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의 로망을 추구하는 지극히 세가다운 게임

selseta kyky@korea.com

사나이의 로망 용과 같이 켄잔
용과 같이 켄잔(이하 용3)를 처음 플레이했을 때의 느낌은 폴리곤을 이용해 도시를 만들고 그 안에서 할 것을 구연한다는 최근의 게임 추세와 딱 떨어지는 게임처럼 보였다. 늘어난 콘솔의 스팩을 활용해 폴리곤으로 만든 멋진 가상의 도시를 만든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기도하고 동료를 만들기도 그리고 무언가를 위해 싸움을 하는 그런 게임처럼 말이다.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해도 이런 느낌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쯤 되면 마을 사람 A와 얘기해서 정보를 얻고 그것을 토대로 이벤트를 진행한다. 장비를 맞추고 전투를 통한 레벨 업으로 다음 이벤트를 준비한다는 그런 형식을 용3이 철저하게 고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꼬장꼬장하게 전투의 방법이니 시스템이니 하는 것을 떠나 있는 그 자체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면 용3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비춰진다. 왜, 플레이어가 주인공이 되어서 좁디 좁은 마을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하는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유라는 것을 한마디로 얘기 하자면 다른 모든 게임이 추구하고 있는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캐릭터를 육성하고 그것을 전투에서 시험해 보는 재미. 또는 플레이어의 생각을 게임에 그대로 시험해 볼 수 있는 자유도 같은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용3이 가지고 있는 재미는 전자와는 좀 거리가 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게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조작과 육성보다는 주인공인 키류를 움직인다는 그 자체가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이고 즐거움이 되기 때문이다.
주인공 키류가 게임에서 가장 큰 재미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게임이 플레이어가 키류에게 감정을 듬뿍 이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주인공이 분노하면 플레이어도 분노하고 슬퍼하면 또한 플레이어도 같이 슬퍼할 수 있도록 게임이 배려를 해준다는 얘기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의 줄기가 되는 스토리다. 아무 이유 없이 죽이고 쏘기만 해댄다면 게임성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을지언정 플레이어에게 있어 주인공은 그저 화면에 표시된 폴리곤 덩어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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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곤으로 재현된 마을을 토대로 게임성을 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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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미야모토 무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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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전투 보다는 대화 위주다

용3은 일본의 막부 시대가 그 무대다. 사무라이 정신을 읊으면서 무사는 죽을지언정 모욕을 당하지는 않는다고 떠들어대던 그 활극 시대 말이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세상의 잣대가 그런 명예와 정신적인 이상의 추구에서 돈, 즉 물질 만능주의로 점차 변화해 가는 시점이 게임의 배경이다. 거기서 주인공인 키류는 사무라이를 연기를 하는데 좁은 시골에서 도장을 하던 키류는 마루메라는 수수께끼의 무사에게 제안을 받는다. 자신의 일을 도와주면 무사로서의 입신양명을 도와주겠다는 유혹이다. 제안을 수락한 키류는 마루메의 군대에 들어가 요인을 암살하지만 쓸모를 다했다고 여겨져 오히려 마루메들에게 목숨을 위협 받으며 도망자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절체절명의 순간 의문의 승려에게 구원을 받는데 승려의 제안으로 술과 도박 그리고 여자의 도시로 불리는 기온(祇園)에서 카케마와리(해결사)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게임은 음모와 배신 같은 소설이나 영화에서 흔히 사용하는 주제가 들어있기도 하지만 사무라이의 갈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검술과 명예만을 바라보던 무사들이 점차 물질 만능 주의로 변해가는 세상을 힘겨워하면서 사무라이란 무엇인지, 또 이 시대에서 무사가 해야 할 일을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무사도를 저버리고 쌓아올린 무력으로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치워 버리는 카케마와리 키류를 통해서 말이다.
