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어드벤처
국내 최초 추리 어드벤처 게임?
자칭 '국내 최초의 추리 어드벤처 게임', 타칭 '국내 2번째의 추리 어드벤처 게임(이라기 보단, '택티컬 토크'라고 쓰고
'말싸움'이라고 읽는다)인 "디지털 홈즈"가 지난 2월 출시되었다. 리뷰가 많이 늦었다고? 물론 이렇게 된 것은 필자의 게으름도 한몫하지만
리뷰가 늦어진게 전적으로 필자의 게으름 때문만은 아니다. 엔딩 한번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는게 이유중 하나인 것이다. 초장부터 악평을 하고
싶진 않지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게임을 '한글화'까지 해서 낸 것인지 게임을 하면서도 물어보고 싶었다. 물론, 이런 류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가 분명히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 게임보다 급한게 시사YBM엔 더 많지 않았나? 어쨌거나 2달 동안의 지루한 게임 플레이
끝에 엔딩을 보았고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 자판을 두드려 보도록 하자.

오프닝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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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홈즈 스타트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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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국내 최초 추리
어드벤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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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그래픽!
고전적인 의미의 어드벤처 게임 팬이라면 '디지털 홈즈'류의 게임에서 귀엽고 멋진 캐릭터 샷들을 기대해왔을 텐데, 디지털 홈즈의 그래픽은
그런 기대감을 충분히 채워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26살'이나 먹은 캐릭터를 '17살'로 보이게 하는 화려한 그래픽은 최고…라 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CG 모음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 않기에 이 멋진 CG를 보관하려면 자신이 직접 스크린샷을 찍어
보관할 수밖에는 없다.
게임 자체는 캐릭터가 전면에 나오는 화면을 통해 주로 진행되지만, 맵을 이동할 때는 귀여운 SD 캐릭들이 뽈뽈거리며 움직이는 화면을 볼 수도
있다. 뭐, 쉽게 일반적인 일본식 RPG나 어드벤처 게임들을 생각하면 된다.

자주 등장하는 CG들은
볼만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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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 캐릭터를 움직일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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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 그림들을
좋아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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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나름대로 볼 만한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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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만 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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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앨범 모음이
없어 화난다.
추리 어드벤처? 어디가?
그래픽적으론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임이지만 실상 게임을 즐기다 보면 시스템적으로 로딩이 잦고 약간 긴 곳도 있어 불편을
느끼기 시작하며, 똑같은 말을 수십 번 반복하는 우리의 앵무새 캐릭터들 때문에 수 차례나 패드를 던지게 만들고, 택티컬 토크 시스템의
메뉴들은 도대체 어떤 행위를 약속한 메뉴인지 몰라서 내가 올바로 메뉴들을 선택하고 있는지 헷갈리게 만드는 커다란 단점들이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도대체 이 게임이 추리어드벤처 게임이라는 장르를 왜 달고 나온 것 인가이다.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추리어드벤처 게임이라면 최소한
선택지를 통해 범인의 윤곽을 잡아낼 수 있는 단서와 방향, 거기에 따른 퍼즐들을 내놓아야 할 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런 모습을 홈즈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굳이 장르를 구별하자면 추리어드벤처라기 보단 '택티컬 토크'(라고 쓰고 '말싸움'이라 읽어라)어드벤처 게임인 것이
분명하다. 차라리 이 게임보단 '사일런트힐' 시리즈를 추리어드벤처라고 부르는게 더 나을 지경이니...( 정확하게 말하면 형사들이 나오고 살인
사건이 터져서 범인을 찾아내는 줄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추리를 할 건덕지는 전혀 없고 엉뚱하게 말싸움을 통해 항복을 받아내는 모습만을 보여줄
뿐이다. )
추리가 부각되지 않는다면 뭐가 부각되어 있단 말인가? 필자가 보기엔 아마도 각 등장인물들간의 상성에 따른 멀티 엔딩일 것이다. 어, 저런
것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건데, 홈즈가 설마 연애 게임? 맞았다. 추리는 곁다리인 것이고 왓슨과 이브, 아이린, 울프,
심슨, 사라, 유파, 에밀리아 등과의 애매모호한 엔딩이 게임의 주라고 할 수 있을 듯 싶다. 필자는 추리 어드벤쳐를 즐기고 싶어서 이 게임을
해 본 것인데, 어째 갈수록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기분만을 느꼈을 뿐이다.

추리라기 보단 기억력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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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큰 메모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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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원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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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티컬 토크 시스템
주인공인 스코틀랜드야드 특수 수사부의 경위 '왓슨'과 잭 홈즈의 조카인 'Ib'(이브, 본명 '휴 이부카 홈즈')가 함께 '잭 홈즈'
살인 사건을 시작으로 벌어지는 여러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아내는 스토리로 진행되는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특이한 점은 '설득'을 통해 범인을
자수하게 만드는 것이다. 말만 잘하면 아무런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도 범인을 자수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 정말 대단하다 않은가.. --;
'말하다', '기각하다', '화내다', '교대', '상담', '협박하다', '농담' 등의 커맨드 메뉴를 통해 상대방의 신뢰를 얻어내어
자수하게 만드는 이 시스템은 나름대로 괜찮은 모습을 가지고 있을지는 몰라도 매뉴얼 어디에서도 커맨드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고 정확히 어떤
결과를 나오게 하는지 설명되어 있지 않아서 대충 감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처음 몇 번은 그리 어려운 편이 아니라서 대충 말하고 기각하고
협박하면 '게임 오버' 화면을 보지 않고 넘어갈 수 있지만 끝의 중요한 3번의 대결에선 쉽게 '게임 오버'를 볼 수 있으니 인내심을 가지고
미리 게임을 저장해 놓는게 좋을 것이다.

