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나온 올림픽 소재 게임 중 가장 훌륭하다.
2004년 8월 13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렸던 제 28회 하계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스포츠를 통해 전 세계인을 하나로 묶어주는 축제. 지난 4년간 비지땀을 흘려가며 노력한 각국 선수들의 땀의 결실이 맺어지는 올림픽이 많은 화제 거리를 남기며 얼마전 폐막했다. 올림픽에 앞서 끝난 유로 2004에 이어 전국민을 다시금 TV앞으로 집결하게 만든 올림픽. 하지만.. 그저 보기만 하는 올림픽에 지쳐 가는 사람들을 위해 SCEE에서 아테네 2004라는 게임을 선보였다. 자, 이제 게이머들이 나서서 가상의 올림픽을 통해 금메달을 따내야 할 차례. 올림픽의 뜨끈뜨끈한 열기를 PS2를 통해 느껴보도록 하자.( 올림픽 이전에 게임이 출시가 되었지만 리뷰가 늦어져... --; )
다양함을 추구한다
아테네 2004를 시작한 직후, 휴유유의 가슴을 세차게 내려치며 뼈 속 깊이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다양성'이었다. 처음 아테네 2004를
시작하면 게임 모드를 선택하게 된다. 올림픽 모드로 갈 것인지, 혼자 연습을 할 것인지 등. 그리고 그 안에서 또 선택을 하게 된다. 올림픽
모드에선 며칠간 몇 개의 종목만을 해볼 것인지, 전체를 다 해볼 것인지. 또한, 게임에 들어가려 하면 선수의 국적, 이름을 선택해야 하고,
일부 종목들은 남.여 성별 선택까지 하게 된다.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수많은 게이머들의 입맛에 조금이라도 더 맞춰 보고자 한
제작사의 노력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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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다양성을 느낀 것은 그동안 올림픽을 주제로 했던 수많은 게임들에서 보지 못한 다양한 종목들. 아테네 2004에서 해볼 수 있는 올림픽 종목들을 모두 나열해 보면 100, 200, 400, 800, 1500M 달리기, 100, 110M 허들, 넓이 뛰기, 높이 뛰기, 3단 점프, 장대높이뛰기, 원반던지기, 창던지기, 투포환, 100M 평영, 자유형, 배영, 접영, 남자 마루 운동, 여자 마루 운동, 링 체조, 뜀틀, 승마, 역도, 양궁, 스키트 사격 남자. 총 26가지의 종목이 존재한다. 이중엔 '버튼 연타 게임'이라 불리우는 트랙 종목들부터 버튼의 조합과 타이밍이 중요한 마루 운동이나 링 체조, 사격과 같은 종목들도 있다. 어쩌면 이에 대해 '축구와 농구, 마라톤, 핸드볼, 배구와 같은 게임들이 빠져있지 않느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게임들은 마라톤을 제외하면 그 종목 하나만으로도 새로운 게임으로 탄생할 수 있는 게임이니 달리 불만을 가지기에는 그렇다. 후유유는 '체조'류의 종목들이 들어가 있다는 것에서부터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니 어찌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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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 하나면 끝이다
아테네 2004는 단순한 버튼 연타식의 종목부터 다소 복잡한(하지만 금방 익숙해질 수 있는)조작을 필요로 하는 종목까지 다양한 조작법을
보여준다. 100M, 200M 달리기와 같은 종목들은 ○버튼과 Χ버튼의 연타로 게임이 진행이 되고, 링 체조, 마루운동, 3단뛰기와 같은
종목들은 아날로그 스틱과 L1, R1 버튼으로 게임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케이드 모드로 게임을 하면 각 종목을 플레이하기 전 조작법에
대해 알려주지만 한글화가 되어있지 않아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 뭐냐 그 비웃음은..? 어~ 영어좀 할 줄 안다 이거지?-_-++).
