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의 특성을 잘 이해한 게임.

'진삼국무쌍'은 '삼국지' 시리즈로 유명한 코에이에서 출시한 정통 3D 액션 게임이다. 코에이는 지난 십 수년간 '삼국지'를 소재로(전매특허를 내다시피)게임을 만들어 왔는데, 게이머들에게 잘 알려진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의 '삼국지' 시리즈 이외에도 '영걸전', '공명전' 같은 RPG 시리즈, 그리고 요 몇 년 사이에는 액션 시리즈를 만들어내 많은 인기를 누려왔다.

덕분에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삼국지'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중국의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코에이의 '삼국지'라는 소문이 돌 정도다.

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진삼국무쌍'으로, PS2로 발매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삼국지' 소재의 액션 게임이다. 이 게임은 수많은 적들을 헤집고 다니면서 물리친다는, 매우 단순한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삼국지'의 깊이있는 스토리와 '장비', '여포' 등 친숙한 장수들을 활용한 통쾌한 액션, 그리고 여러 부가요소를 합친 절묘한 게임성을 자랑하고 있다.


이 게임이 휴대용 게임기로 발매될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으랴


가정용 게임기의 대명사로 불리는 '진삼국무쌍'이 고성능 스펙을 갖춘 휴대용 게임기 PSP로 출시된다고 했을 때 게이머들이 뜨거운 환영을 보인 것은 말할 것도 없는 일, 특히 코에이의 한국 지사인 코에이코리아에서는 이 게임을 전격 한글화해 발매함으로써 많은 게이머의 주목을 한 눈에 받았다. PSP용 정통 액션 게임으로 재 탄생한 '진삼국무쌍' 이 게임이 게이머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게임조작
게임 조작은 언뜻 보면 PSP의 모든 키를 다 사용해야 할 만큼 복잡한 듯이 보인다. 특히나 사용하는 버튼 중에 소외되거나 잘 사용하지 않는 버튼이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게 느끼는 게이머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게임을 조금만 즐기다 보면 사용법은 물론이요, 조작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버튼 설명을 하자면, 자신의 플레이어는 아날로그 패드로 움직여서 이동시킨다. 그리고 위쪽의 방향키는 PSP용의 '진삼국무쌍'에서 시도된 '부장시스템'에 활용된다(부장시스템에 대한 설명은 뒤에서 하도록 하겠다. 아주 간단히만 말하자면, 위/아래 방향키로 자신이 전장으로 나오기 전에 선발한 부장들을 선택하고 오른쪽 방향키를 누르면 부장이 가진 기술을 쓰게 된다).
가장 많이 쓰이는 버튼 중의 하나는 바로 L키이다. 이는 누르고 있으면 방어가 되고, 동시에 화면을 자신의 정면으로 전환시킨다. L키로 방어를 하고 있는 중 적이 공격할 때 타이밍에 맞춰 △ 버튼을 누르면 반격기가 나간다. 또한 L키를 누르면서 아날로그 패드로 이동을 하면 시점을 고정시키면서 이동을 하게 된다. R키는 활 공격 시에 사용하는 버튼인데, R키를 누르면 화면이 완전 1인칭으로 바뀌면서 화면 가운데에 동그라미가 나타난다. R키를 누르면서 □, △, ○버튼을 누르면 나열된 순서에 맞게 강력한 활공격이 나가게 된다(○버튼은 무쌍게이지가 최대일 때에만 나가게 된다). 그러나 황충 정도면 모를까.. 아마도 이 R키가 가장 사용빈도가 적으리라고 생각된다.


복잡해 보이지만 금방 적응이 가능하다. 고난도 플레이도 OK!


그리고 □키가 통상공격 버튼으로 가장 많이 애용하게 될 버튼이다. 기본적으로 □버튼을 연속으로 누름으로써 4연타가 기본으로 나가며 각 연타마다 △ 버튼을 끝에 입력하면 통상공격 후에 '차지' 공격이 나가면서 콤보가 완성된다. '차지' 공격을 이용한 콤보는 통상공격 3연타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레벨이 오르면서 이 통상공격이 한 번씩 계속 추가된다. 이에 따른 달라진 액션을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적들을 사정없이 물리치다 보면 게임에 보이는 무쌍게이지가 차게 되는데, 이 게이지가 다 차게 되면 ○키를 눌러서 '무쌍난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 이 버튼은 '무쌍난무'를 사용할 수 없을 때에 누르고 있음으로써 '무쌍게이지'를 충전시키는 역할도 한다. X키는 점프 버튼인데, 점프를 하는 도중에 차지 버튼을 누르면 공중에서도 차지 공격이 나가게 된다.

게임을 시작하면 모드를 선택해야 하는데 모드는 무쌍모드, 프리모드, 부장막사, 옵션, 재개(세이브 시에)의 다섯 가지가 준비되어 있다. 무쌍모드는 스토리 진행 모드라고 생각하면 되며 위, 촉, 오의 나라에서 처음 주어지는 5명의 장수 중에 한 명을 선택해 진행하면 된다. 프리모드는 자유롭게 게임을 즐기는 모드로, 자신이 한 스테이지를 클리어 할 때마다 프리모드에서 즐길 수 있는 스테이지가 늘어나게 된다. 주로 부장을 모으는데 유용하게 사용되는 모드이다.


