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기어 솔리드 인기에 놀랐습니다'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첫 느낌은 매우 가까우면서도 매우 추운곳이구나였죠. 하지만 팬 여러분들을 만나 뵙고는 일본보다도 더 뜨거운 열기에 눈물이 나도록 매우 놀랐습니다"
'메탈기어 솔리드 3'의 국내 발매를 기념해 내한한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의 아트 디렉터 신카와 요지(35)의 내한 소감이다.
그는 1994년 코지마 히데오 감독의 작품인 '폴리스 너츠'의 버그체크테스터로 코나미에 처음 입사해 게임계에 첫발을 내딛었으며 이후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의 캐릭터 및 메카닉 디자이너, 아트 디렉터로 자리매김한 인물. 만약 코지마 히데오가 '메탈기어 솔리드' 아버지라면 그는 '메탈기어 솔리드'의 이미지를 게이머에게 각인시킨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게임의 이미지와 관련된 일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및 메카닉 디자인은 물론 게임내 화면, 배경 등까지 관리하고 있죠. 개인적으로는 컴퓨터 그래픽(CG : Computer Graphic)을 공부하지 않아 폴리곤 모델링 작업자를 옆에 두고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지씨는 "게임을 제작하는 첫 단계인 디자인부터 마무리 조정까지 모두 감수하며 제가 표현하고 싶은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 일의 재미를 더한다"며 "어쩌면 일반적인 캐릭터 디자이너의 단계가 아닌 작업을 하고 있으나 그것이 조금 더 나은 게임을 만들어내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메탈기어 솔리드 3'의 이미지 작업 중 에피소드를 다음과 같이 풀어냈다.
"이번 작품에서 중점을 두려고 했던 것은 스네이크의 성장해 나가는 모습으로 게임의 처음엔 말끔한 모습의 스네이크부터 시작해 후반부에는 수염도 길어난 터프한 모습의 스네이크를 만들어내려고 했죠. 그러나 코지마 감독의 좀 더 남성적이며 거칠고 무서운 느낌의 스네이크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로 게임의 초반부터 수염이 길어진 스네이크가 등장하게 됐습니다"
굵은 선에 수채화 같은 채색으로 여백의 미를 살린 독특한 캐릭터 디자인이 일품인 그에게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자신의 모습과 개발자로서의 자신이 모습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란 질문을 던지자 그는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이 아니라서 개발자로서의 모습이 낫다"는 겸손한 말로 다음 말을 이었다.
"언젠가 게임 일러스트 의뢰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머리를 벽에 부딪혀 가며 일러스트를 만들어내려고 고민했던 적이 있었죠. 그 이후 개발자로서의 제 모습이 더욱 낫다고 생각하게 됐죠"
신카와 요지씨는 게임 개발자로서의 포부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어릴적 함께 즐기기 위해 재미삼아 보드게임을 만들어 본적이 있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모여 작업해 여러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내는 것이 게임 제작의 참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액션 게임을 좋아해서 일반적인 키조작으로 캐릭터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게임이 아닌 독특한 키조작으로 진행하는 게임을 한번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