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부대의 자유와 진실을 위한 사투
무정부 상태가 온 후 살아남은 군인들
솔저 오브 아나키. 아나키(Anarchy)라는 것은 무정부상태, 어떤 행동을 해도 누구도 제약하지 않는 혼란 상태를 말한다.
솔저(Solider)는 군인. 그렇다면 이 솔저 오브 아나키란? 이 게임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지구가 무정부 상태에 빠진 이후 살아남은
소규모의 군부대를 이끌어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사악한 무리를 타도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밀리터리 매니아를 비롯한 전쟁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크게 반길 게임이 나온 것이다.
무정부 상태에서 군인들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 할지, 그들의 앞길에는 어떤 길이 펼쳐져 있을지,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오직 플레이어의 손에
모든 것이 달려있을 뿐. 미스터리와 스릴이 가득한(?) 솔저 오브 아나키의 세계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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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난이도
솔저 오브 아나키에서 플레이어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으로 인해 지구가 전멸의 위기를 맞게 되자 그 질병을 피해 지하벙커로 피신해서 겨우
살아남은 소수의 병력을 이끌게 된다. 이들은, 질병이 잦아든 후 다시 지상으로 나와 혼란에 빠진 지상에서 정의를 위해 활약하게 되는데,
질병을 일으킨 원인을 찾는 동시에 세계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이들을 어떻게, 얼마나 잘 이끌 것인지는 오로지 플레이어의
손에 달려있다.
이 게임은 코만도스와 같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즉 자원을 이용해 건물을 짓고 유닛을 생산하는 그런 방식의 전략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주어진 유닛과 주어진 물품을 이용해서 임무를 완수하는 형태를 하고 있다.
마치 스타크래프트에서 주어진 몇 개의 유닛으로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미션과 비슷한 진행을 하게 된다고 생각하면 비슷할 것이다.(물론 대충의
형태만 그렇다는 것이다. 커맨드 앤 컨커와 워크래프트3도 비슷한 형태의 진행을 하는 게임이지 않은가 ^^)그런데 이러한 장르의 게임은
웬일인지 이용할 수 있는 물품이 너무나 제한적이라든지, 아니면 너무나도 사실적이라 총 한방을 맞고 유닛이 죽어버린다든지 하는 경우 때문에
상당히 처절한 형태의 진행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중 대표적인 게임이 바로 코만도스다. 코만도스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바로 난이도. 지구역사상 전무후무한 극악의 난이도를 가지고 있던 코만도스라는 게임과 비슷한 방식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라면?
그렇다. 이 게임의 난이도는 감히 코만도스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나마 코만도스는 필요한 물품이라도 기본적으로 제공해 주지, 이
게임에서는 그런 것을 다 플레이어가 직접 조달해야 한다. 그래서 어떤 부분에서는 코만도스조차 따라갈 수 없는 난이도를 자랑한다. 단언코
말하건대, 어렵다. 그리고 섣불리 보면 안된다. 짜증이 나서 죽거나 계속된 임무실패 후에 알 수 없는 패배감에 사로잡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 그러나, 그 말은 곧 그 임무를 완성했을 때의 짜릿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게 강렬하다는 말도 된다. 최고의
난이도에 도전해 보고 싶다면? 두말할 것 없이 지금 즉시 도전하라. 어려움을 극복했을 때의 느낌을 아는 게이머에게 이 게임은 큰 도전으로
다가올 것이다.
코만도스를 해보지 않았거나 이런 게임을 해 보지 않은 게이머라면, 이 게임을 대할 때 최대한 차분한 마음을 가지고 침착하게 진행해 볼 것을
권한다. 상황이 아무리 급박하게 변해도, 갑자기 아군의 절반이 죽어 나가도, 어디선가 갑자기 적의 탱크가 몰려와도 침착하게 행동한다면
해결책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너무 걱정할 것은 없다. 게임이 아무리 어렵다 해도 반드시 미션을 넘길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는 법이니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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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처음 시작했을 때 그래픽이 약간은 부실한 듯 보였다. 왠지 유닛이 각이 많이 져 보이고, 화면을 좌우상하로 이동할 때의 모습도 조금 어색해
보이고 유닛의 행동도 유닛 컨트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어색해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처음 시작할 때의 기우에 불과했다.
