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아케이드용 ‘철권5’을 해부한다!

2004년 9월 15일은 국내의 '철권' 팬들에게 매우 역사적인 날이다. 이 게임의 국내 유통을 맡은 메가 엔터프라이즈가 비밀리에 준비해 왔던 '철권5'를 최초로 공개한 날이기 때문이다. 세가사의 '버추어 파이터'(이하 버파) 시리즈와 함께 3D 대전 격투 게임의 '양대산맥'이라고 까지 일컬어지는 '철권'. 그 최신 작품은 어떠한 모습일까. 게임동아는 '철권5'에 대한 여러 갈증들을 풀어봤다.

< 철권5에서 지원하는 네트워크 카드>

철권이 시리즈의 5탄까지 와서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변화 중 하나는 카드 시스템이다. 이미 일본에서 세가의 '버파4'가 카드 시스템을 도입한 후 커다란 성과를 얻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철권5'도 네트워크 시스템은 필수적인 사항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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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엔터프라이즈가 준비한 회장에 있는 기계는 두 개의 종류로 나뉘어져 있었다. 하나는 네트워크 카드 리더기가 달려있는 버전이었으며, 또 다른 하나는 리더기가 없는 일반 버전이었다.

하지만 '철권5'의 네트워크 카드 시스템은 '버파'와 조금 차이가 있다.

우선, '버파'는 네트워크 시스템이 중앙 넷에 집중되어 있어, 카드를 꽂으면 중앙에서 억세스한 후 정보를 불러와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제작사 입장에서 보면 매우 유리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우선 중앙에서 전부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 정보를 다른 사업부분에 접목한다든지,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방식을 택하게 되면 소위 '네트워크'가 연결되지 않은 곳에서는 아예 그 시스템 자체가 무용지물이 된다. '버추어 파이터 4'가 유독 일본에서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도 이렇게 네트워크 연결 자체가 일본에서만 지원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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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철권5'는 기기 자체가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더라도 큰 불편없이 게임을 진행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각종 아바타 시스템처럼 자신의 캐릭터를 꾸미는 것이 가능하며, 승률도 그대로 표시된다. 철권의 제작사인 남코가 앞서 말한 중앙 통제식의 장점을 버리고 굳이 이 방식을 채택한 이유는, 일본내의 시장도 시장이지만 다분히 네트워크 연결이 안되는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국내는 기본적으로 '철권' 시리즈가 대대적으로 전체 20~30%의 판매율을 보여왔다. '국내에서는 반드시 철권 시리즈가 앞서야 한다'는 것이 남코 개발자들의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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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식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즈가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가능하다는 점!

또한 '철권5'의 네트워크 카드는 '버파'의 그것보다 한 단계 진화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카드를 갱신함에 있어 기록이 사라지거나 누락될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버파'의 카드 시스템은 카드 당 500라운드의 제한이 있는데, 게이머가 만약 500라운드를 다 플레이하고 나면 새로 카드를 사서 자신의 기록을 갱신해야 한다. 하지만 기록을 보내고 다시 불러오다 자칫 에러가 나거나 하게 되면, 공들여 쌓아왔던 자신의 기록이 한순간에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철권5의 카드 시스템은 이러한 점을 해결, 동시에 두 개의 카드(새 것과 헌 것)를 꽂고 서로 연동하기 때문에 이렇게 기록이 사라질 염려는 전혀 없다(카드의 가격이나 플레이 가능 수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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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의 비교. 이 카드 방식은 이미 일본에선 다른 게임에 적용이 되고 있는 상황. 세가에서도 차후 '버추어 스트라이커' 최신작에 적용될 거라고 한다.

< 철권5의 공방>

철권5를 직접 플레이하면 어떤 느낌일까. 아직 개발 60% 수준의 발표용 버전이었지만 몇 시간동안의 플레이를 거쳐 '철권5'에 대해 어느 정도는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다분히 개인적이긴 하지만, 그 느낌을 바탕으로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1) 움직임은 느려졌고, 캐릭터는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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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된 일인지 캐릭터가 무겁게 느껴진다

아직 낯설어서인지, 아니면 어두운 톤이 많이 섞인 배경 탓인지는 모르지만, 캐릭터를 앞뒤로 움직이다 보면 다소 무거운 듯한 느낌이 든다. 격투 게임이 처음 발매되면 늘 오는 이동법에 대한 낯설음(정확히 말하자면 적응이 안된 상태)인지도 모르겠으나, '철권4'에 비해서도 조금 부자연스럽고 무거운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분석을 해보면 '횡보'가 없어졌기 때문인 것 같은데, 커맨드가 달라진 것인지 삭제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플레이를 해본 이 중에는 횡보를 해본 이도 있다고 하니 조금 다른 커맨드 로 바뀌었는지도 모른다.

