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가 원하는 바에 대해 조금더 궁리를 했으면 좋았을것을...

#PC

시작하기 전에...
이 게임은 필자에게 있어서 시련이라는 한마디로 압축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을 하는 내내 포맷의 압박과 불안한 하드의 위협, 그리고 생각보다 화려한 3D 그래픽조차도 버벅임과 다운의 공포 속에 필자를 떨게 만드는 요소일 뿐 이였으니... 결국 3번의 하드 포맷과 업그레이드를 거쳐 이렇게 게임을 끝낸 게 참으로 감회가 아닐 수 없다... 기 보다는 시간이 너무나 오래 걸려 무엇보다 기자님과 가족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 금할 길 없다.(하지만 두 번째로 하드를 날리고 다시 시작할 때는 정말 울고 싶었... 크흑; )
뭐, 개인 신상적 얘기는 이정도로 해두고, 필자는 이런 리뷰를 씀에 있어서 아직 키보드에 땀도 안 마른 햇병아리이지만, 워낙에 사람 자체가 말 많은 성격이 되어놔서 게임을 하나 잡으면 게임의 좋고 나쁨, 재미가 있음 없음을 떠나 주변인에게 라든지 조촐한 개인 홈에라도 참 뭐라고 떠벌려놓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이 게임, 참 난감하게도 단도직입적인 감상 한 두 마디말고는 뭐라고 할 말이 안 떠오르니 지금 이렇게 리뷰를 써야 하는 입장에서도 난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게임 '신데렐라- 마법의 성'은 디즈니의 신데렐라 캐릭터를 앞세워 만들어진 아동용, 그것도 저 연령층 여성용 게임이다. 섣불리 이런 식으로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을 알지만서도; 이런(기존 캐릭터를 앞세운 저 연령층 여성용)게임이 흔히들 참 '심하게 성의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별반 기대가 안되곤 하는게 사실. 이번 게임도 아니나 다를까 상자를 열어 봤을 때부터 같은 그림을 몇 번이나 돌려가면서 쓴 박스, 빈약한 설명서를 보면서 한숨을 금치 않을 수 없었는데 막상 게임을 하고 나서보니 이 또한 허허 참... 뭐 거두절미하고, 그럼 이제부터 어디가 어떻게 그토록이나 할 말이 없었는지에 관해서 얘기 해 보도록 하자.(참 모순된 말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을 쓰는 본인도 자각은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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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맹금들 뛰노는 타이틀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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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무성한 디즈니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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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없는 이유 1- 두서없는 스토리.
이 게임의 원제는 '신데렐라-캐슬 디자인'. 제목처럼 성과 성 내부를 꾸미는 게임이다. 우선 게임을 시작하면 로고 등이 뜨고 생각보다 깔끔하고 정교한 그래픽의 오프닝이 시작된다. 이야기 거리가 원체나 없어 나중에 가서도 다시 한 번 말 할 듯 하지만 그래픽은 그럭저럭 괜찮아서 이 게임의 유일한 미덕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후덕해 보이는 마녀 아줌마가 쏼라쏼라 외래말로 떠들어 대는 오프닝에 의하면 얘기는 대강 이렇다.
'왕자님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던 신데렐라가 앞뒤도 뜬금도 없이 마법의 거울에 갇혀 버렸댄다.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는 5개의 성을 꾸미고 각 성에 숨겨진 5개의 보석을 찾아내야 한다는데....'
