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시뮬레이션의 명작 부활!
2편을 능가하는 작품
히어로즈
시리즈는 외국 게임 순위에서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게임으로 높은 완성도와 중독성 강한 게임 플레이로 인해 많은 매니아 층을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완성도 높은 게임이라고 해도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똑같은 모습만 보여주면 팬들이 실망하는 법. 다행히도 히어로즈 3편은
전편에 비해 월등히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킨다.
시나리오
선과 악의 대결을 기본으로 하는 히어로즈 시리즈는 같은 제작사에 만든 게임인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와 시나리오를 공유한다. 히어로즈 3도
마이트 앤 매직 6의 스토리에서 이어지게 되는데 마이트 앤 매직 6의 엔딩을 본게이머라면
캐서린 여왕이 엘로스를 떠나고 아이안 피스트 왕마저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히어로즈 3의 시나리오는 엘로스를 떠나 에라시아로
돌아온 캐서린 여왕이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고향인 에라시아를 되살리기 위해 어둠의 세력과의 전투를 벌이는 것이 바탕이 된다. 매우 평범한
시나리오 같지만 선의 입장과 악의 입장을 모두 플레이할 수 있어 마치 한편의 잘 쓰여진 판타지 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매우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모든 캠페인을 클리어하면 숨겨진 캠페인이....)
화려해진 그래픽
히어로즈 3편이 전작에 비해 가장 많이 변화된 부분은 바로 그래픽이다. 전작도 매우 훌륭한 게임이지만 약간 어둡고 탁한 색채의 그래픽은
첫눈에 게이머들을 끌어들이지 못했었다. 하지만 3편은 2편에 비해 그래픽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일단 그래픽이 매우 밝고 화려해졌으며
중간 중간에 나오는 3D 동영상도 매우 멋지다. 또한 성내부와 몬스터들이 전부 3D로 디자인되어 있기 때문에 2편의 그래픽에 비하면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변신이라는 말을 써야 할 것 같다.
강력한 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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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해진 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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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해진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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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영웅 시스템
히어로즈3에서는 2편보다 많은 8가지 종족을 지원한다. 그리고 각 종족마다 마법 중시 영웅과 공격력 중심의 영웅이 한명씩 등장하기 때문에
16명이나 되는 영웅의 타입이 제공된다. 그리고 영웅이 배울 수 있는 스킬도 28가지로 늘어났다. 스킬은 BASIC, ADVANCED,
EXPERT의 3단계로 나뉘어 있으며 영웅마다 가질 수 있는 스킬의 개수가 정해져있으므로 육성할 스킬을 잘 선택해야 한다.
영웅의 스킬 업그레이드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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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은 선술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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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돌 인벤토리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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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특이할 만한 사항은 페이퍼 돌 인벤토리 시스템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페이퍼 돌 시스템이란 종이인형에 옷을 갈아 입히듯 영웅에게 아이템을 장착시키는 것을 말하며 (RPG 게임에 자주 쓰이는 시스템으로 디아블로의 인벤토리 시스템을 연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전편에 비해 많이 늘어난 아이템 모으는 재미와 영웅을 육성시키는 재미를 더해준다.
더욱더 많아진 유닛
히어로즈3편에서는
2편보다 훨씬 많은 118 종류의 유닛들이 등장한다. 게다가 단순히 종류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2편을 해본
게이머라면 아무리 많이 모여도 그저 죽기만 했던 농부라는 유닛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3편에서는 이런 쓸모없는 유닛은 없어지고 고급유닛들이
등장해서 전투의 질(?)을 높였다. (기존에 있던 드래곤 같은 유닛들은 여전히 강력함을 자랑하지만 새로 추가된 아크엔젤 같은 유닛들의 위력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종족별로 많이 평준화된 것 같다.)
더욱더 넓어진 전투맵
히어로즈3의 전투는 언뜻 보기에는 전편과 별로 달라진 점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달라진 설정 때문에 전편에 쓰여졌던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바로 전투맵의 크기가
2배정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 것은 전편까지 엄청난 이동능력으로 한턴만에 적을 공격할 수 있었던 비행유닛들이 적의 앞까지 가는데 두턴이
소비되게 만들어 전편과 같이 비행유닛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일이 줄어들었다.(물론 캐슬의 아크엔젤처럼 일부 7레벨 유닛은 여전히 한턴에
적을 공격하는 일이 가능하다.) 그 다음으로 눈에 띄는 설정은 장거리 유닛이 멀리 있는 유닛을 공격할 때 공격력이 감소된다는 것이다.
