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을 흔들어야 산다.

몸으로 슈팅을 즐기는 슈팅 매니아(?)들을 위한 게임.
슈팅 매니아에는 두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물론 최소한의 동작만으로 총알을 피해 버리는 세련된 기술을 보이는 슈팅 게임 매니아, 통칭 원 코인 클리어 들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조이스틱을 움직이는 것으로는 모자라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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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는 '오, 오, 오'를 외치며 몸도 같이 따라 움직이는 통칭 몸으로 슈팅을 즐기는 슈팅 매니아(?)들인데 같은 슈팅 매니아이지만 전자의 경우에는 '저 녀석 내 친구지만 정말 대단한 놈이다.', '역시 슈팅 매니아는 다르다.' 라는 평가를 받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앞으로 저놈이랑 오락실 오지 말아야지. 쪽 팔려 죽겠네...' 라는 비난어린 눈초리를 받게 된다는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 하지만 슈팅 게임을 잘해야만 슈팅 매니아일까?, 플레이하는 방식이 좀 촌스럽고, 쪽 팔린다 하더라도 슈팅게임을 플레이할 때 열정을 가지고 한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 아닌가? 지금부터 소개하고자 하는 XII STAG는 후자, 즉 몸으로 슈팅을 즐기는 슈팅 매니아들을 위한 게임으로 열정적으로 조이스틱을 흔들 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개념의 슈팅이다.