이 내용에서 굳이 신데렐라가 아니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나 백설 공주도 별반 상관이 없이 없지 않느냐는 등의 딴지는 둘째치더라도, 보석을 찾는 거랑 성을 꾸미는 거랑은 무슨 상관이냐는 의문이 드는 것은 그저 필자의 덕이 모자란 탓일까? 지금까지 자의로도 타의로도 제대로 된 게임보다 어이없는 게임을 많이 해왔다고 자부하는 필자로서도(자부할 일도 참 없다만ㅜㅜ)아무리 너그럽게 생각하려 해도, 신데렐라와 성 꾸미기라는 두 개의 의제를 두고 억지로 이어 맞춰 놓고는 구렁이 담을 넘으려 했음이 역력한 앞 뒤 없는 얘기가 어딘지 모르게 씁쓸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저 연령층 저 연령층을 되뇌며 마음의 안정을 꾀해 볼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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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내내 계속되는 할머님의 멘트, 무척 정정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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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일 없이 거울에 갖혔더라는 신데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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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없는 이유 2 - 내용도 보람도 난이도조차 없는 시스템
허나 사실, 스토리라 함은 게임의 성격이나 장르에 따라서는 실제로 플레이해서 재미만 있다면 어느 정도는 간과될 수 있는 부분일 수도 있기에, 우선은 예쁜 그래픽에 끌려 기분 좋게 게임을 시작해봤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세이브 데이터로써의 역할을 하는 몇 개의 문양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 자신의 문양을 선택하면 세이브는 자동, 게임을 정상적으로 끝냈다면 재시작 시 문양을 선택하는 것만으로 이어서 하기가 가능하다. 문양을 선택하면 도움말, 게임 종료 등 몇 개의 메뉴와 함께 거울에 갇힌 신데렐라의 그래픽과 다섯 개의 성 그림이 뜬다. 갇혀 있다는 신데렐라는 우선 놔두고 다섯 개의 성 중에 아무거나 마음에 드는 것을 클릭하면 이제 메인 게임 화면, 그럴 듯한 3D그래픽의 배경과 성, 그리고 화면 하단엔 메뉴 바가, 상단엔 파리 마냥 엥엥 거리며 도우미를 자처하는 요정이 날라 다닌다. 뭐 도우미래서 달리 도우미일건 없고 요정을 클릭하면 시점 변화가 된다. 이제부터가 성을 꾸미는 본 게임. 그렇다면 성을 꾸미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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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메뉴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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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미 요정... 이라기엔 할 줄 아는게 별로 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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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거 없다..... 그냥 원하는 성, 원하는 방에 들어가 가구를 골라 원하는 곳에 배치하기만 하면 된다....OTL
성을 꾸미기 위한 돈? 재료? 그런 거 없다. 심하게 친절한 메뉴가 이미 가구며 화초며 벽지며 다 준비해주고 색상도 3가지로 압축해줬다. 유저는 그냥 골라 배치만하면 된다. 그것조차 귀찮으면 메뉴의 마법 지팡이 버튼을 계속 눌러만 줘도 적재적소에 알아서 가구가 생긴다. 한 술 더 떠서 그렇게 배치된 가구들에 대한 일정한 평가나 리퀘스트나 뭐도 없이 일단 방에 가구가 들어서기만 하면 미션 클리어, 방 몇 개만 그런 식으로 훑고만 지나가도 각 성마다 클리어 했다는 표시로 나타나는 열쇠 마크가 뜬다. 이렇게 열쇠 마크 다섯 개를 다 모으기까지, 만약 일일이 수동으로 배치하지 않고 마법 지팡이메뉴를 써서 자동 배치를 해왔다면 성 다섯 개의 방을 다 꽉꽉 채웠다 해도 채 한 시간이 될까 말까... IIIII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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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던 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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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서너 번으로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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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없는 이유 3 - '지금 뭐가 지나갔나?' 임팩트 없는 엔딩
불행인지 다행인지, 성을 다 꾸몄다고 해서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는다. 열쇠 마크를 다 모았다면 또 마법사 할머님의 지도하에 다시 잘 꾸며놓은 성으로 들어가서 방 구석구석 뒤져가며 보석을 찾아야 한다는데, 처음엔 뭐 이런 노가다가; 했건만 불행히도(?;) 이 또한 단순 노가다도 못되게 쉽다.
할머니께서 도움이 될 거라고 하사 해주시는 마법지팡이는 보석이 있는 방에 들어가는 순간, 장님 아니면 다 알아볼 정도의 광채를 발해준다. 또 보석은 꼭꼭 숨어 있어주지를 않고 날 잡아가슈 하며 찬연히 빛나고 있으니!! 지팡이가 빛날 때 여전히 화면 상단을 앵앵 거리는 요정을 몇 번 클릭해서 시점을 바꿔주면 마치 외면 할래야 할 수 없는 고된 현실마냥(뭐냐; )보석과 맞닥 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다섯 개의 보석을 다 찾아내면 거울 속 신데렐라가 있는 메뉴 화면으로 돌아오고 애니메이션으로 극히 짧은(!) 엔딩이 진행된다.
이미 리뷰라기엔 있는 말 없는 말 너무 해댄 듯 하여 엔딩 후의 일(..이라고 할 것까지도 없지만;)에 대해선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참고로 여기까지 총 플레이타임 두 시간이 채 안 된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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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속할 정도로 눈에 띄는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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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결말, 정말 몰라서 물어 보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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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말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 옥에도 티가 있듯...
여기까지 무척 씩씩대며 불만을 토로해 왔지만, 허술한 점말고도 이 게임에 대해서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좋은 부분은 분명 있다.