무엇인가 철학적인 것을 내세우고 어려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즉, 심오한 스토리라는 것은 말 그대로 양날의 검이다. 게임을 뭔가 있어 보이게 멋지게 포장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도덕책을 읽는 듯 한 고리타분한 얘기에다,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아 게임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발매된 소위 대작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게임들도 이런 함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용3의 스토리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바로 스토리를 풀어내는 재미와 이런 심오함을 겸비하고 있어서다. 급변하는 세상과 가치관. 그 안에서 방황하고 고민하는 주인공을 그려 냈지만 딱딱하지도 식상하지도 않다. 여기에 시기적절하게 등장하는 유머도 한 몫 한다. 고민하는 주인공과 복수라는 무거운 테마 때문에 자칫 우울해 질 수 있는 게임의 분위기를 희비가 교차하는 인생의 그것처럼 적절하게 꾸며주기 때문이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주인공에게 듬뿍 정을 줄 수 있게 됐고 그가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보며 한숨과 웃음을 지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치밀한 구성이나 반전 같은 스토리의 짜임새 들며 용3의 스토리는 엉망진창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실제로 주인공이 행하는 움직임의 당위성이나 여러 가지 이벤트들을 한눈에 살펴보면 엉성한 곳이 많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너무 식상해서 어지간하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자기희생이라는 테마로 플레이어를 눈물짓게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저것이 사나이의 로망이야!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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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색주가 이자 게임의 주된 배경이
되는 기온(祇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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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시에게 입신양명을 보장해주겠다며 자신을
따라오라고 제안하는 마루메. 자세히 보면 성우나
얼굴 생김새가 어디서 많이 본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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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메의 청부로 누군지도 모르고 암살을 성공시킨 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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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토사구팽을 당해 현상수배 신세로 전락한다

게임은 전체적으로 어드벤처 형식
용3의 전체적인 모습은 기기본적으로 대화를 통해 게임을 풀어가는 탓에 어드벤처의 성향이 강하다. 물론 경험치와 캐릭터의 성장이라는 RPG의 특성이 맞물려 있기는 하지만 게임을 풀어가는데 전투 보다는 캐릭터간의 대화가 두드러지기 때문일 것이다. 게임 역시 현란한 액션게임과는 다르게 "신나게 싸우고 보자"와는 좀 거리가 있다. 어드벤처의 그것처럼 보다 많은 사람과 이야기해서 각기의 사정을 이해하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들의 곡절을 듣고 힘에 눌린 자를 도와주기도 병에 걸린 사람을 위해 약을 찾아 방방곡곡을 헤매기도 한다는 얘기다. 물론 지금까지의 게임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설정. 하지만 잘 짜인 구성 덕분에 단순히 이벤트를 클리어 한다는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용3의 특징이다. 힘없는 약자를 도와주고 옳지 않은 것을 바로 잡는다. 바로 이런 영웅의 기분에 젖게 하는데 이것이 바로 게임이 가지는 가장 큰 재미일 것이다. 때문인지 게임에 등장하는 NPC들이 단순한 폴리곤 덩어리처럼 보이지 않는다. 곤경에 처해 허둥대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가여운 생각이 든다. 쥐뿔도 안 되는 실력을 믿고 설치는 야쿠자를 보면 귀여운(?)하룻강아지를 보는 심정이 된다. 이렇게 NPC와 관계가 중요시되는 만큼 게임을 진행하다는 것은 어려운 난관을 넘는다기 보다는 세상 보이지 않는 곳에서 괴로움을 당하는 캐릭터를 찾는 다는 것과 일맥상통하게 되었다. 여기에 생동감 넘치도록 재현되어 있는 마을과 거리들이 어울려 정말 모험을 한다는 느낌을 플레이어에게 유감없이 전달한다. 좌판을 깔고 있는 상인하며 행인을 유혹하는 유녀들까지 그야말로 그들의 삶에 주인공이 동화되어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드는데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어드벤처가 주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모험이라는 것이 좀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다. 상당히 필드가 좁고 제한적이기 때문에 새롭고 낮선 곳에서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재미가 덜하기 때문이다. 물론 멋진 화면과 더불어 치밀하게 꾸며진 마을을 추가한 다는 것은 그만큼의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다람쥐처럼 좁은 필드를 이벤트를 쫓아 쳇바퀴처럼 돌아야 한다는 것은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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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감히
