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의 FPS 버전
레니게이드의 패키지를 개봉하기 전에 '역시나' 하는 소리가 나올지 '왠일이야' 하는 소리가 나올지 상당히 궁금했었다. 대체적으로 EA 의
게임들이 게임의 재미나 한글화 같은 게임 내적인 부분들은 상당히 훌륭하지만 패키지만을 보았을 때 실망을 안겨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발생한 궁금증이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역시나'를 넘어선 '이건 정말 너무 했다.' 라는 말이 레니게이드를 개봉하는 순간 필자도
모르게 나와 버렸다.
우선 패키지의 겉을 보자. 정면에는 해벅이 인상을 팍 쓰고 있어 강렬한 인상을 주고는 있는데 뒤를 돌려보면 마치 몇 년전 패키지를 보는 듯한
단순한 게임 설명과 사진이 썰렁하게 새겨져 있다.
그렇다면 속은 어떨까? 포장된 비닐을 벗기고 패키지를 연 것 까지는 좋았는데 내용물을 확인해 본 순간 얼마전 소개했던 메달 오브 아너와 전혀
차이가 없는 것에 황당함이 느껴졌다. 메달 오브 아너에서 보았던 EA 2002년 출시 목록표와 레니게이드 엽서 그리고 고객엽서가 그대로 들어
있었던 것이다.
아뿔싸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떨어진 내용물들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어떤 게임에나 들어 있는 설명서와 EA 게임에 많이 들어 있는 인스톨
가이드가 보이지를 않았다. 패키지가 불량품인가? 아니면 원래 없는 걸까? ( 설마 ) 필자는 각종 루트를 통해 확인 작업을 거친 결과
설명서가 CD 케이스에 들어 있다는 것을 알 게 되었다. 정확히는 CD 케이스의 앞 표지가 설명서였다...-.- '주얼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짓이여...' 이런 소리가 절로 입에서 나오는 것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어이 없는 기분을 뒤로 하고 설명서를 펼쳐 보았다. 엄청나게 자세하진 않아도 게임에 관한 전반적인 부분들을 모두 다루고는 있었다. 설명서
크기가 작아 글씨를 알아보기가 힘든 것을 제외하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된다. ( 처음에는 표지에 덜렁 키 조작만 나와 있는 줄 알았으니
이정도면 감지덕지라고 할 수 있을지도.. )
설명서를 보기 위해 열어 버린 CD 케이스에는 2장의 게임 CD가 들어 있는데 이게 영 색깔이 복사 CD 같은 기분을 준다.
솔직히 말해 이번 레니게이드 패키지는 실망을 넘어 허탈감을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다른 게임들에 비해 특별히 비싸지도 않지만 ( 물론
싸지도 않다. ) 같은 가격대의 다른 게임보다도 못한 내용물이 이 게임을 기다려온 수많은 게이머들에겐 많은 상처를 안겨주지는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 ( 설명서를 가치있게 만들 능력과 CD를 멋들어지게 만들어 복사 CD와 차별된 소유감을 느끼게 해주기에 EA의 능력이 부족하단
말인가.... )
정품을 구입한 게이머들은 분명 뭔가 혜택이 있어야 한다. 특별한 무언가가 없다면 잘 만들어진 성의 있는 설명서와 CD 정도는 기본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만약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 복사된 게임을 사용할 때와 차이가 없다면 그 누가 정품 게임에 쉽사리 손을 뻗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