기본적으로 예전의 철권 시리즈를 기준으로 이리저리 마음껏 움직이려다 보니 무거운 느낌이 드는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사실 시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극복될 것으로 보인다. 워낙 많은 대시와 이동법을 가진 철권이 아닌가(무겁다고 해도, 캐릭터간의 이동반응이 느린 건 아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캐릭터가 가벼워 졌다는 것.

위의 얘기와 다소 상충되는 구석이 있지만, 가벼워 졌다는 것은 '공중 콤보'를 기준에 두고 한 얘기라는 것을 알아두자. 철권 시리즈를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있어 '공중 콤보'란 그야말로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철권5'에 와서 공중 콤보는 예전 어느 버전보다도 많이 들어간다. 잽 다섯번이 기본적으로 들어가는가 하면, 철권TT에서도 하기 힘들었던 여러 가지 공중 콤보가 가능해졌다. 공중 콤보의 비중은 여전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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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공격하고 나면 물밀듯이 콤보가 들어간다!

(2) 공방은 서로의 거리를 멀어지게 만든다

단적으로, 캐릭터간의 공방이 매우 멀어졌다. '철권TT'가 단거리전이라고 하고 '철권4'가 초근접전이라고 한다면 '철권5'는 중거리전이라고 할만하다.

무슨 얘기냐면, 서로 때리고 막고 피하고 하는 공방 중에 캐릭터간의 거리가 많이 멀어진다는 뜻. 반동이 특별히 크거나 어색한 느낌은 들지 않는데, 맞붙어 싸우다 보면 이미 상당히 멀어져 있는 자신의 캐릭터를 발견할 수 있다. 이 부분 때문에 아마도 향 후에는 '철권4'에서 보여줬던 초근접전의 싸움 스타일은 아예 배제가 될 것 같으며, 철권TT식의 견제 후 타격 플레이가 크게 번창(?)할 것 같다.

(3) 잡기는 선입력 가능, 거리가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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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권5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가 바로 잡기의 거리가 넓어졌다는 점이다. 예전의 감각보다 두 배 이상 멀리 있는 상대도 흡수하듯 잡아버린다. 또한 어느 정도 상대의 기술이 나오고 있음에도 잡혀버리는 일이 많이 발생했다. 이 부분은 '버파'시리즈가 4에 와서 바뀐 부분과 매우 흡사하다. 잡기의 거리가 넓어지고 입력이 된 후에는 상대의 공격을 무시하고 잡아버리는 적이 많이 때문에, 공중 콤보와 함께 잡기는 더욱 큰 비중을 가지게 될 것 같다.

또한 잡기의 대미지 자체도 높아졌고, 무엇보다 예전 철권 시리즈에서는 킹의 자이언트 스윙만이 가능했던 '선입력'이 대부분의 잡기에 도입됨에 따라 공격 루트에 변화가 생길 예정이다. 실제로 플레이를 하는 도중에, 1차 견제기로 살짝 때리고 잡아내는 새로운 스타일의 공격이 많이 통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4) 상단, 하단의 개념이 명확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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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권5'에서는 상단과 하단의 개념이 명확해졌다. 하단 공격은 점프하면서 때리는 공격에게 대부분 지게 됐다. 또한 상단 공격은 하단 공격에 막무가내로 무너지게 됐다. 예를 들어 '풍신'이 상단기술이었지만 기존 시리즈에서는 적의 하단기술과 부딪혀도 무조건 밀어버리곤 했었는데, 이제는 상단기술이기 때문에 적이 하단공격을 하면 '풍신'이 진다는 얘기다. 물론 상대가 하단 공격을 하면 소점프 기술로 격추(?)시킬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철권5'에서는 캐릭터마다 쓸만한 하단기술이 추가됐으며, 또한 점프 공격도 추가됐다. 이 시스템 또한 '버파'에서 먼저 적용되었던 부분으로, 캐릭터 간의 심리전에 따라 공방은 많은 부분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5) 카운터 공격의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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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공격을 카운터로 맞으면 매우 아파졌다. 말 그대로 '아프다'는 것. 예전 시리즈가 상대를 카운터로 쳐도 기껏 120%정도의 대미지를 준 데 반해 '철권5'에서는 많게는 150%까지 대미지를 주는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회심의 공격으로 제대로 카운터를 먹이면, 정말 눈물 날 정도로 대미지가 깎여 나간다. 거기에 공중 콤보가 함께 곁들여지게 되면 그야말로 한방 승부라 할 수 있을 정도다.