하지만, 조작법이 복잡할 것 같아 고민할 필요는 없다. 매뉴얼이 워낙 잘 되어 있어 이를 활용하면 게임에 익숙해지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매뉴얼속엔 게임의 조작방법이 글로 잘 풀어져 있으며 매뉴얼과 함께 제공된 게임 가이드 북엔 - 북이라 하기엔 민망하지만..
써있으니..;; - 그림과 함께 잘 설명이 되어 있다. )참고로, 본 필자 후유유의 경우 게임 못한다는 소리를 귀에 달고 다닌다.. 하지만
이러한 후유유조차 이틀만에 종합 3위를 거둘만큼의 실력을 갖게 되었으니 얼마나 게임 조작법이 쉬운지 알만하지 않은가...
많은 시도가 돋보인다
아테네 2004는 다양한 종목만큼이나 다양한 시도가 보인다. 처음에 이야기한 체조 종목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 해보도록 하자. 체조 종목 중
여자 마루운동의 기본 모티브는 그 옛날 우리가 음악에 맞춰 발을 움직여 패드를 밟으며 즐기던 게임 'DDR'이다. 마루운동을 시작하면 선수가
나와 준비자세를 갖추고 음악이 흐른다. 그리고 곧이어 화살표들이 위로 올라온다. 그러면 타이밍에 맞춰 각 화살표 방향에 해당하는 버튼을
눌러주는 것이다.( 여기서 아쉬운 것은 화면에 보여지는 것은 항상 같다는 것. 그러니까 미스를 낸다고 해서 선수가 다른 동작을 보여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DDR과 마루운동의 조합이라니..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남자 마루운동의 경우엔 그 놀라움이 더하다. 남자 마루운동의
경우 처음엔 도약을 위해 버튼을 연타하고 동작을 시행할 때 화면에 나오는 버튼들을 차례차례 눌러줘야 하는데 처음 도약이 약한 경우 그 동작의
역동성이 많이 죽으며 선수가 소극적인 동작만을 보여준다.
수영의 경우엔 싱크로 나이즈드 스위밍과 같은 종목은 없고 100M를 각 영법별로 완주하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이러한 완주를 단순한 버튼
연타만으로 놔두지 않고 수영이라는 특성에 맞추어 L1버튼을 통해 호흡을 조절하게 해두어 육상 경기와의 차이를 만들어냈다.
마지막으로 후유유가 놀란 것은 800M와 1500M 달리기다. 두 경기는 릴레이가 아니기에 선수의 호흡조절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한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조작 자체는 왼쪽 아날로그 스틱으로 선수의 위치(좌우이동)를 조절하며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으로는 스피드를 조절한다는 같은
개념이지만 막상 경기에 임해보면 두 경기의 차이가 확실히 난다는 것이다. 후유유의 경우 800M에서 쉽게 금메달을 차지하여 1500M도 같은
생각으로 임했는데 결과는 예상과 너무나 달랐다.( 당연히 1등을 할거라 생각했는데 결국 6등했다..-_-;;). 같은 개념 안에서도 다른
종목이기에 다르게 임해야 한다는 것. 어찌보면 당연한 것 일수도 있지만 게임내에서 이렇게 구현해 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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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드냐, 스틱이냐?
그동안 올림픽을 주제로 한 게임들은 '버튼 연타 게임'이라 불려왔다. PC용 올림픽 게임들은 게이머들로 하여금 '스페이스 바가 망가지지
않을까?'하는 걱정거리를 제공해 왔을 정도다. 아테네 2004도 PS2 게임이긴 하지만 게임을 하면서 버튼을 계속 두드려야 하기에 패드가
걱정스럽긴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스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인가? 걱정하지 말자..^^ 그리 과격한 움직임 없이도 버튼 연타가 잘 먹어주기에
굳이 스틱까지 필요하지는 않다. 오히려 아날로그 스틱을 게임내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틱이 더 불편할 수도 있다.