미친 듯이 흔들어라.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미친 듯이 조이스틱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슈팅 게임 전문가는 조이스틱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 최소한의 움직임만으로 총알을 피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럼 왜 XII STAG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조이스틱을 미친 듯이 흔들어야 할까. 그것은 바로 다른 게임에는 없고 XII STAG 에만 있는 독특한 시스템 때문이다. XII STAG에는 총 4가지의 공격방법이 존재한다. 첫번째는 앞으로 나가는 총알, 두 번째는 다른 슈팅 게임 폭탄의 기능을 하는 배리어, 세 번째는 이 게임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인 사이드 어택(비행기 양 옆으로 총알이 나가는 것), 네 번째는 비행기의 배기구에서 나오는 화염으로 공격을 하는 백 어택. 근데 사용되는 버튼은 전방 공격용 총알 버튼하고 배리어 발동 버튼 딱 두가지 뿐이니 사이드 어택은 버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는데(백어택은 그냥 배기구를 적에게 가져다 대면 발동한다.)버튼을 빼면 뭐가 남겠는가. 사이드 어택이 발동되기 위해서는 조이스틱을 좌우로 흔드는 동작이 필요하다.(정확히 말하면 왼쪽으로 향하다가 오른쪽으로 스틱을 한번 입력하면 사이드 어택 1이 나가고 왼쪽으로 향하다가 오른쪽으로 스틱을 두 번 입력하면 더 강력한 사이드 어택 2가 나가는데 이런거 계산할 필요없이 그냥 좌우로 막 흔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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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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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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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어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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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길 것이다. 위에서 미치도록 조이스틱을 흔들면 고수가 될 수 있다고 했으니 사이드 어택을 잘하면 고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인데 사이드 어택을 잘 하는 것과 고수가 되는 것에 무슨 관련이 있는가? 이 질문에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두가지의 설명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위에서 잠깐 얘기했지만 사이드 어택이 통상 공격보다 훨씬 강하다. 때문에 앞으로 발사되는 총알로 몇 초 동안 공격을 해야만 터지는 적도 사이드 어택 2 한방이면 터트릴 수 있어 같은 시간동안 훨씬 더 많은 적을 터트릴 수 있으며 부가적으로 적이 총알을 쏘기 전에 터트릴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죽을 확률이 낮아진다.(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적의 옆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위험이 생기기는 하지만...)두 번째로 XII STAG의 독특한 스코어 시스템 때문이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적을 사이드 어택과 백 어택을 사용해서 터트릴 때 숫자가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숫자는 최대 12까지 올라가게 되는데(이 게임의 제목이 XII STAG인 이유다.)식신의 성에 나오는 숫자와 같은 개념으로 이 숫자가 나와있는 상태에서 적을 죽이게 되면 적을 죽여서 얻을 수 있는 스코어에 그 숫자를 곱한 만큼의 스코어가 주어진다.(숫자가 올라가 있는 상태일 때는 화면의 왼쪽 하단에 별도의 타임이 생기고 이것이 계속 줄어드는데 이 타임이 다 닳기 전에는 어떠한 공격을 사용해서 죽이더라도 숫자만큼 곱한 스코어가 주어진다. 물론 타임이 다 줄어들기 전에 사이드 어택으로 적을 터트리면 타임이 올라간다.)이쯤 해서 결론을 내리면 사이드 어택을 잘 활용하면 게임 더 쉽게 진행할 수 있고 더불어 스코어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조이스틱을 미친 듯이 흔들어야만 고수가 될 수 있는 것이다.(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조이스틱을 구입하길 바란다. 물론 옵션 조정을 통해 사이드 어택을 버튼으로 대신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그냥 공격버튼을 하나 더 눌러야 하는 귀찮음만 있을뿐 재미를 느낄 수가 없다. 그리고 옵션 조정을 하지 않고 그냥 패드의 방향키를 이용해 사이드 어택을 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삼가하기 바란다. 엄지손가락에 쥐나는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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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배의 스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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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을 통해 사이드
어택을 버튼으로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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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특징.
이 게임은 사이드 어택을 제외하고도 기존의 슈팅게임과는 약간 다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첫 번째는 분기. 분기하면 보통 선택문이나 행동에 따라 스테이지가 달라지는 것을 말하는데 이 게임에서의 분기는 그것이 아니라 일종의 난이도와 스코어 조절이라고 볼 수 있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면 2번째 보스의 경우 보스를 만나기 전까지 통상 공격을 많이 사용하여 적을 없앴으면 파란색 보스가 나오고 사이드 어택을 많이 사용하여 적을 없애면 빨간색 보스가 나온다. 빨간색 보스는 파란색 보스에 비해 공격의 밀도가 상당히 높으며 당연히 쓰러뜨릴 때 얻는 스코어도 상대가 안될만큼 차이를 보여주기 때문에 높은 스코어를 얻기 위해서는 조건을 만족시켜 숨겨져 있는 적을 끌어내는 행위가 필요한데 당연히 처음부터 조건을 알 수는 없으므로 분기 시스템 덕분에 플레이 타임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두 번째는 적의 패턴이다. 보통의 슈팅게임을 진행할 때는 대부분의 적이 위쪽에서 출현하기 때문에 적의 총알을 충분히 보고 피할 수 있는 하단에서 플레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 그런식으로 플레이했다가는 금방 죽어 버린다. 이 게임만의 특징인 사이드 어택과 백어택을 최대한 강조하기 위함인지 적들이 위쪽에서 오는 것보다 뒤쪽이나 양옆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게임과는 달리 이 게임에서 베스트 포지션은 화면의 정중앙이 된다.(처음에는 진짜 적응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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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공격을 많이 쓰면
파란녀석이 등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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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어택을 많이 사용하면
빨간녀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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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 양 옆과 뒤에서
많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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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한 그래픽과 사운드.
나름대로 참신한 시스템을 적용한 색다른 개념의 슈팅 게임이지만 상상을 초월할만큼 허접한 그래픽과 사운드는 참신한 시스템이 주는 플러스 점수를 0점으로 만드는 것을 넘어서 마이너스로 만들어 버린다. 게임을 시작할 때 기체를 고를 수가 없어 1P는 파란색 기체, 2P는 빨간색 기체를 강제선택해야 하며 크기도 작고 디자인도 X같아 통상공격과 사이드 어택, 적의 총알이 모두 합쳐진 혼잡한 화면에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 게다가 보스들이라고 등장하는 것은 개성이라고는 약에 쓸려고 해도 찾아볼 수 없는 그냥 크기만 큰 녀석들이고 조무래기들 역시 투박한 디자인. 지금까지 필자가 한 말을 들으면 뭔가 연상되는 게임이 없는가? 바로 라이덴이다. 파란색 기체와 빨간색 기체, 거대 보스. 그래픽은 다르지만 컨셉은 똑같은데(7번째 미션에 가면 라이덴과 마찬가지로 운석이 날라오기도 한다.)라이덴과 10년이 넘는 세대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이없게 라이덴의 그래픽이 더 좋다. 다음으로 사운드는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래픽보다는 조금 좋은 수준이지만 세련되지 못하고 투박한 효과음과 특징이 없어 나오는지 안나오는지도 잘 모르는 배경음은 이 게임의 출시일이 2000년대가 아니라 80년대 후반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지게 하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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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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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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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석도 날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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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스코어.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슈팅 게임과 마찬가지로 이 게임도 하이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이 게임의 목표이다. 사이드 어택을 잘 활용할 경우 12배까지 늘어나는 스코어 시스템 때문에 고수와 하수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고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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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넷에 자신의 스코어를 등록하여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는 요소까지 가지고 있으니 하이 스코어 시스템은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 절대 빠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게임은 스코어 그래프라는 요소를 하나 더 첨가하여 게이머가 스코어에 대한 욕심으로 불타오를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스코어 그래프 시스템은 옆의 스크린샷에 보는 것처럼 스코어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으로 파란색 선은 현재 게이머의 스코어이고 초록색은 지금까지 게이머가 플레이한 것 중에 가장 좋은 성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원래 숫자라는 것이 그냥 숫자로 볼 때는 잘 파악이 안되지만 그래프로 나타내면 바로 알 수 있지 않은가. 때문에 자신의 성적을 바로바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생기고 더불어 기록에 대한 욕심을 더욱 크게 불러일으킨다.(아, 식신의 성과는 다르게 컨티뉴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스코어 시스템이 더욱 빛을 발한다.)

스페이스 레이더스, XII STAG, 하나만 더 있으면...
여러가지 참신한 시도를 하기는 했지만 심각한 단점 덕분에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허접한 그래픽과 사운드,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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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치고 몸통박치기+사이드 어택만 하면 되는 단순한 보스전, 선택할 수 있는 기체가 하나뿐이라는 점(필자가 해본 슈팅 중에 기체를 고를 수 없었던 마지막 작품이 마크로스다.), 80년대 슈팅 게임을 보는 듯한 개성없는 유닛 디자인. 단점을 지적하자니 한도 끝도 없다. 예전에 잘나가던 타이토가 왜 이모양 이꼴이 되었는지... 이전에 발매된 스페이스 레이더스와 XII STAG, 여기다 이거 비슷한 작품 하나만 더 나오면 현재까지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바바리안, 트윈 칼리버, 다크 엔젤을 밀어내고 유저 기피 대상 1위 3종 세트의 자리를 차지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기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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