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게임
리뷰에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필자는 에이스 컴뱃 제로 더 벨칸 워(이하 제로)를 통해서 처음으로 에이스 컴뱃 시리즈를 접하게 되었다는 것을 밝혀둔다. 때문에 이 리뷰는 전작들에 비해서 어떤 점이 진화하고, 어떤 점이 퇴보했는지에 대한 비교 분석 보다는 순수하게 제로가 어떤 게임인지 알아보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작들과의 비교가 없다는 점에 대해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되지만 필자의 입장에선 비록 늦었지만 이제서라도 제로를 통해 에이스 컴뱃 시리즈에 입문할 수 있게 된 것에 만족하고 있다. 남자는 태생적으로 하늘을 꿈꾸고, 또 하늘에서 죽기를 소망한다. 그것은 필자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사실적인 그래픽
제로의 그래픽은 매우 사실적이며, 동시에 상당히 뛰어난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무려 40여종에 달하는 실제 비행기들의 유려하고 훌륭한
모델링은 물론이요, 현실의 공간을 그대로 옮겨놓기라도 한 듯한 사실적인 공간 묘사도 흠잡을 데 없이 뛰어나다. 특히, 지형 묘사에 있어서는
지형의 굴곡까지도 세세하게 표현하고 있어 게임의 현실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극도로 낮은 고도 상에서 지상을 바라봤을 때 지형 묘사에
사용된 텍스쳐의 해상도가 낮아 다소 뭉개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는 점과 지상에 배치되어 있는 AA건, 건물 등의 오브젝트가 상당히
단순하게 묘사되어 있다는 점에선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게임의 특성상 대부분의 게임 진행이 공중전을 배경으로 펼쳐져 낮은 고도 상에서 지상을
바라보게 되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그다지 큰 단점이 되진 않는다. 높은 고도 상에서 바라볼 땐 이러한 점을
플레이어의 입장에선 아예 인지하기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테이지가 진행되는 드넓은 공간을 사전 로딩 한 번으로 모두 담아내고 있다는
점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공중전 속에서도 프레임 저하 현상이 거의 없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이는 그래픽적 퀄리티를 다소
희생함으로써 게임의 전체적인 속도 향상을 확보한 매우 적절한 최적화 기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실사와 3D CG를 교묘하게 합성해 완성한
게임 내 인터뷰 동영상도 게임의 현실감을 극도로 끌어올려주고 있는 요소로써 높이 평가할 만 하다. 3D CG 캐릭터보다는 실제 배우들이
등장해 연기하는 쪽이 당연히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선 좀 더 현실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되기 때문에 이는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자칫하면 실사와 3D CG 간의 이질감 때문에 되려 독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질감을 거의 느껴볼 수가 없을 정도로 동영상은
매우 교묘하게 합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은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제로는 게임의 재미와 분위기를 한껏 살려낼 수
있도록 현실감을 기반으로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실제 비행기를 타고 비행하고 있기라도 한 것 같은 기분 좋은
착각 속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자, 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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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적인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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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기체 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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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고도에선 지형 텍스쳐가 다소 뭉개진다

실사를 활용한 게임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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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와 3D CG가 교묘하게 합성되어 있다
훌륭한 사운드
제로의 사운드는 매우 훌륭하다. 전쟁의 포화 속을 가르며 운명을 걸고 싸우는 에이스들의 사투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 담아내고 있는 사운드는
게임의 박진감과 긴장감을 충분히 살려주고 있다. 음악을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에이스들의 뜨거운 열정과 비장함이 전해져 올 정도이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스테이지 진행 도중 무전 통신을 통해 들려오는 실제 배우들의 뛰어난 음성 연기도 게임의 현실감을 높여주는 요소로써 주목할 만
하다. 게임을 즐기고 있는 자신이 마치 정말로 비행기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전해주는 데다 자신이 지금 전쟁의 한복판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을
있는 그대로 살려주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제로의 사운드는 게임의 재미를 한층 끌어올려주며 사운드의 이상적인 역할을 다 하고 있기 때문에
사운드를 평가함에 있어선 역시 훌륭하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이것은 플라이트 슈팅 게임이다!!