먼저, 유닛의 폴리곤 수가 부족해 각이 져 보이는 이유는 그것이 화면을 크게 축소한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커맨드 앤 컨커 :
제네럴' 에서 유닛의 모습을 확대하면 굉장히 허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 이유였다. 이 게임은 무진장 넓은 맵 위에서 펼쳐지는데,
얼마만큼 넓은가 하면 적 유닛의 위치만 제외하고 화면 위의
모든 지형지물을 처음부터 볼 수 있지만 적 기지가 도대체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없을 정도다. 물론, 미니맵은 있기 때문에 이 미니맵을 잘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특이한 것은, 미니맵에서 축소, 확대버튼이 있어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맵이 하도 넓다보니
그런 것 같다. 미니맵의 크기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넓은 맵을 얼마나 잘 살피느냐 하는 것도 승리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화면을 이동할 때 마우스를 옮기는 것이 조금 어색한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광대하게 넓은 맵을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마우스 가운데 버튼(또는
휠 클릭)을 이용해 화면을 여러 가지 각도로 회전시켜서 볼 수 있는데, 익숙해 진 후에 보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카메라에서 지상을 촬영하고
있는 것 같은 카메라 구도라고 할까? 다양한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전술을 구사하다 보면 어떤 때는 시야의 이동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은데,
이 게임에서는 이런 자유로운 시점을 이용해 어떤 구도에서든 화면을 볼 수 있다. 심지어는 화면을 돌려서 하늘을 바라볼 수도 있다. 특히 이
기능을 활용해서 건물이 많은 곳에서 시가전을 벌일 때 적절한 화면구도를 정해놓고 전투를 하는 것은 중요한 전략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시점이 고정된 게임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묘미라고 하겠다. 하늘을 볼 수 있다는 말이 나와서 말인데, 안개, 저녁노을, 떠오르는
해를 비롯한 각종 배경효과는 치열한 전투에 지친 플레이어에게 마음의 위안을 가져다 줄 정도로 아름다운 효과를 보여 준다. 해가 져 가는
모습은 정말 평화로워 보인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마우스 휠로 확대/축소를 하고, 휠 클릭으로 화면 회전을 하기 때문에 휠 클릭이 가능한 휠
마우스가 거의 필수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긴 요즘은 그런 것이 추세니까 많은 유저들이 이미 휠 마우스를 가지고 있긴 하겠지만 말이다.
휠 마우스가 없다 해도 키 설정을 이용해 키보드의 키를 이용해 조금 불편하더라도 원활한 컨트롤을 구사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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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의 사실성
이 게임에서 모든 유닛은 공격할 때 탄환을 소모한다. 기관총을 들고 있다면 기관총 탄환을 소모하고, 탱크는 탱크포탄을 소모하고, 로켓포는
로켓을 소모한다. 그런데 이러한 탄환은 언제나 한정되어있다. 즉 탄환 하나를 낭비한 것이 나중에 유닛의 생사와 직결될 수도 있고, 그 낭비한
탄환 한발이 강력한 화력의 로켓이었다면 그 낭비는 두고두고 쓰라리게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설정은 게임의 난이도를 올리는데 크게 한몫을 하고
있다. 이 말은 총알 한발이라도 아껴야 한다는 말과 같다. 그러나 진정 이 게임의 난이도를 극악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이유는 그 물품을 적에게서 빼앗아 와야 하기 때문이다. 총, 탄약, 방탄복, 심지어는 탱크까지, 모든 물품을 적에게 의존해야 한다. 처음
시작할 때 가지고 있는 무기와 탄약은 미약하기 그지없어 그것만으로는 도저히 진행할 수가 없다. 미션을 진행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얻거나,
아니면 어떤 일을 해준다든지 하는 대가를 주거나 해서 점점 무기와 탄약을 얻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적에게서 빼앗아야만 한다. 직접 뭔가를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이 이렇게 처절한 일인지 아마 이 게임을 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모든 물품을 빼앗아 와야 하지만
당연하게도 빼앗아 올 수 있는 무기도 한정되어 있다. 적이라고 무한정 총알을 짊어지고 다니지는 않지 않은가. 게다가 적도 탄환을 소모한다.