주인공(?)에게 덤벼든 동내 양아치들의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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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을 받아 달라는 의뢰를 받은 키류. 게임은
이런 식으로 부탁을 받거나 어려운 사람을
도와준다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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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를 그냥 두고 못 보는 그야말로 영웅의 자질(?)을
가진 키류. 자릿세를 받으려 행패를 부리는 야쿠자도
물론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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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테마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게임 곳곳에
유머를 담고 있어 자칫 우울해 질 수 있는 게임의
분위기를 환기 시킨다

정통 일본식 어드벤처 게임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생각과 의견을 얼마만큼 받아 줄 수 있는가. 이것은 게임이 급격하게 발전하기 시작한 근래에 들어 자유도라는 이름으로 게임의 재미를 재는 척도가 되곤 했다. 자신의 생각대로 게임을 이끌어나가는 것도 즐겁지만 하드웨어의 발전과 접목시키기 딱 좋기도 해서다. 용3 역시 어드벤처라는 이름에 사실적으로 꾸며진 필드가 더해졌으니 이런 자유도가 떠오를지도 모른다. 최근의 게임인 만큼 GTA시리즈처럼 필드를 마음대로 휘젓는 것까지는 아니라도 페이블처럼 이벤트의 결과를 플레이어 마음대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정도는 당연하게 생각할 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허나 용3과 자유도는 별로 인연이 없다. 아니 자유도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숨겨진 것을 찾는다는 것을 제외하면 외길처럼 스토리가 가리키는 대로 일방통행을 해야 한다. 숨겨진 것. 즉, 서브이벤트에서도 마치 플레이어의 의사를 묻는 듯 한 선택문이 존재하지만 실상 시험 문제와 같다. 정답을 이야기하면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정답을 이야기할 때까지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상당히 고리타분하고 구태의연해 보일지도 모르는 것이 용3의 진행방식. 그래서 극한의 자유도를 추구하는 서양식 게임이 취향이라면 실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배경이 다르다고 하지만 용3의 틀(시스템)은 구공화국의 기사나 The Witcher처럼 캐릭터의 육성이 포함된 전투를 기본으로 깔고 있다. 거기에 만나고 얘기해서 선택한다는 기본적인 틀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그들의 향취가 느껴질지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정반대다. 만나서 애기해서 선택한다는 틀을 자유도 보다는 게임이 만들어내는 커다란 줄기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사용했기 때문이다. 스네처나 폴리스너츠 같은 정통 일본식 어드벤처를 발전된 하드웨어를 활용해 구공화국의 기사나 The Witcher같은 게임의 틀을 활용해 풀어낸 것이 용3이라는 얘기다. 물론 DC로 발매된 쉔무가 그 원형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덕분에 용3을 플레이하고 나면 잘만 든 영화나 소설을 감상한 느낌이 들고는 한다. 주인공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게임의 특성이 맞물려 훨씬 몰입감이 뛰어난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게임에서 일방통행을 선택한다는 것은 스토리를 북돋을 수도 있다는 장점이 생기는 반면 즐길 것이 별로 없어진다는 약점이 생기기도 한다. 쉽게 말하면 액션게임이 아닌 바에야 여러 번 플레이할 당위성이 희박해진다는 얘기다.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용3에서는 수집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재료를 모아 무기를 만든다던지 전투를 피하게 해주던 아이템을 얻는 다는 식이다. 물론 이런 아이템을 서브 이벤트를 클리어 해야 얻을 수 있는데 그 이야기 또한 재미가 쏠쏠해서 수집의 재미는 물론 진행하는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게임을 클리어 하면 레벨과 장비를 이어 받아 게임을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것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늘리기 위한 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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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이벤트 마다 선택이라는 것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시험문제처럼 정답을 맞히는 것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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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얘기해서 선택한다는 틀은 기존의 서양식
게임들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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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토리보다 더욱 메인 스토리다운 것이
용3의 서브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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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플레이할 당위성을 위해서 인지 미니게임과
숨겨진 것이 많은 편이다

숨겨진 요소. 그것은 완벽한 양날의 검
