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이가 액션 롤플레잉을?
코에이 = 삼국지 ?

봉신연의가 뭐지?
대다수의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익히 들어봤음 직한 이름. '봉신연의'. 일본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애초에 이것은
중국의 소설로, 주인공인 강태공(태공망)이 주나라 문왕을 도와, 악의 축인 달기로 인해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하고자 은나라를 멸망시키는
내용이다. 하지만 정통 역사 소설이 아니라 서양의 환타지 문학처럼 신비스러운 내용(선계, 괴물 등)을 담고 있다. 그럼 이 게임 '봉신연의
2'가 이런 내용인가? 그것은 아니다. 이 게임의 스토리는 전편의 3년후를 다루고 있는데, 주인공은 전편의 태공망이 아니라 자아라는
소년이다.(참고로 자아는 강태공의 어릴적 이름이라는 소문이..)출신이 불분명한 자아는 할아버지와 함께 유랑부족내에서 성장한다. 하지만,
호기심 많은 자아는 근처 동굴로 친구 백창과 함께 놀러(?)나가고 이 상황에서 여란이라는 소녀를 구하게 된다. 이것으로 게임은 시작하게
되는데..

옛날 옛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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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기라는 사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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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받을 만한 동영상과 화려한 마법효과
게임의 첫인상인 인트로 동영상은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시작되는데, 상당히 잘만들어졌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또한, 게임내내 보여지는 수없이
많은 이벤트들이 거의 모두 동영상으로 처리되어 동영상을 다 연결한다면 영화 한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동영상 퀄러티
얘기를 해봐야 입만 아프므로, 곁들여진 이미지를 참조하도록 하자...^^: 하지만, 동영상을 제외한 전체적인 그래픽은 요즘 게임으로 치면
평이한 수준이다. 캐릭터 그래픽은 '그란디아2'를 연상케하는데, 아주 짝달만한 SD캐릭터는 아니고, 그렇다고 일러스트처럼 쭉쭉빠진
7,8등신도 아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만화를 연상시키는 분위기에 주먹크고 발 큰 캐릭터라고 할까? 그렇지만 표정 연출이 약간은 모자른
듯 하며, 제작사의 의도였는지는 몰라도 캐릭터들이 마치 인형같은 느낌을 주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좀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이런 점에서 다른
게임들의 그래픽보다 좋지 않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게임을 하는데에 있어 별다른 지장은 없다. 필드 그래픽은 그 지역의 특징을 알 수 있게끔
잘 처리했다. 예를들면, 사막에서는 모래톱에 서있는 분위기를 연출하였고, 추운 북쪽지방에서는 눈보라 효과와 함께 전체적으로 눈덮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또한 그 지방사람들의 복장도 그 지역특색에 맞게끔 묘사하여서, 추운 북쪽 사람들은 에스키모처럼 털옷을 입고, 사막
지방사람들은 옷도 시원하게 보이도록 처리했다. 마지막으로, 전투씬의 그래픽에 관해 이야기를 하자면, 전투시 캐릭터들의 치고박고 하는 물리적인
공격과 보패를 이용한 마법도 멋있지만, 합체기를 이용한 공격씬에서는 화려한 마법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기분을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한
모습을 보인다.

물방울이 떨어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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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안움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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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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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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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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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미궁

합체기 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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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체기 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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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체기 씬 3
적절한 사운드와 한글음성 지원
배경음악은 30여곡이 준비되어 있는데 그때그때 상황에 잘 들어맞게끔 해놓았다. 하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필드의 음악이 약간은
지루한 듯하다. 사운드 효과는 일품이라고 할 정도로 잘 되어있다. 타격시 칼베
전투에 치중한 게임 시스템.
앞에서 이 게임의 장르를 RPG라고 했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액션쪽에 차라리 가깝다라고 말하고 싶다. RPG의 중요한 요소인
스토리부분에서 크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단순한 권선징악적인 내용과 친구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어떻게 보면 뻔한 스토리), 파티라는 개념이
특별히 강조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수없이 치르게 되는 전투는 이 게임의 특징이 무엇이다라고 단적으로 말해준다. 게임내
크고 작은 시스템이 전투쪽에 치중되어 있어 전투가 이 게임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쉽게 알 수가 있다. 보패 시스템과 합체기 시스템,
부탁 시스템, 친밀도 시스템 등이 그 예이다. 보패라 하면, 일종의 무기와 마법을 쓸 수 있는 도구같은 것인데 이것을 강화시켜야 만이 게임을
쉽게 이끌어나갈 수 있다.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보주가 필요한데 이것은 전투의 승리와 마을에서 얻을 수 있는 일 등을 통해 획득할 수가 있다.
보패를 강화시킬 때는 위력쪽을 키울 것이냐, 특수 능력을 키울 것이냐를 잘 선택해야 하며, 각각의 경우에 이용되는 보주의 색깔도 다르다.
예를 들면 위력쪽을 키우기 위해서는 빨간색보주가 주로 많이 사용되며, 특수 능력쪽은 파란색, 후반부에 좀 더 높은 능력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금색과 흑색(이것은 보스를 깰 때 주로 얻는다.)보주가 주로 사용된다. 특히 금색 보주는 특수 합체기(합체기 레벨 4)를 써서 적을 무찌를
때 주로 나오는 것이고, 이런 합체기를 쓰기 위해서는 동료들의 부탁을 잘 들어주어야 한다. 또 부탁을 잘 들어주는 동료와는 친밀도가 상승하고
좀 더 친밀한 동료와의 합체기는 더 많은 데미지를 적에게 줄 수 있다. 이렇게 얼핏 보면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내용들이 서로 잘
맞물려 봉신연의 2의 전투 시스템을 박진감 넘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전투시의 분위기도 왁자지껄해 실제 전투를 치르는 듯한 느낌을 잘
살려주고 있다.(주위에서는 진삼국무쌍의 분위기와도 비슷하다고 하며, 리틀 진삼국무쌍 이라는 얘기를 하기도...)

