랠리 레이싱의 참맛을 느껴보자!
업소용 버전의 컨버전.. 과연...
점차 업소용 아케이드 게임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식되는 경향이 짙다. 아무래도, 가정용 게임기와 PC의 성능이 예전과는 달리 상당한 수준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같은 게임을 옮겼다고 해도 얼마나 제대로
원작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지가 이식된 게임의 성패를 좌우한다. 예를 들어 '하우스 오브 데드'는 업소용으로는 크게 성공했지만,
PC용으로는 성공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종이장 같은 좀비를 죽이는데, 누가 업소용에서 총을 들고 쏘는 화끈함을 느끼겠는가.. 어쨌든
이번에 다룰 '세가랠리2'도 업소용 게임이었다. 업소용 '세가랠리2'는 아케이드 모드만을 플레이할 수 있었으나, 피드백시스템(핸들이나 의자에
충격이 전해지는 시스템)을 적절하게 이용하여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후에는 드림 캐스트용으로 챔피언쉽 모드가 추가되었고, 그 이후 멀티플레이
모드를 추가하여 PC용으로 출시하였다.
적절한 3D 효과!
세가는 아케이드 식의 3D 게임을 가장 잘 만드는 회사로 이미 유명하다. 그 명성답게 '세가랠리 2'는 3D 의 환상적인
특수 효과를 잘 살린 게임이다. 야간에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들의 헤드라이트의 빛, 브레이크를 사용할 때의 브레이크 등. 또한 '세가랠리
2'의 특징 중 하나인 차가 더러워지는 과정(?). 단순히 비포장 도로를 달리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는 텍스쳐가 바뀌듯이 먼지가 묻은 표현을
하는 것이 아니고, 실제의 도로 사정에 따라서 자동차가 더렵혀지는 효과가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단순히 진흙탕을 달렸다고 해서 금방
지저분해지는 것은 아니고, 물이 고여있는 부분에서의 심한 코너링등을 통해서 실제로 자동차가 더러워지는 것처럼 그와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준다.
랠리 경주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그래픽
뿐만 아니라, '랠리'라는 특징으로 기존 레이싱과는 다른 효과와 느낌을 준다. 보통, 기존 레이싱 게임에서의 트랙이나 도로 주변의 사물은
대체로 눈에 쉽게 띄고 보기 좋으며 게이머로 하여금 스피드 감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에 불과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도로의 표지판이나 광고용 패널들이 자신의 자동차 옆을 스쳐서 지나가는 장면에서는 누구라도 레이싱
게임 특유의 스피드 감을 만끽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그러나 '세가랠리 2'에서는 이런 식의 정형화된
배경과는 다른, 말 그대로 아주 자연스러운 주변 환경의 멋을 선사해 준다. 눈 덮인 설원이나 비오는 도시를 달릴 때는 자동차 주변으로
떨어지는 눈과 비를 통해서 스피드 감을 느낄 수 있으며, 주변의 배경들은 임시로 설치된 표지판과 구경나온 시민 등으로 구성되어서 특정한
트랙을 이용하는 자동차 경주가 아닌, 랠리 경주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적절한 사운드
이런 보는 재미 외의 듣는 재미는 어떤지.. 사실 레이싱 게임을 하다보면 경기의 몰입이나, 주변 그래픽에 신경쓰고,
게다가 자동차 엔진의 굉음으로 효과음이나 배경음악에 둔해진다. 물론 니드포스피드 시리즈 같은 충실한 음악은 예외로 치더라도. 하지만, 게이머
혼자서 달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에 자동차 소리라든가, 빵빵거리는 소리, 혹은 터널을 지나갈 때의 소리들은 레이싱 게임의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세가랠리 2'의 효과음은 다양하다고 까지는 할 수 없지만, 적절한 요소 곳곳에 알맞게 들어 있다. 기어를
조작할 때의 상황에 따라 반응하는 엔진음과 엑셀과 브레이크를 밟을 때의 소리 등은 실제 운전을 하는 듯한 생각이 들게 만든다. 하지만,
그외의 소리는 특별히 특징적이다 할 것이 없다. 다만, 재미있는 것은 여러 상황에서 나오는 보조운전자(Co-Driver)의 목소리이다.
목소리가 여자냐 남자에 따라 달라지며, 또 깨끗이 들리기 때문에 실제 레이스에 참고할 수가 있다.
모든 메뉴가 한눈에..
'세가 랠리2'의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화면에 모든 메뉴가 있어서 처음에는 어떻게 하나 난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각각의 메뉴의 역할이 무엇이지를 알면, 오히려 이러한 것이 더 편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게임을 시작하기 위해 각각의 게임 모드로
들어가면 트랙의 정보를 살펴볼 수 있고, 이에 따라 자신의 차를 세팅할 수 있다. 게임을 시작해 보면, 레이싱 게임답게 크게 사용하는 키는
적다. 물론 키셋팅을 자신에 맞게끔 바꿀 수도 있다.
옵션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차량으로..