제로는 엄연히 플라이트 슈팅 장르의 게임이다. 게임 화면 구성이 비슷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플라이트 시뮬레이션 장르로 오해하곤 하는데
이는 정말로 잘못된 생각이다. 방대한 조작키와 어렵고 복잡한 조작감을 자랑하는 플라이트 시뮬레이션 장르는 이미 게임의 범주를 넘어서 몇몇
게임은 공군에서 비행 훈련 시뮬레이터 용으로도 쓰이고 있는데, 이는 플라이트 시뮬레이션 장르가 재미 보다는 현실성에 그 근간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플라이트 슈팅 장르는 현실성 보다는 게임의 재미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플라이트 시뮬레이션 장르와는 엄연히 그
근본부터가 다르다. 실제로 제로는 플라이트 시뮬레이션과 비슷한 조작 체계를 가지고는 있으나 플레이어의 편의성과 재미를 위하여 대부분 간소화
/ 최적화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조작이 어렵진 않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는 플라이트 시뮬레이션 장르에
비해서 그렇다는 것이기 때문에 타 게임에 비하면 조작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도, 드넓은 하늘을 무대로 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공간
지각 능력과 방향 감각을 요구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제로는 어디까지나 플라이트 슈팅 장르로 구분되는 게임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는 게임을 즐기다 보면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적당히 어려운 수준일 뿐이다. 실제로 조금만 익숙해지면 누구나 쉽게 선회,
롤링(Rolling), 공중 제비 등의 빠르고 화려한 비행 기술을 활용해 적기의 후미를 잡기 위한 숨막히는 공중전, 도그 파이팅(Dog
Fighting)의 묘미를 즐길 수가 있다. 진정한 제로의 재미는 바로 그 때부터 시작된다. 사방에서 날아오는 적기의 미사일을 회피하고
적기를 뒤쫓아 격추하는 식의 박진감 넘치는 공중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재미를 선사해주며, 지상의 목표를 폭격하는 대(對) 지상전도
행여나 지상에 부딪힐세라 긴장감 넘치는 재미를 선사해준다. 더 나아가 40여종에 달하는 다양한 기체와 용도에 따라 특화되어 있는 다양한 특수
무기(Special Weapon)들까지 활용하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는 자신도 창공을 가르는 진정한 한 명의 에이스로 비로소 거듭나게 된다.
또한 편대 시스템에 의거하여 동료 전투기와 합동으로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으며, 동료에게 제한적으로나마 전술적인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결국 게임 초반 조작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만 있다면 제로는 한없이 재미있는 게임이 된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제로는 어디까지나
플라이트 슈팅 게임이다. 괜히 해보기도 전에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지레 겁먹고 단념하기에는 제로가 너무나도 재미있는 게임이다.
도전하라!! 제로의 하늘은 창공의 에이스가 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항상 열려있다!!

어려워 보이는 게임 화면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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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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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생각처럼 어렵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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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라!! 당신도 에이스가 될 수 있다!!
선택에 따라 변화하는 스토리! 에이스 스타일 시스템!
