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실시간 게임의 자존심
4개의 종족이 등장하는 게임..
전편 쥬라기 원시전은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상당한 인기를 누렸었다. 이에 고무된 제작사 위자드소프트는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쥬라기 원시전
2편을 만들게 되었는데 전편에서 지적받았던 많은 부분들을 보완하고 장점들은 이어 받았으며 거기에 더욱 새로운 요소를 첨가하여 게이머들 앞에
선보이게 되었다. 그럼 이번에는 제작 기간도 5년이나 걸렸으며 국산 실시간 게임의 자존심이라는 평가를 받고자 하는 쥬라기 원시전 2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전작과의 차이점은?..
쥬라기 원시전 2를 플레이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바로 종족수의 변화이다. 쥬라기 원시전 2의 종족은
전작에 비해 엄청나게(?) 줄어 단 4개의 종족만이 등장하는데( 4종족도 다른 게임에 비하면 많은 것이긴 하지만.. )각 종족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체계가 잡혀있어 종족수를 줄인 것은 잘한 일이라 보여진다. 등장하는 4종족은 원시인, 데몬, 엘프, 티라노 이며 원시인은 인간을
데몬은 악마를 엘프는 천사를 티라노는 공룡을 각기 주제로 삶고 있다. 또한 각 종족마다는 여러명의 영웅을 두고 유닛들에게 경험치라는 개념을
적용하여 전략적인 면을 많이 부각시킨 것도 눈에 띈다. 또한 전편에서 호평을 받았던 지도상의 생물 사냥도 그대로 남아 있어 눈에 보이는
공룡을 사냥해 경험치를 얻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아 한가지 더 안개효과가 생겨났으며 위자드넷이라는 멀티존도 생겼다.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낸 게임
쥬라기 원시전 2는 기존 국산 게임이 하지 못했던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낸 몇 안되는 게임중 하나이다. 실시간 시뮬레이션하면 떠오르는 우주라는
배경도 없으며 주변에 돌아다니는 짐승들을 사냥해 경험치를 올리고 레벨을 올릴 수도 있다. 짐승 사냥은 경험치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얻기 위해서도 필요하며 이 고기는 유닛의 원기
회복에 도움을 주게 된다. 또한 유닛의 경험치 상승 속도도 빨라 실제적인 경험치 상승의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밸런스를 위해 레벨은 10이라는
상한선을 두고 있다. 또한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단순히 강해지는 것이 아닌 새로운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어 또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스토리적인 부분으로 보아서도 4가지 종족별로 다양한 에피소드를 가지고 한편의 거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 스토리적인 재미도
상당하다.( 하지만 거대한 스토리를 연결하는 능력이 부족해 충분히 기본스토리적 재미를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 )자원적 측면에서도 다른
게임들이 자원을 다양화하는데 초점을 맞추는데 반해 이 게임은 오히려 자원을 최소화해 하나의 자원만이 존재하고 있다. 물론 자원의 숫자가
많다고 또는 적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얼마나 그 게임과 부합하여 만들어 내는가가 중요한 것이니 이점이 쥬라기 원시전의 장점이라 할 수는
없다고 말할 분들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위험을 감수하고 자신만의 색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라 하겠다.
그래픽과 사운드는?
그래픽은 솔직히 요즘 추세나 대세에 비추어 볼 때는 떨어진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2 ~ 3년 전에만 출시가 됐어도
찬사를 받았을지 모르지만 너무나 화려한 그래픽에 익숙한 유저들이 이 게임을 보고나서 할 말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아무리 저사양을 위해서 그랬다지만 이건 좀 심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사운드는 어떤가? 우선은 그 질적 여부를 떠나 캐릭터들의 음성이
한글이 아니라 영어로 나온다. 세계를 공략하기 위해 영어로 만들었다고 해도 이건 핑계가 되지 않는다. 한국에서 출시되는 게임에 영어
음성이라니..음.. 게다가 배경음악들도 치열한 싸움을 표현하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부족해 보인다. 너무나 평온하다고 할까?..
준비기간이 너무 길었나?
국내에서는 많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 개발되고 있지만 상당수의 게임이 스타크래프트를 모방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게 현실이다. 하지만
쥬라기 원시전 2는 이런 말을 듣지는 않을 것 같다. 소재도 다른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소재이며 나오는 종족수도 다르며 유닛들의 특성도
스타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작기간이 5년이나 걸린 것이 문제가 되었는지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지는 못할
것 같다. 우선은
제작기간에 비해 완성도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으면 게이머들을 위한 많은 준비가 되어 있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쥬라기
원시전 2에는 그 흔한 커스텀 플레이조차 보이지를 않는다. 이 게임을 접하는 게이머들에 대한 배려의 부족.. 제작사가 너무 오래 이 게임을
보고 있으니 자아도취에 빠진 것일까... 다음으로 게임 자체의 불안정성을 문제 삼고 싶다. 게임 중에 튕기는 경우가 상당수 발생하며
멀티시에는 불안정한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게다가 싱글 플레이시는 미션을 완수에도 클리어가 되지 않는 황당한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도대체
게임을 만들어 놓고 베타테스팅을 한건가 하는 의심을 들게 한다.( 제작사는 버그를 피해가는 신묘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인가.. )이런
커다른 문제들 이외에도 그래픽적 어색함이나 입력 버그들도 보이며 국산 게임의 고질적 문제인 인공지능의 한계성도 보인다. 물론 이렇게 문제들이
알려지고나면 제작사는 패치를 제작하고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정품을 구입하고도 패치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게이머들을
생각하면 이는 분명한 문제라 여겨진다. 도대체 언제까지 국산 게임의 베타테스팅은 발매후에도 이어질 것인지.. '제작사 여러분 베타테스팅은
게임을 발매하기 전에 끝내야 하는겁니다.' 라는 말을 하고 싶다.
이번에도 기다려야 하는가?
많은 게이머들이 기다려온 작품 중 하나인 쥬라기 원시전 2 하지만 그 긴 기다림의 결과는 또다른 기다림이라니.. 5년이라는 제작기간 동안
제작사는 도대체 무엇을 했단 말인지? 어떻게 5년간의 기간동안 준비한 게임이 이리도 문제가 많을 수 있는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이
게임의 패치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5년동안 준비하고 패치하는 기간은 단 몇 달이면 된다니? 왜 처음 발매할 때부터 그 몇 달간을 투자하지
않아 이리도 불필요한 절차를 만드는 것인지.. 만약에 이 게임이 처음부터 베타테스팅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었더라면 정말로 한국을 대표하는
실시간 게임이 될 수 있었을 것을.. 참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