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날아온 게임

#PC

새로운 형식의 코로스 오버
최근에는 장르가 뒤섞인 게임이 상당수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미 액션 어드벤처는 '어둠속의 나홀로'를 바탕으로 그 역사가 깊으며, 일인칭 액션 슈팅 게임도 크로스 오버 현상의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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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는 액션 롤플레잉을 표방한 '디아블로'가 크로스 오버를 시도한 게임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사실 전혀 다른 장르에서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서, 장르간의 특성을 잘 버무려, 맛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환영받을 만한 시도라 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롤플레잉도 크로스 오버의 영향을 받은 것인데, 필자가 해 본 최초의 시뮬레이션 롤플레잉은 중학교 때 메가드라이브로 접해본 '랑그리사' 시리즈이다. 물론, 일본어라서 내용은 잘 몰랐지만 ( 그래도 스토리는 잡지를 통해서 알았다. ^^) 상당히 재미있는 시스템으로 필자를 매료시켰다. 마치 장기를 두는 듯한 기분. 이후 많은 택틱스 형태의 롤플레잉이 나왔는데, 우리 나라의 '창세기전' 시리즈도 그 중 하나이다. 사실 시뮬레이션 롤플레잉은 대부분 턴제 방식과 함께, 강제 스토리 진행방식으로 되어있어, 어느 정도 해보면 질리기가 쉬운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 독특한 시도를 하는 게임이 있으니, 러시아 회사 나이발 엔터테인먼트의 '레이지 오브 메이지'시리즈이다.

독특한 시스템의 '레이지 오브 메이지'
'레이지 오브 메이지' 시리즈는 기존의 시뮬레이션 롤플레잉의 턴제를 과감히 실시간으로 변형시킨 것으로, 쉽지 않은 시도를 상당히 성공적으로 이루어 내고 있다. 시리즈의 1탄은 우리 나라에서 '얼로즈'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고, 독특한 시스템으로 세인의 관심을 끌긴 했지만,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지금 얘기하는 '레이지 오브 메이지2'는 그것의 후속작이다.

롤플레잉이라 하니 그 스토리는?
롤플레잉이라 했으니 간단히 스토리를 짚어보자. 이 게임의 부제가 '네크로맨서'인 것을 본 게이머는 스토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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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평화롭던 얼로즈의 세계에서 왕의 실수로 악마가 소환되어 나왔고 그것으로 인해 백성들은 왕과 마법사를 믿지 못하게 된다. 왕은 끊임없이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에 불안해 하고 기사들은 왕을 호위하는 것 보다는 자신의 안위를 지키기에 급하다. 이에 갑자기 등장한 네크로맨서 무리들이 얼로즈 세계의 곳곳을 지배하게 되는데... 한편, 주인공은 대마법사 쉬라칸을 만나는 것으로 '레이지 오브 메이지 2' 의 이야기는 시작되며 쉬라칸은 주인공을 설득하여 얼로즈를 구하려 한다. 주인공은 네크로맨서들이 만들어 둔 각종 함정과 몬스터들을 무찌르고 아직 전설의 숲에 사는 드루이드들과 협력해 평화스러운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

뭐야? 달라진 게 없잖아?
사실 겉으로 보기에는 1편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마치 이거 2편이 아니고 확장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니.. 얼핏 보기에는 디아블로류의 게임에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섞어놓은 듯한 인터페이스와 약간 효과가 추가된 그래픽, 그리고 여전히 그저그런 사운드. 1편의 모습을 상당히 많이 닮아 있다. 하지만, 새로운 아이템이 추가되고, 적으로 등장하는 몬스터의 종류도 늘고, 전혀 새로운 시나리오와 미션, 그리고 멀티플레이의 보강(패치를 통해서..)등이 그나마 확장팩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떨쳐버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조금은 멋있어진 그래픽
그래픽을 보았을때, 전작과 달라진 정도라면, 640480에서부터 1024768까지의 해상도를 지원하기 때문에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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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 정도 그래픽이 정교해졌다고 느껴진다. ( 사실 필자는 눈(?)이 나빠서 그런지 그냥 기분만 그렇지 정말 그래픽이 정교해졌는지는 모르겠다.). 이외에도 각종 자잘한 그래픽 효과들이 첨가되었는데, 컴퓨터 사양이 좋은 게이머들은 풀 옵션을 켜놓고 하면 그나마 좀 더 나은 그래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불만인 것은 작은 캐릭터, 조금만 더 커져서 시원시원한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면 좋으련만, 그런 것은 별로 없다. 실시간 전략처럼 떼거리 전투도 없는데, 왜이리 작은지.. 하지만, 게임의 사양이 낮은 것 (펜티엄 133, 램 32 에서도 잘 돌아간다.)을 감안한다면, 그 정도는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필드의 그래픽이 맘에 들지 않지만, 마을의 그래픽이나, 상점 내부는 꽤나 깨끗한 그래픽을 보여 준다.