우선 그래픽. 인터페이스나 캐릭터는 2D로, 성이나 배경은 3D로, 2D와 3D를 적절히 섞어 사용한 그래픽은 색감이나 디테일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 배경 풍경은 언뜻 봐도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었으며, 성이나 가구 및 소품 또한 제한적이면서도 나름대로 특징을 잘 표현해, 제법 다양한 느낌을 주었고, '성' 이라는 소재가 가져야 할 공간적인 화려함이나 웅장함 또한 잘 표현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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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의 성.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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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원의 성. 배경도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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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평원, 성 내부 뿐만 아니라 배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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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한번으로 조금 바꿔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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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다른 모든 것을 간과하고 '성을 꾸민다' 라는 것만을 두고 보자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그래픽이 괜찮은 만큼 제법 눈이 즐거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 5개의 성들은 나름대로 각자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각 방들 또한 연회장, 응접실, 정원, 부엌, 독서실, 왕자의 방, 공주의 방, 심지어는 부엌 구석의 생쥐들의 방 등 다양한 테마와 각자 방 마다 테마에 맞는 소품들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다. 또 소품 자체가 화려하고 예쁘고 섬세하면서도 색감 또한 무난하게 맞춰져 있던 지라, '인테리어'라는 부분만을 놓고 봤을 땐 제법 세심함이 느껴진다. 시각적인 즐거움을 놓고 봤을 때. 이 게임에서의 성 꾸미기라는 부분은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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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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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샹들리에와 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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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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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열광을 금치 못한 생쥐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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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없다면서 잘만 떠드는 구나; - 슬슬 결론.
어떤 의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성 꾸미기에 대해 제법 만족을 느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이 게임을 높이 평가할 수 없는 것은, 게임이라는 것이 무슨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아닌 이상 어느 정도의 난이도와 그에 따른 성취도, 그에 따른 재미가 있어야 하는 것을 이 게임은 그 부분에 있어서 치명적일 정도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방에 들어가 어울리는 가구를 진열하는 단순한 행위 자체는 일시적인 시각적 즐거움을 가져다 줄 뿐,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질릴 수밖에 없다.(이미 게임 제작 시에도 그것을 염두에 둔 듯 성들은 가면 갈수록 방이 줄어들고 약소화된다. )이것을 극복하게 해줄 재미라던가 보람을 주기엔 스토리도 평가도 시스템도 너무 안일하며, 한 개의 독립된 게임이라기엔 볼륨조차도 너무 빈약하다.
행여, 저 연령층을 대상으로 했기에 지극히 단순화 시켰다고 본다 치자면, 이 게임의 그래픽적 분위기 라던지 감각은 또 의외로 지나치게 어른스럽다. 색감 또한 전반적으로 어둡고 채도가 낮으며 성은 귀엽고 예쁘기 보다는 웅장하고 화려하다. 그렇다고 뭔가 지속적으로 눈을 끈다거나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효과도 없으며 각 스테이지는 변화도 임펙트도 적다. 지극히 단순하고 지나치게 쉽다는 것말고는 그다지 아이들을 염두에 뒀음직한 면이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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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도 많고 할일도 많은 초반의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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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갈 수록 빈약해지는 후반의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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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무게감 있는 왕자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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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칙칙한 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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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어른이 하기엔 시시하고 아이가 하기엔 매력 없는 이 게임은 결국 이도 저도 아닌 '기획의 산물'일 뿐, 유저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게임' 이라기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
그냥 한마디로 '성의없다.' 라고 하기엔 분명 안타까운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이를 거듭하면 할수록 단점이니 장점이니 하기도 전에 그저 맥이 빠져 버리는 정도의 '재미 없음'은 그만큼 유저에 대한 고찰이 모자랐다고 밖에 할 수 없으며, 아무리 칭찬 받아 마땅 한 부분이 있다해도 게임으로써는 실격이다. 꼭 제작비를 더 들여가며 크게 뜯어고칠 것까지도 없이 대사 하나, 조그만 궁리만으로도 훨씬 나을 수 있었을 듯한 아쉬움이 괜히 더 서운하다. 뭐, 딱히 이 게임만을 두고 하는 얘기라기 보다는 가끔 기획이나 타이틀에 가려져 슬플 정도로 엉성한 모양새로 나와버리는 게임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바, 이왕 게임이라고 만들기로 한 거, 주 겨냥 대상이 누구던 기획 의도가 뭐던 간에 조금 더 유저 입장에서 납득 될 만큼의 성의는 다해줬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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