단순한 버튼 연타식 게임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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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버튼 연타식 게임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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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스틱 사용 게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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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스틱 사용 게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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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가 왜이래?
운동을 하면 남자든 여자든 어느 정도 어깨가 벌어지고 몸 전체가 다부지게 되는 것이 상식이다. 아테네 2004에선 이러한 상식에 맞춰 어깨
떡 벌어지고 다부진 체격을 자랑하는 선수들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운동선수라 해도 게임이기에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왜 놓지는
건지.. 아테네 2004의 제작사인 SCEE에선 너무 상식에만 몰입한게 아닌가 생각한다. 운동선수이면서도 여자 체조 선수들의 경우 쭉빠진
몸매를 자랑하는 법이거늘 왜 아테네 2004의 여자 체조 선수들은 육상이나 수영 선수와 같이 떡 벌어지고 몸 전체가 우락부락 한 것인지..
체조 요정으로 알려진 코마네치와 같은 이쁜 선수들도 있고, 종목은 다르지만 테니스 선수이면서 전문 모델 못잖은 안나 쿠르니코바와 같은
선수들도 있는데.. 그리고 남자 역도 선수들.. 어째서 한국인인데도 팔에 털이 수북하며 수염 더부룩한 서양필의 남성들만이 보여지는 것인지..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게임이기에 기대하고 있던 요소들이 모두 무너져 아테네 2004를 하면서 보는 맛을
기대하기는 힘들 듯 하다.

선수 그래픽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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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그래픽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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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기에 기대할 수 있는 것들
아테네 2004에서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 체조 종목들. 하지만 플레이하다보면 어느새 아쉬움이 남는다. 링체조나 마루운동의 경우 선수들이
보여주는 고난이도의 묘기들은 멋있지만, 그 안에서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단순히 버튼을 타이밍에 맞춰 눌러주는 것밖에 없다. 버튼을
제대로 누르지 못했을 땐 점수만이 달라질 뿐, 선수가 묘기를 부리다 실수를 한다던가 하는 요소가 없다. 높게 점프를 한 후에 버튼을 잘못
입력해도 멋지게 착지하는 선수를 보고 있자면..-_-;; 실제라면 웬만해선 그런 일이 안일어나길 바라겠지만, 게임이기에 실수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재미있어 하기도 하고, 그에 따라 게임의 난이도도 조금 더 올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크다. 만약 '베이징 2008(다음
올림픽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이 나오게 된다면 이 부분에 있어 심각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종목들에선 버튼의 입력이 성패를 좌우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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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변하는게 없느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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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아테네 2004는 괜찮은 게임이다. 아니, 지금까지의 올림픽을 주제로 한 게임들과 놓고 보자면 수준급의 게임이다. 어렵지 않은 난이도에 단순한 게임 사이클, 역동적이고 박진감 있는 스타일로 스포츠 게임으로서나 올림픽 주제 게임으로서 놓치지 말아야 할 요소들을 잘 집어내어 게임에 담아놓은 듯 하다. 하지만 후유유가 보기에 아테네 2004가 올림픽 특수를 타고 그야말로 잘 팔려 나갈지는 의문이 앞선다. 실한 내용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포장이 너무 부실한 것은 아닌지.. 어디서 아테네 2004 관련 광고도 못본 것 같고..(후유유가 접한 것은 홍보 동영상 하나뿐;;)올림픽에 맞춘 행사라던가 마케팅이 하나도 보여지지 않는 것이다. 이런 것까지 후유유가 걱정할 것은 없지만.. PC용 시드니 2000이후 너무 오랜 만에 접한 올림픽 관련 게임이라 올림픽 특수를 타고 잘 퍼져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물론, 선택은 유저들의 몫이니, 그저 후유유는 후유유가 느낀 그대로를 쓰고, 유저분들이 아테네 2004의 좋은 점을 잘 간파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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