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 피파가 있다면 테니스에는 롤랑 가로스가 있다.
테니스 게임의 거장
많은 스포츠가 PC 게임으로 등장했지만 그 인기에 비해 게임화가 인색한 스포츠가 테니스다.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팬들도 많고 우리에게 익숙한 스타플레이어들도 많지만 게임에서는 다른 종목에 비해 그리 많은 작품이 나오지 못했다. 오락실에서야 세가의 버추어
테니스라는 걸출한 작품이 다른 스포츠 게임을 모두 평정하고 큰 인기를 누렸지만 PC에서는 워낙 유명한 게임들이 많다보니(축구의 피파, 야구의
하이히트, 농구의 NBA 라이브 시리즈)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그렇지만 인지도가 떨어진다고 해서 게임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올스타 테니스와 롤랑 가로스 시리즈같은 작품들은 테니스 게임만으로 보면 대단한 완성도를 보여준다.(세가의 버추어 테니스도 PC로
나오기는 했지만 컨버전이니 제외하기로 한다.)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롤랑 가로스 시리즈는 테니스 4대 메이저 타이틀 중 롤랑 가로스 - 프랑스
오픈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으로(제작사가 프랑스 회사이기 때문인가보다.)축구의 피파시리즈에게 비견될만큼 테니스 팬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게임이다.
사실적인 경기장 모습, 어색한 동작
이 게임이 나온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긴 하겠지만 그래픽면에서는 그리 칭찬할 수가 없다. 모든 동작을 모션캡쳐를 하여 서브나 발리 등
몇몇 동작에서는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횡이동을 하면 선수가 발을 움직이지 않고 물 흐르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 게이머를 황당하게
만든다. 대신에 경기장 표현은 상당히 훌륭한 편인데 관중석의 표현이 조금 미흡하긴 하지만(그래도 전작에 비해서는 월등히 발전된
모습이다.)경기장이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고 각 메이저 대회마다(이 게임의 제목이 롤랑 가로스 프랑스 오픈이기는 하지만 게임에 들어가면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즐길 수 있다.)특성이 있는 경기장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실제 경기가 열리는 클럽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프랑스
오픈의 흙바닥, 영국 윔블던 오픈의 반잔디, US 오픈과 호주 오픈의 인조잔디를 사실적으로 표현해 놓았다.)
실감나는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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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서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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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오픈의 흙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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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인터페이스
모든 스포츠 게임이 사실적인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여러 가지 특수키를 사용하는데 반해(필자의 생각으로는그리
잘된 설정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비디오 게임의 버추어 스트라이크나 버추어 테니스를 보면 두, 세 개의 키만으로도 엄청나게 사실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가 !!!)롤랑 가로스 2001은 매우 간단한 인터페이스를 보여준다. 게임에 사용되는 키는 방향키와 슬라이스, 탑스핀 키가
전부이고(게임에 기본설정은 RIGHT SHIFT, RIGHT CTRL로 되어 있지만 게이머의 취향대로 변경할 수 있다.)공을 칠 때는 좌우
방향키로 방향을 결정하고 누르는 강약에 따라 파워가 결정되는 간단한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그리 쉽지 않지만 트레이닝
모드에서 연습을 한다면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사실적인 설정
필자가 테니스 게임을 처음한 것이 오락실에서 버추어 테니스이기 때문에 이 게임에 적응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었다.(트레이닝
모드를 먼저 했어야 하는건데...)버추어 테니스야 대충 방향만 잡으면 알아서 잘 치지만 이 게임은 공의 낙하지점뿐만 아니라 타이밍을 잘
맞추지 않으면 받아 치지도 못하고 모든 샷에 파워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파워 조절에 실패한다면 대부분 공이 밖으로 나가고 만다.(버추어
테니스에서는 방향 조절만 가능하고 파워 조절이 없기 때문에 알아서 공이 잘 들어간다.)게다가(이건 당연히 지원해야 하는 거지만..)선수마다
데이터 차이가 확실하게 드러나며 라켓의 종류별로 성능차이가 있기 때문에 아케이드라기보다는 시뮬레이션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테니스 백과사전
이 게임은 게임 자체의 재미도 뛰어나지만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장점은 테니스 백과사전(Encyclopedia)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각
대회별 우승자의 프로필, 사진부터 경기 스코어, 경기의 배경이 되는 유명한 클럽들의 건설모습 등이 자세하게 나와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테니스에
대한 모든 정보가 나와있다고 해도 별로 틀린말이 아니다.(스타플레이어의 옛날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가 있다. 안드레
아가시의 옛날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보라.)
슈테피 그라프의 우승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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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셀레스의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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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재건설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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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에 또다른 게임이...
어느 정도 눈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위에 테니스 백과사전이라고 설명한 것에서 어느 정도 짐작을 했겠지만 이 게임은 엄청나게 자세한 데이터
베이스를 이용해 퀴즈 게임을 제공한다. 난이도는 초급, 중급, 상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테니스에 대한 모든 질문이 나오기 때문에 게임을
즐기면서 테니스에 대한 상식을 익힐 수 있어 게이머를 테니스 전문가로 만들어 준다.
훌륭한 사운드
그래픽은 그저 그렇지만 사운드만큼은 정말 훌륭한 편이다. 테니스 특유의 심판 목소리가 정말 잘 표현되어 있으며(각 대회마다 심판의 언어가
다르게 표현되어 있다.)훌륭한 플레이를 했을 때 관중의 반응, 선수들이 플레이를 할 때 기합소리, 공의 타격음 등이 정말 실감나게 표현되어
있다.(다른 스포츠와 다르게 관중의 반응이 상당히 소극적인 편인데 이것은 이 게임의 사운드가 빈약한 것이 아니라 테니스가 워낙 신사적인
게임이다보니 선수들의 집중력을 해칠 수 있는 응원은 절대 할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좀더 발전된 다음 편을 기대하며...
지금도
테니스 게임을 대표하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여러 가지 미숙한 면이 보인다. 전편보다는 발전되기는 했지만 비디오 게임(버추어
테니스)에 비해 인물묘사라는가 동작표현이 약간 미흡한 편이며 인터넷을 통해 네트워크 플레이가 안된다는 점도 상당히 아쉽다. 게다가 게임내에
등장하는 모든 선수가 가상의 인물이다 보니 게임의 몰입감이 떨어지는 편이다.(스포츠 게임의 최대 장점은 스타플레이어를 내손으로 조종할 수
있다는 점이다.)실제 선수를 등장시키는 것이야 개런티 때문에 힘들다고 해도 그래픽과 네트워크 부분은 다음 버전에 반드시 해결 되야 축구하면
피파시리즈가 생각나는 것처럼 이 게임이 테니스 게임을 대표하는 게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