적이 총알을 다 써버리면 무엇을 더 빼앗을 것인가. 그래서 필자는 적이 아군을 공격하는데 드는 탄약이 소모되는 것이 아까워 몰래 접근한 후에
적이 '미쳐 총 한발도 쏘기 전' 해치우고 탄약을 확보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가끔 빼앗고 싶은 적의 탱크를 실수로 파괴시켜 버리면 그
허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 외에도 시간까지도 자원화되어, 미션을 마치고 다음 미션을 위해 장비를 수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에 제한이
있는 것 등은 정말 난이도의 극치를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하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게임에서도 상점이라는 것이 있어 필요한 물품을 얻을 수 있는 길은 있다는 것이다. 그 러나
이 상점에서도 판매하는 물품의 수량은 한정되어 있다. 특이한 것은, 세계가 무정부상태에 빠진 상태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화폐가 없다는
것이다. 화폐가 없다면 거래는 무엇으로 할까? 그렇다. 바로 물물교환이다. 사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그것을 선택한 후에 그 대가로 물품을
주면 된다. 마치 온라인 게임에서 게임 내 아이템 거래를 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런데 거래가 상당히 편파적이기 때문에 상인에게 팔 때는 별
가치가 없는 물건이라도 그것을 다시 사오려면 상당한 가치가 있는 물건을 주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거래를 할 때는 어떤 물건을 내
줄지를 상당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나중에 필요할지 모르는 물건을 헐값에 내줬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템의 종류가 많고
또 다 군사용 물품이라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종류의 물건은 분명 아니기 때문에 처음 보는 이들 아이템의 가치를 판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각 아이템 별로 자세한 설명이 되어있기 때문에 거래를 하기 전 설명을 읽어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매니악한 게임성, 그래도 게임은 게임이다
매니악한 게임이라는 말은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은 아니다. 매니아 취향의, 대중적이지 않은, 독특한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이 매니악한
게임이라는 말은 이 게임에 붙이기 좋은 말이다. 그 이유는 먼저, 많은 부분에서 게이머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사람들이나
차량이 장비할 수 있는 수많은 물품을 정해줄 수 있고, 사람들이 걷거나, 낮은 포복을 취하거나 하는 자세명령, 정찰명령, 적의 공격에 대한
대응수준의 설정 등 게임 내 명령을 비롯해 무기의 장비, 기술의 학습 등 많은 부분에서 게이머가 직접적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그런데 그
말은 곧, 게임을 하기 전에 이 게임의 진행방식에 대해 조금 많이 익혀야 게임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진행 방식에
관한 부분은 모든 게임제작자가 고민하는 부분인데, 일단은 플레이어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최대한 많이 만드는 것이 게임의 자유도를 높이는데
크게 한 몫을 한다. 그리고 게이머들은 이를 이용해 다양한 전술, 전략을 생각하면서 게임의 진행을 자기의 방식대로 해결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이제까지 수많은 게임이 발매되었지만, 그중 인기가 있었던 것은 어떻게든 게임을 하는 사람의 의지가 개입되어 스스로의 의도대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었던 것은 게임 제작자들이 어떤 식으로 게임을 만들어가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좋은 예다.
게임이란 정해진 답을 써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 가는 요소가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게임을 즐기는데는 좋을지
모르나, 게이머들이 처음 그 게임을 대할 때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아무리 익숙해지면 재미있는 게임이라도, 처음부터
부담을 가지게 되어 익숙해지고 싶지 않아진다면 무슨 소용인가. 이 게임은 수많은 명령을 내릴 수 있어 일일이 지휘하는 것을 좋아하는
게이머에게는 환영받을만한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게이머에게는 약간의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사실성 넘치는 부분도 있고, 게임 같은 부분도 있다
솔저 오브 아나키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무엇보다도 세밀하게 묘사된 차량의 그래픽일 것이다. 차량의 모습은 모두 현실에 존재하는 차량을 토대로
만들어 졌으며, 바퀴 돌아가는 모습, 포탑 돌리는 모습 등 탱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잘 만들어져 있다. T-55, T-80 등의 러시아 전차나 M1A1 에이브럼스 전차 같은 미국전차도 정말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되어있어 게임을 하는 내내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또한 소리도 거기에 걸맞는 세밀함을 보여주었는데, 포탑을 돌릴 때 나는
소리나 이동할 때 무한궤도가 삐걱거리는 소리 등 각 차량이 동작할 때마다 거기에 맞는 소리가 나서 굉장한 현실감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헬리콥터는 근처에 있으면 다른 소리가 묻힐 정도로 큰 소 리가
나서 오래 들으면 귀찮을 정도였다. 물론 그것이 나쁘다는 건 아니고, 현실감을 잘 살린 부분이라는 말이다. 그래픽 외에도 차량의 운용 역시
사실적이었다. 차량은 1명만 타도 움직일 수 있지만 차량에 있는 무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1명씩 더 필요하다. 즉 무기가 2개 달린
차량이라면 운전수까지 포함해서 3명이 탑승해야 제 위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무기가 탑재된 차량에 1명만이 탑승했을 경우는
공격을 할 수 없고 이동밖에 하지 못한다. 필자는 이 부분이야말로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제한된 인원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배치하느냐 하는 것이 큰 승패의 갈림길이 되는 이 게임에서, 많은 인원이 필요한 탱크를 이용해야 하느냐, 그냥 보병위주로 가느냐는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탱크는 대전차무기에는 보잘것없이 약하기 때문에 탱크만을 이용할 수도 없고 그래서 얼마만큼 적절한
비율로 탱크(또는 항공기)와 보병을 운용할 것이냐 하는 건 더더욱 승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렇게 사실성으로 무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도 있지만, 역시 게임은 게임이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물론 많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탱크가
코앞에 있는 목표에, 그것도 땅바닥에 엎드려 있는 목표에 포격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원래 탱크는 그 덩치만큼 둔한 면이 있어, 탱크
앞에 바싹 엎드려 있으면 포격은커녕 앞에 뭐 가
있는지 볼 수도 없다.)비록 탱크가 지뢰종류는 발견할 수 없어 보병이 따라다녀야 한다는 정도는 사실적이지만, 좀 더 사실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보병에게는 레벨 업이 있다는 것은 게임적인 상상력이라 할지, 사실성이라 할지 말하기 애매한 부분이다.
