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느냐 먹히느냐' 차세대게임기 전쟁 '점입가경'

지난 2년동안 비디오 게임시장의 화두였던 차세대 게임기 전쟁이 19일 닌텐도 'Wii'의 발매와 동시에 드디어 시작됐다.

수백억 달러 규모의 비디오 게임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전쟁이니 치열한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현재 상황은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혼잡한 양상. 비디오 게임 시장의 중심인 일본과 북미 지역은 차세대 게임기 때문에 나라 전체가 시끄럽다.

* 소니 PS3, 물량 부족과 저 퀄리티 소프트로 '아수라장'

먼저 PS3는 물량 부족 문제로 인해 대규모 혼란 사태가 연출되고 있다. 지난 13일 일본 발매 때에도 물량 부족으로 인해 업자들이 중국인까지 동원해 구입해서 되파는 사태가 발생한데 이어 17일 북미 지역 출시 때는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커넥티컷 월마트에서 PS3를 구입하려고 기다리던 사람이 두 명의 무장 강도로부터 총격을 받고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보스턴에서는 경찰들이 베스트바이 앞에 몰려든 게이머들을 해산시키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 때와 마찬가지로 구입한 사람들이 e베이 등 경매 사이트를 통해 물건을 내놔 몇 배의 가격으로 되파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의 발표에 따르면 발매 첫날 e베이를 통해 PS3 564개가 평균 2711달러에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뜨거운 열기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는 소니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PS2와의 호환성 문제가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으며, 20일 EE타임스에서는 소니가 PS3 한대를 팔 때마다 약 20만원 이상의 손해를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E타임스의 발표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서 조사한 결과 미국 소매가 499달러에 판매되고 있는 20GB 하드가 장착되어 있는 보급형 PS3의 제조원가는 806달러이며, 599달러에 판매되고 있는 60GB PS3의 제조 원가는 840달러로 나타나 대당 307달러와 241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같이 발매된 런칭 타이틀의 경우 '레지스탕스:인류 최후의 날'만 호평받았을 뿐, '기동전사 건담전기 타켓 인 사이트' 3.9점, 'NBA07' 4.9점, '겐지 카무이주란' 6.4점 등 대부분 악평이 이어지고 있다.


* 닌텐도 Wii, 저렴한 가격으로 공략 - 떨어지는 성능 기발함으로 커버해야

닌텐도의 Wii는 PS3에 비하면 사정이 좋은 편이다. 북미 런칭 물량을 70만대 정도 준비했으며, 가격이 250달러로 차세대 게임기 중 가장 저렴해 PS3와 같은 극심한 혼잡현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북미 지역 런칭 당일 엄청난 줄이 형성되긴 했으나 17일 PS3 총기 사건 때문인지 자발적으로 줄을 서는 모습을 보여 별다른 문제없이 판매가 진행됐으며, 판매량도 이미 PS3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타이틀에 대한 반응도 PS3에 비해 괜찮은 편이다. 특별히 '젤다의 전설 황혼의 공주' 외에는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타이틀은 없으나 'Wii 스포츠', '레드 스틸', '콜 오브 듀티3' 등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 그래픽은 타 차세대 게임기에 비해 많이 떨어지지만 Wii만의 특수한 컨트롤러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동안 공정한 게임 평가의 대명사였던 모 매체가 젤다의 '전설 황혼의 공주' 때문에 게이머들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 매체는 이번 작품이 재미는 있지만 젤다 시리즈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던 '시간의 오카리나'와 별다른 차이점이 없고 독특한 컨트롤러 역시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8.8점을 줬으나, 다른 웹진에서는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줘 팬들에게 엄청난 항의를 받고 있다.

'젤다의 전설'이 '마리오'와 더불어 닌텐도 팬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타이틀이긴 하지만 웹진의 점수에 대해 팬들이 이같이 격렬한 항의를 보인 것은 거의 처음 있는 일. Wii에 대한 현지의 반응이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태라고 할 수 있다.


* MS XBOX360, 선행 출시 후 대작 타이틀로 견제 중

이에 비해 MS 측은 매우 느긋한 상태다. MS의 가장 큰 경쟁상대인 소니가 물량 부족과 런칭 타이틀 질 저하 문제로 고생하고 있는 것과 달리 '기어스 오브 워' 등 양질의 타이틀을 다수 공급하면서 XBOX360의 인지도가 크게 올라가고 있기 때문. 또한 '블루 드래곤'과 '로스트 오딧세이',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 비치 발리볼2', '헤일로3' 등 MS가 PS3를 견제하기 위해 준비한 타이틀도 아직 발매하기 전이라 PS3의 주력 타이틀이 나오는 내년에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캡콤 등 PS3 진영의 핵심 회사들이 게임을 더 이상 독점 타이틀로 발매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XBOX360으로도 일본 타이틀이 다수 발매될 예정이라 XBOX 때 겪었던 참패는 다시 반복하지 않을 전망이다. 아직 판단이 이른 상황이긴 하지만 지난 E3 2006에서 MS가 장담한 것처럼 Wii+XBOX360 조합이 PS3를 능가하는 양상대로 흘러가고 있어 MS 관계자들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상태다.

아직까지는 물 건너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같은 대결 구도는 곧 국내에서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소니와 MS의 2강 구도만 형성됐던 이전 콘솔 때와 달리 닌텐도 코리아가 설립되면서 Wii 타이틀을 대부분 한글화할 전망이라 내년 상반기면 국내에서도 진정한 차세대 게임기 전쟁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