(6) 잡기 풀기에 대한 다양한 모션의 추가, 패널티의 차이

철권의 예전 시리즈가 잡기와 모션이 특정 부분을 빼고 다 똑같았던 것과는 달리, '철권5'에서는 각 모션에 따라 잡기가 풀리는 모션이 전부 바뀌었다. 따라서 상대의 잡기를 풀면 어떤 잡기를 풀었냐에 따라 패널티에 차이가 생긴다. 예를 들어 상대를 특정 잡기로 잡았는데 그 잡기가 풀리면 뒤를 보고 있어 완전 무방비 상태가 되어 두들겨 맞기만 바래야 할 때도 있고, 다른 특정 잡기로 잡으면 풀어도 아무 패널티가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잡기도 잘 선택해서 잡아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

(7) 역이택의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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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철권 시리즈에서는 상대가 잡을 때 살짝 앉는 것이 '관례'였다. 상대의 잡기 모션이 나오는 순간이 눈으로 캐치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정신만 똑바로 차린다면 어느 정도 잡기를 파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철권5'에서는 잡기의 거리도 멀어졌고, 아차하면 잡힐 정도로 빨라진 느낌이다. 그리고 상대가 잡으려는 타이밍에 오히려 공격을 하는, 역이택 공격도 통용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단순히 상대가 잡으려고 할 때 앉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제 심리전적인 측면으로, 상대가 잡으려 할 것 같으면 더 큰 기술을 뻗어 역으로 공격하는, 역이택 공격이 중요 변수가 될 것 같다. 상대가 잡으려고 할 때 먼저 선수쳐서 때리는 것은 상대를 카운터로 날려버릴 수 있어 좋지만, 자칫 예상을 잘못하게 되면 카운터로 얻어맞게 되어 눈물을 흘려야 할 것이다.

(8) 기술을 흘리면 패널티가 배가 된다.

'철권'하면 생각나는 것이 바로 카즈야, 헤이아치 시리즈로 일컬어지는 '풍신류' 캐릭터들이다. 풍신 캐릭터들로 플레이하다 느낀 점은, '풍신'을 상대가 맞거나 막았을 때는 거의 딜레이가 없는 반면, 맞추지 못한 상황에서는 경직이 굉장히 오래간다는 점이었다. 이 말은 반대로, '풍신'이 여전히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상대가 그 기술을 흘리게 되면 그 패널티가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부분은 단순히 '풍신'의 차이를 떠나서, 몇몇 특정 기술들에게 적용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상대의 기술을 흘리고 그 사이를 노려 카운터를 먹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시대가 온 것이다(예전에도 되긴 됐지만 이제 쉬워졌다는 의미다).

< 철권의 공방 통합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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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총 8가지로 나누어서 '철권5'의 변화된 점을 적어보았다. 나름대로 느낀 점은, 지금까지의 변화가 대전 격투게임의 완성도 부분에서 최대한 접근한 느낌이 들며, '철권TT'식의 화려한 타격감이 그대로 베어있고 공중 콤보도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확실히 인기를 몰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중요한 점은 '버파'의 시스템이 알게 모르게 많이 차용되었다는 점, 그리고 훨씬 심리적인 공방이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 철권5의 기판은 시스템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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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권5'의 기판은 시스템 256으로, 기판의 모습은 매우 작아보였다. 실제로 촬영해봐도 간단히 작은 석쇠판에 기판이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석쇠안에 기판과 DVD가 들어가는 롬이 있을 것이다. 현재 국내에 돌아가고 있는 시스템 256은 '타임크라이시스' 시리즈 밖에 확인이 안되고 있어, 아케이드 업주 주인이라면 실제적으로 '철권5'를 구입할 때 DVD 뿐만 아니라 기판 전체를 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타임크라이시스는 건슈팅 게임이라 격투게임쪽으로 끌어 쓸 수가 없지 않은가). 사실 시스템 256이라고 해도 PS2와는 그 성능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게이머들이 눈치채지 않는 선에서 PS2로의 완전이식은 쉽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철권5'의 그래픽은 '철권4'에 비해서 큰 발전은 보이고 있지 않다(배경은 더 많이 아름다워졌지만). 완전이식도 꿈꿔볼 만한 느낌이다.

< 철권5가 국내 아케이드 게임시장에 어떻게 비춰질까>

일본 남코는 커다란 프로젝션 화면과 함께 '철권5' 기기 두 대가 세트로 먼저 발매될 예정이며, 한달 반정도 지난 후에 단일 기기를 공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메가엔터프라이즈에서는 일절 기기 가격에 대해 얘기가 없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우선 아케이드 업계 쪽에서는 간만에 나오는 대작 게임이며, 현 오락실을 먹여 살리고 있는 '철권TT'의 후속작으로서 '철권5'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의 열악한 여건 상, '철권5'가 나오면 대부분의 '철권TT' 시장이 죽는다는 것이 정설인데, 이 부분으로 따지면 국내 아케이드 시장은 나름대로(?) 더 어려워질는지도 모른다.

게임 자체도 우수한 편이라고 일차 마니아들의 평가가 나온 만큼 국내 주요 도시에서는 어느 정도 붐을 일 것으로 보이는 바, 기기 가격도 어느 정도 높은 위치로 나올 것으로 보면, 조심스럽게 국내의 격투 게임 붐을 일으키는데 일조하지만 열악한 업주들은 더욱 옥쇄로 밀어넣는 양날의 검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 이 글은 65% 개발버전을 바탕으로 작성된 글이므로 향 후 개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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