 보면 비행을 어떤식으로 해야 잘 할 수 있는지 훨씬 빠르게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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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임무를 직접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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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동료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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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실한 매뉴얼로 한글화를 대체
보통, 게임의 메뉴얼은 얄팍한 몇 페이지 짜리 인스톨 설명서와 똑같은 뜻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또 어떤 게임은 외국에서 발매될 때는 두껍고 상세한 메뉴얼이 있었지만 한국에 들어오면 갖가지 이유로 그것이 몇 페이지 짜리 요약 메뉴얼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를 본다면 미국 발매 판에 들어있는 메뉴얼 내용에 독일과 소련간의 전쟁양상이나 당시의 항공기에 대한 이야기가 추가로 수록되어있는 한국에서 발매된 버전의 메뉴얼은 높이 평가받을 만 하다. 게임 유통사들이 자신들의 마진을 위해서 있는 메뉴얼의 내용도 생략해 버리는 경우가 많은 판에 기존의 내용을 좀 더 보충해서 더 좋은 메뉴얼을 만들었다는 것은 칭찬 받아 마땅한 일인 것이다. 더불어 한글화가 되지 않은 이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한글로 된 메뉴얼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단순히 게임에 대한 설명만이 아니라 공중전 전술이나 각 기체에 얽힌 사연과 역사적 의의 등이 함께 수록되어있고, 게임의 설명 역시 친절하고 상세한 이 메뉴얼은 게임의 가치를 한층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겉은 무뚝뚝하지만 속은 꽉 찬 게임
필자는 이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 그 겉모습을 보고 굉장히 오래된 게임이거나, 저 예산으로 제작된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생각은 게임을 하면서 점점 사라져갔다. 이런 게임은 칭찬 받아 마땅하다. 철저한 고증과 비행에 대한 상세한 묘사, 그리고 색다른 아이디어로 가득한 게임이라는 점이 바로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물론 싱글플레이시의 약간 긴 로딩 시간과 투박하고 세련되지 않은 메뉴화면의 구성은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런 문제는 부가적인 문제일 뿐이기 때문에 게임 자체를 평가하는 데 있어 큰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다. 비행시뮬레이션 게임이란 반드시 수천 수만 발의 탄환을 싣고 수십 대의 적기를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이머를 제외한다면, 모든 게임 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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