'세가랠리 2'에서의 드리프트는 처음 게임을 할 때는 그저 빙판길에서 미끄러지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다. 그러나 랠리 경주라는 것
자체가 무조건 차의 속도만을 측정하거나 다른 차의 추월 여부를 보는 것이 아니고,
주어진 험난한 상황에서 자동차가 얼마나 견딜 수 있고, 드라이버의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레이싱 게임과
시각으로 평가하는 것은 좋지 않다. 랠리 게임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승패가 이 드리프트에 의해서 결정나게 된다고 한다. 그 만큼 포장된 도로가
아니라 비포장 도로를 달려야 하는 랠리에서는 단순한 핸들조작이 아닌, 소위 말하는 자동차의 미끄러짐을 잘 이용해줘야 하는 것이고, 그런
관점에서 '세가랠리 2'를 이해하게 되면, 어째서 기존의 다른 레이싱 게임과 조작감이 틀린지에 대해서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조작감이 너무 가볍고 말도 되지 않을만큼 자주 미끄러지기 때문에 기존의 레이싱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로는 도저히 정을 붙일 수 없다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점은 게임자체의 버그나 실수가 아니고 게이머가 미처 게임 전체를 살펴보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특히
자동차가 가볍게 느껴지는 점은 자동차 세팅 옵션을 통해서 핸들(스티어링 휠)의 감도를 loose쪽으로 옮겨가면서 하나씩 테스트를 하다보면
자신이 생각하는 감도와 근접한 값으로 조정해 줄 수 있으며, 그 외에도 앞쪽 서스펜션의 값을 재조정하는 것도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세팅으로 각 코스에 맞게끔 차를 조정할 수가 있는 것이다.
다양한 게임 모드
'세가 랠리 2'는 여러가지 게임 모드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주어진 코스를 주어진 시간 안에 통과하는 아케이드식 게임, 시간 제한은
없지만 얼마나 빨리 코스를 완주할 수 있는지 기록 경기를 하는 타임 어택, 친구들과 자신의
실력을 서로 겨루어 볼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게임 및 '10년 챔피언쉽(10-YEAR CHAMPIONSHIP)'를 제공한다. 특히 '10년
챔피언쉽'은 모두 10년차에 걸친 레이싱 경기에 매년 참가하여 우승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으로 이 게임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한 해에
벌어지는 경기는 총 4번. 첫번째 경기를 무사히 마쳤다고 하더라도 레이싱에서 남긴 시간은 다음 경기로 그대로 가져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게이머는 맨 마지막 네 번째 경기에서 시간이 부족한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면 첫 번째 경기부터 긴장을 늦추지
말고 잘해야 한다. 이 모드는 총 40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두 다른 환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산악지대, 진흙탕, 사막, 눈길 등의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또한 각각의 코스에는 안개가 끼거나, 비가 내리거나 또는 야간에 경기를 치러야 하는 등의 각종 기상조건이 주어져
게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또한 이 모드에서 매년 벌어지는 경기에서 1등을 하게 되면 게이머는 숨겨진 자동차를 고를 수 있게 된다.
랜서 이볼루션 III, 이볼루션 IV등 여러 종류의 자동차들이 숨어 있다.
리플레이와 멀티플레이..
이외에도 자신이 완주했던 경기를 다시 재생하여 볼 수 있는 '리플레이'기능도 '세가랠리 2'의 재미이다. 특히 세가는 절묘한 카메라
앵글을 사용하기로 유명한데, 카메라 앵글은 3인칭 시점, 1인칭 시점 및 다양한 시점에서 이동되는 카메라를 따라서 경기를 볼 수 있는
다이나믹 캠 모드, 차체의 바로 옆에 붙어 경기를 볼 수 있는 스펙테이터 캠 모드를 모두 지원한다. 그리고 자신의 데이터를 저장해 놓는 것도
가능하다. 원한다면 언제든지 로딩하여 경기를 다시 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다양한 멀티플레이 환경을 지원하는데, 1대의 컴퓨터에서 2명이
화면을 분할하는 것부터 해서, 랜, 모뎀, 인터넷을 통한 것 대부분을 지원한다.
오프로드 랠리의 맛을 느껴보자.
개인적으로는 PC에서 레이싱 게임이라 하면 '니드포 스피드' 시리즈가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세가랠리 2'를접하면서
참 세상은 넓고 해봐야 할 게임은 참 많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다.
그만큼 '세가랠리 2'는 '니드포'시리즈와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셋팅과 미끄러짐으로 사실성을 획득했고, 다양한 모드와 게임성 및
그래픽으로 재미를 선사하는 '세가랠리 2'. 물론 화려한 동영상이나, 멋진 차량을 자세히 설명하는 기능도 없고, 차가 아무리 달려도
전복되지도 않는 상황은 단점이랄 수 있지만, 오프로드 랠리를 멋지게 게임화시켰고, 그것을 업그레이드 컨버전으로 PC에 옮겨 놓은 멋진
게임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