제로는 베르카 공국과 우스티오 공화국 사이에서 벌어진 가상의 베르카 전쟁을 배경으로 현실감 넘치는 독자적인 스토리 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전체적인 스토리의 진행은 다큐멘터리 작가가 지난 베르카 전쟁에 참여했던 인물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전쟁 당시
귀신(Demon Lord)이라 불렸던 우스티오 공화국 공군 소속의 전설적인 용병 에이스, 사이퍼(플레이어)의 행적을 뒤쫓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결국 플레이어의 게임 진행은 과거 전쟁의 포화 속을 회상하는 형식이 되고, 스토리는 전쟁이 끝난 뒤 전설로 남은 플레이어의
이야기를 되짚어보는 형식이 된다. 이는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형태의 스토리 진행 방식이고, 결과적으로 플레이어의 게임 진행이 그 자체로
미래의 역사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플레이어의 선택과 행동 방식에 따라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이 변한다는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 새로이 채용된 에이스 스타일 시스템 덕분인데, 플레이어의 선택과 행동 방식에 따라 플레이어의 에이스 스타일은 강한 힘과 보수를
중요시하는 Mercenary 스타일, 전황을 읽고 그에 따른 임기응변을 중요시하는 Soldier 스타일, 긍지를 중요시하는 Knight
스타일, 이렇게 3가지 형태로 바뀌게 된다. 플레이어의 에이스 스타일에 따라 향후 스테이지에서의 대사뿐만 아니라 적으로 등장하는 에이스까지도
달라지게 되며, 나아가 지난 베르카 전쟁에 참여했던 인물들을 인터뷰하는 게임 내 동영상도 달라지게 된다. 생각만큼 변화의 편차가 그리 크진
않기 때문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지만, 어쨌든 이는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서 그에 맞는 스토리 라인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 가치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 자체도 전쟁의 참혹함과 아픔을 골자로 창공을 가르는 에이스들의
신념과 운명을 건 대결을 현실감 넘치게 그리고 있기 때문에 제로를 즐기는 내내 플라이트 슈팅 장르의 상쾌한 재미와 함께 마치 한 편의 전쟁
소설을 읽는 기분으로 스토리의 재미에도 흠뻑 취해볼 수 있을 것이다.

시작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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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Soldier 스타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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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어 할 때는 Knight 스타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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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영상

오오… 아름다우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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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 Buddy. Still alive?
풍부한 즐길 거리!!
제로는 기본적인 플레이 타임이 생각 외로 긴 편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풍부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친구와 함께 공중전
대결을 펼쳐볼 수 있는 VS 모드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혼자서도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요소들을 숨겨진 요소로써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얻을 수 있는 숨겨진 기체나 기체의 색깔, 그리고 훈장 등이 이에 해당한다. 앞서 이야기한
에이스 스타일 시스템도 플레이어의 에이스 스타일에 따라서 스토리 라인과 등장하는 적의 에이스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 역시 게임의 즐길 거리를
풍부하게 해주는 요소로써 눈 여겨볼 만 할 것이다. 이외에도 조건을 만족하기가 다소 까다롭긴 하지만 기체의 적기 격추 수가 765를 넘어서면
적기 격추 표시 수가 개발사의 고전 게임 중 하나인 팩맨(PAC-MAN)으로 바뀌어 표시되기도 하며, 전작 AC4의 주인공이었던
MOBIUS와 대결을 펼쳐볼 수도 있다. 비록 빈도가 낮긴 하지만 특정 스테이지에서 플레이어에게 어떤 작전에 참여할 것인지를 선택하게 하는
분기 형 선택 스테이지도 어쨌든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요소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의 볼륨을 풍성하게 해주는
이러한 요소들은 플레이어에게 더욱 긴 플레이 타임을 제공함으로써 구입하길 잘 했다는 만족감을 선사해주기 때문에 게임의 가치를 한층
끌어올려주고 있는 중요 요소로써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숨겨진 기체를 모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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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장을 모으는 것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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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보석과도 같은 게임
드넓은 하늘을 자유로이 나는 새들을 보며 나도 하늘을 날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단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하늘을 꿈꾸기 마련이다. 특히, 남자들은 드넓은 창공을 신념과 함께 비행하며 그 곳에서 죽기를 희망한다. 하늘은
사나이들에게 있어서 꿈이자 희망이며, 동시에 로망인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하늘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 않다. 끊임없는 노력의 결실로 오직
선택된 자들만이 하늘을 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로는 하늘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있어서 정말이지 보석과도 같은 게임이다. 하늘을
날고자 했던 모든 이들의 지난 꿈을 게임으로나마 실현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것도 간편한 조작과 현실감 넘치는 훌륭한 스토리 라인과
함께. 제로의 하늘은 하늘을 날고자 했던 지난 시절의 꿈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다. 그 곳에선 계급도 인종도 나이도
상관없다. 오직 사나이들의 신념과 의지, 그리고 실력만이 존재할 뿐이다. 제로의 하늘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에이스들과 운명을 건
한 판 대결을 펼쳐보고 싶다면, 창공을 가르는 에이스의 꿈을 기억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제로의 하늘은
여전히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