하지만 레벨 업이 있어 키우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누가 뭐래도 좋은 점이다. 레벨 업은 2번 할 수 있으며, 레벨 업을 할 때마다
다른 능력의 변화는 없고 특수능력을 1개씩 배울 수 있다. 그 외에도 탱크가 보병을 밟을 수 없다는 것 역시 비현실적이었다. 그냥 밟아버리면
되는 적을 공격하려고 굳이 대전차로켓을 맞아가면서 대포나 기관총을 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그리고 가장 비현실적인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모든 보병유닛은 차량을 자유자재로 운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슴 사냥을 몇 번 해봤다'고 밝힌 보병이 갑자기 최신형 헬기를 능숙하게
운전하는 것은 게임을 진행하는 데는 상당히 편리하지만 저격기술이나 다른 유닛을 치료해주는 기술 같은 것은 꼭 배워야 쓸 수 있게 되는 것에
비해 헬기나 탱크 조종 같은 것은 그냥 되는 것은 왠지 형평성이 안 맞는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비 사실성이라기보다는 시스템의 문제인 것 같아
보이는 부분도 몇몇 눈에 띈다. 대표적인 예는 유닛이 길을 잘 못 찾는다는 것이다. 차량이 지정한 위치로 제대로 찾아가지 못하거나 명령을
내려도 아예 출발하지도 않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는데, 이건 즉각적인 반응을 좋아하는 한국게이머들이 보기에는 상당한 결점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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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는 그럴 듯 하지만 후반이 좀 부실하다
뒷심부족인가? 미션구성은 왠지 조금 아쉬운 감이 남는다. 여러 가지 시스템은 잘 만들어져 있지만 미쳐 그것을 다 보여주지도 못하고 게임이
끝나버리는 것 같다. 초반부에는 잘 짜여진 스토리로 기대를 갖게 만들지만 조금 익숙해질 만 하면 게임이 끝나버리는 정도의 길이를 갖고 있다.
하긴 난이도가 있으니 미션 자체의 길이는 좀 짧다고 해도 직접 게임을 하는 시간, 플레이 타임은 그다지 짧지 않기는 하다. 미션을 실패하고
다시 시작하거나, 게임을 다시 로드하는 시간까지 따진다면 플레이 타임은 게이머의 숙련도(?)에 따라 40~80시간 정 도될
것 같다. 스토리 진행 초반에는 광활하게 펼쳐진 맵 위에서 탐험한다는 흥분과 긴장을 가지기에 충분하지만 스토리가 워낙 미국식 퀘스트 방식이라
스토리에 대한 몰입도는 낮은 편이다. 퀘스트 방식이란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거기에 필요한 것을 하나씩 모아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방식을
말한다. 말하자면 이런 식이다. '우리는 적 기지를 공격하기 위해 헬리콥터가 필요해. 그러면 헬기를 얻기 위해 뭘 해야하지? 헬리콥터에 대한
정보를 얻어야 해. 헬리콥터에 대한 정보는 저 사람이 가지고 있어. 그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그 사람에게 뭔가를 해줘야 해. 그 사람은 돈을
원해. 돈을 주자. 좋아 정보를 얻었어. 헬리콥터의 위치를 알았으니 헬리콥터 쪽으로 가야해. 헬리콥터가 저 언덕 넘어 있어. 앗, 그런데
차가 고장났어. 어쩌지? 차를 수리해 줄 사람을 찾아야 해. .......'(물론 이 게임에 이런 스토리는 없다. 다만 비슷한 예일
뿐이다.)목표에 한 걸음 씩 다가서는 모습이 흥미진진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건 왠지 당나귀가 눈앞의 당근을 쫓아가는 듯한 모습이
아닌가. 그래서 후반부에는 스토리가 조금 딱딱해 지는 것 같다. 왠지 모르게 무미건조하다 는 느낌마저 든다. 철저한 지휘통제를 따르는 스토리
보다는 좀 더 깊이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하지만 뭐 군대를 소재로 한 게임이니 당연히 그런 경향이 있는 쪽이 당연할
것이다. 또한 이 게임은 스토리보다는 액션 성이 강조된 게임이므로, 게임을 하는데는 별 지장은 없을 것이다.