"좀 더 멋지게 그리고 사실적으로"라는 슬로건을 걸로 저마다 줄달음 치고 있는 것이 최근 게임의 추세다. 그러다 보니 게임의 세계를 꾸리는데 많은 수고와 돈이 들기 마련. 넓고 많은 것을 표현하려 하기 보다는 좁고 사실감 있는 것이 최근 게임의 모양이다. 덕분에 오래 패드를 붙잡고 있기가 어렵게 됐다. 시트콤 수준의 무대에서 대하드라마를 만들기는 어렵다는 이치일 것이다. 덕분에 "찾고 모으고 맞추다"가 최근의 게임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대목으로 떠올랐다. 부족한 유희시간을 메우기 위한 것이 그 주된 이유일 것이다. 수집이나 숨겨진 이벤트 혹은 제약이라는 모습으로 말이다. 물론 이런 찾고 모으고 맞춘다는 오래 전부터 게임의 맛깔스럽게 하는 양념으로 사용되어 왔기는 하다. 그러나 할 것을 되도록 많이 넣어야 한다는 철저한 의무감(?)과 좁은 세상이 맞물리며 마치 성장 중심의 온라인 게임처럼 게임의 스토리보다 강조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용3역시 멋진 화면과 넘치는 세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무대가 좁아 진 것은 당연지사. 속되게 말하면 잘 만들어진 마을 두세개가 무대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용3에도 찾고 모으고 맞춘다는 요소가 가득 차 있는데 역시 서브이벤트나 비밀 아이템과 같은 형식으로 게임 곳곳에 숨겨져 있다. 그런데 게임에 별미를 더해 줘야할 이런 숨겨진 요소들이 메인 스토리와 만나면 문제가 생겨 버린다. 될 수 있는 한 할 것을 많이 넣고 싶다는 욕심 때문인지 필드 곳곳에 숨겨져 있는 것들이 메인 스토리의 전개를 끊어 버려서다. 복수의 칼날을 갈다 드디어 때가 왔건만 숨겨진 요소를 찾기 위해 우동을 먹으러 식당으로 뛰어가는 일이 빈번하기도 하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찾고 모으고 맞추는 것 때문에 게임을 시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것저것 알아야 하고 챙겨야 할 것이 많으니 쉽사리 패드를 잡기가 망설여 질 뿐더러 용3의 가장 큰 매력인 게임을 흐름을 타기가 어렵다. 물론 공략을 연구하고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해지면 능수능란하게 숨겨진 요소들에서 재미를 찾아 낼 수 있다. 또한 게임 역시 틈틈이 숨겨진 요소들을 찾을 기회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메인 스토리를 수배 능가하는 숨겨진 요소들이 게임을 난잡스럽게 한다. 어렵고 귀찮으면 피하고 본다는 최근의 게이머의 취향에 반하는 것도 사실. 뭐 그래서 하드코어의 세가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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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잘 만들어진 세상임에는 분명하지만
좁다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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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져 있는 것과 서브 이벤트가 여기저기 너무 많이
섞여 있는 탓에 난잡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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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번호 순으로 이벤트가 일어나게 되는데 해야 할 것이 너무 많고
복잡해 보이는 탓에 게임의 흐름을 타기가 쉽지 않다

화려함을 강조한 전투가 특징
전투를 치루는 시간이 게임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정작 게임을 끝내고 보면 전투의 비중이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만큼 게임이 만들어내는 스토리가 인상 깊은데다 전투 자체가 플레이어를 그다지 고민하게 만들기 않기 때문일 것이다.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찾아낸 장비를 전투에서 시험해 보게 한다는 원론적이고 고전적인 방법을 그대로 고증해서다. 특이한 점이 없어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망설임 없이 쉽게 적응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덕분에 전투가 심심하게 느껴질 지도 모른다. 플레이어의 의도에 따라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을 만들어 낼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용3은 이런 기본적인 시스템 안에서 액션을 부각시켜 전투에 식상함을 덜어냈다. 피하고 막고 벤다는 것을 잘 살렸는데 어지간한 액션 게임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용3의 전투는 삼국무쌍 시리즈처럼 막무가내 난동액션과는 거리가 있다. 언제나 뒤를 조심하고 상대의 공격범위를 염두에 두어 가드와 회피를 적절히 구사해서 적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심스레(?) 액션이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 적의 패턴을 파악하고 약점을 공략한다는 것이 더해져 어떻게 보면 상당히 고전적인 전투를 만들어낸다. 물론 육성이 추가된 만큼 어느 정도 주인공을 키워내면 도륙과 학살의 묘미도 즐길 수 있다. 전투의 시스템에서 용3만의 특징이라면 필살기라 할 수 있는 히트액션을 습득하고 사용하는 것과 무기의 종류마다 전혀 다른 전투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필살기는 도장에서 배우거나 마을에서 특정 이벤트를 클리어하면 얻을 수 있다. 또한 그 연출이 대단히 화려한데 종례의 액션처럼 기술을 입력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 특징이다. 적이 취하는 동작을 잡아내서 쓰는 방식인데 적이 정면 또는 후면에서 칼질을 할 때, 또는 벽을 등지고 있거나 화로 같은 위험한 오브젝트 근처에 있을 때를 노려 간단한 입력을 하면 해당 필살기를 쓸 수 있다는 설정이다. 용3에서 등장하는 무기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다. 검을 하나만 들고 싸우는 일도류. 그리고 무사시의 상징인 이도류. 마지막으로 태검이라 불리는 대도가 그것이다. 물론 각 무기의 종류마다 특징이 존재한다. 이도류는 방어가 용이하고 일도류는 공격 범위가 크다는 식인데 전투 중 능동적으로 무기 즉 캐릭터의 특성을 바꾸면 전투를 진행 시킬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투가 시작되면 플레이어는 우선 피하고 구르면서 적의 패턴을 파악한다. 