군단 편성 장면


부장막사는 다른 플레이어와 부장을 서로 교환할 수가 있는 모드로, 다른 게이머와 서로간에 원하는 부장이 있다면 이 모드에서 교환이 가능하며 손쉽게 새로운 부장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옵션에서는 게임 설정, 조작 설정, 사운드 설정 등 여러가지 설정을 할 수 있으며, 디폴트로 지정이 되어 있는 버튼을 자신이 원하는 것으로 바꿀 수도 있다. 재개는 세이브 데이터가 있을 시에 그곳에서부터 재개가 가능하다.

게임소감
전체적인 소감으로는 '훌륭하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그래픽의 퀄리티는 PS2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며, 진행도 매우 무난한 편이다. 패키지 안에 포함된 한글설명서 또한 올 칼라로 상세히 설명이 잘 되어 있다. 위, 촉, 오 마다 각각 5명의 장수가 주어지는데, 위에서는 하후돈/전위/허저/하후연/견희(PSP 앞포장에 있는 여자)이렇게 5명이며, 촉에서는 조운/관우/장비/마초/월영 이렇게 5명, 오에서는 주유/육손/태사자/손상향/감녕의 5명이다. 처음 선택하는 장수 중에서 잘 알려진 장수들은 예상대로의 능력치를 보여주지만 예상 외로 각 나라에 포함된 홍일점의 여성 캐릭터들이 상당히 능력치가 좋다(게다가 전장에서도 활약이 대단하다).


캐릭터 선택화면. 여성 캐릭터의 능력치가 꽤 높다


PSP용 진삼국무쌍에서는 총 42명의 캐릭터가 나오는데 각각의 캐릭터가 자신만의 공격과 차지 액션, 무쌍난무 액션이 있어서 이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때문에 이미 질릴만큼 플레이를 하더라도 다시금 다른 캐릭터를 선택하여 플레이할 수밖에 없는 중독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캐릭터마다 각각의 개성적인 기합소리를 내는데 한글 음성도 꽤 잘 어울려 보인다(크게 어색하지 않다는 얘기다). 또, 무쌍모드의 메뉴에서 캐릭터를 선택하여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다보면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와 세력이 증가함을 알 수 있다.

시스템적으로 PSP용 '진삼'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던 부장 시스템이다. 게이머는 전장에 출전하기 전에 데리고 나갈 부장들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렇게 선택된 부장들은 게이머를 따라다니면서 적들을 공격한다(그러나 단순히 자동으로 움직이면서 싸우는 역할이 아니다). 부장들은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특기가 있는데, 이 특기를 플레이어가 조종하여 발휘시킬 수가 있다. 게임화면의 왼쪽에 보면 자신이 선택한 부장들의 얼굴이 있는데 이들의 얼굴 색이 점점 밝아지면서 나중에 얼굴 뒤로 불이 활활 타오르는 것이 보이면 특기를 발휘할 수 있다. 디폴트 기준으로 방향키 상/하 버튼으로 부장을 선택하여 타오르는 부장에 놓고 오른쪽 방향키를 누르면 특기가 발휘된다. 특기는 사기를 올리는 고무부터 시작하여 회복에 이르는 등 매우 다양하므로 전장에 임할 때 부장을 잘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부장 지원자 중 선택!


처음에 부장을 선택할 때에는 최대 4명까지 데리고 갈 수가 있으며, 플레이어의 통솔력이 미치는 만큼 부장을 데리고 갈 수가 있다. PSP '진삼'에서는 전투 도중에 회복 아이템이 나오지 않으므로 회복의 특기를 가지고 있는 부장은 중요한 전투에서 거의 필수라고 해야 할 것이다.
부장은 기본적으로 스테이지를 클리어 할수록 늘어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전체 맵에서 에리어를 선택할 시에 적군 진영 같은 곳에서 부장을 얻을 기회가 많아진다. 또는 스테이지를 클리어 했을 때 자신이 획득한 무훈의 정도에 따라 유능한 부장이 자원을 하기도 하며 이 부장들이 가지는 특기는 후반부에서 활용도가 높아지므로 이 시스템을 먼저 파악해 두는 것을 권한다.

PSP 용 '진삼'에서 '부장' 시스템만큼 독특한 시스템을 꼽으라면 바로 에리어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이전의 '진삼'에서는 광활한 맵을 하나 주고 이곳을 종횡무진으로 뛰어다니면서 적들을 쓰러뜨렸지만 PSP용 '진삼'은 다르다. 전체 스테이지 맵이 있으면 이 전체 맵을 분할해 각 에리어에서 싸운다. 즉, 특정한 에리어를 클리어 한 후 주변의 다른 에리어로 옮겨서 싸우는 것이다. 언뜻 보면 자유도가 줄어든 것 같기도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리 자유도가 줄었다고는 볼 수 없다. 결국은 자신이 가고 싶은 곳으로 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특한 에리어 시스템. 전략적인 요소를 품고 있다


에리어 시스템은 상당한 전략적 요소를 함축하고 있다. 코에이가 PSP용 '진삼'에 시간의 개념으로 군량이라는 요소를 넣었기 때문이다. 이 군량이 다 없어지기 전에 적의 본진을 쳐야 하는데 보통 적의 본진은 자신의 진영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적의 본진으로 가기 위해서는 도중에 놓여진 에리어를 클리어 하면서 진행을 해야만 하는데, 가장 최단 거리를 선택하여 적의 본진에 도달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플레이어의 레벨이 너무 낮아서 적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곳을 돌아다니면서 레벨업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너무 우회해서 적의 본진에 가다보면 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된다. 때문에 이 상관관계를 잘 생각해서 에리어를 진행해야 한다.