부탁을 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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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건달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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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도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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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도가 너무 상승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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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합체기로 금보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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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패 강화!
제작사의 배려를 느낄 수 있는..
'봉신연의2'에는 제작사가 게이머를 상당히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들이 있다. 우선, 첫번째로 레벨업하는 과정. RPG게임에서
파티를 구성하다 보면 경험치가 특정 캐릭터에게 쏠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봉신연의2'에서는 이런 점을 보강이라도 하듯. 레벨이 낮은
캐릭터가 좀더 많은 경험치를 얻게 되어 있고, 이를 통해 레벨 균등화가 빨리 이루어 지게 된다. 전투 출진을 안한 캐릭터도 경험치를 어느
정도 얻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어, 이 또한 레벨 균등화에 어느 정도 일조를 한다. 또한 보패 설치를 통해 경험치 상승을 할 수 있어,
쓸데없는 레벨 노가다를 피하게 하였다.(물론 어느 정도 노가다가 필요한 편)그 다음으로 인터페이스. 사실 처음 이 게임을 접하는 대부분의
게이머는 인터페이스에 적응하기가 좀 힘이 들것이다. 왜냐하면 패드의 모든 키를 다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RPG게임에서는 4가지
정도의 키를 사용하는데, 이 게임은 8개의 키를 다 사용하고 그 키를 사용해야만 하는 이유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처음에는 애를 좀 먹지만,
나중에는 키들을 사용하면서 참 편리하구나(특히 상태창에서 보패를 바꾸거나 캐릭터 상태를 확인할 때)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마지막으로
자잘한 배려. 필드를 거닐다 보면 행상인이나 보석상 등을 만날 수도 있고, 나타의 적 물리치기, 여란의 피로도 회복, 태공망의 경험치
높이기와 같은 캐릭터들의 다양한 특기(?)도 볼 수 있다. 또한 지도를 이용하여 쉽게 다음 목적지를 파악할 수 있어 길을 잃고 헤맬 일이
없으며, 게임을 깬 후에는 보너스 메뉴를 제공해 BGM을 재미있는 멘트와 함께 다시 들을 수도 있고, 게임 진행시 빠뜨린 보패를 다시 모을
수도 있다.

경험치 자동 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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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공망의 공짜 경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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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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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필드 전투와 어려운 보스전
전투를 하다보면 참 쉽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마구잡이로 키를 눌러도 깰 수 있는 경우가 많으며, 합체기 한방이면 보스를 제외한 모든
적들이 사라지니 어떻게 보면 동료들의 능력이 좋아서 그렇구나, 레벨노가다 안해도 되겠네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게다가 무한 컨티뉴와 전투후
체력 자동회복은 왠지 RPG 게임 같지 않다라는 느낌도 주고, 게임을 쉽게 만드는 데에도 일조를 한다. 하지만 보스전에서는 그 양상을
달리한다. 몇몇 보스는 한 두번 죽은 후에는 이길 수 있지만, 어떤 보스들은 몇 십번을 죽은 후에야 깰 수가 있다( 특히 성제). 이것은 좀
조정해야 할 점이 아닐까?

이 놈이 성제계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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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들을 한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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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것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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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 몇가지...
봉신연의2는 마을에 들어가면 마을을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관련 메뉴(여관, 시장, 일 등등)가 떠서 필요한 것들을 고르는 형태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대항해시대 1편에 쓰였던 방식으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반면, 마을을 돌아다니는 재미를 기대했던 게이머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은 아닐 것이다. 다음으로, 시나리오에 분기가 없어 한번 클리어하면 다시금 클리어할 필요성이 거의 없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보패
모으기를 통해 리플레이성을 부여하려고 하였으나...)백창의 죽음과 여란의 이탈, 선계 내분을 통해 스토리의 변화를 주려고 했으나 그것도
미진하게 느껴지며, 그렇게 길지 않은 플레이타임은(20여시간이면 깰 수 있다.)게임의 구매도를 낮추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친밀도 시스템을 이용해서 친밀도에 따라 시나리오에 분기를 만들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 또한 게임내에서 주어지는 일이라는
것이 거의 야수 퇴치나 물건 운반 같은 게임과는 그렇게 관계있는 것들이 아니어서 굳이 해결에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며, 괴물과 보패에는 속성이
있으나 그 속성이라는 것이 전투를 하다보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아 왠지 있으나마나 한 느낌을 주는 것도 지적하고 싶다. 마지막으론, 조가
유적에서 여러 물고기의 상을 구할 때 특정 조합에서는 게임이 멈춰버리는 버그와(게임기에서의 버그라... 참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소문에
의하면 정말 어쩌다 한번나온다는 버그라는데.... 필자도 참 운이 없지..)등장하는 적들이 그 놈이 그 놈이어서 계속해서 게임을 하다보면
왠지 지루한 느낌을 주는 것들이 아쉬운 부분이라 하겠다.

버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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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짐꾼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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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내 선택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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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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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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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가볍게 즐기기에는 좋아..
박진감 넘치는 전투시스템과 빠른 전개 그리고 간단한 조작을 보이는 봉신연의2는 저연령층과 RPG초보자들에게는 좋을 듯한 게임(제작사의 의도가
이것인지는 잘 모르겠다.)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스토리를 중시하는 게이머나 서양식 정통 롤플레잉에 익숙한 게이머들에게는 그리 어필하지는 못
할 것 같은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코에이 = 삼국지'라는 공식을 깨뜨리기 위한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이번 리뷰를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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