그냥 그런 사운드
사운드.. 음, 솔직히 그리 수준급은 아니다. 요즘 나온 게임치곤 떨어지는 사운드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멀고 가까움에 따를 주변 소리와 스테이지마다 바뀌는 배경음악은 들어 줄만하다. 전투시에 나오는 효과음은 화끈한 소리는 없고, 조용하면서도 고전적인 냄새가 난다. 하지만, 적절한 곳에 적절한 사운드가 녹아있어, 딱히 게임에 방해가 되는 것은 없고, 그리하여 게이머들이 사운드 효과 욕구 수준을 조금만 낮추어 주면 게임을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하지만, 무언가가 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게임을 너무 혹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 게임을 해보면, 위의 단점을 상쇄시킬 만한 것을 무수히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픽에 불만이 있다 하지만, 캐릭터가 착용하는 무기와 방어구, 그리고 아이템들의 그래픽은 '정말 대단하다' 라고 칭찬이 나올 정도로 잘 다듬어져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장착하면, 캐릭터 창으로 바뀌어진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마치 실제 사진을 찍어 놓은 것처럼 깔끔하게 처리를 하였다. 굳이 '디아블로'와 비교를 해도 이 부분은 더 나은 듯...

그리고 한글화
또한 한글화를 충실히 해 놓아 게임의 재미를 더한다. 가끔 유통사에서 한글화를 엉망으로 해 놓아 자칫 원작의 재미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있는데, '레이지 오브 메이지2'는 그러한 점에서는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가끔 적절한 유머가 섞여 있는 부분도 적절히 한글화를 해놓아 게임의 잔재미를 더해준다. 물론 음성 더빙은 한글화를 못했지만, 히어링 공부한다고 생각하면 봐줄만 하지 않을까 ^^;

자유도도 높다고 정말?
'레이지 오브 메이지 2'의 이야기 진행은 멀티 시나리오식이라서 상황에 따라 미션 진행이나 대화내용이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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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 달라진다. 산적 잡는 이벤트에서는 게이머가 산적을 잡을 수도 있고, 경비대에게 산적을 잡게 할 수도 있으며, 특정 미션은 미션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계속해서 미션을 종료하지 않고 진행할 수 있고( 물론 원한다면 언제라도 다음 미션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그와 중에 새로운 아이템이나 새로운 미션으로 넘어가는 변수도 있다. 이런 시나리오적 연출이 미션 곳곳에 숨어 있으므로 플레이 도중 이곳 저곳을 들러주는 것이 좋다. 이벤트 연출도 한번에 다 플레이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리플레이성이 제공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이 '레이지 오브 메이지 2'가 그래픽이나 사운드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다 라는 말을 듣는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거 실시간 전략 아니냐?
'레이지 오브 메이지 2'는 일반적인 시뮬레이션 롤플레잉과는 다른, 실시간이라는 것 때문에 상당한 긴장감을 안겨 준다. 치고 빠지는 작전이라든가, 대규모 전술 운용 등 적절한 명령을 주지 않는다면 애써 키운 캐릭터가 죽을 수가 있다. 물론 이런 것을 막기 위해 속도 조절 옵션이 있으며,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속도를 조절한다면, 게이머들은 좀더 쉽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이러한 전술적인 요인 때문에 전략게임이 아니냐는 오해를 사고 있기도 하다.

몇가지 아쉬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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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레이지 오브 메이지 2'이지만, 몇 가지 게임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소도 안고 있다. 위에서도 말한 그래픽적인 문제와 사운드가 그렇고, 또한 박진감 넘치는 전투효과가 없다는 것도 약점이다. 그리고, 레벨노가다가 상당한데 (참고로 '레이지 오브 메이지 2'의 레벨노가다는 '파이날환타지'처럼 귀찮은 것은 아니다.) 이로 인해 게임 플레이에 많은 시간이 들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다. 또한 마법이 체계적이긴 하지만, 개성이 약해 멋진 것만 쓰게 되는 경향도 있다. 또한 후반부로 갈수록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해서 그로 인해 더더욱 플레이 타임이 길어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글판은 멀티플레이 팩의 지원을 받기가 힘들다.

그렇지만, 무언가 색다른 것을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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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지 오브 메이지 2'는 전편에 비해 별다른 개선을 보여 주진 않지만, 전체적으로 잘 짜여진 시나리오와 흥미로운 시스템으로 다양한 재미를 준다. 이러한 것은 그만큼 게임이 크로스 오버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게임을 접하는 사람들은 과연 이게 롤플레잉이 맞는가라고 할 정도로 전략성이 치밀하다. 하지만, 플레이하다 보면 롤플레잉적인 특징도 생생히 살아있어 롤플레잉 유저들도 충분히 재미를 느끼게 된다. 난이도가 조금 높은 감이 있고, 게임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래픽과 사운드의 우수함으로 게임을 즐기려는 게이머보다는 무언가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는 것을 찾는 게이머들에게 좀 더 적합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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