물론 전체 맵에는 군량창고도 있어서 이 군량창고 에리어를 점령하면 군량(즉, 시간)이 늘어날뿐더러 플레이어의 체력도 회복이 된다.( 전장에서는 회복 아이템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군량창고 에리어는 반드시 점령을 해야 할 것이다. )다른 에리어에서 전투를 벌이다가 체력이 거의 소모되었을 경우 자신이 점령한 군량창고 에리어로 돌아오면 체력이 회복되는 것인데, 체력이 회복이 되는 만큼 군량이 줄어든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전장에서 적과 동시에 칼을 부딪히게 되면 1:1의 기싸움으로 들어간다. 이때는 공격버튼을 연타하여 기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만약 여기서 밀리면 자신이 축적해 놓은 무쌍게이지가 모두 날라가게 된다. 그리고 전장에 들어가게 되면 게임화면의 오른쪽 하단부에 전체 맵이 나오게 되는데 이 때 select 버튼을 누르면 해당 에리어에 대한 상세맵이 나와서 자신의 위치와 적의 위치를 알 수 있다. 덧붙여서 전장에서는 세이브가 되지 않으며, 에리어를 점령한 후나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게 되면 저장이 가능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설명만 보면, PS2용 진삼을 PSP에 맞게 아주 잘 만든 것 같다. 하지만, 단점 또한 존재하는 것이 모든 게임의 숙명이듯… PSP용 '진삼'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커다란 문제점이라고 짚을 수 있는 것은 적이 많이 나오면 심하다 싶을 정도로 느려지는 점이다. 프레임이 끊기는 현상은 별로 없으나 동작이 무지하게 느려진다(뭐.. 매번 그렇게 느려지는 것이 아니어서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면 무난하게 플레이할 수 있을지도...).


느려지는 문제는 어쩔 수 없는 듯. 차 후 게임에서는 개선되리라 본다


다음으로는 나오는 스테이지(전체 맵)를 클리어 하고 나면 다음 스테이지에서 레벨이 다시 1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다음 스테이지에서는 처음부터 다시 싸워 나가야 하는 것이다. 보통 최고의 연속콤보는 레벨이 7이상이 되었을 때 통상공격 5연타에 차지공격을 쓰는 것이다. 그런데 이 레벨 7이상을 쌓고 나면 거의 스테이지가 후반부에 접어든다. 따라서 기껏 발휘하게 된 최고의 콤보를 그다지 사용하지 못하고 다시 레벨 1로 돌아가게 된다. 다시 기본에서부터 시작하는 느낌은 한마디로 '맥이 빠진다'라는 표현이 적당할 것이다. 나라별로 전체 스테이지가 5개 밖에 없기 때문에 레벨이 계속 계승되면 게임이 너무 빨리 끝나게 되기 때문일까?
그리고 미션 실패 혹은 죽을 시에는 화면이 다시 스타트 화면으로 돌아가는데 로딩까지 포함하여 시간이 많이 걸려 짜증이 난다. 전장에서 미션 실패 시에는 그냥 한번의 로딩으로 다시 그 에리어를 시작했으면 싶었다. 에리어의 점령에 실패했을 시에는 그냥 게임이 종료가 되어서 스타트 화면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고, 몇 에리어를 후퇴한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후퇴하여 다시 시작하는 경우에는 군량이 계속 소모되고 있는 상태여서 차라리 저장해 놓은 에리어를 다시 시작하는게 낫다.
마지막으로, 일기토가 없다는 면도 아쉬웠다. 뭐 솔직히 일기토라고 해봐야 제한된 공간에서 적의 장수와 1:1로 싸울 뿐이지 싸우는 형식은 같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일기토라는 요소도 그렇게 무시할 수만은 없다. 일기토로서 적의 장수를 무찌르면 그 장수와 부하들이 퇴각하면서 시간절약을 상당히 할 수 있거니와 뭐니뭐니해도 1:1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쾌감이 또 색다른 맛을 내기 때문이다.

마치며
이런 저런 얘기를 잔뜩 늘어놨지만, '진삼'은 PSP의 성능을 잘 이해하고 그 플랫폼에 맞추어 게임을 조정했다는 느낌이 드는, 멋진 게임이다. 특히 기존 콘솔 게임기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어가면서도 PSP에서만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요소를 가미한 점은 칭찬할 만하다.

자, 한 시대를 장식했던 영웅들과 함께 당신의 야망을 이루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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