무죄 증명뿐만 아니라
범인도 밝혀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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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쉬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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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저장 포인트를
알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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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만한 이야기라지만…
이 게임은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셜록 홈즈의 팬 소설 형식을 딴 원작 소설이 따로 있는 게임이다. 게임 제작사인 아크 시스템 웍스
홈페이지에서 한국어 서비스도 하고 있으므로, 관심 있으신 분은 한번쯤 가보셔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게임을 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소설을 먼저 읽어보지는 말자. 이유? 소설이 훨씬 재미있으니까...
아 주소는http://www.arcsy.co.jp/kr/dh/index.html.

42살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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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도 숨겨진
비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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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는 뭘 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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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맘에 드는
캐릭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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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줄거리와 주인공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2000년 5월 31일 심야 스코틀랜드 야드 특수 수사부에 한 통의 익명 전화가 걸려온다. 천재 해커이자 국제 수배범인 'ib'가 오늘밤
런던의 어느 장소에 나타난다는 정보.
그리고 그날밤 런던의 성 바돌로매 병원. 심야 병원 옥상에 수상한 그림자가 나타난다.
"네가 ib냐?"
"유령이라면 믿어 줄거야?"
수수께끼의 소년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고....
2000년 6월 1일 새벽 런던의 성 바돌로매 병원. 한 발의 총성이 울린다. 그리고 사건은 시작됐다!
이렇게 시작된 '잭 홈즈'의 살인 사건을 통해 '마리오네트'의 비밀과 그 뒤에 감춰진 거대한 음모를 밝혀내는 게 전체적인 줄거리이고,
주인공인 '왓슨'과 '이브'를 조정해서 범인의 윤곽을 찾아 나가는게 플레이어의 임무다.

나이 : 14세
성별 : 미상(여자일수도 있단 말이었나?)
출신지 : 토쿄 고쿠분지 시
학력 : 없음
취미 : 게임(자신보다 센 사람과 승부하는 것. 일상생활 자체가 게임의 무대!!)
천재적인 머리를 자랑하는 실질상의 주인공. 어리버리한 왓슨을 무시하고 있지만(다른 사람도 무시하지만)그의 성실하고 온후한 성격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14살답게 변덕이 심하고 제멋대로에 억지도 심하지만 상황 판단력은 어린아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 말투가 심하게 거슬려서
게임 내내 불편했다.

소속 : 특수 수사부 IT 범죄과
직종 : 수사관
계급 : 경위
나이 : 26세
성별 : 남성
출신지 : 런던
학력 : 옥스퍼드 대학 졸업
취미 : 독서
26살이나 먹었지만 비쥬얼로 보면 17세 정도의 탱탱한 얼굴을 자랑한다.(뭐 이 캐릭터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이브와 함께 범인을 찾아
나서지만 실질적인 추리는 이브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전형적인 보조 캐릭 성격이고 과거의 테러 사건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고
수사관이지만 강인한 면은 적은 편. 어리버리한 태도로 인해 이런 캐릭터는 보기 짜증날 정도.
진정한 추리 게임을 해보고 싶다면…
추리 어드벤쳐 게임이라면 앞서 잠깐 말한 대로 사건의 주변 인물을 먼저 조사하고 범인의 단서를 퍼즐을 통해 찾아내서 물증을 제시하고
잡아내는 게임이어야 할 것이다.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과의 러브러브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으로도 충분하니 말이다. 최소한 게임 본질의
인터렉티브를 살린다면 단서를 찾아내는 과정에서의 퍼즐과 힌트를 통한 범인을 스스로 집어내는 추리 본연의 재미를 놓치지 않아야 함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이 제작사는 추리 게임을 만들기 보단 소설을 그대로 따라가고 싶은 것이 분명했다. 그거야 제작사 마음이지만, 그렇다면 장르를
추리어드벤처로 하지 말았어야 옳다.

사랑과 우정을 그린 연애 어드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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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엔딩이지만 이것도 힘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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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생각하는 추리 게임의 전형은 '역전 재판'정도라고 볼 수 있는데 이 게임이 워낙 잘 만든 게임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추리게임이라고
한다면 최소한 '역전 재판'정도의 추리할만한 시스템과 내용들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디지털 홈즈는 캐릭터 그래픽말고는 볼만한 부분도 그다지 없고 CG 앨범도 볼 수 없고 시스템적으로 로딩이 잦아 불편하고,
시스템 커맨드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으며, 줄거리는 소설에 힘입어 읽어줄만 하지만 추리적인 요소는 전혀 없으니 추리 어드벤처 게임임을
기대하며 선택하는 오류를 범하지는 말기를 바란다...

엔딩 크레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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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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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평가
총점 : ★☆ (별5개 만점)
20자 평 : 이 리뷰도 빨리 잊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