전편에는 장거리 공격수들이 공격에 패널티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동력이 느린 유닛은 공격하러 가다가 죽는 일이 많았었다. 하지만 3편에서는
장거리 공격시 50%의 패널티를 받기 때문에 전편처럼 장거리 공격수만 모으는 전략보다는 모든 유닛을 잘 활용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달라진 마법 시스템
전투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마법 시스템 또한 전편에 비해 많은 차이점을 보인다. 가장 눈에 띄게 바뀐 점은 바로 마법에 땅, 공기, 물,
불의 4가지 속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전편에는 마법에 속성이 없었기 때문에 마법이 전투에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었다. 하지만 3편에서는 마법에 속성이 생겼기 때문에 마법을 쓸 때 속성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면 땅의 엘리맨탈에서
땅의 속성을 지닌 마법을 쓰는 것은 매우 멍청한 일이 된다. 그리고 4가지 속성의 마법이 영웅의 스킬에 포함되는 것도 매우 특이한 점이다.
물론 마법책을 사고 마법사 길드를 업그레이드하면 모든 마법을 쓸 수 있는 것은 여전하다. 하지만 스킬에 포함되어 있는 속성마법을 업그레이드
하면 그 속성의 마법 위력이 대폭 증가하기 때문에 자주 쓰는 속성의 마법 스킬을 올리는 것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RPG 적인 요소
이 게임은 전략시뮬레이션이면서 RPG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주는 몇 가지 설정들이 눈에 뜨인다. 첫 번째로 영웅의 육성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자세한 설명은 위의 단락을 참고) 그리고 두 번째로 오벨리스크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오벨리스크는 퍼즐지도와 같은 것으로 이
게임을 단순히 전투만 하는 게임이 아니라 모험도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든다. (오벨리스크를 들리면 퍼즐지도가 조금씩 벗겨지며 모든 퍼즐이
벗겨졌을 때 보물지도가 나타난다.) 게다가 보물지도를 통해 성궤라는 보물을 찾으면 그 성궤를 통해 특수건물을 지을 수 있는데 특수건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그동안의 고생을 100% 보상해 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게임 중에 주 목적 이외에 미니 퀘스트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이 어떤 아이템을 찾아달라는 것인데 퀘스트를 해결하면 경험치를 주기 때문에 영웅을 육성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미니 퀘스트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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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궤를 찾기 위한 퍼즐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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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슬 특수건물의 놀라운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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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완성도 높은 배경음악
히어로즈 시리즈의 장점을 얘기하면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사운드이다. 히어로즈 시리즈의 음악은 대단히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으로 유명한데 3편에서는 전편보다 더 높은 수준의 오페라 사운드를 들려주기 때문에 게임에 몰입하는데 매우 도움이 되며 따로
음악CD를 만들어 들어도 좋을 정도이다.
멀티플레이
이 게임은 TCP/IP와 게이밍 존을 이용한 멀티플레이를 제공한다. 본래 턴 전략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는 상대방의 턴 동안 게이머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멀티플레이를 지원하기 힘든편이라 알려져있지만
히어로즈 3에서는 시간제한을 도입하여 이 점을 해결했다. 이것은 바둑에서 쓰이는 초읽기하기 비슷한 것으로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에게 주어진
턴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조금 바쁘게 플레이를 해야 한다. (싱글처럼 느긋하게 생각하며 플레이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큰 맵을 플레이하면
보통 3 ~ 4시간은 걸리는 플레이 타임 동안 느긋하게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게이머가 몇 명이나 될런지 의문이다. (뭐 싱글을 다 깨고
시간이 느긋한 게이머라면 멍청한 컴퓨터와 플레이하는 것보다 훨씬 대단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약같은 게임
히어로즈
시리즈를 표현하는 말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마약과 같은 중독성을 지닌 게임이라는 것이다. 어렵지 않은 조작 덕분에 시작하기는 매우
쉽지만 한번 빠지면 도저히 마우스를 놓을 수 없는 재미를 주기 때문에 마약같다는 표현처럼 이 게임을 잘 설명해주는 말도 없다. 비록
2편까지는 우리나라에 정식 출시가 늦어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3편부터는 완벽한 한글화까지 되어 출시되었기 때문에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유혹의 손길로 게이머들을 유혹한다. 이미 히어로즈의 마수(?)에 걸려든 게이머라면 당연히 해봐야 하는 게임이지만 밤 잠이 소중하다고 느끼는
게이머라면 이 게임을 접하는 것을 상당히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필자와 같은 폐인이 되기 싫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