다음 가드와 공격을 적절하게 구사하며 적을 상대하게 되는데 틈을 내주지 않게 조심하며 활극을 만들어간다. 여기에 적절하게 히트액션을 써가면서 전투를 진행한다. 반응이 빠른 액션에 무술영화의 무공을 떠올리게 하는 히트액션이 섞여 조작의 재미를 충분히 살리고 끊이지 않는 액션을 만들어 낸다. 아쉬운 점은 무기들의 특성이 살려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각기 무기들 마다 다른 공격 방식이 존재한다고는 하지만 결국 한 가지만 사용하게 돼서다. 게다가 히트액션이 화려하다고는 하지만 결국 누르기만 한다는 단순한 조작성과 맞물려 전투가 조금 심심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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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게이지가 차오르면 사용할 수 있는
히트액션은 필살기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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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 있는 무기에 따라 각기 다른 공격패턴과
히트액션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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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3이 만들어내는 전투는 막무가내 액션 보다는 상당히 오밀조밀한 편이다

현란하다기 보다는 사실적인 것이 특징
보통 게임 속의 화면은 두 가지로 나눠진다. 동영상과 하드웨어의 성능을 활용한 실시간 화면이 그것이다. 용3은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추가했다. 움직임이나 표현할 것이 적은 화면을 보통의 실시간 화면보다 더욱 멋지게 표현해 놓은 것이다. 때문에 이런 화면은 멋지기야 하지만 정지화면처럼 조금 밋밋한 것이 특징. 게임 발매 전 공개된 스샷도 거의 이렇게 움직임이나 표현할 것이 적은 후자 쪽의 화면이다. 덕분에 공개된 사진에 매료돼 게임을 시작하면 실망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만큼 차이도 많이 나지만 실시간 화면에서 차세대라는 이름을 느낄만한 화려함이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정지화면을 연상케 하는 후자의 화면은 그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 그러나 캐릭터 간의 대화 정도에 잠깐 쓰이는 탓에 게임화면이라 보다는 시연데모영상을 보는 듯해서 게임 중 뭉클한 감동이 덜한 편이다. 때문에 경쟁기종의 반밖에 안 되는 비디오 메모리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메모리가 적은 탓에 만들어 놓은 화면에 생동감을 불어 넣지 못한 것 같아서다.
물론 실제적으로 게임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시간 화면이 보기 싫은 것은 아니다. 최근 유행하는 특수효과가 덜하다고는 하지만 게임의 스토리를 충분히 담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리 위에 고즈넉하게 떠있는 달 및을 지나갈 때면 여러 가지 이벤트 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를 정도인데 현란하지 않은 것이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그렇지만 최근 화려한 화면에 익숙해져 있다면 좀 심심해 보이는 것도 사실. 화면 전체를 놓고 보자면 조화롭게 보이는 화면도 오브젝트 하나하나 뜯어보면 PS2에서 조금 고해상도로 바뀐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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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샷의 질이 떨어지는 탓에 분명하기가 쉽지 않지만
움직임이나 표현할 것이 적은 화면은 차세대라는
이름이 결코 부끄럽지 않은 화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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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필드 화면은 오브젝트가 늘어나고 해상도가 약간
올라갔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다지 눈에 띠는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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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도 흠잡을 때는 없지만 동영상 부분을 PS3의 실시간 CG로 처리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용3은 실패를 두려워 이것저것 따라 하기에 급급한 게임과는 다르다. 히트한 게임성을 욕심꾸러기처럼 먹어치운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스토리에 매력을 더하기 위해 게임성이라는 것을 알맞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 넣는 것에 성공했다. 그래서 자신이 도와준 NPC가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하는 궁금증도 품을 수 있게 됐고 뒷얘기가 궁금해 쉽사리 패드를 놓지 못하게 하는 매력도 가지게 되었다. 잦은 문화차이 때문에 인상을 찌푸리게 했던 여주인공의 모습이 점점 예뻐 보이게 되는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이야기를 담기에 필드가 너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은 용3의 가장 큰 단점. 그것을 메우기 위해 더한 미니게임의 수도 너무 많을뿐더러 난이도도 상당한 탓에 게임이 난잡하게 보이기도 한다. 힘을 가진 주인공의 의협심과 방황을 훌륭하게 표현해 낸 용3. 이것이 남자의 로망이야 하면서 눈물짓게 하는 매력이 서로 자신의 특이함을 내세우고 있는 현시대의 게임에서 진정 자신의 가치를 내세울 수 있는 척도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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