옥의 티를 꼽으라면
이 게임은 상당히 사실적인 묘사를 잘 하고 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딱 하나, 사실을 무시한 부분이 있다. 다른 부분에서는 게임적인
상상력이 적용된 부분도 있지만 사실을 바탕으로 한 설정에 있어서는 사실성을 지키고 있는데 유독 이 부분에서는 웬일인지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
그것을 그건 바로 총기의 탄약과 관련된 부분이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RPK라는 총과 M60이라는 두 총은 똑같이 7.62mm 탄약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RPK는 바르샤바조약기구(WTO)규격의 7.62 X 39mm 탄을 이용하고 M60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규격의 7.62 X 51mm 탄을 이용한다. 탄환의 둘레는 같지만 길이가 달라 서로 바꾸어 쓸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부분까지 지적하는 건 왠지 너무한 것 같기도 하지만, 이 정도를 지적할 만큼 다른 부분은 정말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성의 예를 들면, Mig-29 전투기는 공기흡입구 위쪽에 또 다른 공기흡입구가 있어 이륙시 양력을 얻는 동시에 야전에서 운용시
지면에서 올라오는 흙먼지를 빨아들이지 않게 설계되어있는데, 그것이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포탄의 종류도 현실성이 있어, 날개안정식
운동에너지탄(APFSDS) 같은 밀리터리 매니아들이나 알아볼 만한 무기도 등장한다. 이 정도면 총기의 탄약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충분히
지적할만 한 것이다. 그리고 또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한글화에 허점이 보인다는 것이다. 옵션에서 보면 '켜기' 라고 쓰여야 할 것이 '키기'
라고 적혀있는 등 곳곳에서 바르지 않은 한국어가 쓰인 모습이 보인다. 비속어 같은 것은 게임의 분위기를 살릴 때는 모르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쓰인다면 문제라고 밖에 할 수 없다. 또한 존댓말을 썼다, 반말을 썼다 하는 한글화의 고질적인 문제도 약간 보인다. 그 정도를 빼놓고는
크게 문제될 것은 없는 정도의 한글화라고 보인다. 어차피 음성은 전부 영어고, 텍스트만을 한글화 한 것이기 때문에 더 지적할 부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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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필자는 이 게임을 하고 나서 제일 먼저 '참 힘들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게임을 침착하게 했다면 더 쉽게 게임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필자도 어쩔 수 없는 다혈질 한국게이머인가 보다. '빨리빨리'의 정신은 사라지지 않는다. ^^ 하지만 이 게임은
정말 오랜만에 나온 매니아 취향의 전쟁게임이다. 어떤 점에서는 과거 인기있었던 게임인 X-COM 시리즈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많은
병사와 차량을 이용하고, 그것들에 플레이어가 직접 자기가 원하는 무기를 장착해 준 후 전투를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런걸로 보면 이 게임도
독창성 보다는 기존에 만들어져 있던 좋은 예를 따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것이 식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만큼 여러 요소를
조화롭게 혼합했기 때문일 것이다. 보급품을 적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절함을 느껴보고 싶다면, 아군의 공격에 하나씩 실감나게 쓰러지는 적의
유닛을 보고 싶다면, 그리고 플레이어가 사소한 실수를 할 때마다 중요한 아군이 하나씩 죽어 나가는 느낌을 알고 싶다면 이 게임을 꼭 한번
해보기 바란다. 상당히 어려운 난이도만 아니라면 전쟁을 소재로 한 게임을 좋아하는 모든 게이머에게 권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이없는
설정 때문에 어려운 것이 아니라 사실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차분히 대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본다. 아
그리고, 어려운 난이도를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게이머라면, 이 게임은 놓칠 수 없는 도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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